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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친환경 생활을 하자

아이와 함께~ 웃다리문화촌 체험기

기획·권소희 기자 / 글·신연실‘프리랜서’ / 사진·박해윤 기자

2008. 01. 11

작은 분교를 개조해 만든 문화예술 체험 공간 웃다리문화촌에 김지용·이은재 부부가 아이들과 함께 방문해 친환경 체험을 하고 돌아왔다.

아이와 함께~ 웃다리문화촌 체험기

동물농장에서 오리떼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아이들.(좌) 동물농장에서 타조 먹이를 주고 있는 이씨와 아이들.(우)


경기도 평택시에 위치한 웃다리문화촌은 평택시와 평택문화원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체험학습장이다. 지난 2000년 폐교된 서탄면의 금각 분교를 재정비해 다양한 친환경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단장했다. 분교에 딸려 있던 작은 운동장은 잔디밭으로 바뀌어 아이들이 뛰어놀거나 피크닉을 즐길 수 있는 장소가 됐다. 잔디밭 앞에는 다양한 동물들이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동물농장이 마련돼 있다. 이곳에서는 생활도예, 석화·압화 공예, 한지공예, 목공예, 놀이미술, 전통 음식 및 농사 체험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프로그램은 모두 웃다리문화촌에 입주해 있는 전문 작가들의 지도로 진행되며, 교실 벽에는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돼 있어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주말농장 체험이나 민속 체험 등은 교실 밖 잔디밭과 동물 농장에서 진행된다. 한창 이것저것 만들기 좋아하고 호기심 왕성한 아이들을 위해 김지용·이은재씨(31) 동갑내기 부부가 아들 성준(6)과 딸 혜준(5)을 데리고 웃다리문화촌을 찾았다.

동물 농장에서 자연을 느껴요~
아이와 함께~ 웃다리문화촌 체험기

친환경 체험을 하기 위해 웃다리문화촌을 찾은 가족. 왼쪽 위부터 아빠 김지용씨, 아들 성준이, 딸 혜준이, 엄마 이은재씨.


웃다리문화촌 입구에 들어서자 다양한 동물들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입구 옆에 위치한 동물농장의 주인인 오리, 돼지, 닭들이 자동차 소리를 듣고 일제히 울어댄 까닭이다. 도시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동물들을 만난 아이들은 연신 싱글벙글이다. 동물농장을 둘러보고 있는 일행 앞에 웃다리문화촌의 전반적인 운영을 총괄하고 있는 박성복 이사가 웃으며 인사를 건냈다. 박 이사는 “동물농장에 들어가서 동물을 만지거나 먹이를 주고 싶으면 저에게 말만 하세요(웃음)”라며 일행에게 사료 바구니를 쥐어줬다. 성준이와 혜준이가 가장 먼저 들어간 곳은 오리가 살고 있는 우리. 처음 보는 사람들 때문에 놀란 오리들이 일제히 퍼덕퍼덕 날갯짓을 하자, 둘은 잠시 주춤하는 듯하더니 금세 오리떼를 신나게 뒤쫓는다. 아이들은 오리에 이어 염소, 타조, 토끼 우리를 돌아보며 동물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런 아이들의 모습을 지켜보던 엄마 이씨는 “고향이 강원도 인제라 어렸을 땐 자연의 모습을 즐기고 그 속에서 다양한 것을 배울 수 있었어요. 도시로 옮겨와 살면서 우리 아이들은 그런 경험을 하지 못해 안타까웠지요. 이번 체험으로 제가 어렸을 때 경험했던 자연을 아이들이 그대로 느끼는 것 같아 마음이 설레요”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자연 재료로 문패 만들어요~
동물농장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일행은 색색의 돌가루를 이용한 공예 체험을 하기 위해 분교 안으로 자리를 옮겼다. 동물농장을 떠나기 아쉬워하던 아이들은 분교 안에 들어서자 언제 그랬냐는 듯 이내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호기심을 보였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곳은 석화 공예실 가는 길목에 위치한 웃다리박물관. 근대사 연출작가인 박복만씨의 수집품을 전시해 놓은 곳으로 다양한 종류의 옛 서적들과 문구류, 그림 등을 볼 수 있었다. 박물관 관람을 마친 후 석화공예실로 들어서자 석화·압화 공예 작가인 이명희씨가 반갑게 일행을 맞았다. 작가는 “오늘은 나무와 돌가루 등 자연 재료로 문패를 만들 거예요. 나무판 위에 연필로 도안을 그리고 풀칠을 한 후 다양한 색깔의 돌가루를 뿌려 스푼으로 톡톡 치면 완성돼요. 돌가루는 오랜 시간 색이 변하지 않고 반짝반짝 빛이 나 예쁘답니다”라고 석화공예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아이와 함께~ 웃다리문화촌 체험기

체험이 끝난 후 숯불에 고구마를 구워먹고 있는 가족.(좌) 나무와 돌가루 등 자연 재료로 만든 문패는 오랜 시간이 흘러도 색이 변하지 않는다.(우)


작가의 설명을 진지한 표정으로 듣던 아이들은 서로 좋아하는 색을 고르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아이들은 나무판에 풀칠을 하고 돌가루를 뿌리는 모든 과정을 스스로 척척 해냈다. “엄마, 길가의 돌맹이에서 이렇게 예쁜 색이 나올지 몰랐어요”라며 다양한 색을 섞어 문패를 완성한 성준이가 신기한 듯 말했다.

