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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진성훈 기자의 아이와 함께하는 놀이 8

겨울철 집에서 놀기에 딱! 뒹구르르~ 이불놀이

기획·한정은 기자 / 글·진성훈‘한국일보 기자’ / 사진·지호영 기자 || ■ 도움말·현득규(한국유아놀이체육협회장)

입력 2008.02.18 11:42:00

겨울은 나에게 참 고마운 계절이다. 날씨가 추워지니, 아이들과의 바깥 나들이가 뜸해져 휴일에 집에서 뒹굴거릴 수 있기 때문. 태욱이가 놀이공원을 가자고 해도 “아빠도 가고 싶은데, 너무 추워서 안돼!”라며 아쉬운 표정과 함께 핑계를 대면 끝이다
그렇다고 주말이면 집에 누워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것만 멍하니 보고 있자니, 살짝 양심이 찔려온다. 아내의 눈치도 좀 보이는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엔 따뜻한 방바닥에서 보송보송한 이불을 뒤집어쓰고 할 수 있는 간단한 놀이들을 해보기로 했다.

두더지 축구 “베개를 향해 전진~!”
겨울철 집에서 놀기에 딱! 뒹구르르~ 이불놀이

‘두더지 축구’놀이는 아이와 아빠가 각각 이불을 뒤집어쓰고 엎드려서 무릎과 팔꿈치로 바닥을 기어다니며 베개로 축구를 하는 것. 얼굴만 이불 밖으로 내놓고 기어다니는 모습이 마치 땅 밖으로 살짝 고개만 내민 두더지처럼 보이는 놀이로, 팔꿈치로 베개를 툭툭 치면서 앞으로 나가면 된다. 태욱이 눈에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얼굴만 빠끔히 내민 내 모습이 재미있나 보다. 태욱이가 “아빠, 웃겨” 하며 깔깔댄다. ‘너도 만만치 않다, 아들.’
베개를 멀찌감치 앞에 두고 ‘시작’ 소리와 함께 기어가기 시작했다. 태욱이와 적당히 보조를 맞춰 앞서거니 뒤서거니 베개를 향해 나아갔다. 베개를 먼저 잡는 쪽이 이기는 식으로 놀아도 좋고, 아이가 익숙해지면 베개를 몰고 목표지점까지 가는 식으로 놀아도 된다. 베개 대신 작은 쿠션이나 잘 굴러가는 작은 공을 갖고 놀아도 재미있을 듯하다. 이불을 뒤집어쓸 때는 팔꿈치 밑에 이불이 깔리도록 해야 기어다녀도 팔꿈치가 아프지 않다. 몇 번 놀았더니 나도 태욱이도 땀이 뻘뻘 나는 것이 운동량이 꽤 되는 것 같다.

준·비·재·료 이불 2장, 베개 1개
놀·이·방·법
1 아빠와 아이가 각각 이불을 덮어쓴다.
2 무릎과 팔꿈치를 이용해 베개를 향해 전진하며 축구를 한다.

