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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오랜만의 나들이

오정해 궁금한 결혼생활 첫 공개

초등학교 5학년생 아들과 카메라 앞에 선~

글·김유림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 ■ 장소협찬·홍대 미세스마이

입력 2008.02.22 11:19:00

소리꾼 겸 연기자인 오정해가 MBC 드라마넷 시트콤 ‘전처가 옆방에 산다’로 드라마에 도전장을 냈다. 화려한 옷을 입고 ‘까칠한’ 멘트를 연발하며 색다른 희열을 느낀다는 그에게서 그동안 공개하지 않은 ‘진짜 모습’ & 결혼생활을 들었다.
오정해 궁금한 결혼생활 첫 공개

영화가 개봉된 지 어느덧 15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배우 오정해(38) 하면 여전히 ‘서편제’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한 맺힌 소리꾼 ‘송화’ 이미지가 사람들의 뇌리에 깊숙이 박혀 있기 때문인데, 그런 그가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했다. 지난 1월 초 방영을 시작한 MBC 드라마넷 시트콤 ‘전처가 옆방에 산다’에서 이혼을 하고도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 전남편(전노민)과 계약동거를 하는 ‘왕년의 스타’ 나미녀 역을 맡은 것. 남편과 악다구니를 쓰며 싸우는 장면은 스스로 보기에도 낯설고 민망했지만, 그는 변신을 시도했다는 이유만으로도 날마다 촬영장 가는 길이 즐겁다고 한다.
“제 본모습을 아는 사람들에게 ‘나도 시트콤 하면 잘할 텐데’ 하고 몇 번 얘기한 적은 있지만 이렇게 소원이 이뤄질지 몰랐어요(웃음). 지난해 여름 SBS 토크쇼 ‘야심만만’에 출연해 처음으로 우스갯소리를 하면서 사적인 얘기를 털어놓은 것이 시트콤 출연으로 이어졌죠. 드라마 PD와 작가께서 제가 출연한 방송을 보고는 지금까지 알고 있던 제 이미지와 너무 달라서 캐스팅을 했다고 해요(웃음).”
오정해는 열두 살배기 아들 영현이와 함께 인터뷰 장소에 나왔다. 연기자로서뿐 아니라 그동안 많이 알리지 않았던 엄마, 아내로서의 모습도 보여주고 싶다는 게 동행의 이유. 그에게 꼬박꼬박 존댓말을 하며 천진난만한 웃음을 짓는 영현이는 보통 때도 자식보다 애인에 가까운 아들이라고 한다. 그의 아들 자랑은 자리에 앉자마자 시작됐다.
“어떨 땐 저보다 더 어른스러워요. 오히려 제가 영현이한테 ‘팔베개해줘’ 하면서 애교를 부리죠. 그러면 영현이는 ‘엄마는 귀여워요’ 하고는 흔쾌히 팔을 내줘요(웃음). 다른 엄마들처럼 공부며 음식이며 살뜰하게 챙겨주지는 못하지만 친구처럼 다정한 엄마가 되려고 노력해요.”

오정해 궁금한 결혼생활 첫 공개

올해 초등학교 5학년이 된 영현이는 엄마에게 팔베개를 해주고 자기일은 스스로 알아서 하는 독립심 강한 아이라고 한다.


