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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화제의 인물

록 그룹 ‘미로밴드’ 리더로 가요계 도전장 던진 서세원 아들 미로

글·구가인 기자 / 사진·조영철, 지호영 기자

입력 2007.07.23 11:43:00

서세원의 아들 서동천이 미로라는 예명으로 가요계를 노크해 화제다. 그를 만나 아버지의 도피생활로 힘들었던 시절 음악으로 위안 얻은 사연 & 앞으로의 포부를 들었다.
록 그룹 ‘미로밴드’ 리더로 가요계 도전장 던진 서세원 아들 미로

“아들이 음악을 하겠다고 했을 때 굉장히 불쾌했어요. 저는 제가 굴곡 많은 삶을 살아서 (아들이) 연예인하는 게 싫었거든요. 그냥 공부 잘 마친 뒤, 회사원으로 평범하게 살길 바랐는데… 스트레스를 풀라고 사준 기타가 오늘날 이렇게 제 뒤통수를 때릴지 몰랐습니다(웃음). 그런데 오늘 쇼케이스에서 미로밴드가 음악하는 걸 보고 ‘저렇게 미친 듯 좋아하는데 인정해야겠구나’ 싶네요. 제가 스무 살 시절에 부모형제가 만류하는데도 개그한다고 돌아다녔듯, 아들도 자신만의 세계가 있다고 느꼈어요. 본인이 원하는 건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열심히 했으면 좋겠어요.”(서세원)

“아들에게 직접 사랑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었거든요. ‘정말 우리 아들이 날 사랑할까’ 늘 궁금했는데 곡을 통해서 전해들으니까 정말 좋아요. 그동안 좋은 모습 보이지 못해서 늘 마음이 아팠는데, 가족들이 좋은 자리에서 많은 분들을 만나뵐 수 있어서 감격스럽네요.”(서정희)

지난 5월 말 있었던 ‘미로밴드’의 쇼케이스 현장에서는 오랜만에 서세원·서정희 부부가 함께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날 데뷔무대를 가진 미로밴드는 미로(보컬·22)와 쌩(기타·21), 재환(베이스·22) 등이 모여 만든 록 밴드. 이 중 밴드의 리더이자 보컬을 맡고 있는 미로는 우리에게 서동천이라는 이름으로 익숙한, 서세원·서정희의 아들이다. 쇼케이스 후 2주가 지난 뒤 미로와 미로밴드를 다시 만났다.
“아빠가 많이 반대하셨는데 쇼케이스 이후로는 인정해주시고 많이 도와주세요. 저는 밤에 집에 들어가면 피곤해서 그냥 자는데, 아빠는 제가 나온 방송을 모니터링하실 정도예요.”

처음에는 아들의 음악활동 강하게 반대했지만 지금은 모니터링까지 해주며 후원하는 아버지 서세원
이젠 적극적인 지지자가 됐지만, 초등학교 5학년 때 미국의 사립 초등학교에서 유학을 시작해 그곳에서 명문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현재는 일본 명문 와세다대학에 진학한 아들이 음악을 하겠다고 하자 부모는 당황했다고 한다. 그래도 어머니 서정희는 아들이 하는 일이라면 반대의 뜻을 갖고 있어도 일단은 지원한 반면 아버지 서세원은 강하게 반대했다고. 그러다가 아버지의 마음을 바꿀 계기가 있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가족들 앞에서 기타를 연주하며 저희 데뷔 앨범에 실린 ‘마마’를 불렀어요. 가사 중에 ‘나중에 커서 아들에게 매를 들게 된다면 아버지 마음을 이해하겠죠’라는 부분을 부르다가 제가 울먹였는데 그때 아빠도 눈물을 보이시는 거예요. 음반 내는 것조차 반대하시던 상황이었는데 그 후에는 ‘이왕이면 최고의 음반을 만들어야 한다’며 점차 도와주시기 시작했죠.”
그로서는 아버지에게서 처음 보는 눈물이었다고 한다. 당시 서세원의 마음을 움직인 곡 ‘마마’는 이들이 최근 낸 싱글 앨범 ‘네버랜드’의 타이틀곡이기도 하다.
“아빠가 워낙 ‘마마’를 좋아하셔서 다른 곡은 적수가 못 됐어요(웃음). ‘마마’는 제 모습을 가장 솔직히 드러낸 곡이에요. 세상에는 공부 잘하고 부모님 말씀 잘 듣는 아들로 알려졌지만 사실은 전혀 아니거든요. 굉장히 불효자예요. 평소 부모님께 보이지 못한 제 사랑을 고백하고 싶어서 만든 곡입니다.”
미로가 본격적으로 음악을 하게 된 건 고등학교 때부터였다. 그는 당시 오랜 미국 유학생활이 주는 외로움에 아버지 서세원의 도피생활, 이로 인한 세상의 따가운 시선 등으로 인해 꽤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한다.

