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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철 성기영 부부 달콤 살벌한 결혼생활 & 재테크 조언

동시간대 라디오 경제 프로 진행하는 라이벌~

글 김미희‘자유기고가’ | 사진 지호영 기자

입력 2009.02.12 15:03:00

YTN과 KBS 라디오에서 경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장철 교수와 성기영 아나운서가 부부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결혼 10년째인 이들은 서로를 라이벌이자 최고의 동반자라고 말한다. 같은 길을 나란히 걸으면서 행복이라는 자산을 불려가고 있는 이 부부의 남다른 결혼생활 속으로 들어가봤다.
장철 성기영 부부 달콤 살벌한 결혼생활 & 재테크 조언

경제라는 다소 딱딱한 분야에서 부부가 함께 전문가의 길을 가는 사례가 얼마나 될까? 학계나 재계가 아니라 방송분야에서는 특히나 흔치 않은 일이다. 매일 오후 4시, 남편 장철 교수(44·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겸임교수)는 YTN FM 라디오 ‘장철의 YTN 생생 경제’를, 아내 성기영 아나운서(40)는 KBS 1라디오 ‘성기영의 경제투데이’를 진행하며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98년 증권 애널리스트로 KBS ‘경제전망대’에 출연하면서 아내를 처음 만났죠. 아내는 저한테 한눈에 반했대요(웃음). 저는 금융을 하는 사람이라 신중해요. 첫인상이 좋아서 사랑에 빠지면 우하향 곡선을 그리기 마련이더라고요. 이 사람은 만날수록 진국인 스타일이에요. 아나운서인데 화려하지 않더라고요. 감각이 없어서가 아니라 알면서도 관심을 두지 않는 모습이 좋았어요. 첫만남 이후 아내의 가치는 줄곧 상향곡선을 그리는 중이죠.”
서로 개성이 강한 탓에 다투기도 했지만 ‘역시 이 사람’이라는 판단에 두 사람은 만난 지 1년 만에 결혼에 성공했다. 장 교수는 결혼 후 아내의 장점을 더 많이 발견했다고 한다. 성 아나운서는 남편이 진행하는 라디오 팀 회식 자리에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나타날 만큼 소탈하다고 한다. 장 교수가 특히 감탄하는 점은 아내의 따뜻한 품성. 부부가 함께 운동을 나갈 때 성 아나운서는 꼭 만원짜리 한 장을 주머니에 챙긴다고 한다. 운동 중 마주치는 노숙자에게 그 돈을 쥐어주며 밥을 사먹으라고 한다는 것.
펀드매니저로 시작해 경제연구소, 금융연수원 등을 거친 장 교수는 주식·환율 등 금융 분야 베테랑. 방송 경력도 화려하다. KBS 1TV ‘경제전망대’를 시작으로 머니투데이 MTN ‘장철의 마켓온에어’, KBS 라디오 ‘경제를 배웁시다’ 등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91년 처음 사회에 발을 내디딜 때 언론고시를 보려다가 증권사로 진로를 바꿨어요. 펀드매니저로 입사한 후에는 높은 운용수익률로 인정받았죠. 방송과 인연을 맺은 건 KBS에서 ‘경제전망대’ 진행자를 찾을 때였어요. 각 증권사에서 총 13명의 후보가 나섰는데 30대 초반의 대리로 가장 젊은 제가 카메라 테스트에서 뽑힌 거예요.”
장 교수는 ‘초보가 버텨야 1주일 이상 가겠냐’는 주위의 염려를 뒤로하고 5년간 그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남편의 권유와 격려 덕분에 경제전문 아나운서로 자리 잡았어요”
성기영 아나운서는 8년 동안 경제 프로그램을 진행, 지난해 대한민국 아나운서 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그가 여성 아나운서로서는 드물게 경제분야에서 입지를 다질 수 있었던 비결은 다름 아닌 공부였다. 성 아나운서가 경제분야에 과감히 뛰어든 데는 남편의 권유와 격려가 큰 몫을 했다고 한다.
“스타가 되기보다는 언론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는 아나운서가 되고 싶었어요. 입사 초엔 주로 뉴스와 외신 보도를 했어요. 그렇지만 저 성기영만이 할 수 있는 게 없더라고요. 아나운서라는 껍데기 안에 안주하기는 싫었어요. 아예 아나운서를 그만둘까 고민하는 저에게 남편이 경제분야에 도전해보라고 권했어요. 제가 평소에 신문 경제면을 많이 보고 부동산 등 실물경제에 관심이 많다는 걸 남편이 일깨워준 거죠. 이렇게 제 인생에서 중요한 선택이 필요한 순간마다 남편이 결정적인 도움을 줬어요.”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출신인 성 아나운서는 이후 모교에서 경제학 석사를 마치고 박사과정까지 수료했다. 그리고 2002년부터 ‘… 경제투데이’를 진행하며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매일 9시간씩 일하고 파김치가 돼 집에 들어가도 책을 읽고 잠이 들 정도로 끈기 있게 노력한 결과였다.

