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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hion 2007 TREND

Parisienne Chic

기획·정윤숙 기자 / 진행·김희경‘프리랜서’ / 사진·문형일 기자 사진제공·REX

입력 2007.12.24 11:36:00

프랑스 최고의 ‘패션 아이콘’ 제인 버킨과 샤를로트 갱스부르 모녀로 대표되는 파리지엔. 꾸미지 않은 듯 하면서도 은근히 세련된 멋을 풍기는 파리지엔 스타일이 최신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노천 카페에 앉아 무심한 듯 사람들의 시선을 즐기는 그들만의 패션과 뷰티 노하우, 날씬한 몸매를 가꾸는 비결 등 감각적인 파리지엔 스타일을 소개한다.

“파리는 거울의 도시다. 아스팔트는 거울처럼 반짝이고 모든 카페는 유리창으로 만들어진 테라스가 있다. 유리와 거울로 채워진 카페는 실내를 더 환하게 비추고 넓게 보이게 만든다. 그 어느 곳보다 자신을 잘 비춰주는 도시가 파리다. 파리지엔 여자들의 아름다움은 바로 여기서 나온다.” -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 1892~1940: Paris, Capital of Nineteenth Centry)
Parisienne Chic

소니아 리키엘, 스텔라 매카트니, 지아니 베르사체, 차이켄, 카샤렐(왼쪽부터 차례로)


Parisienne STYLE
프렌치 시크(French Chic)는 올 겨울 패션 트렌드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스타일 중 하나다. 파리지엔의 감성이 묻어나는 자연스럽고 세련된 스타일을 뜻하는 프렌치 시크는 지방시, 스텔라 매카트니, 루이비통, 차이켄 등의 2007년 가을·겨울 컬렉션에서도 많은 이들의 눈길을 끌었다. 캣워크 위의 모델들은 하늘거리는 소재의 로맨틱한 아이템 대신 와이드 팬츠와 더블 브래스티드 재킷 또는 니트 아이템을 매치한 실루엣으로 프렌치 스타일을 표현했다. 스텔라 매카트니처럼 자기 어깨보다 한 뼘은 넓은 오버사이즈의 벌키한 니트에 레깅스를 연출하거나,
마크 제이콥스처럼 컬러풀한 베레모와 볼륨 있는 머플러 등의 소품을 활용해 파리지엔의 자유로운 감성을 표현한 스타일도 주목할 만하다.
스타일리스트 정수영씨는 프렌치 시크를 대표하는 아이템으로 와이드 팬츠와 스트라이프 티셔츠를 꼽는다. “와이드 팬츠는 치렁치렁하게 길게 늘어지는 것이 아니라 무릎부터 완만하게 퍼지는, 직선에 가까운 디자인을 선택해야 다리가 길어 보여 날씬해 보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어요. 여기에 깔끔한 스트라이프 티셔츠와 니트 카디건을 레이어드하고 롱스카프와 베레모를 더하면 낭만적인 감성이 묻어난 파리지엔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지요.”
패션칼럼니스트 김영지씨는 프렌치 스타일의 중요한 포인트로 한두 치수 정도 느슨하게 입을 것을 제안했다. “프렌치 시크의 대표 아이템이라 할 수 있는 화이트 셔츠의 경우, 허리선이 들어간 디자인보다는 두 치수 정도 여유 있는 라인을 선택하고 빅사이즈의 벨트로 포인트를 주면 시크한 느낌을 살릴 수 있어요. 트렌치코트나 니트 아우터 역시 한 치수 정도 크게 입고 여기에 스카프나 니트 머플러를 목에 감아 포인트를 주세요.”
이때 소품은 단정하게 마무리하는 것보다는 스타일에 신경 쓰지 않은 듯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어야 파리지엔 스타일이 살아난다.

