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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훈훈한 사연

아프리카 봉사활동 다녀온 SBS 정석문·윤소영 아나운서

글·최숙영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2008. 10. 20

지난 2005년부터 아프리카 아이들과 자매결연을 맺어 후원해온 SBS 정석문·윤소영 아나운서. 이들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아이들을 보면서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한다.

아프리카 봉사활동 다녀온 SBS 정석문·윤소영 아나운서

SBS 정석문(32)·윤소영(30) 아나운서가 지난 7월 중순 아프리카에 다녀왔다. 지난 2005년부터 월드비전을 통해 후원하고 있는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정석문 아나운서는 스와질란드에 사는 아홉 살 소녀 ‘파트리샤’를, 윤소영 아나운서는 잠비아에서 사는 네 살배기 남자아이 ‘맘보’를 후원하던 차에 SBS와 월드비전이 공동 진행하는 ‘기아체험24’ 행사의 일환으로 아이들을 직접 만날 기회를 얻은 것. 이들은 스와질란드를 거쳐 잠비아로 가 파트리샤와 맘보를 모두 만났다고 한다.
정석문 아나운서는 우연히 월드비전 긴급구호 팀장으로 일하는 한비야의 책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를 읽은 뒤로 봉사활동에 관심을 갖게 됐고, 윤 아나운서는 2005년 슬럼프를 겪으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다 봉사활동과 인연을 맺게 됐다고 한다.
후원을 결심한 계기는 서로 달랐지만 두 사람은 매달 자신의 통장에서 후원금이 빠져나가는 것을 볼 때마다 “나로 인해 굶는 아이가 한 명은 줄겠구나 싶어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아프리카 봉사활동 다녀온 SBS 정석문·윤소영 아나운서

굶주림과 에이즈로 죽어가는 아프리카 아이들 보며 가슴 아파
“이번에 아프리카까지 가서 후원하고 있는 아이를 직접 만나보니 감회가 새로웠어요. 파트리샤와 맘보는 동양인인 저희가 신기해 보였는지 초롱초롱한 눈으로 빤히 쳐다보기도 하고 툭툭 치며 장난을 걸기도 했어요.”
윤소영 아나운서는 아이들이 너무나 해맑아 보였지만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열악한 환경에서 살고 있어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먹을 음식이 없어서 아이들이 옥수수 죽으로 연명을 하는데, 그것도 하루 두 끼 밖에 못 먹었어요. 흙으로 담을 쌓고 밀집을 얹어서 만든 집에는 불도 들어오지 않고 창문도 없어서 밤에는 많이 춥더라고요. 저희가 갔을 때 그곳은 겨울이었거든요.”
윤 아나운서는 자신이 살아온 환경과는 전혀 다른 삶이 있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고는 놀라웠다고 한다. 그러자 정 아나운서가 설명을 덧붙였다.
“저는 스와질란드가 아프리카 어디에 있는 나라인지도 몰랐어요. 파트리샤를 후원하면서 찾아보니 남아프리카공화국 옆에 있는 작은 나라더군요. 국민소득이 5천달러 정도로 아프리카에서는 잘 사는 편에 속하지만 에이즈 감염률이 높아 평균 수명이 고작 서른 한 살에 불과해요. 잠비아 역시 아프리카 남부에 위치해 있는데 면적은 세계 39번째로 크지만 국민소득이 9백 달러 밖에 안 되는 가난한 나라로 에이즈 발병률이 아주 높죠.”
아프리카 봉사활동 다녀온 SBS 정석문·윤소영 아나운서

그는 잠비아에서 만난 열 두 살 소년 ‘도비’에 대한 얘기도 들려줬다. 6개월 전 엄마를 잃고 할머니와 살고 있는 도비는 그간 말라리아에 여섯 번이나 걸렸다고 한다. 최근 얼굴에 빨간 여드름 같은 것이 돋고 고름이 흘러서 병원을 찾았다가 에이즈 감염 사실을 알게 됐다고.
“선진국에서는 의학이 발달돼 에이즈에 걸려도 약을 먹으면 수명을 연장할 수 있지만 스와질란드나 잠비아 같은 아프리카에서는 에이즈 약을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만큼 어려워요. 병원에서는 도비도 얼마있지 않아 죽을 거라고 하더군요. 마음이 아팠죠.”
그의 말에 윤 아나운서도 가슴 아픈 표정을 짓더니 잠비아에서 있었던 한 일화를 소개했다. 초등학교에 가봤더니 교실마다 교훈처럼 ‘지금의 너희 상태를 아는 것이 모르는 것보다 훨씬 낫다’라는 글이 씌여져 있었다고 한다. 이는 에이즈 검사를 미리 받아서 예방하자는 뜻인데 그 정도로 아프리카에서는 에이즈 문제가 심각하다고.
“‘아프리카 아이들을 후원하면서 더 열심히 살게 됐어요. 제가 경제적으로 능력이 있어야 아이들도 계속 도와줄 수 있잖아요. 결혼은 아직 안 했지만 자식이 생긴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맘보가 성인이 될 때까지 성심껏 후원을 해줄 생각이예요. 학교에 들어가면 가방도 사주고 예쁜 옷도 사서 보낼 생각이에요.”
윤 아나운서의 말에 정 아나운서도 공감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식당에 가서 밥 먹을 때 1만~2만원 정도는 쉽게 쓰잖아요. 하지만 아프리카에서는 그 돈이 없어 굶어죽는 아이들이 많아요. 우리의 한끼 식사비가 아프리카의 가난한 아이들한테는 한달 식사값이거든요. 보다 많은 사람들이 후원자로 나서서 아프리카에서 굶어죽는 아이들이 없도록 도와주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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