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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눈에 띄네요~

프로골퍼 출신 가수로 주목 받는 이프로

글·김수정 기자 / 사진·홍중식 기자 || ■ 장소협찬·프렌드

2008. 02. 21

지난해 가을 발표한 트로트 ‘오빠 말은 뻥이야’로 활동 중인 가수 이프로. 그가 프로골퍼 출신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다. 14년 전 연기자로 데뷔해 골퍼를 거쳐 가수의 꿈을 이룬 그를 만났다.

프로골퍼 출신 가수로 주목 받는 이프로

신인 트로트 가수 이프로(32·본명 이훈성)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지난해 7월 한국프로골프협회 세미프로골퍼 자격증을 취득, 프로골프대회 출전 자격을 가지고 있는 것. 연예인으로는 탤런트 류용진과 개그맨 최홍림에 이어 세 번째라고 한다.
“골퍼로 활동할 때 성(氏)인 ‘이’에 ‘프로’를 붙여 ‘이프로’라고 불렸는데, 그 이름이 친숙하고 좋아 예명으로 쓰게 됐어요. 신인으로서 2% 정도 부족하지만 노력으로 채우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기도 하고요.”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는 사실 94년 드라마 ‘모래시계’로 데뷔한 연기자 출신 가수다. 연예인이 되고 싶어 고등학교 졸업 후 고향인 제주도를 떠나 무작정 상경한 그는 지난해 ‘연개소문’까지 10여년 이상 단역연기자로 활동했지만 빛을 보지 못했다. 특히 군 제대 후에는 그나마 출연 기회를 얻기 힘들어 주로 나이트클럽에서 바텐더·MC·DJ 등으로 활동했다고 한다.
“생계를 위해 안 해본 일이 없어요. 연기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일정하지 않다 보니 낮에는 공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클럽에서 돈을 벌었죠. 잠시라도 틈이 나면 구인 광고를 보며 내 일거리를 찾아다녔어요. 하지만 갈수록 생활이 힘들어졌고 ‘이 길이 내 길이 아닌가보다’ 싶은 생각에 울기도 많이 울었어요.”

나이트클럽에서 일하면서 가수의 꿈 키워
그렇게 힘든 시간을 보내던 2002년 그는 우연히 골프를 접하게 됐다고 한다.
“간혹 ‘돈이 없다면서 어떻게 골프를 쳤냐’고 묻는데, 단 한 번도 골프 레슨을 받아본 적이 없어요. 지인들이 골프 연습을 하러 가면 쫓아가 골프 자세와 스윙을 어깨너머로 배웠고 그분들이 휴식을 취할 때마다 쳐봤을 뿐이죠. 골프를 치면서 조급했던 마음은 사라지고 승부근성이 생겼죠.”
나이트클럽에서 일하며 자연스레 음악을 많이 들은 그는 연기자에서 트로트 가수로 꿈을 바꿨고, 2006년에는 KBS 전국노래자랑에 나가 최우수상을 탔다고 한다.
“하지만 가수 데뷔를 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뒤따랐어요. 그래도 ‘언젠가는 무대에 오르겠다’는 희망을 잃지 않았어요. 프로골퍼 자격도 저 자신의 한계와 근성을 시험해보고 싶어 도전한 거였어요. 몇 년을 도전해도 합격하기 힘들기 때문에 모두 불가능하다고 말했지만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때 유일하게 희망을 준 사람이 ‘모래시계’에 출연하며 막역한 사이가 된 친구, 탤런트 김정현이에요. ‘너라면 꼭 붙을 수 있을 거야’라며 용기를 줬거든요.”
세미프로골퍼 자격을 취득한 후 많은 연예인들의 개인코치로 활동한 그는 일정 수입을 얻으면서 본격적으로 앨범 준비를 시작했고, 지난해 가을 ‘오빠 말은 뻥이야’를 타이틀 곡으로 한 앨범을 발표했다.
이프로의 꿈은 박현빈, 장윤정처럼 신세대 트로트 가수로 사랑받는 것. 기회가 주어진다면 골프 연습을 계속해 미국프로골프대회(PGA)에도 출전할 생각이다.
“가수로 데뷔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내공을 쌓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해요. 노래보다 독특한 이력으로 먼저 주목받았지만 진솔하게 삶을 노래하는 가수로 사랑받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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