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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극복하고 4년 만에 컴백하는 가수 성진우

글·최숙영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 ■ 의상협찬·EMBOLI

입력 2008.10.20 16:15:00

94년 데뷔곡 ‘포기하지마’로 인기를 모았던 가수 성진우. 이후 여러 장의 앨범을 냈지만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한 채 지난 2004년 활동을 중단했던 그가 컴백을 준비 중이다. 사람들의 관심권에서 멀어지면서 한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다는 그가 그간의 경험을 통해 달라진 인생관과 복귀를 앞둔 설렘을 들려줬다.
우울증 극복하고 4년 만에 컴백하는 가수 성진우

최근 성진우(35)가 인터넷 검색어 1위에 올랐다. 그의 휴대전화 벨소리도 잇달아 숨가쁘게 울려댔다. 지난 9월 중순 KBS 추석특집프로그램에 출연해 ‘쌈바’와 ‘차차차’ 춤을 춘 것이 화제가 돼 그의 근황을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컴백을 앞두고 시청자들의 반응이 궁금해 방송에 출연했는데 이렇게 관심을 가져주실 줄은 몰랐어요. ‘노래보다 춤으로 밀고 나갈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예요(웃음). 방송 후 네티즌들의 글도 살펴봤는데 ‘넌 누구니?’라는 댓글이 가장 인상적이었죠.”
요즘 10대들은 그를 잘 모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는 94년 데뷔곡 ‘포기하지마’로 인기를 모으며 각종 가요제 신인상을 휩쓸었지만 이후 발표한 여러 장의 앨범이 실패하면서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져갔다. 지난 2004년 야심차게 준비한 5집 앨범마저 인기를 얻지 못하자 그는 아예 방송 활동을 접었다.
“사람들을 만나기가 두려웠어요. 누가 전화해서 ‘요즘 뭐하냐?’ ‘어떻게 사냐?’라고 물으면 자존심이 상해 대답하기 싫었어요. 제가 처한 상황을 설명하려면 그간 겪었던 일들을 시시콜콜하게 말해줘야 하는데 그것도 귀찮았고, 설명한다 해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거든요. 그렇게 입을 닫고 지내다보니 점점 사람들과 멀어졌죠.”
그러다 보니 대인기피증까지 생겼다고 한다. 아주 친하게 지내는 지인들을 제외하고는 연락하지 않고 하루종일 집에 틀어박혀 지내는 날이 많아졌다고 한다.
“저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져 견딜 수 없었어요. 내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됐나 싶은 생각에 거울 속에 비친 제 모습을 보고 울기도 했어요.”
그러다 문득 그는 잘나가던 시절을 돌이켜봤다고 한다. 데뷔하자마자 스타덤에 오른 그는 공인이란 어떤 존재인지 생각할 틈도 없이 여기저기 불려다니며 노래하고, 인터뷰하고, 파김치가 돼서 집에 돌아오기 일쑤였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대중으로부터 사랑받는 게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 깨닫지 못했다고.
“몸이 피곤하니까 만사가 귀찮고 신경도 예민해져서 누가 사인해 달라고 하면 인상을 찌푸린 적도 있었어요. 때문에 까칠하다는 둥 건방지다는 둥 안좋은 소리도 많이 들었죠.”
인기가 시들해져 내리막길에 접어든 그는 무명의 후배가 어느새 톱스타가 돼 박수를 받는 모습을 보면서 ‘후배는 뜨는 해고 나는 지는 해’라는 생각이 들어 씁쓸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인기는 영원할 수 없고 톱스타 자리에 오르면 또 내려올 때도 있는데 그땐 그걸 몰랐던 거죠.”
이후 지난 날을 돌아보며 자만했던 과거 자신의 모습을 반성한 그는 마음을 다잡고 낮에는 웨이트트레이닝, 골프, 야구 등의 운동을 하고 밤에는 업소에서 노래를 부르며 재기할 기회를 노렸다고 한다.
“제가 원래 숫기없는 성격인데 힘든 시기를 거치면서 많이 둥글둥글해진 것 같아요. 낯선 분들을 만나면 툭툭 내뱉는 말투 때문에 오해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요즘은 ‘제 말투가 원래 그렇다’고 미리 양해를 구하죠. 어린 후배들이 인사도 안 하고 외면할 때는 ‘바쁜 일이 있어서 그러려니’ 하고 너그럽게 넘어가요.”

세상 관심에서 멀어져 있는 동안 인기는 영원할 수 없다는 사실 깨달아

‘포기하지마’ 외에 ‘성진우’ 하면 가장 떠오르는 것은 바로 그가 ‘연예인 공식커플 1호’였다는 점이다. 그는 한창 인기를 모을 때 동료연예인과 교제 사실을 당당히 밝혀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그와는 2년 정도 사귀다가 헤어졌고 이후로는 한 번도 다시 만난 적이 없다고 한다. 결별 후 한번쯤 전화를 걸어서 “어떻게 지내냐?”고 묻고 싶었지만 오해를 살까 두려워 그러지 못했다고.
“그럴 때 좀 서글펐어요. 사생활에 제약을 받을 때면 차라리 ‘연예인이 되지 말걸’ 하고 후회하기도 해요. 일반인들은 사귀다가 헤어져도 친구처럼 지낼 수 있지만 연예인 커플들은 헤어지면 끝인 것 같아요. 그 친구와 사귈 때도 서로 공인이다 보니 행동하기가 조심스러웠어요. 사소한 말다툼을 해도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결별 기사가 실렸거든요. 터무니없는 소문으로 맘고생도 했죠.”
그는 현재 사귀는 사람은 없지만 하루 빨리 좋은 사람을 만나 가정을 꾸리고 싶다고 한다.
“연애를 안 한지 3년 정도 됐는데 발렌타인데이나 크리스마스 같은 날, 이벤트를 준비하지 않아도 되니까 몸과 마음은 편하지만 쓸쓸하기도 해요. 앞으로 여자를 사귈 때는 결혼을 전제로 만날 생각이에요. 빨리 결혼해서 아이가 생기면 좋겠어요.”
그는 오는 11월 발매할 6집 앨범에는 그동안 살면서 느꼈던 감정들이 녹아들어간 곡들을 수록할 예정이라고 한다.
“‘포기하지마’로 사랑을 받았고 또 노랫말도 강렬했기 때문에 새로운 앨범을 준비할 때마다 그 틀을 깨기가 어려웠어요. 하지만 이제는 과거의 성진우를 잊고 현재 제가 갖고 있는 색깔을 잘 드러낼 수 있는 노래를 부르려고 해요.”
자신이 살아온 세월 만큼의 깊이를 담아 성숙한 노래를 부르고 싶다는 성진우. 새롭게 선보일 노래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여성동아 2008년 10월 53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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