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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Food & Mood

여름에 더 맛있는 스파클링 와인 즐기기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 엄경자 소믈리에에게 듣는~

기획·김민경 기자 / 사진·문형일 현일수 기자 || ■ 장소협찬·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 테이블34(02-559-7631) 패쉬(02-541-4204) ■ 와인&소품협찬·신동와인(02-794-4531) 모엣헤네시코리아(02-6424-1038) 진로발렌타인스(02-3466-5806)

2008. 06. 17

날씨가 더워지면 청량감있는 음료가 당기기 마련이다. 이럴 때는 미세한 거품이 목을 간질이고, 기분 좋은 달콤함이 매력적인 스파클링 와인이 안성맞춤. 와인전문가 엄경자 소믈리에를 만나 스파클링 와인을 더 맛있게 마시는 법과 추천 와인에 대해 들었다.

여름에 더 맛있는 스파클링 와인 즐기기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호텔 내 모든 식음료 매장의 와인 구매를 담당하고 있는 소믈리에 엄경자씨는 스파클링 와인을 세 가지 맛으로 표현했다. 길쭉한 잔 바닥에서 바글거리며 올라오는 미세한 거품을 바라보는 맛, 거품이 터지는 소리를 귀로 듣는 맛, 마지막으로 시원하게 톡 쏘는 한 모금을 마시는 맛이 바로 그것이다. 떫은맛을 내는 타닌 함량이 적고 청량감이 있어 와인을 즐기지 않는 사람도 쉽게 마실 수 있는 스파클링 와인은 여름이 시작되는 지금부터 그 매력이 한껏 살아난다.
“탄산이 있는 와인을 모두 ‘샴페인’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잘못된 표현이에요. 샴페인은 프랑스 샹파뉴(Champagne) 지방에서 생산되는 스파클링 와인에만 붙는 이름이거든요. 이 지역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파클링 와인이 많이 생산되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죠.”
스파클링 와인은 산지별로 지칭하는 말이 다른데 샹파뉴 이외의 지역에서 생산되는 프랑스의 스파클링 와인은 뱅무스(Vin mousseux), 독일산은 젝트(Sekt), 스페인산은 카바(Cava), 이탈리아산은 스푸만테(Spumante)라고 부른다. 영어권에서 생산되는 와인은 그냥 통칭해서 스파클링 와인(Sparkling wine)이라고 한다.
스파클링 와인은 주로 세 가지 포도 품종으로 만들어지는데 화이트와인을 만드는 대표 품종인 샤르도네(Chardonnay)와 레드와인을 만드는 품종인 피노 누아(Pinot noir), 피노 뮈니에(Pinot meunier)가 함께 사용된다. 간혹 샤르도네만으로 스파클링 와인을 만들기도 하는데 이것이 블랑드블랑(Blanc de Blanc)이다.
“일반적으로 샴페인은 빈티지(포도 수확연도)를 표시하지 않아요. 예외적으로 고급 제품에만 빈티지를 붙이지요. 샴페인 외의 스파클링 와인에 표시하는 빈티지는 품질의 척도라기보다는 일반적인 정보라고 생각하면 되고요.”
스파클링 와인은 축하와 축복의 술로 통한다. 엄씨는 “아이가 태어난 해, 결혼한 해 등 기념할만한 해의 빈티지 샴페인을 사두고 10년, 20년이 지나서 마시면 색다른 축복의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파클링 와인을 제대로 즐기려면 전용 잔을 갖춰야 한다고 엄씨는 강조한다. 미세한 거품의 맛과 거품이 터지는 바삭거리는 질감을 느끼면서 고소하고 신선한 향을 즐기려면 반드시 길고 좁은 잔에 따라 마셔야 한다는 것.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와인의 온도다. 냉장고에서 바로 꺼낸 차가운 물 정도의 온도가 적당한데, 얼음을 가득 채운 아이스버킷에 병째로 30분 정도 넣어두면 된다고 한다. 마시는 동안에도 아이스버킷에 담가둬야 맛있다. 마실 때는 잔의 4분의 3 정도를 채우는 게 좋고, 남은 와인은 스토퍼로 막은 뒤 보관해야 다음에 먹을 때 탄산과 청량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스토퍼는 와인의 탄산과 향이 날아가지 않도록 막아주는 마개로 와인숍이나 백화점에 가면 1만~3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여름에 더 맛있는 스파클링 와인 즐기기

