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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반가운 얼굴

16년 만에 활동 재개하는 가수 이범학

글·김민지 기자/사진·조영철 기자 || ■ 장소협찬·세컨드스토리(02-581-2225)

입력 2008.07.17 15:25:00

90년대 초 ‘이별 아닌 이별’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가수 이범학이 16년 만에 가요계로 돌아온다. 컴백을 준비 중인 그를 만나 그간의 생활을 들었다.
16년 만에 활동 재개하는 가수 이범학

91년 혜성처럼 등장해 ‘이별 아닌 이별’이라는 노래로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던 이범학(42). 하지만 그는 이내 가수활동을 중단해 팬들과 ‘이별 아닌 이별’을 해야만 했다. 그런 그가 최근 컴백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범학을 만나기 위해 수소문하던 중 그가 지난 4월 히말라야를 다녀왔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동안 연예인 봉사단체 ‘사랑의 밥차’ 멤버로 활동하며 도움이 필요한 곳에 찾아가 봉사활동을 해왔던 그는 보다 뜻 깊은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탤런트 이영범, 가수 오은주·황규영 등과 장애인, 경찰공무원들로 원정대를 조직해 네팔 히말라야의 나야칸카봉(해발 5894m)에서 콘서트를 열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해발 5800m 이상 되는 곳에서 콘서트를 연 기록은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기왕이면 그곳에서 올해 열리는 장애인 올림픽 대회의 성공을 기원하는 콘서트를 열고, ‘기네스북’에도 도전해보자고 했죠. 하지만 등반하는 내내 엄청난 폭설과 눈보라가 계속되는 바람에 끝까지 올라갈 수 없었어요. 결국 눈앞에 고지를 앞둔 채 해발 4800m의 제1베이스캠프에서 콘서트를 했죠. 아쉬움에 눈물 흘리기도 했지만 대원 서른여섯 명 모두 아프지 않고 무사히 돌아온 것만으로도 감사해요.”
봉사활동에 대한 애착만큼이나 음악에 대한 열정도 큰 이범학은 지난 16년 동안 단 한번도 노래 부르기를 중단한 적이 없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남들 앞에서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했던 그는 고등학교 2학년 때 밴드를 결성해 보컬로 활동하면서 가수야말로 자신이 평생 걸어가야 할 길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중학교 때는 반에서 1등만 하던 우등생이었어요. 공부 욕심이 많아 판사를 꿈꾸기도 했지만 결국 음악에 빠져 진로를 수정했어요.”
3수 끝에 중앙대 철학과에 진학한 이유도 멋진 노랫말을 만들고 싶다는 욕심 때문이었다고 한다. 철학공부를 하면 왠지 인생의 심오한 철학이 담긴 노래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는 것. 하지만 재학 중 가수활동을 시작해 아직까지 졸업을 하지 못한 상태라고 한다.
군 제대 후 친구의 소개로 응시한 가수 오디션에 합격한 그는 그룹 ‘이색지대’의 리드 보컬로 발탁돼 ‘이별 아닌 이별’을 녹음했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사정으로 밴드는 해체되고 우여곡절 끝에 91년 그 혼자 솔로로 데뷔하게 됐던 것. 이듬해 2집 앨범을 냈지만 소속사와의 갈등 때문에 제대로 활동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는 계약기간이 끝난 뒤 자신이 추구하는 음악을 혼자 제작하고자 마음먹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라이브 카페나 행사 등에 다니며 번 돈으로 신곡을 녹음하고, 대학로에서 뮤지컬 음악 감독으로 일하면서 새로운 길도 모색해봤지만 별다른 결실을 맺지 못했다고 한다.

16년 만에 활동 재개하는 가수 이범학

올가을 본격적으로 활동을 재개하는 이범학은 연기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말한다.


소속사와의 갈등으로 활동 중단, 음악 떠나 산 적 없어
“좋게 말하면 낙천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느긋한 성격 탓에 뚜렷한 성과 없이 시간만 보냈어요. 머릿속에 하고자 했던 것은 많았는데 뜻대로 잘 풀리지 않은 경우도 있었고요. 그래도 가수로 살기를 포기한 적은 없어요.”
이범학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가수의 길을 걸을 수 있었던 데는 자신을 말없이 응원해준 가족들이 큰 힘이 됐다고 한다. 처음 가수가 되겠다고 말했을 때 그의 어머니는 피아노 한 대를 사주며 ‘우리 막내가 좋아하는 음악 실컷 해보라’고 했다고. 인기 가수의 자리에서 점점 멀어져갈 때도 그는 부모와 함께 살면서 힘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은 세상에서 가장 예쁜 아내 황승원씨(36)와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딸 채원이(7) 덕분에 힘이 난다고.
“아내를 2000년 친구들 모임에서 처음 만났는데 예쁘더라고요. 그래서 두 달여를 열심히 쫓아다니며 애정공세를 펼친 끝에 1년 후 결혼했어요.”
그는 결혼 후 아이가 생기자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생각에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한다. 일년 수입이 5백만원도 채 안 되는 집안 형편을 외면할 수 없어 무리하게 지방 공연을 다니기도 했던 것. 그럴 때마다 그의 아내는 “자존심을 낮추면서까지 일할 필요는 없다”며 느긋하게 자신이 원하는 길을 갈 수 있도록 기다려주었다고 한다.
“노래에 대한 열정만큼은 어느 누구 못지않다고 자부하지만 환경이 뒷받침되지 못했기 때문에 음악을 계속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갈등이 많았어요. 아마 아내가 기다려주지 않았다면 노래를 포기했을지도 모르죠.”
3년 전에도 ‘13년 만의 컴백’을 앞세우며 주변 사람의 기대감을 키운 적이 있다는 그는 “친구들과 가족에게 ‘조금만 기다리면 새 앨범이 나올 거다’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는데 그럴 때마다 번번이 컴백이 무산돼 본의 아니게 양치기 소년이 됐다”며 “하지만 이번만큼은 다르다. 한 번 더 믿어달라”고 웃으며 말했다.
올가을 디지털 싱글 앨범을 낼 계획이라는 이범학은 연기에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한다.
“오랜만에 나오는 만큼 어떤 모습을 보여드려야 될지 걱정이 앞서요. 하지만 사람들이 ‘세월이 흘러도 이범학은 그대로구나’ 하고 말할 수 있도록 그간 키워온 내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여성동아 2008년 7월 53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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