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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아이와 함께 보는 명화 ②

퐁 뇌프

화사한 빛으로 퐁 뇌프 다리 풍경 담아낸

2008. 08. 04

퐁 뇌프

르누아르, 퐁 뇌프, 1872, 캔버스에 유채, 74.3×92.7cm, 워싱턴 내셔널 갤러리


프랑스 파리에는 센 강을 가로지르는 명물 다리가 여러 개 있습니다. 그 가운데서 가장 재미있는 이름을 지닌 다리가 ‘퐁 뇌프’입니다. ‘퐁 뇌프’라는 말은 ‘새로운 다리’라는 뜻입니다. 이 새로운 다리는 이름 그대로 가장 최근에 만들어진 다리일까요?
아닙니다. 1578년에 주춧돌을 놓고 1607년에 완공된 다리로 파리의 센 강에서 가장 오래됐지요. 당시에는 이 다리가 새 다리여서 그렇게 불렸는데, 가장 오래된 다리가 된 지금까지 계속 그 이름으로 불리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역사가 오래된 만큼 이 다리는 많은 미술인에게 사랑을 받았습니다. 여러 화가가 그림으로 그렸고, 심지어 크리스토 같은 설치 미술가는 이 다리 전체를 천으로 둘러싸는 특이한 작품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르누아르도 퐁 뇌프의 아름다움을 화폭에 담았습니다. 1872년에 그린 ‘퐁 뇌프’입니다. 르누아르의 그림이 아니랄까봐, 그림 속의 날씨가 매우 화창하네요. 차가운 색조가 적지 않게 쓰인 걸로 보아 날은 밝지만 기온은 다소 낮아 보입니다.
약간 쌀쌀하다 해도 이렇게 화창한 날에는 집안에만 있을 수 없겠지요. 많은 파리 시민이 거리를 활보하며 햇빛의 상냥한 미소에 화답합니다. 참으로 신기한 게, 날씨가 좋으면 사람들의 표정도 밝아지고, 날씨가 흐리면 사람들의 표정도 어두워집니다.
르누아르는 시민들의 얼굴을 꼼꼼히 그리지는 않았지만, 화사한 빛을 통해 사람들의 밝은 표정이 절로 느껴지게 했습니다. 이 그림을 보는 우리의 표정도 자꾸 밝아집니다. 볼수록 기분이 좋아지는 그림입니다.

한 가지 더~ 파리는 세계의 대도시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자주 꼽힙니다. 파리에는 오래되고 멋진 건물이 많은데다 도시 계획이 잘돼 있기 때문입니다. 중심가에는 높은 건물을 못 짓게 해 그림에서처럼 스카이라인이 보기 좋게 살아 있습니다.

이주헌씨는…일반인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서양미술을 알기 쉽게 풀어쓰는 칼럼니스트. 신문기자와 미술잡지 편집장을 지냈다. 매주 화요일 EBS 미술 프로그램 ‘TV 갤러리’에 출연해 명화의 감상 포인트와 미술사적 배경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최근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다양한 풍속화에 대해 소개한 ‘정겨운 풍속화는 무엇을 말해줄까’를 펴냈으며 재미화가 강익중씨에 관한 책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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