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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인생 40년 만에 뮤지컬 데뷔, 애틋한 부성애 연기하는 노주현

글·김유림 기자 / 사진·문형일 기자

입력 2008.10.20 15:51:00

노주현이 ‘노장의 힘’을 발휘한다. 데뷔 40년 만에 처음으로 뮤지컬에 도전하는 것. 그동안 방송활동을 하면서 무대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품고 있던 그는 출연제의를 받고 곧바로 승낙했다고 한다.
배우 인생 40년 만에 뮤지컬 데뷔, 애틋한 부성애 연기하는 노주현

탤런트 노주현(62)이 말끔한 양복 대신 남루한 작업복을 입고 대중 앞에 선다. 오는 11월21일부터 공연되는 뮤지컬 ‘지붕 위의 바이올린’에 우유배달부로 출연하는 것. 연기인생 40년 만에 처음으로 뮤지컬 무대에 서는 그는 그동안 고수해온 중후한 신사 이미지를 벗고 거칠고 투박하지만 속 깊은 아버지 ‘테비에’로 변신한다.
우크라이나 유대인 마을에서 다섯 명의 딸과 함께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살아가던 테비에는 장녀 짜이텔을 부유한 푸줏간 주인에게 시집보내려 하지만 딸은 아버지 몰래 양복점 직공과 연애해 결혼하고, 둘째와 셋째 역시 가난한 혁명운동가, 이방인인 러시아 청년과 사랑에 빠져 아버지의 속을 태운다. 노주현은 결혼을 앞둔 딸들과 갈등을 겪으면서도 전통에 대한 자부심과 깊은 신앙심으로 이를 헤쳐나가는 아버지의 모습을 그릴 예정이다.
지금까지 그가 연기한 배역을 떠올려보면 얼굴에 수염을 덥수룩하게 붙이고 우유마차를 끄는 모습이 쉽게 상상되지 않는데, 관객이 느낄 낯설음에 대해 그는 “스스로 ‘해내야 한다’는 주문을 걸며 자신감을 충전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화이트칼라 계층 역할만 하다가 노동자 연기를 하려니 주변에서 ‘안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많이 하시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저 자신이 갖고 있는 잠재능력을 믿습니다. 예전에 시트콤 ‘똑바로 살아라’에 출연할 때도 비슷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제 안의 또 다른 모습을 끄집어내 좋은 반응을 얻은 경험이 있거든요. 이번에도 마찬가지예요. 연기자라면 끊임없이 도전하고 변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70년 TBS 드라마 ‘아내의 모습’으로 데뷔해 줄곧 브라운관에서 활동해온 그는 무대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품고 있었다고 한다.
“처음 출연 제의가 왔을 때 두 번 생각할 것도 없이 ‘오케이’했어요. 평소 무대에 설 수 있다면 단역이라도 좋다고 생각했던 터라 무척 반갑더라고요. 캐스팅될 때 흥분되는 작품은 흥행에도 성공하는 편이라 이번 작품이 더욱 기대돼요(웃음).”
부성애 강한 아버지의 모습 또한 마음에 든다는 그는 실제로 2년 전 큰딸을 시집보낸 터라 테비에의 심정을 십분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 평소 자녀들에게 ‘그레이트 대디(great daddy)’라 불릴 정도로 다정다감한 편이라는 그는 얼마 전 생일에도 아들 딸에게 “사랑으로 키워주셔서 고맙다”는 내용의 카드를 받았다며 자랑했다.
배우 인생 40년 만에 뮤지컬 데뷔, 애틋한 부성애 연기하는 노주현

데뷔 후 처음 뮤지컬 무대에 오르는 노주현은 인터뷰 내내 설레고 흥분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실제로도 애지중지 딸 키운 경험 가져 부성애 강한 아버지 연기 자신 있어
“큰딸을 시집보낼 때는 눈물을 참느라 혼났어요. 식장에 들어서기 전까지만 해도 괜찮을 줄 알았는데 딸을 사위 손에 넘겨주는 순간 어찌나 울컥하던지…. 아내는 그런 제 모습을 보고 더 눈물이 났다고 하더라고요. 특히나 저는 아들보다 딸에 대한 마음이 좀 더 애틋한 것 같아요. 아들 녀석은 크게 신경 안 썼지만 딸은 불면 날아갈까 애지중지하면서 키웠거든요(웃음). 여느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결혼식 내내 맘속으로 ‘부디 잘 살아라’ 하고 빌었습니다.”
고등학생 때 미국으로 유학 가 섬유학을 전공한 딸은 졸업 후 국내 대기업에서 근무하다 현재 전업주부로 살고 있다. 지난해 아들을 낳아 그에게 손자를 안겨줬는데 친정과 멀지 않은 곳에 신혼집을 마련해 자주 왕래하며 산다고 한다. 그는 “결혼 후에도 집에 자주 오고, 이제는 손자까지 데리고 와 집을 꽉 채워주기 때문에 내 품을 떠났다고 해서 그리 서운하지는 않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손자가 얼마나 예쁜지 몰라요. 고놈을 보면서 자식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절대적인 것인지 새삼 깨닫고 있죠. 얼마 안 있으면 첫돌인데 저를 알아보고 눈이 마주치면 방긋방긋 웃는 모습이 정말 귀여워요. 요즘은 연기도 연기지만 손자 보는 재미에 삽니다(웃음).”
뮤지컬 하면 춤과 노래가 기본. 노주현은 이번 작품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집에서는 물론 차로 이동할 때도 늘 음악을 틀어놓고 따라 부르며, 무대 위에서 2시간 반 동안 지치지 않고 연기하기 위해 체력관리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고. 춤 실력을 묻는 질문에는 “노인이 추는 춤인데 고도의 기술이 뭐 필요하겠냐”며 “투박하지만 정감어린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답했다.
언제나 밝고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그는 자신의 건강 비법으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을 꼽았다. 걱정이 생겨도 오랫동안 고민하지 않고, 최악의 상황이 아닌 걸 다행으로 여기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고 한다. 가끔 답답한 서울을 떠나 교외에서 여가시간을 보내는 것도 그만의 스트레스 해소법. 경기도 인근에 별장을 소유하고 있는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아내와 함께 여행 짐을 꾸린다고 한다.
“한적한 곳에서 맑은 공기를 쐬면 가슴이 탁 트여요. 개를 좋아해 여러 마리 키우고 있는데 아침이면 개 짖는 소리에 일찍 잠에서 깨요(웃음). 하지만 밤에 숙면을 취할 수 있어 많이 못 자도 개운한 기분이 들죠. 아내도 그곳에서는 살림에서 해방되니까 좋은가봐요(웃음).”
그는 5년째 패널로 활약하고 있는 KBS ‘비타민’을 제외하고 당분간 방송활동을 중단한 채 뮤지컬 연습에만 몰두할 계획이라고 한다.

여성동아 2008년 10월 53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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