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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축하합니다

친구에서 연인으로, 11월 결혼하는 정선희·안재환

글·김수정 기자 / 사진·지호영 기자

2007. 09. 22

개그우먼 정선희와 탤런트 안재환이 오는 11월 웨딩마치를 울린다. 올 초 정선희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안재환이 고정출연하면서 사랑을 키워왔다는 두 사람을 만나 결혼을 약속하기까지의 알콩달콩 연애담을 들었다.

친구에서 연인으로, 11월 결혼하는 정선희·안재환

또한 쌍의 연예인 부부가 탄생한다. 올 11월 결혼식을 올리는 개그우먼 정선희(35)·탤런트 안재환(35) 커플이 그 주인공. 지난 8월 초 만난 두 사람은 서로의 손을 꼭 잡은 채 시종일관 환한 웃음을 띠며 행복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두 사람은 올 초 정선희가 진행하는 MBC 라디오 프로그램 ‘정오의 희망곡’에 안재환이 고정출연하면서 본격적인 만남을 갖게 됐다. 정선희는 “짧은 기간 교제했지만 오래도록 함께 지내온 사람처럼 이미 서로에게 익숙한 존재가 됐다”며 말문을 열었다.
“처음부터 특별한 감정을 느낀 건 아니었어요. 원래 방송국에서 마주치면 인사를 주고받는 정도의 사이였는데 만남이 계속되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지고 정이 들었죠(웃음).”
“저는 몇 년 전 ‘정선희씨가 남자친구에게 무척 잘한다’라는 소문을 들은 뒤 ‘애인이 돼보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한 적이 있어요(웃음). 그러다가 우연찮게 ‘정오의 희망곡’에 출연하면서 선희씨와 친해졌고, 청취자들의 고민을 해결하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며 차츰 ‘평생의 반려자가 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졌죠.”

안재환의 부르튼 발 보고 정선희가 눈물 흘리면서 서로의 마음 확인
친구에서 연인으로, 11월 결혼하는 정선희·안재환

정선희가 안재환에게 남다른 감정을 느낀 건 사업관련 자문을 받으면서부터였다고 한다. 서울 강남에서 퓨전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영화제작도 병행하고 있는 안재환이 지인으로부터 동업 제의를 받고 고민하던 정선희에게 도움을 준 것. 서류작성법·경영전략 수립법 등을 꼼꼼하게 일러주는 안재환을 보며 정선희는 ‘이 사람이라면 의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먼저 사랑을 고백한 이는 안재환이었다.
“사업까지 하다 보니 하루 15시간씩 걸어다닐 때가 있어요. 그래서 발이 험한데, 우연히 부르튼 제 발을 본 선희씨가 얼마나 고생하기에 이렇게 됐느냐면서 눈물을 흘리는 거예요. 겉으로는 ‘왜 울어~’ 하면서 웃어넘겼지만 속으로는 ‘내 여자구나’ 싶은 생각에 마음이 뭉클했죠.”
그날 이후 안재환은 정선희에게 적극적으로 마음을 표현했고, 정선희 역시 조금씩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냈다고 한다. 두 사람은 유머러스한데다 일어도 유창하게 말하는 등 비슷한 점이 많아 쉽게 가까워질 수 있었다고.
“방송에서는 사람들을 잘 웃기는 편이지만 실제 저는 잘 웃지 않아요. 그런데 재환씨는 저를 웃게 해주죠. 한번은 사랑을 주제로 한 일본 가요를 6, 7곡 내리 불러줘서 감동받기도 했어요. 정이 많은 사람이라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기지만 공사가 분명하고 성격이 꼼꼼해 경제적으로도 믿음이 갔죠(웃음).”
두 사람은 지금껏 단 한 번도 싸운 적이 없다고 한다. 안재환의 화난 모습을 보기 위해 정선희가 일부러 싸움을 건 적이 있는데 안재환이 눈웃음을 치면서 “잘못했다”고 말하는 바람에 수포로 돌아갔다고. 정선희는 “저렇게 해맑은 사람이 화가 나면 더 무섭겠다 싶어 요샌 오히려 재환씨의 눈치를 살핀다”면서 “살면서 헛된 싸움은 하지 말자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주위의 시선을 피해 서로의 집 근처에서 데이트를 즐기거나 지인들과 어울리며 만남을 가졌다고 한다. 첫 키스는 안재환의 친구 앞에서 공개적으로 했다고.
“노래방에서 분위기가 무르익을 즈음 제가 자연스럽게 (키스를) 했죠. 술에 취한 제 친구는 저희가 키스하는 걸 보고 놀라면서도 ‘쟤네들이 정말 친한가보다’라고 생각했대요. 다음 날 아침 제게 전화해서는 ‘기억 안 나지? 너 실수했다’라면서 걱정해주더라고요(웃음). 그래서 그 친구에게만 교제 사실을 고백했어요.”
이처럼 비밀연애를 한 탓에 결혼 사실이 알려지자 두 사람의 친구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특히 지난 7월 중순 후배 박경림의 결혼식에 참석한 정선희가 “(박)경림이마저 날 두고 가다니 유감”이라고 시치미를 떼고 말해 아무도 그의 결혼을 짐작하지 못했다고.

