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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여성동아 기자가 다녀왔어요 ⓛ

온가족이 함께 가볼만한∼ 3박4일 금강산 여행

글·김유림 기자 / 사진·김성남 기자

2007. 09. 20

계절별로 이름을 달리할 만큼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금강산. 최근 외금강뿐 아니라 내금강까지 공개돼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시원한 폭포소리와 짙푸른 녹음이 반기는 금강산에 3박4일간 다녀왔다.

온가족이 함께 가볼만한∼ 3박4일 금강산 여행

절벽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는 내금강 보덕암.(우)


지난 6월부터 그동안 꽁꽁 닫혀 있던 내금강까지 방문할 수 있게 돼 볼거리가 더욱 풍부해진 금강산 여행. 금강산에서는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가슴속까지 시원해지는 청정자연을 만날 수 있고, 북쪽 사람들과의 교감 또한 덤으로 얻을 수 있다.
금강산은 행정구역상 강원도 고성군과 금강군, 통천군에 걸쳐 있으며 금강산 관광특구 온정각은 ‘온정리’라는 마을에 자리하고 있다. 서울 광화문에서 출발하는 금강산 관광버스는 휴전선을 넘기 전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에 있는 화진포 아산 휴게소에 한 번 정차한다. 금강산 여행의 집결지인 이곳에서 관광객들은 팀별로 조를 짜 미니버스에 오르는데, 현대아산에서 나온 가이드가 동승해 관광객들의 입경절차를 도와주었다. 북쪽에 머무르는 동안 항상 착용하게끔 돼 있는 관광카드를 나눠주고, 휴대전화 및 출입이 금지돼 있는 전자제품을 수거한 뒤 입경 장소로 이동했다. 남한쪽 출입경 관리소를 통과한 뒤 비무장지대(DMZ)를 지나자 창문 밖으로 낯선 풍경들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관광버스가 다니는 길 양쪽으로 초록색 철조망이 쳐져 있어 북쪽 현지인들의 모습은 창문 밖으로만 구경할 수 있었는데 논둑길을 따라 줄지어 걷는 아이들의 모습, 옹기종기 모여 있는 민가의 모습이 따뜻한 풍경으로 다가왔다.
버스로 30분 정도 이동하자 호텔과 온천장, 옥류관, 문화회관, 면세점 등이 모여 있는 관광특구 온정각에 도착했다. 모든 건물은 현대식으로 지어져 있고, 현금인출기와 편의점까지 들어와 있어 미처 챙겨오지 못한 생필품이나 산행 전 물과 간식 등을 구입하기에 편리하다.
먼저 금강산 문화회관에서 북쪽 교예단의 공연을 관람했다. 숨을 죽일 정도로 아슬아슬한 줄타기와 화려한 무용수들의 공연이 2시간 동안 관광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다음 코스는 노천탕으로 유명한 금강산 온천. 이곳에서는 음양의 조화를 위해 매일 남탕과 여탕을 바꾸는데, 현지인의 말에 따르면 금강산은 음기가 강해 여자는 살이 찌고, 남자는 살이 빠진다는 속설이 있다고 한다. 금강산 온천의 백미는 온정리 매바위산의 정취가 한눈에 들어오는 노천탕이다. 뜨거운 물에서 몸을 푼 뒤 파라솔 의자에 누워 금강산 세존봉과 채화봉의 풍경을 감상하다 보면 잠이 사르르 올 정도로 평화롭고, 신선이 된 듯한 착각에 빠져든다. 더욱이 금강산 산행 후 뜨거운 온천물에 몸을 담그면 쑤셨던 팔다리가 시원해져 단번에 피로가 풀린다. 아토피 등 각종 피부질환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닥터피시탕’과 가족 단위 여행객들을 위한 호텔식 개별탕도 인기다.