두더지 잡기 “아빠를 찾아라!”
겨울철 집에서 놀기에 딱! 뒹구르르~ 이불놀이

‘두더지 잡기’ 놀이는 요즘은 길거리에서 찾아보기 힘들지만 예전에 오락실에서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자주 하던 두더지 잡기 게임을 떠올리면 된다. 아빠가 이불을 뒤집어쓰고 있다가 한쪽 끝에서 고개를 내밀면 아이가 베개를 들고 있다가 아빠의 머리를 맞추는 것. 아이는 아빠의 움직임을 따라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면서 민첩성을 기를 수 있다. 실제로 놀이를 해보니, 아이뿐 아니라 이불 속에서 재빨리 나갔다 들어오는 동작을 반복하는 아빠도 민첩성이 좋아질 것 같다. 운동량이 많으니 뱃살도 좀 함께 빠지면 좋으련만….
아빠를 잡는다는 게 마음에 들었는지 흐뭇한 미소를 띤 태욱이가 베개를 들고 섰다. “아빠가 이불 밖으로 나오면 베개로 때리는 거야.” “네, 알겠습니다.” 태욱이가 이제는 제법 익숙해진 존댓말로 힘차게 외쳤다.
쉽게 맞아주면 아이가 재미없어할 것 같아 어느 정도 속도를 내면서 흐름을 조절했다. 아슬아슬 몇 번 맞아준 뒤에는 태욱이가 두더지가 되도록 했다. 이불 속에 들어간 태욱이가 이리저리 나오려고 해보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 모양이다. “에잇, 두더지가 안 나오네. 그럼 땅속에 있는 두더지를 잡자~.” 때리지도 않았는데, 이불 속에서 꿈틀거리는 태욱이가 웃음기 묻어나는 비명소리를 질러댔다. “으악, 살려줘!” 집에 사용하지 않는 얇은 헌 이불이 있다면 진짜 두더지 잡기 게임처럼 이불에 구멍을 몇 개 내서 놀거나 베개 대신 뿅망치를 써도 재미있을 것 같다.

준·비·재·료 이불 1장, 베개 1개
놀·이·방·법
1 아빠는 이불 속으로 들어가고 아이는 베개를 들고 옆에 선다.
2 아빠가 이불 밖으로 고개를 내밀면 아이가 베개로 아빠를 맞춘다.



돌돌말이 김밥 “굴러라, 굴러~”
겨울철 집에서 놀기에 딱! 뒹구르르~ 이불놀이

다음으로 한 놀이는 ‘돌돌말이 김밥’이었다. 넓고 얇은 이불 두 장을 바닥에 펼쳐놓고 아이와 아빠가 각각의 이불 끝에 누워 있다가 ‘시작’과 함께 몸을 옆으로 굴려 이불을 감는 놀이로 민첩성과 순발력을 기를 수 있다고 한다. 오늘 해본 놀이 중 아이들이 가장 즐거워했던 놀이라서 아빠들에게 강추하고 싶다.
우선 내가 먼저 시범을 보였다. “이렇게 손으로 이불 끝을 잡은 상태로 옆으로 구르는 거야.” “아빠가 김밥이 됐네?” 태욱이가 옆으로 구르기 시작했는데, 온 몸은 물론 얼굴까지 이불에 묻혀버렸다. “어라, 우리 태욱이가 어디 갔지?” “아빠~ 여기요, 여기.” 이불 김밥 속에서 태욱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이들은 평소에도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없어지기 놀이’를 좋아한다. “이상하네, 김밥이 말을 하네” 하며 태욱이를 밀어 살짝 굴러다니게 해줬더니 신이 나 웃는다. 이번에는 내가 이불 끝자락에 눕고, 아이들에게 나를 굴려서 김밥으로 만들라고 했다. 아이들 힘만으로는 무리일 수 있으니, 아빠가 적당히 눈치를 봐가며 몸을 굴려야 한다. “우와~ 우리가 아빠를 김밥으로 만들었어요. 맛있게 먹겠습니다!”
이불 두 장을 나란히 펴고 반대쪽 끝에서 시작해 가운데서 만나면 놀이가 더 흥미롭다. 처음에 이불에 누울 때 머리는 위로 나오도록 자세를 잡아야 가운데서 아이와 아빠가 만나 서로의 모습을 보고 한바탕 웃을 수 있다. 김밥이 된 상태로 이리저리 굴러다니며 놀아도 재미있다.

준·비·재·료 이불 2장
놀·이·방·법
1 아이와 아빠가 각각의 이불 끝에 눕는다.
2 시작과 함께 몸을 굴려 이불을 감아 김밥 모양을 만든다.