Parisienne Chic

1 투명한 사각의 원석 펜던트로 장식된 골드 체인의 롱 네크리스. 10만원대 보나마리.
2 프렌치 시크룩에 잘 어울리는 라이더 부츠. 36만5천원 제덴.
3 카디건처럼 연출할 수 있는 그레이 컬러의 니트 판초. 가격미정 스테파넬.
4 풍성한 니트 짜임이 돋보이는 아이보리 터틀넥 풀오버. 10만원대 GAP.
5 아방가르드한 햄라인의 카멜색 후드 니트. 65만3천원 츠모리치사토.
6 톤다운된 그린 컬러의 퀼팅 토트백. 49만5천원 마인.
7 참 펜던트 장식의 골드 체인 네크리스. 10만원대 보나마리.
8 브랜드 로고 프레임으로 장식된 심플한 디자인의 블랙 가죽시계. 56만4천원 아이그너와치.
9 그레이와 네이비 스트라이프 패턴의 니트 소재 풀오버. 6만9천원 베이직플러스와치.
10 톤다운된 그레이 컬러에 자연스러운 실루엣이 살아나는 재킷. 32만8천원 시슬리.
11 프렌치 시크의 대표 아이템인 레드 컬러의 니트 베레모. 5만8천원 올리브데올리브.
12 레오파드 프린트의 프레임이 돋보이는 선글라스. 33만원 지방시 by 다리인터내셔날.
13 벨티드 장식이 포인트인 페이턴트 소재의 부티. 20만원대 빈치스벤치.

인물사진제공·REX
의상·소품협찬·베이직플러스 스테파넬(02-540-7817) 츠모리치사토 제덴(02-540-4749) 빈치스벤치(02-3444-1730) 마인(02-514-9006) DIA GAP(02-3444-7701) 지방시by다리인터내셔날 아이그너와치(02-545-3934) 올리브데올리브 닥스(02-542-0385) 보나마리(02-511-8158) 시슬리(02-546-7764)
코디네이터·정수영

Parisienne ICON
Parisienne Chic

제인 버킨, 프랑소와즈 아르디, 제인 버킨(왼쪽부터 차례로)


Parisienne Chic

샤를로트 갱스부르, 프랑소와즈 아르디, 카린 로이펠트(왼쪽부터 차례로)