온가족이 함께 가볼만한∼ 3박4일 금강산 여행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아름다운 석양. 각종 피부질환 치료에 효과가 있는 금강산 온천 내 ‘닥터피시탕’. 내금강 산행 초입에 있는 표훈사. 한국 최대 마애불로 꼽히는 묘길상.(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올망졸망한 산세가 여성스러운 내금강, 기암괴석의 웅장함 느껴지는 외금강
둘째 날 아침, 본격적으로 산행이 시작됐다. 금강산은 크게 내금강과 외금강, 해금강으로 나뉘는데, 이날 선택한 코스는 표훈사에서 고려시대 마애불 묘길상에 이르는 3.7km 구간의 내금강이다. 온정각에서 버스로 2시간 남짓 비포장도로를 달려 도착한 곳은 표훈사 입구. 그곳에서부터 산행을 시작해 왕복 2시간가량 걸린다. 내금강은 등산로가 크게 가파르지 않고 산책하듯 걸을 수 있어 나이 지긋한 할머니 할아버지는 물론 어린아이들도 충분히 다녀올 만하다. 묘길상에 오르는 동안에는 ‘내금강 최고의 경승지’로 꼽히는 금강문~화룡담 1km 거리의 만폭동이 압권이다. 흑룡담·비파담·진주담 등 만폭8담은 외금강의 옥류동, 만물상과 함께 ‘금강산 3대 절경’으로 꼽힌다.
한국 최대 마애불로 꼽히는 묘길상을 감상하고 내려오는 길에는 보덕암에 들러보자. 구리기둥 하나에 의지해 절벽에 매달려 있는 모습이 보는 것만으로도 스릴 있고, 가파른 돌계단으로 올라 보덕암에 다다르면 내금강의 고요한 자연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산행을 마치고 다시 표훈사로 내려와 점심식사를 즐긴다. 표훈사 옆에 펼쳐진 노천 식당에서 곰취잎쌈과 구수한 된장국, 장아찌, 김치 등 도시에서는 맛보기 힘든 청정무공해 음식을 배불리 먹을 수 있다.
다음 날은 만물상 코스로 알려진 외금강을 등반했다. 층암절벽과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만물상은 70도가 넘는 가파른 산행로 때문에 오르기 쉽지 않지만 금강산의 본모습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금강산 관광의 절정이라 할 수 있다. 산행시간은 천선대까지 2시간 정도 걸린다. 등반로는 가파른 돌계단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정상에 오르면 창끝처럼 매섭게 에두르고 있는 회색 봉우리와 그 사이사이 구름 반지를 끼고 있는 낙락장송의 위상이 절로 감탄을 자아내게 만든다.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에는 산행 중 미처 감상하지 못했던 외금강의 절경을 느긋하게 감상한다.
금강산 줄기가 동해바다로 뻗어 있는 해금강 또한 금강산 여행에서 빼놓아서는 안 될 코스. 삼일포·해금강·총석정 등 총 3개 구역으로 나뉘어 있으며 고성항 횟집에서는 싱싱한 활어회와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옥류관에서 평양냉면으로 점심식사를 마친 뒤 모든 일정이 마무리됐다. 해외여행에서 돌아올 때보다 더욱 아쉬움이 남는 여행이었지만 버스에 오르는 순간 “선생님, 가을 단풍 구경하러 또 오십시오” 하고 인사하는 북쪽 안내원의 모습이 떠올라 슬며시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계절별로 금강산·봉래산·풍악산·개골산으로 불릴 만큼 다양한 모습을 감추고 있는 금강산. 이곳에 다시 한번 오를 날을 기약해본다.
쇼핑의 즐거움이 있어요~
금강산 면세점

온가족이 함께 가볼만한∼ 3박4일 금강산 여행
지난 4월 말 한국관광공사가 온정각 서관에 3백여 평 규모의 면세점을 열었다. 오전 7시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이용할 수 있는데, 북쪽 상품관과 개성공단 제품 전시관, 해외 유명 브랜드와 주류 판매소로 나뉘어 있다. 북쪽 상품 중 대평 들쭉술과 말린 고사리가 인기이고, 개성공단제품은 서울에서도 구입 가능하다. 해외 유명상품은 구찌·아르마니 등이 입점해 있으며 가격은 일반 공항 면세점 수준이다. 면세 허용 범위는 전체 가격 3백 달러 이내로 주류는 1병, 담배는 궐련 2백 개비, 향수는 2온스, 농산물은 전체 가격 10만원 이내로 제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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