보트피플 “바다에 빠지면 안 돼!”
겨울철 집에서 놀기에 딱! 뒹구르르~ 이불놀이

마지막으로 ‘보트피플’ 놀이를 했다. 이불을 바닥에 펼쳐놓고 아이들에게 양반다리를 하고 똑바로 앉도록 한 뒤 아빠가 이불을 끌고 이동하는 놀이다. 놀이기구를 타는 것처럼 이리저리 움직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즐거워했다.
여러 가지 상황을 설정하면 아이들이 좀더 흥미를 느낄 수 있는데, 놀이 제목처럼 이불을 바다에 떠 있는 배라고 가정해도 좋고, 하늘을 나는 양탄자라고 해도 괜찮다. “얘들아, 지금부터 배를 타고 바다를 떠가는 거야. 조심하지 않으면 바다에 빠질 수도 있어.” ‘아빠 다리’를 하고 앉은 아이들의 표정에 장난기가 가득해졌다. “오, 정말이요?” 살살 움직이기 시작한 이불에 속도를 붙여 움직이니 아이들의 몸이 한쪽으로 쏠리다 넘어졌다. 조금 더 속도를 내니 태욱이가 이불 밖으로 굴러갔다. 그 정도 속도는 아니었는데, 태욱이는 일부러 바다에 빠지고 싶었나 보다. 열심히 헤엄치는 흉내를 내는 태욱이. “살려줘, 상어가 나타났어.” 태연이도 짐짓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박자를 맞춘다, “오빠, 조심해. 어서 이리 올라와.” 조금씩 배로 다가오는 태욱이에게 태연이가 손을 내민다. “고마워.” 요즘 들어 부쩍 “사랑해” 어쩌고 하며 닭살 돋는 광경을 연출하는 남매가 오늘도 한건 했다.
이불을 끄는 속도는 아이들 나이에 맞춰 적당한 스릴을 느낄 수 있는 정도가 좋다. 두 손을 바닥에 대지 말고 팔짱을 끼도록 하면 균형 감각을 기르는 데도 도움이 될 것 같다.凍

준·비·재·료 이불 1장
놀·이·방·법
1 이불을 바닥에 펼쳐놓고 아이가 이불 위에 앉는다.
2 아빠는 이불 끝을 잡고 서서히 움직인다.
놀이를 마치고…

이불은 내가 어릴 적에도 좋은 놀이친구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도 기억하는 놀이 중 하나가 내가 이불 위에 누워 있으면 형과 누나가 양쪽에서 이불을 잡고 들어 올려 공중에서 옆으로 흔들어주는 것이었다.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나는 것을 보면 정말 좋았나 보다. 우리 아이들도 나중에 커서 오늘 아빠와의 놀이를 좋은 기억으로 간직해줄까?

‘여성동아’ 김명희 기자와 남편 진성훈씨는…

겨울철 집에서 놀기에 딱! 뒹구르르~ 이불놀이
결혼 7년차 부부로 태욱(6)·태연(5) 두 남매를 키우고 있다. 맞벌이를 하다보니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아 틈날 때마다 놀아주며 사랑을 듬뿍 쏟고 있는 이들 부부의 육아원칙은 착하고 튼튼한 아이로 키우는 것. 남편 진성훈씨는 한국일보 기자로 아이들과 놀아주기 위해 좋아하던 술자리도 반으로 줄였을 만큼 가정적인 아빠다. 지난해부터 부끄러움을 많이 타고 소심한 태욱이를 위해 ‘아이와 함께하는 놀이’에 도전했다.

태욱이·태연이는…

겨울철 집에서 놀기에 딱! 뒹구르르~ 이불놀이
가끔 아옹다옹 싸우기도 하지만 엄마아빠가 없을 때는 똘똘 뭉쳐 서로를 챙겨주는 사이좋은 남매. 또래에 비해 체구도 작고 부끄러움을 잘 타던 태욱이는 아빠와 함께하는 놀이를 통해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설 만큼 자신감을 많이 회복했다. 오빠가 하는 건 모조리 따라 해야 직성이 풀리는 태연이는 가끔 왕고집을 부려 엄마아빠를 당황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특유의 애교와 천진난만한 미소로 가족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겨울철 집에서 놀기에 딱! 뒹구르르~ 이불놀이
현득규씨는…

유아놀이 연구가 겸 유아동시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유아지도사. 한국유아놀이체육협회장직을 맡고 있으며, 성신여자대학교 평생교육원과 국민대학교 사회교육원에서 유아체육지도사 과정을 강의하고 있다.



여성동아 2008년 2월 53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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