파리지엔을 대표하는 스타일 아이콘
얼핏 보기에는 제대로 꾸미지 않은 듯 보이지만 세련되면서도 매력적인 분위기가 묻어나는 파리지엔 스타일의 영원한 패션 아이콘은 제인 버킨이다. 영국 출신인 제인 버킨은 1968년 스무 살의 나이에 영화 ‘슬로건’ 촬영차 파리에 오면서 작곡가이자 가수인 세르주 갱스부르와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 이후 이들은 언제나 화제의 중심에 선 커플로서, 제인 버킨은 모두가 닮고 싶어하는 패션 아이콘으로 불리게 되었다. 모델 출신다운 긴 팔과 다리, 마른 몸매 등 어떤 옷이든 완벽하게 소화해낼 수 있는 조건을 가진 그는 언제나 심플한 의상을 선호했으며 꾸미지 않은 듯한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자신의 매력을 한껏 발산했다. 흰 셔츠에 긴 다리가 돋보이는 슬림한 데님 팬츠를 입거나 깊게 파인 브이 네크라인의 오버사이즈 니트를 걸친 그는 부스스하게 빗어넘긴 긴 생머리와 자신감 넘치는 사랑스러운 미소로 프렌치 시크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에르메스는 그의 이름을 딴 가방 ‘버킨백’을 만들어 프렌치 시크의 롤 모델인 제인 버킨에게 찬사를 보냈다.
제인 버킨과 더불어 프랑스 샹송계를 이끌어온 가수이자 패션모델, 영화배우인 프랑소와즈 아르디 또한 패션 아이콘으로 빼놓을 수 없다. 심플한 실루엣의 더블 브래스티드 재킷이나 블랙의 터틀넥 셔츠, 그리고 딱 떨어지는 라인의 와이드 팬츠 같은 미니멀한 의상을 즐겨 입던 그는 중성적이면서도 심플한 디자인을 선호했다. 여기에 헤어와 메이크업은 최대한 내추럴하게 연출하며 여성스러운 매력을 더해 세련된 프렌치 시크 스타일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한편 창백한 얼굴에 서정적인 분위기를 내는 큰 눈을 가진 35세의 영화배우 샤를로트 갱스부르는 엄마 제인 버킨의 뒤를 이어 파리지엔을 대표하는 패션 아이콘이다. 영화 ‘귀여운 반항아’에서 상큼하고 보이시한 매력으로 사랑받은 그는 편안한 실루엣의 의상을 즐겨 입으며 중성적이면서도 순수한 이미지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화려한 메이크업이나 의상 대신 긴 머리를 질끈 묶고 데님 팬츠에 니트 셔츠를 매치해 꾸미지 않은 듯 보이면서도 그에게서 풍기는 세련되고 자연스러운 매력은 언제나 여성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샤를로트 갱스부르가 프랑스를 대표하는 패션 아이콘이라면, 그의 이복동생인 루 드와이옹은 요즘 프랑스 10대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패션 아이콘으로 꼽힌다. 엄마 제인 버킨을 닮아 반항적이면서도 관능적인 톰보이 캐릭터로 사랑받는 그는 요란하지 않은 믹스매치룩을 즐긴다. 빈티지한 액세서리와 매니시한 페도라 같은 소품을 좋아하는 패션 스타일은 심플하고 시크한 분위기의 샤를로트 갱스부르와는 또 다른 스타일의 프렌치 룩을 보여준다.
프렌치 시크를 대표하는 컬러인 블랙을 가장 세련되게 연출하는 사람으로 파리 패션잡지 ‘보그’의 편집장인 카린 로이펠트를 꼽을 수 있다. 50대 중반이라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강렬하면서도 절제 있는 패션을 선보이는 그는 불규칙한 햄라인이나 상식을 깨는 실루엣, 아방가르드한 블랙 의상을 즐겨 입는다. 여기에 보디라인을 적당히 드러내는 슬림한 실루엣으로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감각은 프렌치 시크 스타일을 대표할 만하다.
제인 버킨부터 프랑소와즈 아르디, 루 드와이옹까지 저마다 개성은 다르지만 이들 모두 프렌치 시크의 아이콘으로 꼽히는 것은 패션을 통해 자신의 개성과 멋스러움을 표현하는 방식에 있다. 옷에 묻히는 것이 아니라 옷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자신감 때문에 프렌치 시크를 대표하는 패션 아이콘으로 불리는 것이다.
인물사진제공·REX

Parisienne Chic

DKNY(좌) 디올(우)


Parisienne MAKE-UP
Parisienne Chic

마크 제이콥스(좌) 니나리찌(우)


프렌치 패션을 제안한 스텔라 매카트니, 루이비통, 지방시 등 해외 컬렉션에서는 자연스럽고 내추럴한 메이크업을 한 모델들이 눈길을 모았다. 파리지엔식 메이크업 스타일의 포인트는 한 듯 안 한 듯 자연스러운 피부 표현. 여기에 전체적으로 튀지 않게 매끄럽게 빗어넘긴 눈썹과 피부에 생기를 주는 블러셔로 마무리해 내추럴한 피부톤을 살리는 것이 파리지엔을 대표하는 메이크업 스타일이다.
알트앤노이의 메이크업 아티스트 김미진씨는 이런 매끄럽고 자연스러운 피부 표현을 위해서는 눈가에는 아이크림을, 얼굴 전체에는 보습크림을 발라 최상의 피부 상태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화장을 하기 전 아이크림과 보습크림을 꼼꼼히 발라주세요. 유분이 많은 크림은 파운데이션의 밀착력을 떨어뜨려 메이크업이 들뜰 수 있어요. 파운데이션을 바르기 전 눈에 띄는 잡티와 눈밑의 다크서클은 컨실러를 발라 가볍게 커버한 후 이마와 볼 등 넓은 부분부터 메이크업을 시작하는데, 각질이 많은 코 주변이나 입가는 톡톡 두들기듯 발라 세심하게 마무리해야 합니다.”
바비브라운의 수석 메이크업 아티스트 김은희씨는 퍼프나 손가락을 이용해 파운데이션을 바르는 것보다는 파운데이션 브러시를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 “한번에 많은 제품을 바르는 것보다는 소량의 파운데이션을 여러 번 덧바르는 것이 결점은 감추면서도 얇은 피부 화장을 완성할 수 있는 비결이에요. 파운데이션 브러시는 피부결을 따라 얇게 펴 바를 수 있어 효과적인데, 브러시를 사용할 때는 브러시의 결이 드러나지 않도록 가볍게 스치듯 바르는 것이 요령이에요.”
그날 피부 상태가 안 좋거나 화장에 익숙하지 않아 메이크업이 두껍게 되었다면 양손을 비벼 열을 낸 다음 얼굴을 감싸듯 지그시 눌러준다. 이것을 여러 번 반복하면 자연스러운 피부톤을 연출할 수 있다. 베이스메이크업 후에는 생기 있는 피부 표현을 위해 핑크가 섞인 살구색의 블러셔를 가볍게 발라 포인트를 주고, 아이라이너와 아이브로 펜슬로 눈매를 강조하면 파리지엔 감성이 물씬 풍기는 메이크업을 완성할 수 있다.



