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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끄기 성공하는 구체적인 실천방법’

15년째 TV 안 보기 운동 펼치는 서영숙 교수가 일러줬어요!

글·김민지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입력 2008.07.14 10:31:00

92년 ‘TV를 끄자’라는 책을 번역한 것이 계기가 돼 ‘TV 안 보기 운동’을 시작한 서영숙 교수. 그를 만나 무분별한 TV 시청의 문제점과 TV 안 보기에 성공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방법을 들었다.
‘TV 끄기 성공하는 구체적인 실천방법’

15년째 ‘TV 안 보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 숙명여대 아동복지학과 서영숙 교수(54)는 아직도 집 텔레비전 앞에 ‘TV 보지 말기’라고 쓰인 스티커를 붙여둬야 할 정도의 ‘TV 마니아’다. 학교 강의 등으로 바쁘게 살면서도 집으로 돌아와선 무의식적으로 TV를 켠다는 것.
그런 그가 ‘TV 안 보기 운동’에 나선 것은 한 권의 책 때문이었다. 92년 ‘TV를 끄자(The No TV week guide)’를 번역하면서 ‘TV 안 보기 운동’에 관심을 갖게 된 것. 미국 도서관 사서 마리 윈이 쓴 이 책에는 TV 안 보기 운동에 동참한 사람들에게 일어난 변화가 담겨 있는데 그 내용이 서 교수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고 한다. 당시 그 역시 TV가 초래하는 ‘가족 간의 단절’을 고민하고 있던 터라 직접 TV 안 보기를 실천해보기로 결심했다고.
“보통 어느 집안이나 아빠는 뉴스나 스포츠, 엄마는 드라마, 아이는 만화·오락물 등 각자 취향에 맞는 TV 프로그램을 보며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잖아요. 특히 혼자 TV를 보고 있는 아이에게 말을 걸면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죠. 어렸을 때부터 TV를 많이 본 아이는 난폭한 성향을 갖게 될 가능성이 크고, 이것이 자연스럽게 성적 저하, 비만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요.”
또한 그는 “과잉 TV 시청은 아이의 정서적인 측면에 문제를 일으킬 뿐만 아니라 TV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아이의 두뇌 발달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어린아이를 둔 주부의 경우 육아 부담을 덜기 위해 아이를 TV 앞에 방치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 과도한 전자파로 인해 아이의 언어 발달 지연과 주의력 결핍을 초래할 수 있다고.
그는 94년 당시 자신이 원장으로 있는 숙대 부설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TV 안 보기 실험을 시작했다. 모든 원생에게 5일간 TV를 보지 못하게 하고, 대신 신문을 활용한 NIE(Newspaper In Education) 교육·독서·체험 활동 등의 프로그램을 짜서 실천하도록 했다. 그는 “처음에는 TV를 못 봐 아쉬워하던 아이들이 점차 TV 없는 생활에 익숙해지면서 눈에 띄는 변화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TV와 멀어지면서 부모와 대화를 하기 시작했어요. 부모들 역시 아이와 무엇을 하며 어울릴지 고민하게 됐고요.”
이후 유치원·초등학교·교회 등을 대상으로 이 운동을 펼친 그는 2004년 ‘TV 안 보기 시민 모임 카페’(http://cafe.daum.net/notvweek)를 만들었는데 현재 카페 회원이 1천7백명을 넘는다고 한다. 또한 그는 매년 5월 첫 주를 ‘TV 안 보는 주간’으로 정하고, ‘가족을 위해 잠시 TV를 꺼봅시다’ ‘TV는 순간, 독서는 한평생’이란 주제로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 준비해 TV 시청 대신해야
‘TV 끄기 성공하는 구체적인 실천방법’

