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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김수정 기자의 브라운관 속 탐험!

드라마 ‘뉴 하트’ 촬영현장

기적의 순간~

글·김수정 기자 / 사진·홍중식 기자

입력 2008.03.21 11:48:00

병원은 울음과 웃음이 뒤섞인 공간이다. 그중에서도 기적, 그 찰나의 순간을 만들어내는 수술실에는 긴장과 환호가 교차한다. 오늘도 생사의 기로를 넘나드는 환자들과 사투를 벌이는 의사들이 있는 곳, ‘뉴 하트’ 촬영현장에 다녀왔다.
드라마 ‘뉴 하트’ 촬영현장

긴장감이 감도는 수술실. 의료기기를 만지는 스태프의 손이 분주하다.(좌) “ZZZ….” 휴식시간에 흉부외과 전공의 당직실을 차지한 스태프들.(우)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광희대학병원. 최첨단 의료시설과 명의로 소문난 이곳은 환자들로 넘쳐난다. 수십 개의 입원 병동과 중환자실을 거쳐 겨우 찾은 곳은 수술실. 하지만 한 발 늦었다. 이미 ‘수술 중’ 불이 들어왔고, 해밀턴 영국 전 총리는 생사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었다.
수술 장면을 촬영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보통 5시간 남짓. 하지만 오늘은 좀 더 걸릴 것 같다. 흉부외과 수장 최강국(조재현)이 휴가 중이기 때문. 이실직고하자면 휴가를 빙자한 무기한 외출이다. 하는 수 없이 흉부외과 전문의 민영규(정호근)가 해밀턴의 가슴을 열어젖힌다. 간헐적으로 불규칙하게 뛰는 해밀턴의 심장. 흉부외과 교수 김태준(장현성), 설래현(김준호), 마취과 교수 조민아(신동미), 수간호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민영규의 손이 파르르 떨린다.
“컷! 분장팀, 민 교수 얼굴에 땀 더 많이 흐르게 해봐. 민 교수, 빨리 두리번거려야 해요.” 모니터를 지켜보는 박홍균 PD의 눈이 매섭다. 밤낮으로 계속된 촬영에도 긴장을 늦출 순 없다. 메스를 잡는 손의 모양, 의료기기를 다루는 태도 하나에도 심혈을 기울인다. 박 PD만큼이나 날카로운 눈을 가진 또 한 사람. 실제 흉부외과 전문의인 김시훈씨는 드라마 ‘뉴 하트’의 숨은 공신이다. 수술 장면에서 생길지 모르는 실수를 막기 위해 그는 현장을 꼼꼼하게 점검한다.
“1년 전쯤 우연히 ‘흉부외과의 현실을 다루고 싶다’는 박 PD를 만나 드라마에 합류했어요. 예전에 일하던 병원에서는 아무리 바빠도 집에 들어갔는데, 광희대학병원에 온 뒤로는 집에 못 들어가요. 이곳 사람들 독해요, 정말(웃음).”

사람은 기적을 만들고 기적은 사람을 만든다
드라마 ‘뉴 하트’ 촬영현장

“연습도 실전처럼~” 진지한 자세로 리허설에 임하는 조재현.(좌) “진짜 의사 같나요?” 잠시 짬을 내 포즈를 취하는 장현성.(우)


“브이택입니다!” ‘뉴 하트’에서 심심치 않게 나오는 브이택(V-tac). 심실이 너무 빨리 박동해 혈액을 효율적으로 보내지 못하는 위급상황이다. 민영규의 등에 땀이 흥건하다. 그때 들리는 전화벨 소리. “병원장님이 집도의를 바꾸시랍니다.” 수술실이 순간 술렁인다. 메스를 놓지 않으려는 민영규와 메스를 잡으려는 김태준. 두 사람의 팽팽한 신경전이 펼쳐진다. 그때 마침 도착한 우리의 구세주! 소독한 두 손을 든 채 최강국이 수술실로 들어온다. 카리스마 눈빛 작렬~.
“엊그제부터 다들 수고가 많네. 지금까지 고생한 민 교수님에게 박수쳐주자.” 격려의 한마디. 기적의 순간은 그렇게 찾아왔고 해밀턴의 심장도 점차 안정을 되찾았다. 손발이 척척 맞아 큰 NG 없이 무난히 끝난 수술. 수술을 마치고 나온 최강국의 얼굴에 웃음이 돈다. 땀이 송골송골 맺힌 그에게 “힘들지 않냐”고 물었다.
“하나도 안 힘들어요. 매일 하는 건데, 뭐…(웃음). 채혈부터 수술기구 놓는 순서, 메스 잡는 방법까지 배우느라 고생했는데 이젠 반 전문가가 다 돼서 떨리지도 않아요.”
한차례 대수술이 끝난 광희대학병원에는 평온한 기운이 감돌았다. 30분간의 꿀맛 같은 휴식시간. “요즘 찍은 장면 중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병원 침대를 차지한 건 ‘만성피로’를 호소하는 스태프들이다. 이들 중 몇몇은 흉부외과 전공의 당직실에 가 휴식을 취했다. 3시간 뒤에는 또다시 긴박한 상황이 닥칠 예정이라면서…. 하지만 특수분장팀은 그 ‘상황’ 때문에 그나마도 쉴 수가 없다고. “아… 오늘은 몇 명이나 더 수술할까요?” 돼지심장에 실리콘을 덧붙여 만든 인공심장, 분수처럼 흘러넘치는 피, 상처가 곪은 다리 등은 모두 이들의 한숨에서 나온다.
따뜻한 사람들이 기적을 만드는 곳, 광희대학병원. 이곳이 있는 한 환우들의 시름은 한결 잦아들 것이다.

여성동아 2008년 3월 53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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