Parisienne Chic

1 미세한 파우더 입자가 얼굴 윤곽을 자연스럽게 잡아주는 쉬어톤 블러쉬. D27호 2만8천원 맥(왼쪽). 잔잔한 펄감이 피부에 생기를 주는 핑크블러셔 36호. 3만2천원 바비브라운(중앙). 피부에 생기를 주는 파우더 블러시 페이스 칼라 액센트 300호. 3만원 안나수이(오른쪽).
2 미세한 파우더가 넓은 모공을 커버하는 모이스춰라이징 플루이드 파운데이션. 4만4천원 안나수이.
3 파운데이션과 1:1로 섞어 쓰거나 컨실러로도 사용할 수 있는 베이스 컨트롤. 3만3천원 슈에무라.
4 피부톤을 보정해주는 무스 타입의 언더베이스 무스. 5만원 슈에무라.
5 피부에 탄력을 주며 노화방지 기능이 있는 리질리언스 울트라 퍼밍 메이크업 64호. 5만5천원 에스티로더.
6 필름막을 형성해 속눈썹을 풍성하게 해주는 수퍼마스카라 DX풀. 3만원 안나수이.
7 다크서클을 커버하거나 하이라이트를 주는 등 자연스럽게 피부 결점을 커버하는 프로 컨실러. 각 3만6천원 슈에무라.
8 건성과 중성 피부에 보습을 주는 모이스춰 리치 파운데이션. 5만2천원 바비브라운.
9 식물 추출물이 피부를 촉촉하게 해주는 미네랄라이즈 새틴 피니쉬 파운데이션. 4만2천원 맥.
10 또렷한 눈매를 위한 펄감 있는 블루 컬러의 아이펜슬. 크리스마스 리미티드 에디션. 가격미정 맥.
11 부드러운 질감의 아이라이너 펜슬 트리트먼트 아이라이너. 4만3천원 시슬리.

인물사진제공·REX
제품협찬·바비브라운(02-3440-2693) 안나수이(02-568-6454) 슈에무라(02-3497-9775) 에스티로더(02-3440-2699) 맥(02-3440-2642) 시슬리(02-549-1210)

