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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Open House

자연을 벗 삼은 효재의 집을 가다

기획·한여진 기자 / 사진·홍중식 기자

입력 2008.10.14 13:21:00

요즘은 보여지는 인테리어를 중요하게 여기다보니 정작 집에 담아야할 필수요소인 ‘휴식’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 집은 몸과 마음이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일 때 가장 돋보인다는 것을 잊지 말자. 돌·나무·꽃 등 자연소재를 이용해 휴식 공간으로 꾸미고, 누구나 쉬어갈 수 있도록 대문을 활짝 열어놓은 효재의 성북동집에서 그 해답을 찾아보았다.
자연을 벗 삼은 효재의 집을 가다

‘자연주의 살림꾼’으로 알려진 한복디자이너 이효재(50)는 지난 봄 서울 성북동으로 이사했다. 길상사 맞은편에 위치한 4층 높이의 주택에 새 보금자리를 틀었는데, 1~2층에는 한복숍 ‘효재’를 차리고, 3~4층은 가정집으로 꾸몄다. 그는 이사 후 지금까지 집 안을 쓸고 닦으면서 아직도 꾸미는 중이라고.
그는 집 안을 꾸밀 때 특별한 소품을 사용하기보다는 보자기와 한지, 연꽃이나 담쟁이잎 등 자연 소재를 활용한다. 여기에 그의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센스를 더하면 ‘효재의 자연주의 인테리어’가 완성되는 것.
“집 안을 꾸미는 것도 한복을 만드는 일처럼 디자인이라고 생각해요. 어디에 무엇을 두면 잘 어울리고 예쁠지 생각한 뒤 단장한답니다. 어머니 말씀이 제가 어렸을 때부터 예쁜 것만 찾았다고 해요. 저는 음식 한 가지를 먹어도 제 입맛에 맞고, 옷 한 벌을 사도 편하면서 단정한 것이 좋아요. 마찬가지로, 인테리어도 남들 눈에 좋아 보이는 값비싼 가구나 소품보다는 자연 소재를 이용해 편안하고 깔끔하게 꾸미는 것이 현명한 것 같아요.”
요리 잘하기로 소문이 자자한 그는 요리를 맛있게 만드는 것만큼 먹음직스럽게 담아 내는 것도 중요하게 여긴다. 그가 좋아하는 연잎이 필 때면 지인을 초대해 연밥을 만들어 대접하고, 연잎을 접시로 활용해 반찬을 담는데, 누구나 연잎 상차림에 감탄한다고.
그는 9년 전 지인의 소개로 만난 피아니스트 임동창씨와 결혼했다. 남편을 처음 봤을 때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빡빡머리에 남루한 옷을 입은 외모뿐 아니라 제자들과 함께 살고 있는 모습이 자신과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당시 남편은 제자의 생활비를 대면서 함께 살고 있었는데, 한번은 생활비 떨어졌다며 돈을 빌려 가더라고요. 빌린 돈 받으면 다시는 안 만나야지 했는데, 그런 남편의 모습이 모성 본능을 자극했고, 결국 결혼까지 하게 됐어요(웃음).”
결혼 후 3년 정도는 여느 부부처럼 한집에 살았지만, 현재는 남편이 전국을 떠돌며 창작에 몰두하는 터라 떨어져 지내고 있다.
“집에 남편도 아이도 없다보니 저절로 살림을 열심히 하게 되더군요. 특별한 남편을 만난 것도, 아이가 없는 것도 다 제 복 같아요. 신세타령 하다보면 주름만 늘 것 같아 제가 좋아하는 살림에 몰두하는 사이 살림꾼이란 별명까지 얻게 됐네요(웃음).”

자연을 벗 삼은 효재의 집을 가다

1 넓은 도자기볼에 연꽃차를 붓고 연꽃을 띄워 내면 근사하다.
2 마당에는 작은 수반과 손때 묻은 바가지를 두어 소박하게 꾸몄다.
3 깨진 항아리를 마당 연못 옆에 두고 들꽃 몇 송이를 올려 색다르게 활용하고 있다.
4 나무 수납장을 여러개 쌓은 뒤 듬성듬성 문을 열고 실패를 넣어 독특하게 꾸민 거실. 손님이 오면 바닥에 담쟁이잎을 깔고 연꽃을 띄운 연꽃차를 볼에 담아 대접한다.

▼ 효재의 자연주의 살림 노하우
자연을 벗 삼은 효재의 집을 가다

1 마당 텃밭에서 기른 옥수수를 따다가 마당에서 말린 뒤 차를 끓이거나 요리에 넣어 먹는다.
2 매년 가을이면 고추장을, 정월에는 된장을 직접 담가 마당 한켠에 있는 항아리에 보관한다.
3 마당 잔디밭에 불을 지필 수 있는 공간을 만든 뒤 가마솥 뚜껑을 두고 종종 지인들을 초대해 바비큐파티를 연다.

자연을 벗 삼은 효재의 집을 가다

1 컬러감 살려 단장한 한복숍
1층에 위치한 한복숍은 넓은 광목 천에 꽃을 수놓아 만든 발을 벽에 걸어 내추럴한 분위기가 풍긴다. 그는 작품을 만들 때 광목을 즐겨 이용하고 여기에 화이트·블랙·레드·그린 컬러를 적절히 믹스해 세련된 느낌을 더한다.

