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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아빠’권상우 좌충우돌 육아스토리

글 김수정 기자 | 사진 지호영 기자

입력 2009.04.21 14:19:00

결혼 5개월 만인 지난 2월 아빠가 된 권상우는 “얼굴도 잘생기고 팔다리도 길고 밤에 칭얼거리지도 않는다”며 아들 자랑에 여념이 없었다.
벌써부터 영어교육을 시켜야겠다거니, 축구선수로 키우겠다거니 열성이다.
‘초보아빠’권상우 좌충우돌 육아스토리

아빠가 된 권상우(33)는 한결 편안해 보였다. 아내 손태영과 아이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입이 귀에 걸렸다. 요즘 그가 가장 행복한 시간은 일을 마치고 귀가했을 때. 아이를 안는 일도, 기저귀 가는 일도 아직 서툴지만 하루에도 몇 번씩 유모차에 인형을 앉혀 끌고 다니고 “어서 자라서 아빠랑 축구하자~”면서 유아용 축구복을 만지작거린다. “집에 들어가면 손부터 씻고 아이를 물고 빠느라 정신이 없다”는 그는 최근 인화기까지 구입, 아기 사진첩을 만들고 있다.
“얼마 전 아내와 직접 구청에 가 아이 출생신고를 했어요. 양가 어른들이 좋은 이름을 여러 개 지어주셨지만 아내와 상의해 한글이름인 ‘권룩희’라고 지었어요. 태명이 루키였는데 그 이름에 정이 들어서 그런지 다른 이름은 영 입에 붙지 않더라고요. 인터넷으로 아이의 음양오행을 알아봤는데 남과 잘 어울리고 온화한 성품을 지녔대요.”
권상우의 말에 따르면 룩희는 ‘복덩이’다. 그는 “아빠·엄마의 좋은 점만 쏙 빼닮은 것 같다”며 흥분된 마음을 들려줬다.
“얼마나 예쁜지 몰라요. 자그마한 얼굴에 코도 높고 속쌍꺼풀이 있어요. 저는 손발이 작고 귀가 못생겼는데 아들은 손발이 크고 귀도 잘생겼어요. 아내와 상의해야겠지만 룩희가 좀 더 자라면 둘 정도 더 낳고 싶어요. 미국의 브래드 피트·안젤리나 졸리 커플처럼 아이들을 멋지게 키우고 싶고요.”
한 인터뷰에서 “벌써부터 영어교육에 관심이 간다. 하지만 편협한 입시교육을 시키기보다 자유로운 환경에서 공부하게 할 것”이라며 교육열을 드러냈던 그는 “연예인이 된다고 해도 아이가 그 일로 행복을 느낀다면 말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초보아빠’권상우 좌충우돌 육아스토리

유부남 이미지에 갇히지 않고 다양한 캐릭터 선보일 것
“태어난 지 6개월 만에 아버지가 돌아가셨기 때문에 아버지와의 추억이 없어요. 제가 겪은 외로움을 아이에게 대물림하고 싶지 않아요. 아이와 잘 놀아주는 아빠, 아이에게 추억을 많이 만들어주는 아빠가 될 거예요.”
아들이 복덩이라면 아내 손태영은 삶의 활력소다. 수술실에 들어가 아내의 출산과정을 지켜봤다는 그는 아이 울음소리가 들리자마자 “수고했다. 사랑한다. 200점짜리 아내다”라고 말하며 울었다고 한다. 그는 “권상우가 아깝네, 손태영이 아깝네 같은 말이 있는데, 내가 장가를 잘 간 것 같다. 며느리로서나 엄마로서나 마음에 안 드는 구석이 없는 여자”라고 말했다. 집안일을 도와주는 분이 있지만 권상우는 아내를 위해 부엌에 자주 들어간다. 그는 “요리, 살림… 시키면 뭐든지 다 잘한다”며 쑥스러운 듯 웃었다.
“닭살 커플은 아니에요. 여느 부부처럼 평범하게 살아요. 억지로 행복한 척하지도 않고요. 사랑의 결실을 맺기까지 순탄치 않았지만 결혼 후 더 안정되고 성숙한 모습을 선보일 수 있다는 확신이 듭니다. 유부남 이미지에 갇히고 싶지는 않아요. 아내는 아내대로 예쁜 배우로, 저는 저대로 멋진 배우로 대중에게 기억되고 싶어요.”
최근 개봉한 영화 ‘슬픔보다 더 슬픈 사랑이야기’에도 이런 그의 바람이 담겨 있다. 원태연 시인의 영화감독 데뷔작으로 화제를 모은 이 영화에서 그는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라디오PD 케이 역을 맡았다. 케이는 사랑하는 여자 크림(이보영)을 평생 지켜줄 수 없다는 걸 알고 자신 대신 크림을 사랑해줄 수 있는 새로운 애인을 찾아 두 사람의 결혼을 주선한다.
‘초보아빠’권상우 좌충우돌 육아스토리

“정말 열심히 임했어요. 드라마 ‘못된 사랑’, 영화 ‘숙명’ 등 근래 촬영한 작품의 결과가 좋지 않아 마음이 쓰였거든요. 결혼 후 첫 작품이라 애착이 크고요. 처음에는 영화제목이 억지스럽게 느껴졌는데 시나리오가 가슴에 와 닿더라고요. 케이는 외로운 사람이에요. 사랑을 원하지만 가질 수 없죠. 사랑에 있어서는 저도 케이와 비슷해요. 거침없고 단단할 것 같지만 의외로 여리고, 외로움을 잘 타거든요. 가정을 꾸린 지금은 그처럼 슬픈 사랑을 할 필요가 없지만요(웃음).”
그는 “촬영하는 동안 개인적으로는 가장 행복한 시간인데 촬영장에 가면 절망적이고 슬픈, 이중생활을 반복해야했다”며 “영화를 보고 나온 관객들이 ‘손태영이 부럽다, 권상우 같은 남자와 연애하고 싶다’고 얘기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이번 영화를 통해 멜로연기에 욕심이 생겼다는 그는 앞으로 파격적인 노출연기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단 아내의 허락이 떨어져야 한다고. 하지만 시나리오를 함께 읽고 출연을 결정하냐는 질문에는 ‘NO’를 외친다. 일에서는 자유롭게 풀어주는 스타일인데, 가령 상대방이 “이 시나리오 읽어봐”라고 권해도 자신이 내키지 않으면 읽지 않는다고 한다. 물론 동반 영화·드라마 출연 계획도 없다.
그는 4월 방송 예정인 ‘신데렐라맨’ 촬영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현대판 ‘왕자와 거지’ 이야기인 이 드라마에서 그는 재벌3세와 동대문시장에서 일하는 상인 등 1인2역을 맡았다. 또 조만간 서울 명동에 대형 커피전문점도 오픈할 계획이다.

여성동아 2009년 4월 54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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