Parisienne DIET

파리지엔의 날씬한 몸매 비결
Parisienne Chic

제인 버킨, 브리짓 바르도, 샤를로트 갱스부르, 카린 로이펠트 등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프랑스를 대표하는 패션 아이콘들은 한결같이 가늘고 긴, 깡마른 몸매를 자랑한다. 흔해 보이는 니트 하나를 입어도 시크한 느낌이 묻어나는 이유는 이런 마른 몸매도 한몫한다. 최근 서점에는 ‘프랑스 여자는 살찌지 않는다’가 눈길을 모으고 있으며, 방송에서는 ‘프랑스 여인처럼 먹어라’(KBS1 TV ‘수요기획’)가 기획되기도 했다.
파리에서 유학 생활을 한 뷰티 매거진 ‘얼루어’의 뷰티 디렉터 강미선씨는 “파리 여자들은 두세 가지의 코스 요리에, 후식으로 치즈와 초콜릿까지 즐길 정도로 잘 먹어요. 이렇게 먹으면서도 날씬한 이유를 꼽는다면 먹는 것은 즐기면서도 과하게 먹지 않는 데 있어요. 조금 모자란 듯 천천히 즐기면서 먹으면, 배가 부를 때까지 먹지 않아도 요리의 참맛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평소 조금만 먹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과식하지 않고 오랫동안 즐기면서 먹는다는 것.
프랑스 여자들은 배고픔을 참지 않는다. 대신 허기가 질 때는 요구르트를 즐겨 먹는다. 과일 맛이 많이 나는 달콤한 요구르트가 아닌 유산균이 듬뿍 든 홈메이드 요구르트는 공복감을 달래기에 좋을 뿐 아니라 당분이 없고 열량도 높지 않아 건강 다이어트식으로 제격이다. 이외에도 프랑스 여자들이 건강과 날씬함을 유지하는 비결 중 하나는 의식적으로라도 물을 자주 많이 마시는 것. 대부분의 프랑스인들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물을 마시는 습관을 갖고 있는데, 보통 생수병이 냉장고가 아닌 식탁 위에 놓여 있다. 물이 차면 마시는 것에 대해 무의식적으로 거부감을 갖는 경우가 많아 일부러 실온에 두어 자연스럽게 물을 가까이 하도록 한다고.
프랑스 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와인도 날씬한 몸매를 만드는 데 한몫한다. 와인 마니아인 방송인 이다도시는 “프랑스 여자들은 식사할 때 항상 와인을 즐기지만 한두 잔 정도 밖에 마시지 않는다”고 말한다. 와인을 식사와 곁들이면 음식의 양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지나치게 마시면 미각을 잃어 음식도 많이 먹게 되므로 조금씩만 마시는 게 원칙이라고.
프랑스 여자들은 매일 아침저녁으로 체중계에 올라가 자신의 체중을 확인하지 않는다고 한다. 몸무게 수치에 연연해하지 않고 자신의 체형보다 한 치수 작은 바지를 입어보면서 살이 얼마나 쪘는지 아니면 빠졌는지를 확인한다. 또한 헬스클럽에서 열심히 운동하거나 공원에서 일부러 조깅을 즐기는 사람은 많지 않다. 운동을 의무적으로 하는 대신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거나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는 등 생활 속에서 바쁘게 많이 움직여 칼모리를 소모하는 것이 날씬한 몸매를 가꾸는 그들만의 비결이다.

사진제공·REX
참고서적·‘프랑스 여자는 살찌지 않는다’(물푸레)
일러스트·손정민

Parisienne Chic

UGUF 파리 여행 노트, 파리지앵, 두번째 파리(왼쪽부터 차례로)


Parisienne TALK
파리지엔, 그 진실 혹은 거짓

Parisienne Chic

파리지엔은 야근을 하지 않는다? 황성혜(‘주간조선’ 기자, ‘사랑해, 파리’ 저자)
야근이 잦은 회사생활을 하는 샐러리맨 입장에서 파리는, 전생에 복을 쌓은 사람들만 살 수 있는 상상 속 도시다. 파리에서는 점심시간도 두 시간씩 쓸 수 있고, 오후 4~5시만 되면 ‘정각 퇴근’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인듯 보인다. 관공서는 오후 4시 58분이 되면 창구를 닫으니, 한시간 넘게 줄을 서 기다렸던 사람들은 황당한 표정만 지을 뿐이다. 하지만 파리에서도 ‘칼 퇴근’을 못 하거나 주말 근무를 해야 하는 샐러리맨들이 무수하다. 다음날 있을 새벽 미팅을 위해 밤 늦게까지 사무실에서 자료를 준비하고, 주말인데도 일거리를 싸들고 와서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친한 파리의 시사주간지 기자가 한마디 했다. “남들은 여름휴가도 한 달씩 간다지만 우리 같은 기자들은 고작 2주일뿐일 때도 많다.” 파리지엔이라고 다들 한 달씩 쉬는 건 아니라고.