록 그룹 ‘미로밴드’ 리더로 가요계 도전장 던진 서세원 아들 미로

중학교 3학년 때 기타를 처음 접한 미로는 최근 발표한 미로밴드의 싱글 앨범 ‘네버랜드’에 수록된 전곡을 작사·작곡했다.(위) 지난 5월 말 미로밴드의 쇼케이스 현장에는 서세원·서정희 부부가 참석해 축하해줬다.(아래)


“어릴 때는 몰랐는데 고등학교에 올라간 뒤부터는 외국인으로서 소수자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친구도 별로 없고 술, 담배도 못하니까 마음을 달랠 길도 없고… 고등학교 들어와서 록 음악을 접하게 됐는데 격한 음악을 들으면서 나름 스트레스를 해소했던 것 같아요. 게다가 그때부터 아빠의 도피생활이 시작됐거든요. 방학이 되면 다른 친구들은 엄마 아빠가 데리러 오는데, 저희 부모님은 사정상 오지 못하셨죠. 그래서 혼자 텅 빈 외딴 기숙사에 며칠을 남아 보낸 적이 있어요. 그런 게 많이 힘들었죠.”



“아버지의 유명세 뛰어넘지 못하겠지만 열심히 하는 밴드로 기억되고 싶어요”
미로에게 당시 음악은 탈출구 같은 존재였다. 그는 그곳에서 알게 된 한국인 쌩과 함께 5년 전 스쿨 밴드를 결성해 음악을 시작했고, 2년 전 베이시스트 재환이 합류해 현재의 미로밴드가 탄생했다.
“앨범이 나오기까지 쉽지 않았어요. 5년 전부터 준비는 해왔지만 그 사이 두 번이나 앨범 발표가 무산됐거든요. 부모님의 반대도 있었고,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었죠. 이번 앨범은 세 번째 시도였는데 어렵게 준비해서 이뤄낸 만큼 기뻐요.”
그러나 한국에서 록 밴드로 활동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그룹의 경우 공연할 공간도 마땅치 않은데다 인원이 많이 움직여야 하는 만큼 비용부담이 크다고. 때문에 앨범을 내고 활동하는 데 조금이라도 경제적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온 가족이 동원됐다고 한다. 미로밴드의 뮤직비디오에는 어머니 서정희와 누나 서동주가 출연한다.
“엄마는 절대적인 후원자세요. 몰래 아빠 옷을 가지고 와서 저희 멤버들 코디를 맡았죠. 누나는 학교(MIT) 마치고 미국에서 귀국해서 저희 앨범 사진을 찍어줬어요. 그리고 지금도 늘 저희 밴드와 함께 다녀주고요.”
미로는 연예인 2세라는 공통점 때문에 태진아의 아들 이루와 많이 비교된다.
“이루 형이랑 비교를 많이 하시는데 저는 밴드 활동을 하니까 비교가 안 될 것 같아요. 형은 노래 잘하고 잘생겼는데 저는 그렇지 못하거든요(웃음). 그냥 음악하는 사람으로 봐주시면 좋겠어요.”
“친구들에게도 ‘서세원 아들’이라고 불릴 정도로 유명한 아버지를 둔 게 한때는 콤플렉스였다”는 미로는 아버지 덕을 본다는 말이 듣기 싫어 앨범 녹음 전까지 스태프들에게조차 자신의 아버지가 서세원이라는 사실을 숨겼다고. 이제는 아버지 후광으로 “많은 관심을 쉽게 얻을 수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감사하지만, 그래도 밴드 자체보다는 자신의 배경에 관심을 둔 사람들의 시선이 못내 섭섭한 모양이다.
“쇼케이스 때 쌩이 굉장히 멋있는 기타 연주 장면을 준비한 게 있어요. 근데 그때 마침 저희 엄마가 감격해서 눈물을 보이셨거든요. 모든 카메라가 우르르 객석에 계신 엄마 쪽으로 가고, 아무도 저희에겐 관심을 가져주지 않더라고요(웃음).”
아버지 서세원에게 “평생 좋아하는 음악을 하며 소박한 삶을 살고 싶다”며 설득했다는 미로는 현재 일본 와세다대학 사회학부 1학년을 휴학 중이다. “공부는 열심히 한 편이지만 공부보다는 음악이 더 좋다”는 그는 아버지의 인기를 뛰어넘는 아들이 되기보다 “자기 색깔을 가지고 열심히 하는 밴드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한다.
“실은 제 호적상 본명이 서종우예요. 그런데 그걸 아는 사람은 거의 없어요. 늘 ‘서동천’ 아니면 ‘서세원 아들’로 불리니까요. 물론 언젠가는 미로라는 이름을 아는 분도 생기겠죠. 하지만 저희 아빠의 유명세를 넘기는 불가능해요. 정말 모르는 사람이 아무도 없거든요. 그래서 아예 꿈을 작게 가졌어요. 아버지의 유명세를 뛰어넘진 못하지만, 반만 되자(웃음). 솔직히 밴드로 엄청 유명해지긴 어렵잖아요. 그저 저희를 좋아하는 마니아 층이 생기고 사랑을 받게 된다면 그것에 만족할 거 같아요. 물론 대중에게도 인정받으면 더 좋겠지만요(웃음).”

여성동아 2007년 7월 52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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