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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이 남자의 변신

남자의 향기 물씬 풍기는 터프가이 연기로 인기몰이~ 이준기

글·김수정 기자 / 사진·조세일‘프리랜서’

입력 2007.09.22 11:46:00

‘여자보다 예쁜 남자’로 불리며 큰 사랑을 받았던 이준기가 터프가이로 변신해 화제다. MBC 수목드라마 ‘개와 늑대의 시간’에서 짧은 헤어스타일과 용 문신 등으로 색다른 매력을 뿜어내고 있는 그를 경기도 화성 드라마 촬영장에서 만났다.
남자의 향기 물씬 풍기는 터프가이 연기로 인기몰이~ 이준기

‘예쁜 남자’ 이준기(25)가 달라졌다. MBC 수목드라마 ‘개와 늑대의 시간’에서 국가정보요원 수현과 태국의 범죄조직원 케이 등 1인 2역을 맡아 강한 남자의 매력을 선보이고 있는 것.
‘개와 늑대의 시간’은 국제 마약범죄단과 국가정보요원 간의 대결을 그린 드라마다. 8월 중순 촬영장에서 만난 그는 범죄조직의 보스 ‘마오’ 앞에서도 주눅이 들지 않는, 대담한 눈빛을 뿜어내는 장면을 연기하고 있었다.
“이 드라마에서 제가 맡은 수현은 부모를 죽인 원수이자 범죄조직의 보스인 마오를 제거하기 위해 범죄조직에 잠입하는 국정원 요원이에요. 하지만 사고로 자신이 국정원 요원이라는 기억을 잃고 범죄조직의 2인자로 성장하죠. 1인 2역인데다 드라마 주연을 맡는 건 처음이라 부담이 컸어요. 출연을 결정한 뒤 한동안 고민하다가 첫 촬영을 앞두고 감독님, 출연배우들과 가진 술자리에서 ‘사실 겁난다. 나 좀 도와달라’고 솔직히 얘기했어요.”
“감독님과 연기에 대한 충분한 의견을 나눈 뒤 마음의 짐을 덜었다”는 그는 요즘 하루하루가 행복하다고 한다. 지금까지 보인 적 없는 광기 어린 눈빛이나 고통에 일그러진 표정이 카메라에 담기면서 더 이상 ‘예쁘다’는 말을 듣지 않게 됐기 때문.
지난해 관객 1천2백만을 동원하며 화제를 모은 영화 ‘왕의 남자’에서 장생(감우성)과 연산군(정진영) 두 남자에게 사랑받는 여성스러운 광대 ‘공길’을 연기한 뒤 스타덤에 오른 이준기는 이후 ‘여자보다 예쁜 남자’로 불리며 큰 인기를 모았다. 그러나 드라마 ‘마이걸’과 음료 CF 등에 출연하면서 ‘비슷비슷한 이미지라 식상하다’는 비판을 들었고, 영화 ‘플라이 대디’에서 싸움의 고수 ‘승석’ 역을 맡아 이미지 변신을 꾀했으나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다.
1년여 만에 활동을 재개한 그는 “그동안 ‘왕의 남자’의 ‘공길’은 내게 족쇄 같았다”고 고백했다.
“‘왕의 남자 이미지를 깨야 한다’면서 스스로를 다그친 게 더 큰 벽을 만든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연기를 잘할 수 있을까’ 생각하기보다 ‘어떻게 달라져야 하나’만 고민했거든요.”
그렇게 힘든 시간을 보내다 문득 ‘왕의 남자’ 촬영 당시 자신이 배우들과 ‘열심히 놀았던’ 사실을 떠올린 그는 이후 ‘이미지에 연연하지 말고 작품 안에서 즐겁게 놀자’는 다짐을 했다고 한다. 그 뒤 들어온 배역이 ‘개와 늑대의 시간’의 ‘수현’이었다고. 머리를 짧게 깎고 팔뚝에 용 문신을 하는 게 좋겠다는 아이디어도 직접 냈다는 그는 현재 대역 없이 액션 신을 100% 소화하며 촬영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왕의 남자’에서의 제 모습만 기억하는 분은 지금의 제가 낯설겠지만 실제 제 모습과 더 가까운 건 수현이나 케이예요. 부산 사람이라 그런지 약간 무뚝뚝한 면도 있고 말보다 행동이 앞서기도 하죠(웃음).”