장철 성기영 부부 달콤 살벌한 결혼생활 & 재테크 조언

성 아나운서는 특히 부동산과 세제에 강하다. 집을 사고파는 계약문제, 세금을 한 푼이라도 절약하는 분야에 일찍 눈을 뜬 건 역시 주부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성 아나운서는 일정이 아무리 바빠도 인터넷으로 부동산 시세를 하루에 2시간 이상 꼭 체크한다고. 그의 책장에는 부동산 관련 책이 유난히 많이 꽂혀 있다. 가볍게 읽는 책보다는 전망이나 보고서 같은 딱딱한 책들이 주류를 이룬다.
두 사람은 모두 오프닝 원고를 직접 쓰고 아이템 회의 때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낸다. ‘생생 경제’나 ‘경제투데이’ 출연자들은 방송 한 번 하면 한바탕 심야토론을 마친 것처럼 힘이 든다고 투덜거리기도 한다고.
“처음 진행할 때는 여자 아나운서가 뭘 얼마나 알겠냐는 선입견을 가지고 대하는 게 눈에 보였어요. 그래서 기를 쓰고 공부했죠. 학위를 받은 뒤로는 출연자들도 태도가 달라졌어요. 경제전문가로 객관적인 검증이 됐으니 믿어주는 거죠.”
두 사람은 방송준비 또한 철저하게 한다. 딱딱한 경제 이야기를 중고생들이 들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말로 풀어야 하므로 조간·석간 신문, 인터넷 뉴스까지 매일 챙겨 읽고 경제 흐름을 한 치도 놓치지 않으려 노력한다고.
“서로 모니터링은 안 해요. 남편이 처음 라디오를 시작할 때 힘들어하더라고요. TV만 하다가 조용한 스튜디오에서 혼자 진행하려니 더 어렵더래요. 자신이 준비한 원고도 자연스럽게 말하지 못하고 책 읽듯이 해서 제가 일일이 지적을 했죠. 부부간에는 운전 연습시키다가 싸운다잖아요. 저희가 그런 격이었죠. 이젠 지적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잘하기 때문에 따로 모니터링을 할 필요가 없어요.”
이 부부는 각자 프로그램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성 아나운서는 부동산 등 실물경제에서, 장 교수는 금융 등 거시경제에 강하다. 각자의 강점을 잘 알기에 서로 방송 홈페이지를 살펴보며 어떤 출연자를 섭외했는지 예의주시한다고.
“라이벌이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매일 방송을 하다 보면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운데, 아내의 방송을 들으면 정신이 번쩍 들거든요. 저도 더 많이 공부하고 노력하게 돼요.”
경제전문 방송은 청취자들이 실제로 방송을 듣고 재테크에 적용하기 때문에 책임감이 막중하다. 그래서 두 사람은 청취자나 주변 인물들이 재테크 상담을 해올 때마다 최선을 다해 답해준다. 재테크에 도움이 됐다는 청취자의 감사 전화나 게시판 글을 볼 때 느끼는 보람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고.
“주부들도 경제에 관심을 돌리면 전문가 못지않은 식견을 가질 수 있어요. TV뉴스에 나오는 경제정보는 맨 마지막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책은 딱딱해서 끝까지 읽기 어려우니 신문을 먼저 3~6개월 정도 꾸준히 읽으세요. 그럼 경제 흐름이 보여요. 전문가들은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말하기 때문에 현실에 적용하기 어려울 수도 있어요. 그걸 가려낼 만한 판단력을 키우는 게 급선무죠.”

요즘처럼 불안한 시기에는 현금 보유비중 높이고 자신의 가치 높여야
성 아나운서는 기본적인 경제 지표나 동향이 우리 가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측하고 잘못된 정보를 가려내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한다. 부동산에 관심이 있다면 발로 뛰면서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고.
“분양현장에 자주 가보세요. 부동산을 잘 아는 사람과 친하게 지내는 것도 좋고요. 관심 지역이 있으면 모의투자를 하고 3개월 후 자신의 결정이 옳았는지 체크해보세요. 이를 반복하다 보면 부동산을 보는 안목이 생기고 자신감이 생길 거예요. 또 대기매수자로서 그 동네 부동산 직원과 요령 있게 어울리는 것도 중요해요. 그래야 현실적인 동태 파악이 될 테니까요.”
장 교수는 올해 적립식 펀드에 투자하라고 권한다. ‘주식은 무릎에 사서 어깨에 팔라’는 말이 있다. 지금은 발바닥 수준으로 최저는 아니지만 무릎 정도는 되니 거치식보다는 적립식 펀드를 선택하고, 기존 가입자는 꾸준히 붓는 게 좋다고. 올해 상반기에 주식이 바닥을 치겠지만 하반기에 회복될 것으로 보이므로 투자를 해도 되는 시점이라는 것이다. 해외보다는 국내 펀드가 더 안전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부동산 전문가인 성 아나운서의 재테크 방향은 현금 보유 비중을 높이는 데 치중하는 것이다. 상반기에는 부동산 투자보다 이자율이 높은 특판예금에 현금을 넣어두는 게 안전하다고. 부동산 투자는 하반기에 하는 것이 좋지만 여윳돈이 있다면 좋은 지역에 급매물이나 경매물건이 있는지 알아보라고 한다. 단 과욕은 부리지 말고 대출자들은 반드시 빚부터 갚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성 아나운서는 불경기일수록 공부를 하거나 승진을 해서 자신이나 남편의 몸값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으라고 권한다. 월급 백만원 오르는 게 자산을 몇 억 늘리는 것보다 낫다는 논리다. 시중금리가 낮으므로 이자보다는 매달 생활비를 더 버는 게 이익이라는 것이다.
경제전문가와 방송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이 부부는 결혼한 지 10년째가 되는 올해는 꼭 아이를 가지고 싶다고 한다. 그리고 청취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더 공부하고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여성동아 2009년 2월 54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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