파리지엔은 에스프레소만 마시고 스타벅스엔 안 간다? 이동섭(‘나만의 파리’ 저자)
파리의 골목 구석구석에는 오래되고 분위기 있는 카페가 많은데, 파리지엔은 이곳에 앉아 에스프레소를 즐긴다. 파리지엔은 스타벅스 테이크아웃 커피점을 가지 않을 거라 생각하지만 길을 걷다보면 생크림을 듬뿍 얹은 스타벅스 커피를 즐기는 이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파리의 카페에서는 아이스커피를 팔지 않는 것도 이유라면 이유. 뉴욕이나 런던 같은 도시에 비해 파리에는 스타벅스가 많지 않지만 캐러멜 향이 나는 테이크아웃 커피의 간편함에 파리지엔도 어느새 익숙해진 듯하다.

파리지엔은 영어를 안 쓴다? 박은희, 이경인(‘UGUF 파리 여행 노트’ 저자)
흔히들 파리지엔은 영어를 잘 못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파리에서 지낸 시간을 돌이켜봐도 컴퓨터나 카메라, 휴대폰처럼 전 세계 어디서나 통하는 그 흔한 영어 단어조차도 자기네 말로 바꿔 사용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프랑스에서도 초등학교 영어 교육이 의무화 돼 있고 제2 외국어로서 영어에 대한 교육열이 높은 편이다. 다만 영국식 영어를 쓰는데다 특유의 불어 발음이 섞여 영어를 잘 못하는 것처럼 들리는 경우가 많다. 물론 파리지엔 중에는 자국어에 대한 애정 때문에 영어를 잘하면서도 일부러 안 쓰는 사람들이 있기는 하다.

파리지엔은 명품에 연연하지 않는다? 최순영(‘두번째 파리’ 저자)
해마다 두 차례씩 있는 빅세일 시즌이 시작되면, 명품에 연연하지 않고 고상하게 쇼핑을 즐길 것만 같았던 파리지엔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시즌 첫날 명품 매장 앞은 (파리로 쇼핑 원정을 온) 아시아계 쇼핑군단과 그에 못지않은 숫자의 파리지엔이 눈에 불을 켜고 서 있다. “명품이 무슨 대수야”라는 식의 도도하게 콧대 높던 파리지엔마저도 30~70% 가까이 할인되는 럭셔리 패션 브랜드들의 물건 앞에서는 너나 할 것 없이 달려들어 일종의 ‘사느냐 뺏기느냐’의 전쟁을 방불케 하는 진풍경을 연출하는 것이다. 거리를 지나다보면 물욕이 용솟음치는 매혹적인 도시 파리. 해마다 여름과 가을의 대박세일 기간이면 파리지엔에게도 그렇게 강력한 지름신이 강림하고는 하신다.

파리지엔은 모두 날씬하다? 이화열(프리랜서 디자이너, ‘파리지앵’ 저자)
‘파리지엔은 멋지고 날씬하다, 프랑스 사람들은 살이 안 찐다’라는 말, 이건 정말 새빨간 거짓말 같다. 프랑스 여자들의 옷의 치수가 점점 커지는 바람에 의류 회사에서 66사이즈 옷에 55를 붙이는 편법을 쓰기도 했다고 한다. OECD의 조사에 의하면 한국의 비만 인구가 프랑스의 3분의 1이라고 하니, ‘왜 한국 여자들은 살이 안 찌나?’ 이런 책을 파리에서 출판하면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불티 나게 팔릴 것이다. 파리의 카페 테라스 테이블은 지나가는 사람들을 쳐다보게 놓여있다. 타인의 시선이 거울처럼 자신을 비추는 곳, 누구든 시선을 받고 시선을 주는 데 익숙한 곳이다. 파리지엔의 아름다움의 명성은 날씬함이 아니라, 바로 이런 타인의 시선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여성동아 2007년 12월 52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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