남자의 향기 물씬 풍기는 터프가이 연기로 인기몰이~ 이준기

스타보다 배우라는 말을 더 듣고 싶다는 이준기. 그는 ‘처음처럼’ 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촬영에 임한다고 한다.


“예전에는 외모에 대한 지적 많았는데 지금은 연기에 대한 평가 많아져 기분 좋아요”
이 드라마에 출연하면서부터 달라진 건 이제 시청자들이 그의 외모가 아닌 연기에 관심을 기울인다는 사실. 이준기는 “예전에는 옷차림이나 외모에 대한 지적이 많았는데 지금은 연기에 대한 지적이 많아져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수시로 인터넷에 접속해 연기에 대한 글들을 꼼꼼하게 읽어요. 얼마 전 드라마 게시판에 들어갔다가 ‘눈에 너무 힘주지 마라’는 글을 보고 ‘내 감정이 과했구나’ 싶어서 뜨끔했죠(웃음). 욕을 먹더라도 스타가 아닌 배우로 평가받을 수 있다면 괜찮아요.”
연기자로 거듭나고 있다는 기쁨에 이준기는 최근 무에타이 경기 장면을 촬영하다가 발목을 다치기도 하고 액션연기를 하다 유리파편이 얼굴에 튀어 상처가 나기도 했지만 몸을 사리지 않는다고 한다. 얼마 전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고 촬영을 계속하다 응급실에 실려가기도 한 그는 “그때 이후로 식사는 거르더라도 비타민제는 반드시 챙겨 먹으며 피로를 푼다”고 말했다.
“여러모로 촬영이 힘들지만 그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건 태국 로케이션 촬영이에요. 아~ 사실, 태국 촬영은 떠올리기도 싫어요(웃음). 밧줄에 손발이 묶인 채, 오염된 강물 속으로 떨어지는 장면을 찍어야 했는데 현장에 가보니 악취가 심한데다 오물까지 떠다니더라고요. ‘다른 데서 촬영하면 좋겠다’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지만 (정)경호씨랑 둘이 강물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죠. 2시간 남짓 허우적거리면서 연기하느라 오물이 눈코입에 다 들어갔어요. 촬영 후 다 토해내고 목욕하고… 그래도 악취가 가시지 않아 고생 좀 했죠(웃음).”
힘들었지만 이날 이후 이준기는 동료배우·스태프들과 동지애가 싹틀 만큼 친해졌다고 한다. 그는 촬영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매서운 눈빛을 가진 케이를 연기하다가도 ‘오케이’ 사인이 나면 바로 까불까불하고 애교 많은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가 스태프들과 어울린다고.
“원래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해요. 좋은 사람들과 밤늦도록 술잔을 기울이는 것도 좋아하는데 요새는 너무 바빠 엄두를 못 내고 있어요. 당분간 술 약속은 미뤄두려고요.”
소문난 애주가인 그의 주량은 ‘분위기에 따라’ 다르다. “12시간 동안 술을 마신 적도 있다”는 그는 “(정)경호씨와 빨리 친해지고 싶어서 두 차례 술내기를 한 적이 있다”며 멋쩍게 웃었다.
“친구와 술을 좋아하다 보니 시간이 나도 술친구부터 떠오른다”는 그는 여자친구가 없다고 한다. ‘왕의 남자’ 출연 이후 스케줄이 많아 연애는 생각조차 해보지 못했다고.
“쾌활한 성격에 자기 주관이 뚜렷한 여자가 이상형인데, 아직은 사랑보다 연기에 대한 욕심이 커서 그런지 눈에 들어오지 않네요(웃음). 당분간은 사랑보다 일이 우선일 것 같아요.”
그는 다음 촬영을 위해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느새 이준기에서 케이로 변해 화려한 발차기를 선보이는 그에게서 남자의 향기가 느껴졌다.

여성동아 2007년 9월 52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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