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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명사가 말하는 ‘내 생애 최고의 요리’- 다섯 번째

힘이 솟는 고등어찌개 & 돼지고기두루치기

산악인 엄홍길의 추억 요리

기획·한여진 기자 / 사진·지호영(요리) 현일수(인물) 기자|| ■ 요리·박연경(컬러쿡 www.colorcook.co.kr) ■ 요리어시스트·김은진

입력 2008.05.19 15:42:00

힘이 솟는 고등어찌개 & 돼지고기두루치기

산악인 엄홍길씨(48)를 만나 등정 과정에서 맛본 추억의 요리에 대해 들었다. 지난 10년 동안 매년 봄을 히말라야에서 지냈다는 그는 오랜만에 서울에서 봄을 만끽하고 있었다. 엄씨는 88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한 뒤 해발 8000m가 넘는 히말라야 고봉 16좌를 모두 올랐다. 98년에는 산에서 추락하는 셰르파(네팔 동부 히말라야 산 속에 살고있는 티베트계의 한 종족)를 구하려다가 오른쪽 발목이 1백80도 돌아가는 사고를 당해 ‘산행 불가’ 판정을 받기도 했고, 동상으로 발가락을 절단하는 등 고난이 많았지만 불굴의 의지로 버텼다. 2005년에는 등반 중 사망한 박무택 대원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휴먼원정대를 이끌고 에베레스트에 등반하는 모습이 방송으로 방영돼 감동을 주기도 했다.
산과 함께 살아온 ‘강한 사나이’ 엄씨는 직접 요리를 만들 만큼 부드러운 모습도 지니고 있다. 산을 한번 오르기 위해서는 네팔이나 티베트 등 히말라야 현지에서 3개월 정도 준비하면서 보내게 되는데, 영양만점 별미 요리를 만들어 먹으며 건강을 챙긴다고. 그가 대원들을 위해 즐겨 만드는 요리는 생선찌개와 돼지고기두루치기. 현지에서 구입한 감자와 무 등을 큼지막하게 썰어 넣고 고춧가루를 듬뿍 뿌려 보글보글 끓여 만든 생선찌개는 그 맛이 일품이다. 베이스캠프에서 담은 김치에 돼지고기를 두껍게 썰어 넣고 볶아 만든 돼지고기두루치기도 먹어본 사람 모두가 칭찬할 정도로 맛깔스럽다고 한다.

엄홍길 이야기, 대원들과 함께 먹어 더욱 맛있는 별미 요리
힘이 솟는 고등어찌개 & 돼지고기두루치기

양파, 마늘, 감자, 돼지고기, 닭 등 식재료는 현지에서 구입해 베이스캠프로 갖고 올라간다.(좌) 히말라야에서 만들어 먹던 요리에 대해 이야기하며 즐거워 하는 엄홍길씨.(우)


“등정을 하다보면 대원들이 기운 없어하거나 베이스캠프 분위기가 가라앉을 때가 있어요. 이럴 때는 별미 요리를 만들어 먹으며 분위기를 전환해요. 히말라야가 위치한 네팔이나 티베트, 파키스탄은 내륙지방이라 채소나 육류는 풍부하지만, 생선이나 해물은 구하기 힘들어요. 그래서 고등어와 굴비 등의 생선을 한국에서 소금에 절여 챙겨 가지요. 특별한 날에만 생선 요리를 만들어 먹는데, 제가 생선찌개를 만드는 날이면 대원들이 유독 밥을 많이 먹으며 열광한답니다(웃음).
생선찌개와 함께 돼지고기두루치기와 닭볶음도 즐겨 만들어요. 현지에서 직접 담은 김치에 큼직하게 썰어 레드 와인에 재운 돼지고기와 감자, 양파 등을 넣고 볶으면 칼칼한 맛이 일품인 돼지고기두루치기를 뚝딱 만들 수 있어요. 닭은 종교에 관계없이 어느 지역에서나 손쉽게 구할 수 있고 단백질이 풍부해 수시로 챙겨 먹어요. 현지 농가에서 대량 구입한 뒤 베이스캠프로 갖고 올라가서 눈 속에 파묻어두고 볶음이나 백숙 등을 만들어 먹는답니다. 먹고 남은 닭볶음국물에 수제비를 떠 넣어 끓이면 그 맛도 환상적이고요. 사실 ‘시장이 반찬’이란 말이 있듯이, 산간지방에서는 간식거리가 없는데다가 끼니마다 반찬이 비슷하기 때문에 이런 별미 요리가 더욱 맛있는 것 같아요. 집에서는 한번도 요리를 해본 적이 없는데, 올 봄이 다가기 전에 히말라야에 간 기분을 내면서 가족을 위해 만들어봐야겠어요~.”

추억 요리 하나 - 고등어찌개
힘이 솟는 고등어찌개 & 돼지고기두루치기

한국에서 챙겨간 고등어로 만든 찌개는 대원들이 가장 좋아하는 메뉴.


준·비·재·료 간고등어 1마리, 무½개, 대파 1대, 청양고추 1개, 홍고추 ½개, 물 1컵. 양념장(고춧가루·맛술 2큰술씩, 다진 마늘 1큰술, 설탕 ½큰술, 간장 1작은술, 고추장·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
1 고등어는 깨끗이 씻어 머리를 잘라내고 3토막으로 자른다.
2 무는 큼직하게 자르고, 대파와 고추는 어슷하게 썬다.
3 분량의 재료를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4 냄비에 무를 깔고 고등어와 물을 넣는다. 양념장의 ⅓ 정도를 넣고 센 불에서 끓이다가 나머지 양념을 넣고 불을 줄인다.
5고등어가 익으면 대파와 고추를 넣고 바닥에 고인 양념국물을 위에 끼얹어가며 조린다.

추억 요리 둘 - 돼지고기두루치기
힘이 솟는 고등어찌개 & 돼지고기두루치기

와인에 재운 돼지고기에 현지에서 만든 김치를 넣어 만든 돼지고기두루치기.


준·비·재·료 김치 ¼포기, 돼지고기 300g, 레드와인 ⅓컵, 월계수잎 2장, 대파 1대, 홍고추 1개, 가래떡 2줄, 들기름 1큰술, 양념장(고춧가루·간장·다진 마늘·맛술 2큰술씩, 설탕·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
1 김치는 소를 털어내고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2 돼지고기는 두툼하게 썰어 레드와인과 월계수잎에 재운다.
3 대파와 홍고추는 어슷하게 썰고, 가래떡은 찬물에 헹궈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4 들기름을 두른 팬에 돼지고기와 양념장을 볶다가 김치를 넣는다.
5 돼지고기가 익으면 가래떡, 대파, 홍고추를 넣고 함께 볶는다.

여성동아 2008년 5월 53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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