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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방송이 끝나고 난 뒤~

김희애·배종옥이 들려준 ‘내 남자의 여자’ 촬영 뒷얘기

글·구가인 기자 / 사진·지호영, 문형일 기자

입력 2007.07.23 11:06:00

SBS 드라마 ‘내 남자의 여자’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친구 남편과의 불륜을 소재로 한 이 드라마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틀에 박히지 않은 내용전개와 감칠맛 나는 대사,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 등으로 호평을 받았다. 연기변신으로 화제가 됐던 두 주인공 김희애와 배종옥을 종방연 현장에서 만났다.
김희애·배종옥이 들려준 ‘내 남자의 여자’ 촬영 뒷얘기

한여자는 ‘홀로’ 떠났고, 다른 여자는 ‘홀로’ 일어났다. 화제의 불륜드라마 SBS ‘내 남자의 여자’는 결국 여느 드라마와 같은 해피엔딩이나 통쾌한 복수 없이, 두 여자의 담담한 ‘홀로서기’를 보여주며 끝을 맺었다.
드라마 시작 전부터 김수현 작가·정을영 PD 콤비의 만남, 김희애·배종옥 등 출연자들의 연기 변신 등으로 관심을 모았던 이 드라마는 지난 4월 첫 방송 후 시종일관 시청률에서 상승곡선을 그리며 꾸준히 사랑받다가 지난 6월19일 마지막 방송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인 38.7%를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김희애 “연기하는 배우조차 이해해주지 못한 화영이라는 인물에 미안한 마음 들어요”
6월20일 열린 종방연에서 만난 김희애(40)는 “화영을 충분히 이해해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을 털어놓았다.
“처음에는 이해하기 힘든 역할이었어요. 이런 성격의 여자를 남자가 좋아할 수 있을까 공감하지 못했죠. 극중 캐릭터에게 미안해 보기는 이번이 처음인 것 같아요. 연기하는 배우조차도 캐릭터를 이해해주지 못하다니… 화영이에게 미안해요.”
친구의 남편을 뺏는 화영 역을 맡아 도발적인 연기를 보여줬던 그는 “배우는 항상 다른 역할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에 악역을 두려워하면 안된다”면서 “불륜녀 연기를 하며 초반에는 수치감도 들고 힘들었지만 (화영이) 나락으로 떨어지면 떨어질수록 시청자들이 더 좋아하고, (시청자가) 많이 봐주니까 신이 났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런 그의 불륜 연기를 가족들은 불편해하지 않았을까.
“남편은 한번도 안 본 걸로 알고 있어요. 저희 아이는 딱 한번 드라마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어요. 화영이가 나초를 일부러 소리내 씹으면서 서재에서 공부하는 준표를 유혹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아이가 ‘엄마 드라마에서 과자 먹는 신 있었죠’하고 묻는 거예요. 긴장해서 ‘어른들이 보는 드라마를 보면 안된다’고 하니까 자기 반 아이들의 4분의 3이 다 본대요. 그러면서 친구들이 ‘그 과자가 맛있어 보이니까 과자이름 알아오라고 했다’고 해서 한참 웃었어요(웃음).”

김희애·배종옥이 들려준 ‘내 남자의 여자’ 촬영 뒷얘기

1 종방연에 참석한 김수현 작가. 2 지수 역의 배종옥. 3 화영 역의 김희애. 4 종방연 현장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는 출연진과 작가.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희애, 김상중, 배종옥, 김수현 작가.


주로 똑 부러지고 당찬 캐릭터들을 맡아 오다 ‘내 남자…’에서 헌신적인 성격의 주부 지수 역을 맡아 연기변신을 선보인 배종옥(43)은 드라마가 방영되는 내내 시청자들로부터 “힘내라는 응원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식당에서는 밥도 더 주시고 길거리 지나가면 악수하면서 용기를 북돋워 주시더라고요. 바보 같다며 답답해하시기보다는, 많은 주부들이 자기 입장처럼 공감해 주시고 안타까워하셨어요.”
하지만 그 역시 남편의 외도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연기할 때는 괴로웠다고 한다. 배종옥은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남편 준표를 화영에게 떠나보낸 뒤 혼자 거실에 남아 울었던 신을 꼽았다.
“거실에서 우는 장면을 찍을 때 감정이 복받쳤어요. 이후 언니 은수에게 불륜 사실을 모른척 하지 그랬냐고 소리치는 장면을 찍을 때도 굉장히 고통스러웠고요. 사실 딱 특정 몇 장면만 힘들었던 게 아니라, 지수가 남편의 외도를 알게 되는 5,6회부터 마음을 추스르는 15,16회까지가 계속 힘들었어요. 절망, 상실, 공허, 인생에 대한 회의 같은… 복합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게 쉽지 않았거든요. 잘 표현할 수 있을까 많이 고민됐고, 고통스러웠던 작업이었어요.”

복잡한 내면 연기 고통스러웠지만 그래도 공통된 결론은 “역시, 김수현!”
‘내 남자의 여자’에서 화영과 준표의 사랑은 결국 파국으로 치닫고 화영은 미국으로 돌아간다. 그렇다고 지수가 준표와 재결합하거나 새로운 남자를 만나는 것은 아니다. 돌아온 준표를 받아들이지 않고 “이대로가 편하다”며 담담하게 홀로서기를 선언한다. 배종옥은 이런 결론에 대해 “김수현 작가의 작품이기 때문에 가능한 결말”이라고 평했다.
“저는 그 해결책이 마음에 들었어요. 준표와 헤어진 뒤, 석준과 함께하도록 미래를 설정했다면 상투적이면서 재미없을 거예요. 삶을 보는 시각이 넓은 김수현 선생님이기 때문에 그렇게 해결을 봤다고 생각해요. ‘삶이라는 게 이런 게 아니냐’식으로 담담히 풀어간 게 참 맘에 들었어요.”
‘완전한 사랑’ ‘부모님 전상서’ 등 김수현의 작품에 자주 출연한 김희애 역시 김 작가에 대해 깊은 신뢰를 보냈다.
화영과 지수가 돼 각자가 처한 상황에 힘겨워했던 두 사람은 작품을 촬영하는 4개월이 “힘들지만 행복했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두 사람 모두 한동안 ‘내 남자의 여자’에서 벗어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한 듯 보였다. “마지막 회 대본을 받고 가슴이 눌린 것처럼 갑갑했고, 마지막 방송은 시작할 때부터 씁쓸했다”는 김희애는 당분간 “활동을 중단하고 아이들과 시간을 보낼 계획”이라고 한다. 배종옥 역시 “촬영을 하느라 제대로 보지 못한 드라마를 처음부터 순서대로 보면서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생각”이라고.

여성동아 2007년 7월 52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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