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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죤 이주연 부회장

‘빨래엔 피죤~’ 성공신화 세계 무대로 이어가는

글·송화선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입력 2008.10.21 11:04:00

다국적 기업과 대기업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국내 섬유유연제 시장에서 50%가 넘는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 피죤이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최근 중국 톈진에 공장을 세우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을 시작한 피죤의 이주연 부회장을 만났다.
피죤 이주연 부회장

피죤 이주연 부회장(44)의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사무실에서는 상쾌한 유칼립투스 향기가 났다. 인터뷰 당일 아침, 그가 양재동 꽃시장에서 직접 구입해 꽃꽂이를 했다고 한다. 짧게 커트친 머리, 새하얀 셔츠에서 성공한 여성 CEO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이 부회장은 이날 인터뷰 내내 회사일에 몰두하는 CEO와 이른 아침 손님을 위해 꽃꽂이를 하는 주부의 모습 사이를 오갔다. 이 부회장 안에서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두 가지 모습은 그의 남다른 리더십을 만들어내는 힘인 듯 보였다.
이 부회장은 피죤 창업자인 이윤재 대표이사 회장(74)의 맏딸. 서강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뒤 미국 유학을 떠나 서양화를 공부한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귀국 후 한동안 대학 강의와 개인전 등을 하며 화가로 활동하다 96년 피죤에 입사했고, 지난해 7월 대표이사 부회장에 취임하면서 아버지와 함께 피죤을 이끌어가는 경영인이 됐다. 최근 피죤이 역점을 두고 진행 중인 중국 사업은 이 부회장이 주도하고 있다.
“10월 중순이 되면 중국 톈진시 빈하이신구에 위치한 톈진공항물류가공구에 약 66,000m² 규모의 공장이 완공돼요. 연간 50만 톤 이상의 섬유유연제와 세탁 세제를 만들 수 있는 규모죠. 이곳에서 생산하는 세제는 중국 전역으로 판매될 예정이에요.”
중국시장은 피죤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시험대. 이곳에서 성공하느냐, 혹은 실패하느냐에 따라 피죤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지 여부가 판가름난다. 중국에는 이미 P&G·유니레버 등 초대형 다국적 기업이 20개 이상 진출해 있지만 이 부회장은 “이들과 당당히 경쟁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피죤은 창립 당시부터 늘 새로운 시장에 도전하고 성공을 거둬왔거든요. 지난 30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인정받은 우수한 품질력을 갖고 있고, 중국을 잘 아는 전문경영인과 현지 전문가들도 많이 영입했기 때문에 해볼 만한 싸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중국시장 진출은 글로벌 생활용품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첫걸음”
이 부회장에 따르면 피죤의 역사는 ‘도전과 개척의 역사’다. 우리나라에 섬유유연제라는 개념조차 없던 70년대 말 ‘피죤’을 내놓았고, 비누 하나로 얼굴과 몸을 다 닦는 게 일반적이던 90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보디클렌저 ‘마프러스’를 시판했다. 최근 피죤은 우리나라 최초의 액체세제 ‘액츠’를 통해 또 한 번 새로운 시장을 개척 중이다.
“지난 30년간 피죤을 이끌어온 기업정신은 프런티어십(개척자 정신)이에요. 앞으로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늘 도전을 해나갈 생각이죠. 최근 출시한 천연 한방성분을 넣은 마프러스, 핸드워시 무무 등의 반응이 좋아 기대가 큽니다. ”
이 부회장이 중국시장에서의 성공을 자신하는 것은 지금 중국의 생활수준이 한국의 70년대 말과 비슷하기 때문. 세탁기 보급률이 현재는 10% 수준인데, 베이징올림픽 이후 주거문화가 달라지면 우리나라처럼 빠른 시간 안에 관련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중국인들 사이에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 세균 감염성 질환에 대한 공포가 널리 퍼져 있고, 살균 제품에 관심이 많은 것도 피죤의 중국 진출 전망을 밝게 하는 요소라고 한다. 이 부회장은 중국시장에서 명성을 얻으려면 현지 소비자의 요구에 맞는 차별화된 제품을 내놓아야 한다는 생각에 꾸준히 시장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는 우리나라에서도 어디든 들어가면 일단 주방과 화장실부터 봐요. 퇴근 후 집안일을 할 때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갖가지 제품을 골고루 사용하면서 살균력·세척력·향기 등을 비교하고요. 다른 회사에 다녔다면 퇴근 뒤에라도 회사 일을 좀 잊을 수 있을 텐데, 우리 회사는 집안일이 곧 회사일의 연장이 돼요(웃음).”
피죤 이주연 부회장

피죤의 중국 진출을 주도하고 있는 이주연 대표이사 부회장.


갖가지 업무로 스트레스가 쌓일 때면 집안에 마련해둔 작은 화실에서 그림을 그리며 마음을 다스린다. 전업 화가로 지내던 시절 실험적인 성격의 개인전을 잇달아 열며 언론과 화단의 호평을 받기도 한 이 부회장은 피죤에 입사한 뒤에도 5년간은 대학 강의와 회사일을 병행했을 정도로 그림에 깊은 애착을 갖고 있다. 지난 2005년부터 2년간 성균관대 SKK GSB(성균관 MIT) MBA 과정을 이수하면서 밤낮없이 바쁘게 지내느라 한동안 그림을 떠나 있었다는 그는 “요즘은 그나마 여유가 생겨 가끔 붓을 드는데, 그림을 그리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며 웃었다. 그의 소망은 언젠가 기회가 되면 직접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 아름다운 동화책을 한 권 펴내는 것. 그러고 보니 경영학과 중국 관련 서적이 빼곡한 그의 사무실 책장 한쪽에는 파울로 코엘료의 ‘LIFE’라는 그림책이 한 권 꽂혀 있다.
“그저 마음속에 넣어두고 가끔씩 혼자 꺼내보는 꿈 같은 거예요(웃음). 지금 목표는 피죤의 중국 진출을 성공시키는 거죠. 그걸 바탕으로 피죤을 세계적인 생활용품 회사로 키우고 싶고요. 피죤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글로벌 기업들 못지않은, 세계 어디를 가나 제품을 볼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해 다른 나라 사람들도 ‘빨래엔 피죤~’이라고 생각하게 되면 좋겠습니다.”

여성동아 2008년 10월 53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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