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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Interview | 소중한 행복

20년 전 첫사랑과 결혼! 김한석 박선영 부부의 맛깔 난 러브스토리

“이별과 재회 반복하다 부부로 맺어지기까지…”

글 정혜연 기자 | 사진 조영철 기자 || ■ 헤어&메이크업 순수

입력 2009.01.20 16:26:00

김한석·박선영 부부를 보면 ‘이런 게 천생연분이구나’ 싶다. 먼 길을 돌아 어렵게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은 서로에게 더 잘해주지 못해 아쉬워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근사한 코스 요리를 먹을 때처럼 ‘다음’이 더 기대되는 김한석 부부의 사랑법.
20년 전 첫사랑과 결혼! 김한석 박선영 부부의 맛깔 난 러브스토리

김한석·박선영 부부는 동갑이지만 박씨가 어려보여 여섯 살 차이로 오해받은 적도 있다고 한다.


서로 손을 꼭 잡고 인터뷰 장소로 걸어 들어오는 김한석(37)·박선영(37) 부부의 얼굴이 은은하게 빛났다. 오는 2월, 결혼 1주년을 맞는 두 사람은 신혼의 달콤함을 즐길 틈도 없이 각자 바쁘게 지내고 있지만 덕분에 함께 있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게 됐다고 한다.
“아내는 일본 요리학교 ‘츠지원 아카데미’ 한국 분교에서 교육 프로그램 관련 일을 하느라 늦게 퇴근하는 날이 많아요. 그래서 제가 집안일을 주로 하죠. 집에 돌아온 아내가 편히 쉬는 모습을 보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요.”

중학교 때 아내 책상에 ‘좋아한다’는 낙서하며 사랑 고백
중학교 동창인 두 사람은 졸업 후 소식을 모르고 지내다가 2000년 ‘TV는 사랑을 싣고’를 통해 다시 만났다. 김한석은 학창시절을 회상하며 “한마디로 ‘날라리와 우등생의 만남’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아내 얼굴이 새까맸는데 그때 제 이상형이 재닛 잭슨이어서 그랬는지 무척 예뻐 보였어요. 방과 후 아내의 자리에 ‘좋아한다’고 낙서해놓기도 하고, 집까지 찾아가 문 앞에서 서성거린 적도 많았죠.”
박씨는 낯선 남학생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게 두려웠다고 한다. 더군다나 김한석의 아버지가 학교 교무주임으로 근무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 부담스러웠다고. 예술고등학교 진학을 꿈꾸던 김한석은 그 무렵 아버지의 반대로 갈등을 겪고 있었다고 한다.
“한번은 한석씨가 가출을 했는데 아버님이 며칠 동안 찾아다니다 결국 실패하셨나봐요. 저를 교무실로 불러서 교사용 자습서를 한아름 안겨주시며 ‘한석이 연락처 좀 알려줄 수 있냐’고 물으시더라고요(웃음). 그때까지 한석씨와 직접 이야기를 한 건 손에 꼽을 정도였기 때문에 아버님의 질문에 무척 당황했던 기억이 나요(웃음).”
김한석이 서울예술대학 재학시절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로 데뷔하면서 박씨는 그의 소식을 간접적으로 알게 됐다. TV로 김한석의 모습을 지켜보던 그는 막연하게 “저 사람을 다시 만나도 편한 관계가 되기는 힘들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이후 박씨는 대학 졸업 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미국에서 공부를 하던 어느 날 ‘TV는 사랑을 싣고’에서 남편이 저를 찾는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그때까지 저를 기억하고 있다는 게 신기하더라고요. 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방송국에서 비행기 티켓 값을 지불해준다고 해 겸사겸사 한국으로 향했죠(웃음).”
김한석은 스튜디오에서 걸어나오는 박씨를 본 순간 “중학생 시절 처음 만났을 때보다 더 떨렸다”고 한다. 하지만 재회의 시간은 길지 않았다. 박씨가 금방 미국으로 돌아갔기 때문. 2년 뒤 박씨가 유학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왔을 때도 두 사람은 가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만 주고받으며 서먹하게 지냈다고 한다.
두 사람이 결정적으로 가까워지게 된 계기는 2006년 김한석이 출연하는 ‘찾아라 맛있는 TV’에 박씨가 합류하면서부터라고 한다.
“어느 날 한 스태프가 ‘앞으로 푸드 스타일리스트와 함께 진행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누구냐고 물었더니 ‘박선영씨’라는 거예요. ‘혹시 우리 사이를 알고 일부러 붙여준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하더라고요. 아내와 보통 인연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죠.”
두 사람은 운명처럼 다시 만났지만 쉽게 가까워지지 못했다고 한다. 박씨는 “남편이 내게 말도 안 걸어줘 전혀 관심이 없는 줄 알았다”며 서운했던 마음을 토로했다.
“방송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선배로서, 친구로서 조언해줄수 있잖아요. 그런데 남편은 카메라가 돌아갈 때만 친근하게 말을 건네고, 방송이 끝나면 뒤돌아서 휙 가버리더라고요. 그때 ‘이 사람의 본심은 무엇일까’ 하고 고민을 많이 했죠.”
당시 김한석은 촬영을 빌미로 박씨를 만날 수 있어 기뻤지만 겉으로 내색할 수 없어 힘들었다고 한다. 한 차례 이혼의 아픔을 겪고 보니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게 부담스러웠기 때문. 그의 마음을 알지 못했던 박씨는 공부를 위해 다시 유학을 떠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20년 전 첫사랑과 결혼! 김한석 박선영 부부의 맛깔 난 러브스토리

결혼해서 지금껏 한번도 다툰 적이 없다는 김한석 부부. 마주 앉아 환하게 웃는 얼굴이 서로 닮았다.