탄산과 향을 제대로 즐기려면 길고 좁은 전용 잔에 마셔야 한다. 마시는 동안에도 아이스버킷에 담가둬야 시원한 맛을 유지할 수 있다. 브런치 메뉴로 스파클링 와인을 곁들이면 좋다고 말하는 엄경자 소믈리에. (왼쪽부터 차례로)


“스파클링 와인의 매력은 거품이에요. 이걸 만들어내는 이산화탄소가 병속에 꽉 차있기 때문에 코르크 마개를 열 때 조심해야 하죠. 그 압력이 ‘영국의 2층 버스를 들었다 놓을 수 있는 정도’라는 말이 있을 정도죠(웃음). 우선 병 입구의 종이를 벗겨내고 철사를 돌려 벗겨낸 다음 병을 45도로 비스듬히 기울여요. 병목을 감싸 쥐고 엄지손가락으로 뚜껑을 꽉 누른 채 살살 돌려가며 코르크를 빼면 조용히 쉽게 열 수 있어요.”
이때 주의할 점은 뚜껑을 열기 전에 절대 병을 흔들면 안된다는 것. 흔들면 엄청난 압력으로 코르크가 솟구치면서 절반이 넘는 와인이 거품으로 버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스파클링 와인과 잘 어울리는 안주는 딸기. 엄씨는 과일 외에도 감자튀김과 함께 마시는 걸 좋아한다고 한다.
“신선하고 상큼한 와인과 짭짤하고 바삭하며 기름진 감자튀김의 궁합이 의외로 훌륭해요. 집에서 만들기 어렵지 않아서 더욱 좋고요. 감자튀김과 과일 약간, 스파클링 와인 한잔이면 나른한 여름의 주말 브런치 메뉴로 손색이 없죠.”
엄씨는 스파클링 와인이 남았을 경우 만들기 좋은 칵테일 메뉴를 소개했다. 스파클링 와인 잔에 크림드카시스를 7분의 1 정도 채우고 와인을 부으면 키르로열, 오렌지주스를 5분의 1 정도 섞으면 미모사, 복숭아넥타를 5분의 1 정도 섞으면 이탈리아의 인기 칵테일 벨리니를 만들 수 있다.

엄경자 소믈리에 추천! 여름 파티에 잘 어울리는 스파클링 와인
여름에 더 맛있는 스파클링 와인 즐기기

1 볼린저 스페셜 퀴베(Bollinger Special Cuve、e) 프랑스 샹파뉴 지방에서 생산되는 샴페인. 오크통에서 숙성시켜 탄산과 산도가 강하고, 맛과 향이 깊으며, 샴페인 특유의 고소한 비스킷 냄새가 난다. 모임의 식전주나 디저트와 함께 즐기는 식후주로 알맞다. 가격은 10만원선.
2 프레스코발디 브뤼 마르케시(Frescobaldi Brut Marchesi) 스탠딩 파티나 캐주얼한 모임에서 칵테일 베이스로 사용하면 좋다. 여러 가지 과일주스와 잘 어울리는 것이 특징. 차갑게 준비해 브런치와 함께 즐겨도 좋다. 가격은 3만원선.
3 페리에 주에 벨 에포크(Perrier Jouet, Belle Epooue) 프랑스 샹파뉴 지방의 유명한 와인 생산자 페리에 주에의 스페셜 브랜드 샴페인이다. 만개한 꽃이 그려진 병 모양처럼 샴페인의 맛과 향이 풍성하다. 연인이나 부부가 로맨틱한 저녁 식사에 곁들이기 좋으며 결혼기념일 선물로도 알맞다. 가격은 20만원선.
4 크루그(KRUG) 격식을 차린 정찬과 잘 어울리는 굵직한 느낌의 와인. 단맛은 적고 풍부한 오크의 잔향이 오랫동안 남는다. 채소, 파스타, 육류로 만든 대부분의 요리와 잘 어울리기 때문에 코스요리를 먹는 내내 함께 즐길 수 있다. 가격은 20만원선.

엄경자 소믈리에는 프랑스 보르도의 카파(CAFA) 소믈리에 양성 학교에서 1년 과정을 이수한 후 보르도 대학에서 와인 양조학과 감별 과정을 공부했다. 부르고뉴에 위치한 별 3개짜리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조르주 블랑(George Blanc)’의 소믈리에로 일했으며, 프랑스 공인 소믈리에 자격도 획득했다.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 입사한 후 현재 ‘테이블 34’와 ‘마르코 폴로’ 등 호텔 내 모든 식음료 매장의 와인 구매와 품목 선정을 총괄하는 호텔 소믈리에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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