그는 ‘TV 안 보기 운동’이 무조건적으로 TV를 보지 말라고 강요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다만 이 운동을 통해 습관적으로 TV를 켜는 수동적인 시청자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을 선택해 보는 적극적인 시청자가 되길 바란다는 것. 또한 ‘TV를 보느라 흘려버린 무의미한 시간의 소중함’을 알려주고 싶다고 한다.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의 하루 평균 TV 시청시간은 세 시간 정도라고 해요. 평균 수명을 80세로 놓고 본다면 인생의 8분의 1에 해당하는 10년 동안 TV만 보며 사는 거죠. 물론 뉴스나 다큐멘터리, 토론 프로그램을 보면서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TV를 보는 시간 동안 다른 일을 전혀 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예요.”
서 교수는 TV 안 보기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가족이 함께 규칙을 정해 실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는 “무조건 며칠씩 TV 안 보기를 결심하는 것보다 구체적으로 횟수나 시간을 정해 TV 안 보는 약속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혹시 TV를 보지 않기로 한 날, 가족이 함께 볼만한 프로그램이 있을지 모르니 미리 편성표를 훑어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한 주말에 TV를 보지 않기로 할 경우, 하루가 무척 길게 느껴질 수 있으므로 도서관 혹은 박물관을 방문하거나 전시회를 둘러보는 등 야외활동 계획을 미리 짜놓는 것이 좋다고 한다.
“TV 안 보는 방법은 간단해요. ‘TV를 끄자’라는 선언문을 적어 TV를 비롯한 집안 곳곳에 붙이고, 약속을 지키는 경우 소원을 들어주기로 하는 등 이벤트를 마련하는 거죠.”
그는 또한 TV를 안 보는 동안 할 수 있는 일들의 리스트를 만들어보라고 권한다. TV 없는 옛날을 상상하며 그림 그리기, 할머니·할아버지와 함께 전통놀이하기, 엄마와 수제비 만들기, 아빠와 배드민턴 치기 등 간단하면서도 생활 속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무궁무진하다는 것. 아이와 함께 독서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도 좋다고 한다.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부모가 읽어주면 아이가 책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죠. 함께 책 읽는 습관을 가지면 저절로 TV 볼 시간도 사라져요.”
서 교수 역시 이 운동을 하면서 달라진 남편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몹시 지루해하던 남편이 나중에는 스스로 알아서 집안 곳곳을 수리하고 평소 좋아하던 야구를 직접 보러 야구장에도 가더라는 것. 그는 이렇게 한 번만 실천하기 시작하면 아이와 어른을 막론하고 달라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말한다.
“단 하루라도 TV를 꺼보세요. 무의미하게 TV와 함께 흘러갔던 시간들이 가족과 자신에게 소중한 시간으로 돌아오는 걸 느낄 수 있을 거예요.”
TV 안 보기 운동 성공하는 단계별 노하우

1 TV 안 보는 날짜나 기간을 정한다.
2 TV를 꺼야할 이유를 적어 TV 화면 앞에 붙여 놓는다.
3 TV 안 보기 포스터나 선언문을 만들어 현관 등 집안 곳곳에 붙여 놓는다.
4 거실에 놓여 있는 TV를 구석 자리로 옮기거나 천으로 가린다.
5 TV 안 보는 시간에 대신 할 수 있는 일을 가족이 모여 함께 계획한다.
6 TV 안 보는 날 힘들었던 일이나 생각을 일기로 적어둔다.
7 만약 주말에 TV 안 보기 운동을 결심했다면 소풍 등 야외 행사를 즐긴다.
8 약속한 기간 마지막 날까지 TV 안 보기 운동에 성공했다면 그 날 근사한 가족 파티를 연다.

TV 시청 대신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재미있는 활동

● 주말 사회봉사
● 자녀와 같이 즐기는 인라인 스케이트
● 저녁 먹고 동네 한 바퀴 돌기
● 연극·영화·뮤지컬 관람
● 아이와 함께 사진 찍으며 앨범 만들기
● 자신의 하루에 대해 이야기하기
● 서로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 가르쳐주기
자료제공·TV 안 보기 시민 모임



여성동아 2008년 7월 53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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