재회 후 서먹한 만남 이어가다 아내가 다시 유학 떠난다는 말에 용기 내 프러포즈
“아내의 입에서 ‘유학’이라는 소리가 나오자 머리가 멍해지더라고요. ‘이 여자가 떠나면 나는 어떻게 사나’라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어요. 이 사람을 놓치면 안되겠다 싶어 곧바로 아내의 집 앞으로 뛰어가 ‘가지 마’라며 손을 꼭 붙잡았어요.”
박씨는 그 순간 김한석의 진심이 느껴졌다고 한다. 김한석의 냉담한 태도 때문에 남몰래 울기도 했던 박씨는 그 말 한마디에 얼어붙은 마음이 순식간에 녹아내리는 듯했다고. 두 사람은 그때부터 연애를 시작했다.
“연애할 때도 참 무뚝뚝했어요. 제가 ‘커피머신을 주며 프러포즈하는 남자와 결혼하겠다’고 했더니 분위기 없게 대리점 아저씨를 시켜 커피머신을 집에다 설치해주곤 ‘이제 결혼하는 거다’ 하고 가더라고요(웃음).”
그런 멋없는 남자와 결혼한 이유를 묻자 박씨는 “가슴속에 큰 사랑을 품고 있음을 알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김한석은 그 큰 사랑으로 장모의 반대도 거뜬히 이겨냈다.
“장모님을 봤을 때 첫마디가 ‘내 딸 사랑하나?’였어요. 우물쭈물하는 사이에 ‘자넬 믿을 수 없네’라고 하시곤 자리에서 일어나시는 거예요. 놀랄 겨를도 없이 따라가 무릎 꿇고 장모님 다리를 붙잡았죠. 조용히 ‘이러지 말게’ 하시며 떠난 장모님이 며칠 뒤 당신의 딸을 사랑하는 마음을 보여달라고 하시더라고요. 기회를 주셔서 감사했죠.”
그때 그는 ‘산전수전 다 겪었는데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는 생각으로 장모에게 다가갔다고 한다. 싸늘한 반응에도 웃으며 넉살 좋게 말을 건네고, 함께 술을 마시자고 졸라 속마음을 털어놓기도 했다고. 차츰 마음의 문을 연 장모는 결국 결혼을 허락했고, 지금은 사위를 더없이 아낀다고 한다.
김한석은 지금도 결혼식 동영상을 보면 눈물이 난다고 한다.
“신랑 입장을 하기에 앞서 머릿속에 그동안 겪은 아픔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더라고요. 눈물이 나올 것 같아 어금니를 몇 번이나 깨물었는지 몰라요. 간신히 눈물을 참고 입장한 뒤 주례까지 무사히 마쳤는데 결국 축가를 들으면서 눈물을 쏟았어요.”
그는 박상민이 부른 축가 ‘고마워요’의 가사가 심장에 박히는 듯했다고 한다. 그가 울자 장인·장모를 비롯해 그의 아버지·어머니까지 눈시울을 붉혔다고. 그날 남편이 대성통곡하는 모습을 본 박씨는 “이 사람 그동안 많이 힘들었구나. 앞으로 내가 더 잘해줘야지”라고 다짐했다고 한다.
“그렇게 결심은 했지만 남편이 다 잘해서 제가 해줄 게 없어요. 저보다 훨씬 깔끔한 성격이라 집안 청소도 도맡아 하고, 제가 지나가면서 한 말도 모두 기억했다가 그대로 해주려고 노력하거든요. 그래도 신혼 초에는 고급 레스토랑에서 맛 볼 수 있는 코스 요리를 남편에게 해줬는데 지금은 바빠서 엄두도 못 내고 있어요.”
지금까지 한 번도 부부싸움을 한 적이 없다는 두 사람은 빨리 2세를 갖고 싶다고 말했다. 김한석은 아내를 닮은 예쁜 딸을 얻으면 좋겠다고. 음식 프로그램에서 다시 만나 결혼에까지 이른 두 사람은 얼마 전 ‘맛집’에 관한 책 ‘세상에서 젤~로 맛있는 집’을 펴냈다. 책을 준비하면서 각자의 생각이 너무 달라 깜짝 놀랐지만 이 역시 서로를 이해해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서로 성격·취향 다르지만 맞춰가는 즐거움이 더 커요”

선영은 빵과 와인, 서양요리를 너무나 사랑하지만 한석은 한식과 소주 없이는 못 산다. 선영은 예쁘고 분위기 좋은 숍에 앉아 조곤조곤 얘기하고 그 따스한 분위기를 즐기는 것이 취미고, 한석은 편한 곳에서 이 사람 저 사람 다 불러모아 왁자지껄한 술자리 만드는 것이 특기다. 달라도 정말 다르다. - ‘세상에서 젤~로 맛있는 집’ 중

“남편 입이 까다롭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음식을 시켜 한 입 먹어보고 맛없으면 바로 숟가락을 내려놓고 나가는 사람인 줄은 몰랐어요(웃음). 전 어떤 음식이든 만든 사람의 성의를 생각해서 끝까지 맛있게 먹어줘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의견 차이가 생길 땐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고 대화로 차이를 줄여가는 즐거움이 더 컸어요.”
김한석은 앞으로 살면서 불화를 겪을 수도 있겠지만 그럴 때면 ‘아내는 내 인생의 마지막 여자’라는 마음가짐으로 먼저 용서를 구할 생각이라고 한다.
“아내에게 내 사랑이 더 크다는 걸 항상 느끼게 해주고 싶어요. 평균 수명이 75세라 치면 살날이 앞으로 30년밖에 남지 않은 거잖아요. 사랑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한 해 한 해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를 더 사랑하는 모범적인 부부가 되도록 노력할 거예요.”

여성동아 2009년 1월 54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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