친구에서 연인으로, 11월 결혼하는 정선희·안재환

유머감각이 풍부한 엄마 아빠 영향을 받아 태어날 2세는 개그맨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갖고 있다는 안재환·정선희 커플.


“둘 다 나이가 많다 보니 사귀는 내내 조심스러웠어요. 교제 사실이 새나갈까봐 ‘정오의 희망곡’ 스태프는 물론, 친분이 두터운 이소라씨나 엄정화씨, 최화정씨에게도 비밀에 부쳤죠. 다행히 사실이 알려진 뒤 청취자분들을 비롯해 많은 사람이 축하해줘서 마음이 홀가분해졌어요.”
양가 부모 역시 두 사람의 결혼을 환영했다고 한다. 상견례를 한 뒤 사돈 간에도 가까워져서 함께 사진을 찍고 식사도 하는 등 허물없이 지내고 있다고. 안재환은 “부모님이 벌써부터 손자손녀 볼 생각에 부풀어 있다”면서 행복에 들떠 있는 집안 분위기를 귀띔하기도 했다.
늦둥이로 태어나 부모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안재환을 위해 정선희는 시부모와 함께 살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부쩍 아버지의 건강이 좋지 않아 걱정하는 안재환을 위한 배려라고. 정선희는 “어른들이 딸을 하나 입양했다고 여기시면 좋겠다”면서 “살림 솜씨가 좋은 어머님께 많이 배워 야무진 며느리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에 질세라 안재환은 “흔쾌히 부모님과 살겠다고 말해 고맙다”며 “1주일에 나흘은 우리 부모님과 살고, 이틀은 처가에서 장인어른·장모님과 시간을 보낸 뒤 나머지 하루는 최고급 호텔에서 둘만의 시간을 가질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이 갖게 되면 방송활동 쉬면서 엄마 역할에 충실할 생각
두 사람은 “아들 딸 구별 없이 낳아 똑똑하게 키우겠다”는 2세 계획을 세워두었다고 한다. 유머감각이 풍부한 사람끼리 결혼하는 만큼 2세는 개그맨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갖고 있다고.
안재환이 딸을 원하는 데 비해 정선희는 은근히 아들을 바란다고 한다. “재환씨의 이목구비를 닮으면 좋겠다”는 정선희의 말에 안재환은 “살이 쉽게 찌는 체질만큼은 (닮으면) 절대 안 된다”면서 웃었다.
11월17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화촉을 밝히는 정선희·안재환 커플. 결혼식 주례는 정선희가 다니는 교회 담임목사에게, 사회는 안재환의 친구에게 각각 부탁해두었다고 한다. 축가와 신혼여행지는 조만간 결정할 예정이라고.
“결혼한 뒤에도 선희씨는 계속 활동할 겁니다. 저 또한 드라마를 통해 연기를 선보일 계획이고요. 유난스럽지 않게, 그러나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게 잘 살겠습니다.”
“내조 잘하는 아내, 시부모님을 공경하는 효부가 될게요. 나이가 많아 아이는 미루지 않고 가질 생각인데, 아이를 갖게 되면 방송활동은 잠시 쉬면서 엄마의 역할에 충실하려고 해요.”
한편 정선희는 결혼발표 이후 MBC 아침 프로그램 ‘기분 좋은 날’의 새 MC를 맡아 기쁨을 더했다. 두 사람이 앞으로도 행복한 가정을 꾸리며 멋진 방송인으로 활동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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