2 냄비받침으로 내추럴하게 꾸민 벽
광목에 꽃모양으로 스티치를 넣어 만든 냄비받침을 벽에 자연스럽게 붙여 감각 넘치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자연을 벗 삼은 효재의 집을 가다

3 모던함이 물씬~ 풍기는 주방
주방은 그레이 컬러의 타일을 벽에 붙이고, 화이트 컬러의 아일랜드 테이블과 수납장을 두어 모던하게 꾸몄다. 집 안 곳곳에 작은 공간이 많아 살림살이는 그곳에 정리해두고, 아끼는 놋그릇과 질그릇 등은 주방 수납장에 보기 좋게 정리했다.

4 깔끔하게 꾸민 현관
현관 입구에 나무 소재의 파티션을 두고 작은 원형 테이블에 레이스 천을 덮어 깔끔하면서 세련되게 꾸몄다. 현관 바닥의 대리석은 이사 전부터 깔려 있던 것으로 고급스러운 느낌이 나 그대로 두었다. 현관이 넓은 편이라 요리 재료를 보관하거나 다듬는 곳으로 다양하게 활용한다.

▼ Deco Idea
백화점 보자기 재활용해 꾸민 바구니

자연을 벗 삼은 효재의 집을 가다

1 보자기를 넓게 펼친 뒤 중앙에 대바구니를 올리고 보자기의 모서리를 잡아 대바구니 한쪽 손잡이에 묶는다.
2 ①의 길게 늘어진 끈을 돌돌 말아 풀리지 않도록 끼운다. 다른 손잡이도 같은 방법으로 묶는다.
3 대바구니 한쪽 끝의 늘어진 보자기를 둘로 나눠 묶는다.
4 ③의 길게 늘어진 끈을 돌돌 말아 안 풀리도록 끼운다. 다른 끝 부분도 같은 방법으로 묶는다.


Deco Idea 보자기로 리폼한 방석
자연을 벗 삼은 효재의 집을 가다

1보자기 중앙에 방석을 올린 뒤 대각선 방향의 보자기 모서리를 잡는다.
2나머지 모서리도 함께 잡아 고무줄로 묶는다.
3묶은 보자기 모서리를 각각 뒤집어 꽃 모양을 낸 뒤 고무줄로 고정한다.
4보자기 끝부분을 깔끔하게 정리한다.

자연을 벗 삼은 효재의 집을 가다

1 단정하게 꾸민 손님방
손님들이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 중앙에 작은 수반을 놓고 보자기로 리폼한 방석을 세팅해 소박하게 꾸몄다. 벽에는 나뭇가지 양끝에 노끈을 연결해 만든 옷걸이를 단 뒤 고운 자수를 놓은 한복 천을 걸어두고, 천장에는 담쟁이넝쿨을 매달아 자연미를 더했다.

2 소박한 멋이 묻어나는 작업실
주방 뒤에 위치한 작업실로, 사진과 액자를 이용해 아기자기하게 꾸몄다. 창가에는 광목으로 만든 커튼을 달고 벽에는 추억이 담긴 사진을 붙였다. 의자는 버려진 것을 주워다가 의자보를 씌워 리폼했다.

3 컬러풀한 보자기로 장식한 코지 코너
거실 한쪽 벽면에는 컬러감이 돋보이는 보자기를 마름모 모양으로 달고, 아래에는 작은 교자상을 둔 뒤 빛깔 고운 도자기를 올려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 Deco Idea
와인병으로 만든 화병


자연을 벗 삼은 효재의 집을 가다

1 보자기 중앙에 와인병을 올리고 대각선 방향의 보자기 모서리를 각각 잡아 묶는다.
2 묶은 끈을 두 갈래로 나눠 다시 한번 묶는다.
3 두 갈래 끈을 5cm 정도 남을 때까지 머리를 땋듯 엮는다.
4 끈 하나로 다른 끈을 돌려 감싼 뒤 끼워 넣는다.

자연을 벗 삼은 효재의 집을 가다

4 옛 추억이 담긴 만화방
80년대 만화방이 연상되는 방으로 찾아오는 손님 누구나 편안하게 만화책을 볼 수 있도록 꾸몄다. 한때 만화책에 푹 빠져 만화책 모으는 재미에 살았다는 그는 지금까지도 그릇과 함께 누구한테도 안 빌려줄 정도로 만화책을 아낀다. 다크브라운의 책장에 만화책을 자연스럽게 꽂은 뒤 비슷한 컬러의 작은 테이블을 여러 개 붙여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5 한지와 보자기로 포인트 준 공간
오래된 주택이라 곳곳에 불필요한 공간이 많은데, 거울과 한지, 보자기를 이용해 개성 넘치는 공간으로 바꿨다. 한쪽 벽면에 앤티크한 콘솔을 두고 벽에는 프레임이 없는 거울을 붙인 뒤 한지를 찢어 붙여 색다르게 꾸몄다. 콘솔 위에는 보자기로 꾸민 와인병과 바구니를 놓아 동양미를 더했다.

여성동아 2008년 10월 53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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