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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뜻 깊은 행사

제1회 BK(Book Kids)07 이동북페어

“섬마을에서 어린이 책 잔치가 열렸어요”

기획·송화선 기자 / 글·안소희‘자유기고가’ / 사진·조세일‘프리랜서’

입력 2007.07.13 10:30:00

전남 완도가 인근 섬에서 모여든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떠들썩했다.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가 평소 책을 접하기 어려운 섬마을 아이들에게 책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길러주기 위해 ‘BK07 이동북페어’ 행사를 연 것. 갖가지 책을 펼쳐보고, 동화구연과 인형극, 마술 등을 즐기며 뜻 깊은 시간을 보낸 섬마을 어린이들의 하루를 동행 취재했다.
제1회 BK(Book Kids)07 이동북페어

‘제1회 BK07 이동북페어’ 야외마당에서 열린 하루서점.


지난 5월22일 오후 전남 완도군 완도읍 군민회관은 인근 섬에서 모여든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떠들썩했다.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위원장 민병욱·아래 간행물윤리위)가 주최한 ‘제1회 BK(Book Kids)07 이동북페어’에 초청받은 완도군 소재 초등학교 1학년 어린이들이 난생처음 보는 동화 구연과 인형극, 마술 등에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날 열린 ‘BK07 이동북페어’는 평소 책을 접하기 어려운 도서 벽지의 초등학생들에게 책을 기증하고 다양한 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해 책을 사랑하는 마음을 길러주기 위해 기획된 행사. 참가 어린이들은 완도군 소재 금당도·보길도·금일도·소안도·청산도 등 14개 섬 17개 학교에서 배를 타고 왔다. 특히 금당도가 집인 아이들은 배를 타고 약산도, 고금도를 거쳐 완도와 육로로 연결된 신지도로 들어오는 2시간여의 여정 끝에 행사장에 도착했다. 출렁거리는 배에서 지쳤을 법하건만 아이들의 얼굴에서 피곤한 기색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간행물윤리위 초청 대상인 1학년 어린이 2백29명에 학부모와 다른 학년 학생들까지 포함해 5백여 명에 이른 참가자들은 “이곳에서 인형극도 보고 책 선물도 받을 것”이라는 지도교사의 말에 탄성을 질렀고, 적극적으로 행사장을 돌아다니며 책과 문화에 대한 갈증을 풀었다.

구연동화, 인형극, 옛 책 만들기 체험하며 즐거운 하루 보내
이날 행사의 첫 순서는 간행물윤리위가 이 지역 초등학교 1학년 17개 반에 각각 50권씩의 책을 기증한 ‘도서 기증식’.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도서선정위원회가 엄선한 50권의 양서를 학급문고에 꽂아둘 수 있다는 기쁨에 기증서를 받아든 교사들은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노화도에 있는 노화중앙초등학교 1학년 담임 김정애 교사(27)는 “매일 아침 30분씩 독서시간을 운영하는데, 학급문고에 낡고 상업성 짙은 책들이 꽂혀 있어 늘 답답했다”며 “당장 내일부터는 독서시간이 한층 즐거워질 것 같아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제1회 BK(Book Kids)07 이동북페어

1 ‘책 읽는 버스’에서 동화 구연을 듣고 있는 어린이들. 2 ‘BK07 이동북페어’를 주최한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민병욱 위원장. 3 ‘BK07 이동북페어’에 참가한 완도군 섬마을 어린이들이 해맑게 웃고 있다. 4 고사리 손으로 꼼꼼히 바느질해 옛책을 만들고 있는 어린이들. 5 책읽기 권장 캐릭터 ‘책뽀’와 함께 한 참가 어린이들. 6 아이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인형극 ‘강아지 똥’ 한 장면.


이어진 시간은 극단 친구에서 선보인 마술쇼와 인형극 ‘강아지 똥’ 공연.
“친구하자고? 싫어! 누가 너 같은 개똥하고 친구하고 싶겠어?” “뭐? 정말? 그럼, 나하고 친구할 사람은 아무도 없는 거야?”
이런 대사가 이어지고, 주인공 ‘강아지 똥’이 친구가 없다고 슬퍼하자 보길초등학교에 다니는 가은이(9)는 눈물까지 글썽이며 “아니야! 아니야! 내가 친구해줄게!”라고 외칠 정도로 연극에 흠뻑 빠져들었다. 외롭던 ‘강아지 똥’이 민들레 꽃씨를 만나 예쁜 꽃을 피우며 연극이 마무리되자 관람객들로부터 큰 박수가 쏟아졌다.
공연장 야외마당에는 지역 서점들이 함께한 하루 서점, 우리 옛 책 만들기 실습장, 책 읽는 버스 등 다양한 코너가 마련돼 있어 곳곳에서 다채로운 행사가 열렸다.
아이들이 원하는 책을 구입할 수 있도록 이날 간행물윤리위는 참가 학생들에게 1만원권 도서상품권을 한 장씩 선물했는데, 아이들은 저마다 상품권을 들고 ‘하루 서점’을 돌며 책을 고르느라 열심이었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 ‘우리 옛 책 만들기 실습장’을 찾아 고사리 같은 손으로 꼼꼼하게 바느질해 책을 만들기도 하고, 이동도서관으로 꾸며진 ‘책 읽는 버스’에 올라 ‘늑대와 일곱 마리 어린 양’ 동화 구연을 듣기도 했다.
오후 1시 반쯤 시작된 이날 행사는 집에 돌아가려면 배 시간에 맞춰야 하는 아이들을 위해 오후 4시쯤 막을 내렸다. 작별 인사를 하는 책읽기 권장 캐릭터 ‘책뽀’에게 손을 흔들며 아쉽게 돌아서는 아이를 보며 주부 최은희씨(41)는 “완도에서는 이런 문화행사를 보기가 참 힘들기 때문에 아이들이 더 좋아하는 것 같다”며 “그동안은 아이에게 무턱대고 책을 읽으라고만 했는데, 오늘 행사를 통해 아이가 스스로 책의 재미를 느끼게 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행사를 주최한 간행물윤리위 민병욱 위원장(56)은 “올해는 지난 2000년 태어난 즈믄둥이들이 학교 교육을 받기 시작하는 해”라며 “이 행사를 통해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책과 친해질 수 있도록 앞으로도 전국 도서 벽지 지역을 돌며 계속 ‘BK07 이동북페어’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간행물윤리위는 장기적으로 행사 지역을 확대해 ‘BK 이동북페어’를 국민적 독서 운동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여성동아 2007년 7월 52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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