일하는 아내 위해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도맡아 키우다시피한 남편
그는 TV에 얼굴을 자주 보이지 않았을 뿐 그동안 한 번도 일을 쉬어본 적이 없다고 한다. 영화를 비롯한 뮤지컬, 연극무대에 꾸준히 서고 있으며 한 달의 절반 이상은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소리꾼으로도 활동 한다는 것. 전문 국악인처럼 완창 발표를 한 적은 없어도 가요와 국악, 클래식 등이 접목된 다양한 음악회에 참석하고 있다고. 지난해 영화 ‘천년학’에 출연하기 전까지는 6년 동안 KBS 1FM에서 라디오 진행도 맡았다. 또한 우석대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소리와 우리 문화를 가르쳤고, 원광대학교에서 동양예술학 박사과정을 밟은 뒤 3년째 박사학위 논문을 쓰고 있다. 이처럼 그가 집보다 밖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은 ‘하숙생’으로 사는 동안 아들 영현이는 고맙게도 독립심 강하고 의젓한 아이로 자라줬다고 한다. 그는 “하고 싶은 일 마음껏 할 수 있도록 도와준 아들과 남편에게 고맙다”고 말한다.
“일일이 쫓아다니면서 보살펴주지 못하니까 독립심 강한 아이로 키워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아이가 저학년일 때도 숙제는 물론 준비물도 챙겨주지 않았죠. 선생님한테 혼나면 다음부터는 혼나지 않기 위해서라도 알아서 잘 챙길 거라는 믿음이 있었는데 다행히 아이가 제 의도대로 잘하더라고요. 가끔은 제가 아이엄마라는 사실을 잊어버릴 정도로 학교생활을 잘 해나가는 아이가 대견스러워요.”
그가 밖에서 활동하는 동안 육아와 집안일에서 해방될 수 있었던 데는 남편 김윤형씨(38)의 도움이 크다. 영현이가 갓난아이였을 때부터 아이를 도맡아 키우다시피한 남편은 아이가 좋아하는 게 뭔지, 싫어하는 게 뭔지 엄마인 그보다 더욱 잘 안다고. 최근 들어 아이가 피아노 연주에 재능을 보이자 남편은 매일 아이가 피아노 연습을 했는지 안 했는지를 확인하면서 벌써부터 아이가 음악 방면에서 두각을 나타내길 기대한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아이가 원해서 하면 몰라도 부모 욕심으로 아이에게 꿈을 강요하고 싶지 않다는 것. 또한 소리를 하는 사람으로서 음악가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아직까지는 반대도 찬성도 아니라고 한다.
“저는 요즘도 매일같이 흥얼거리며 소리 연습을 해요. 단 하루라도 연습을 안 하면 금방 티가 나거든요. 모든 예술가들이 그렇듯 연습에 대한 스트레스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커요. 물론 그로 인해 많은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고 박수도 받지만 평생 감수하며 살아야 할 부분이 있거든요. 저는 당분간 지켜본 뒤 아이에게 뛰어난 재능이 있고 본인도 계속 피아노 치길 원한다면 그때 적극적으로 밀어줄 생각이에요.”
또한 남편 김씨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뭐든지 아이에게 가르쳐주고 싶어하는 ‘열성 아빠’라고 한다. 덕분에 영현이는 어려서부터 아빠에게 태권도·수영·수상스키·인라인스케이트 등 다양한 운동을 배웠다고.
“남편은 뭐든지 아이에게 자신이 처음이고 싶대요. 아이가 잘 모르는 걸 아빠한테 물어보면 그렇게 좋아할 수 없어요. 갓난아이 때부터 아이 목욕시키는 일도 남편이 도맡아 했는데, 그렇다 보니 저 빼고 부자끼리만 아는 비밀이 많은 것 같아요(웃음).”

“네 번째 만남에서 프러포즈 받고 인연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정해 궁금한 결혼생활 첫 공개