무공해 그릇 만들며 도예체험 즐겨요~
아이와 함께~ 웃다리문화촌 체험기

아이들이 완성한 문패.(좌) 성준이와 혜준이가 직접 만든 무공해 그릇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우)


일행은 각자 만든 문패를 들고 무공해 그릇을 만드는 도예 수업장으로 장소를 옮겼다. 체험장에 들어서자 벽면 가득 전시된 다양한 도자기가 눈길을 끌었다. 도예 작가인 채미경씨의 작품과 이곳을 방문한 가족들이 만든 작품이 전시돼 있었던 것. 다양한 도자기 모양을 보던 성준이와 혜준이는 어떤 모양을 만들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한참 의논 끝에 성준이는 커다란 사각접시를, 혜준이는 작고 귀여운 하트 모양의 그릇을 만들겠다며 자리에 앉았다. “긴 막대로 찰흙을 평평하게 밀어서 튼튼한 접시 밑받침을 만든 후 원하는 모양으로 자르세요. 접시 바닥 가장자리에 세울 접시의 옆면은 찰흙을 뱀처럼 길게 만들어 붙일 거예요”라는 작가의 설명에 따라 아이들은 찰흙을 밀대로 밀고 원하는 모양대로 잘랐다. 제법 그릇 모양을 만든 성준이는 접시의 모양을 내는 도장 바구니에 코를 박고 도장을 고르는데 열심이다. 동생 혜준이 몫까지 다양한 모양의 도장을 잔뜩 가져와 접시를 예쁘게 꾸몄다. 접시에 이름을 쓰고 건조대에 그릇을 올리면 끝! 아이들이 만든 작품은 10일 정도 건조 과정을 거친 후 2주일간 초벌구이와 유약 바르기, 재벌구이 과정을 거쳐 완전한 그릇으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완성된 그릇은 웃다리문화촌에서 집으로 배송해준다.



나무 조각으로 곤충을 만들어요~
“와, 잠자리다! 이건 달팽이, 나비, 이건 거미야! 근데 이건 뭐지?” 목공예실에 들어선 아이들은 한쪽 벽면에 전시된 나무곤충 모형에 조르르 매달려 모양 맞추기에 한창이다. 곤충 모형 중 가장 커다란 장수하늘소를 보고 고개를 갸우뚱하는 성준이에게 아빠 김씨는 “아빠가 어렸을 때는 잡아서 기르기도 하고, 두 마리를 싸움 붙이기도 했던 곤충이야. 이름은 장수하늘소인데 요즘은 환경이 오염돼 잘 볼 수 없단다”라며 자세한 설명을 해줬다. 한참 모형을 들여다보던 아이들은 잠자리와 달팽이 모양을 만들고 싶다며 성화를 부렸다. 생태미술 작가인 조광현씨는 “나눠준 본드를 이쑤시개로 떠서 나무조각에 조금씩 발라줘야 잘 붙고 금방 말라요. 모양 만들기가 어려우면 아까 봤던 곤충 모형을 보면서 만들어도 좋아요”라고 설명하며 수업을 시작했다. 작은 나무판자에 차례로 붙일 나무조각들의 순서를 정하고 곧이어 본드 작업에 몰입하며 열심히 만들었다. 혜준이보다 먼저 완성시킨 성준이는 입김을 후후 불며 “얼른 본드를 말려서 아빠께 보여줄래요!”라며 신나했다. 그런 성준이와 혜준이를 바라보던 엄마 이씨는 “이렇게 만들기를 좋아하는 줄 알았으면 평소에도 체험학습을 많이 할 걸 그랬어요. 동물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다양한 만들기 체험을 하며 자연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어요”라며 소감을 전했다.
웃다리문화촌은…
일일 체험은 주말, 평일에 상관없이 방문하기 2~3일 전에 전화 및 방문을 통해 신청 가능하다. 프로그램 종류별로 차이가 있지만 일일 체험 비용은 5천~1만원대(잔디 운동장, 동물농장, 웃다리박물관은 무료 관람 가능). 프로그램의 자세한 내용과 스케줄은 웃다리문화촌 홈페이지(www.wootdali.or.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찾아가는 길 지하철-1호선 송탄역 하차 후 송탄우체국 앞에서 77번 마을버스를 타고 웃다리문화촌에서 내리면 된다./승용차-고속도로 송탄IC 송탄, 청북 방향으로 좌회전-이충동 현대아파트 사거리-지하도--갈평사거리에서 청북 방향 좌회전-두릉리삼거리 우회전-금각리 입구 사거리에서 좌회전 문의 031-667-0011,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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