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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요즘 ‘뜨는’ 남자

‘아줌마 부대’ 이끌며 인기 상승 중인 늦깎이 탤런트 이필모

글·김유림 기자 / 사진·지호영 기자 || ■ 장소협찬·유아트스페이스 ■ 의상협찬·킨톡투 미오카by락트 헤지스 미소페 송혜명 잭&질 베이직플러스 벨그라비아 터치스by이윤 닥스 코모도 MCM ■ 헤어&메이크업·살롱 드 뮤사이(최현숙, 주정하) ■ 코디네이터·유민희

2007. 12. 24

KBS 주말드라마 ‘며느리 전성시대’에서 사돈처녀 복남과 알콩달콩 사랑을 키워가고 있는 이필모. 아침드라마에 잇달아 출연하며 얻은 아줌마 팬들의 사랑에 힘입어 주말극 주연을 맡은 그를 만났다.

‘아줌마 부대’ 이끌며 인기 상승 중인 늦깎이 탤런트 이필모

KBS주말드라마 ‘며느리 전성시대’가 3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눈에 띄는 신인 탤런트가 있다. 코믹하고 넉살 좋은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고 있는 이필모(33)가 그 주인공. 극중 사돈처녀 복남(서영희)에게 마음을 뺏겨 수시로 사돈 집을 드나들며 마늘까지 까는 인우 역을 맡은 그는 TV에서 활동을 시작한 지 3년밖에 되지 않은 늦깎이 신인 탤런트다. 지난해 KBS TV 소설 ‘강이 되어 만나리’에서 남자주인공 역을 맡았고, 지난 5월 종영한 KBS 아침드라마 ‘아줌마가 간다’에서는 이혼녀 양정아와 애절한 사랑을 연기하며 아줌마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실제로는 과묵하고 조용한 편인데 이번 역할을 하면서 성격이 많이 밝아졌어요. 하루 종일 인우로 사는 느낌이죠. 아주머니들도 예전에는 조심스럽게 인사를 건네셨다면 이제는 어깨까지 다독이시면서 힘내라는 말씀을 해주세요(웃음). 좀 더 친근한 이미지로 사람들에게 다가설 수 있다는 점이 기분 좋아요.”
그는 2004년 KBS 단막극 ‘다함께 차차차’에 출연하기 전까지 줄곧 대학로 연극무대에 서왔다. 서울예대 재학시절부터 따지면 어느덧 연기경력 11년 차인 베테랑 연기자인 셈. 하지만 그는 처음 카메라 앞에 섰을 때 모든 것이 낯설어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연기에 임했다고 한다.

‘아줌마 부대’ 이끌며 인기 상승 중인 늦깎이 탤런트 이필모

이필모는 드라마에 출연하기 전 오랫동안 대학로 연극무대에 서왔다.


그가 막연하게나마 연기자에 대한 꿈을 키우기 시작한 건 ‘까까머리’ 중학생 때부터다. 홍콩 누아르가 인기를 이루던 80년대 중반, 영화 ‘영웅본색’을 보고 장국영·주윤발의 연기에 반해 연기자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고등학교에 올라가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은 그는 결국 서울예대 연극과에 진학했다.
“연기자가 되겠다고 하자 부모님의 반대가 무척 심했어요. 학교를 다니고 있는데도 대입시험을 다시 보라고 하시고, 그게 싫으면 학교를 그만두고 기술을 배우라는 말씀까지 하셨죠. 하지만 요즘은 TV를 보시면서 날카롭게 연기에 대한 지적도 하시고 가끔 칭찬도 해주세요(웃음).”
그는 대학로에서 활동할 당시 공연이 없는 날에는 공사장이나 이삿짐센터에서 일했다고 한다. 비록 하루 벌어 하루 쓰는 시절이었지만 열심히 일해 번 돈으로 동료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면서 연기와 인생을 얘기했던 시절이 가장 행복했다고.

서른이 넘도록 자리 잡지 못하는 아들 보며 애태운 부모에게 효도하고 싶어
그는 2남1녀 중 막내로 현재 서울 방배동에서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다. 결혼을 하지 않는 한 독립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그는 “나이 들수록 부모님의 잔소리가 정답게 들린다”며 미소를 지었다.
“나이 서른이 넘어서까지 자리를 잡지 못하는 아들을 보면서 부모님이 얼마나 애간장을 태우셨겠어요. 그걸 생각하면 너무 죄송하고 앞으로 더 잘해드려야죠. 요즘 들어 어머니 잔소리가 예전에 비해 줄어들었는데 그게 서글프게 느껴질 때도 있어요. 요즘은 촬영 때문에 얼굴 뵐 시간도 많지 않지만 드라마 끝내고 나면 효도 좀 해야겠어요(웃음).”
애주가인 그는 요즘에는 친구들과 어울릴 시간이 많지 않다보니 종종 집 앞 포장마차에서 혼자 술을 마신다고 한다. 혼자 술을 마시면 과음하지 않게 되고, 안주도 하나만 시켜도 되니 돈도 절약돼 일석이조라고. 그는 “여자친구도 없다보니 요즘 유일한 친구는 술”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결혼 계획에 대해 묻자 “당분간은 불가능할 것 같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대중에게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앞으로 한동안은 연기에만 매진하고 싶다고. 그는 “‘일과 결혼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지금 연기에 모든 열정을 쏟고 있듯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모든 걸 바칠 수 있을 때 결혼하고 싶어요. 만약 지금 여자친구를 사귄다면 그건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요. 데이트할 시간이 부족할 텐데, 잘 해줄 수 없다면 그건 연인 사이라고 볼 수 없잖아요. 연기자로서 자리를 잡은 뒤 모든 게 준비됐을 때 결혼할 계획이에요.”
‘며느리 전성시대’에서처럼 그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헌신적인 스타일이라고 한다. 실제로 5년 전 연애를 할 때는 여자친구에게 잘 보이고 싶어 여자친구 부모님이 운영하는 가게에서 일을 한 적도 있다고. 그는 “드라마에서 인우가 여자친구 집에서 마늘을 까는 건 당연하다”며 “무엇보다 어떤 상황도 즐겁게 받아들이는 것이 연애할 때의 기본 매너”라며 웃었다.
앞으로 그는 가식 없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대충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진짜 연기’를 하고 싶다고. 더불어 캐릭터 강한 연기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사실 연기를 포기하고 싶을 때가 많았어요. 그럼에도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건 저 자신을 시험해보고 싶은 욕심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약속 장소에서 누군가를 기다릴 때도 시간이 흐를수록 ‘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오기가 생기잖아요. 오랜 시간을 돌아온 만큼 힘들어 지칠 때까지 앞만 보고 달려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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