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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Art & Culture

중국국보전

엄마 허은주씨와 성은·동혁이가 다녀왔어요!

글·김동희 기자 / 사진·현일수‘프리랜서’ || ■ 자료제공·(주)솔대

2007. 08. 10

중국국보전

행차 의장 대열, 동한, 동, 높이 38.5~44cm. 한나라 장군의 묘에서 출토된 유물. 당시 기마 무사들의 의복과 무기, 수레의 형태를 알 수 있다.(좌) 한백옥으로 만들어진 관 덧널을 살펴보는 성은이와 동혁이.(우)


역사박물관에서 중국의 국보급 유물이 전시된다는 소식을 듣고 허은주씨(36)가 딸 성은이(11)와 아들 동혁이(8)를 데리고 전시장을 찾았다.
유물의 안전을 위해 조도를 낮춘 전시장 안은 동굴의 미로를 탐험하듯 꾸며져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냈다. 벽을 둘러 전시된 한나라 시대의 개구리와 곰 모양 청자들을 들여다보던 성은이가 동으로 만들어진 수레차 모형을 보고 탄성을 올렸다.
“동혁아, 옛날 사람들은 이런 마차를 탔어.” 어둠에 익숙해지지 않은 듯 눈을 부비며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동생에게 성은이가 자못 어른스럽게 설명하며 유물 옆의 설명문을 읽어준다.
“금이다!” 반짝이는 보물을 본 동혁이가 누나의 팔을 잡아끌었다. 한나라 시대의 두툼한 금화, 옥으로 장식한 금 허리띠 등이 아이들을 보물섬을 발견한 선원처럼 들뜨게 만들었다. 금화 한 닢을 내면 말 한 필을 사고도 거스름돈을 많이 받을 수 있었다는 설명에 성은이는 “금화 한 닢만 있으면 좋겠다”며 눈을 반짝였다.
중국국보전

성은이와 동혁이가 한나라 시대의 금화를 들여다보고 있다.(좌) 채색한 기마 무사, 북위, 도기, 높이 31.2cm. 무사는 모자 위에 닭볏 모양의 장식물을 달았다. 당시 군대가 기병을 주측으로 했음을 알 수 있다.(우)


흰색·붉은색·자주색 마노로 만든 목걸이도 아이들의 시선을 끌었다. 관 속의 사람 가슴뼈 부근에서 발견됐다는 안내인의 설명에 성은이는 “네? 그럼 이 커다란 목걸이를 삼켰단 말이에요?” 하고 물어 주위를 웃게 만들었다. 시신이 부패해 목에 걸었던 목걸이가 가슴 부근에 남게 된 거라는 설명을 듣고 성은이도 고개를 끄덕이며 웃음에 동참했다.
북위 시대 전시실에서는 실크로드를 통해 수입된 로마의 유리잔과 은잔 등을 볼 수 있었다. 성은이는 잔에 새겨진 포도 넝쿨무늬와 사람들이 예전에 읽은 ‘그리스 로마 신화’를 떠올리게 한다며 즐거워했다. 동혁이는 다양한 불상들에 관심을 보였다. 얼굴 부분만 남은 불상과 반대로 얼굴 부분만 사라진 불상들을 보고 “저걸 여기에 붙이면 어떻게 될까?” 궁리하기도 하고, 구부정한 자세로 앉은 불상을 보고 “개구리 닮았다”며 유쾌하게 종알거렸다.
둘의 시선을 동시에 사로잡은 건 수나라 시대 관료의 한백옥(漢白玉·한나라 때부터 장식용으로 쓰이기 시작한 흰 돌)으로 만들어진 관 덧널(관 바깥을 장식한 판)이었다. 2m가 넘는 길이의 관 덧널에는 성대한 연회를 벌이는 장면, 말을 돌보는 장면, 소와 사자가 싸우는 장면, 사슴이 초원을 달리는 장면 등이 화려하게 조각돼 있었다. 조각이 들려주는 무수한 이야기에 매혹됐는지 성은이는 전시장 밖으로 나오며 가장 인상적인 전시물로 한백옥 관 덧널을 꼽았다.
관람을 마친 후 감상평을 메모지에 적어 붙여놓은 벽 앞에서 자신만의 감상을 적어 붙이는 성은이와 동혁이의 입가에는 즐거운 웃음이 걸려 있었다.

전시 일시 ~8월26일 오전 10시~오후 8시(매주 월요일 휴관)
장소 서울 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
입장료 어른 1만원, 중·고등학생 8천원, 초등학생 6천원
문의 02-736-9698 www.ochi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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