남편의 자상함은 집안 내력이라고 한다. 30년 넘게 전자회사를 운영해온 시아버지는 남편보다 더 가정적이고 애처가라고. 손자들과 함께 농구장 가는 걸 좋아하고 가족들에게 ‘사랑한다’는 말도 자주 하는 신세대라고 한다. 시어머니 역시 그가 처음 시집온 날 “이제부터 네 남편은 네 거다”라고 말하며 그를 친딸처럼 생각하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제가 7남매 중 막내인데, 친정 부모님이 워낙 엄하셔서 결혼하기 전까지 오빠들 앞에서는 반바지도 못 입었어요. ‘호사다마’라며 늘 좋은 일이 있어도 티 내지 말라고 말씀하셨죠. 어려서부터 그런 교육을 받고 자라서인지 처음 시집와서는 적응이 안 되더라고요. 소소한 일로도 온 가족이 웃고 뭐든 ‘좋다’ ‘예쁘다’ ‘맛있다’ 하면서 즐겁게 사는 모습이 낯설게 느껴진 거죠. 하지만 지금은 가족끼리 화목한 게 얼마나 좋은지 알겠고, 특히 소녀 같은 감성을 지닌 시어머니 덕분에 ‘웃고 사는 법’을 배웠어요(웃음).”
그는 스물여섯, 연기자로서는 다소 이른 나이에 결혼을 했다. 지난 97년 뮤지컬 ‘쇼 코미디’에 출연하던 중 함께 연기하던 동료 배우 최정원의 주선으로 지인들 모임에 나갔다가 동갑내기 남편 김윤형씨를 만난 것. 그를 보자마자 첫눈에 반한 김씨는 다음 날 바로 연습장으로 찾아와 적극적인 애정공세를 펼쳤고, 남편과 달리 마음이 별로 내키지 않던 그는 연습장 뒷문으로 몰래 도망쳤다고 한다. 하지만 남편은 포기하지 않고 그다음 날 공연장으로 다시 찾아왔고 그가 무대에서 내려올 때까지 기다렸다고.
“더 이상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해 차를 마시며 몇 마디 얘기를 나눴는데 대화를 할수록 점점 괜찮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미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지 얼마 안 돼 국내 물정도 잘 모르는 것 같고, 귀엽더라고요(웃음). 하지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는데 남편은 저를 본 순간 ‘저 여자와 결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대요. 결국 다음 날 네 번째 만났을 때 프러포즈를 받았고, 남편이 당장 대답하라고 해서 저도 그 자리에서 ‘좋다’고 했어요(웃음). 만난 지 4일째여서 남편 이름도 못 외울 때였는데 이상하게도 인연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뒤 한 달 만에 약혼, 5개월 만에 결혼한 두 사람은 부부가 되고 나서야 연애다운 연애를 시작했다. 하지만 신혼의 달콤함도 잠시, 결혼식을 올리고 얼마 안 있어 남편이 군 입대해 두 사람은 한동안 생이별을 해야 했다. 당시 영현이를 임신 중이던 오정해는 입영열차 앞에서 남편에게 손을 흔들며 서럽게 울었다고 한다.
“남편은 제가 임신했을 때 옆에 있어주지 못한 걸 지금도 많이 미안해해요. 남편은 유머 감각이 풍부해 함께 있으면 언제나 즐겁고, 뭐든 저한테 맞추려 하기 때문에 다툴 일도 별로 없어요. 사실 제가 밖에서는 ‘애교쟁이’로 통하는데 집에서는 남편이 워낙 살갑게 굴어서 실력 발휘를 잘 못해요(웃음).”

“‘딸 타령’하는 남편에게 미안하지만 엄마보다 여자로서의 삶 더 누리고 싶어요”
요즘 남편의 소원은 그가 딸 하나를 낳아주는 것이라고 한다. 끈질기게 ‘딸타령’을 하는 남편을 생각해 ‘둘째를 가져볼까’ 하는 생각도 잠깐 했지만 둘째 임신은 결국 그의 인생계획에서 제외됐다. 나이가 나이인 만큼 이제와 다시 임신과 출산을 반복할 용기가 나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이유이고, 한편으로는 ‘여자 오정해’의 인생을 더욱 누리고 싶은 마음이 큰 것.
“딸이 있으면 좋겠지만 자식은 영현이 하나로 만족하려고요. 어려서부터 저희 7남매를 키우느라 고생하시는 부모님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거든요. 물론 자식을 많이 낳고도 사회생활 잘하는 엄마들이 많지만 저는 그럴 능력을 가지지 못한 것 같아요. 대신 소리꾼이자 연기자로서 앞으로 더욱 충실한 삶을 살고 싶어요.”
그는 결혼하기 전부터 지금까지 몸무게가 43kg으로 변동이 거의 없다고 한다. 지난해 ‘천년학’을 찍기 전 갑자기 5kg이 불은 적이 있는데 임권택 감독으로부터 “살부터 빼라”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아 다시 운동을 시작해 원래의 몸매로 돌아왔다고. 그는 “감독님의 지적에 연기자로서 안일한 모습을 보인 것 같아 부끄러웠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올해 소리꾼 오정해로서 두 가지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처음으로 음반을 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의 소리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음악회를 기획하는 것. 그가 아직까지 음반을 낸 적이 없다니 믿기지 않지만 소리에 대한 끊임없는 욕심이 매번 음반을 내겠다는 그의 다짐을 허물어뜨렸다고 한다. 그는 “들으면 들을수록 귀가 예민해져서 나 스스로 인정할 수 있는 소리를 낼 때까지 기다려왔다”고 말했다. 한편 음악회를 개최하겠다는 포부는 어찌 보면 의무감과 사명감에서 시작된 것이다.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인정한 우리의 소리를 누군가가 앞장서서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계속 해왔다는 것. 그는 “최고의 소리꾼들과 함께 관객들이 국악을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환상적인 무대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여성동아 2008년 2월 53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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