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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Art & Culture

오르세미술관전-‘만종’과 거장들의 영혼

엄마 김순희씨와 대원이가 다녀왔어요!

기획·김동희 기자 / 글·김순희‘여성동아 독자’ / 사진·문형일 기자

입력 2007.07.12 13:41:00

오르세미술관전-‘만종’과 거장들의 영혼

김순희 주부(35)가 아들 대원이와 함께 폴 시냐크의 ‘우물가의 여인들’을 감상하고 있다.(좌)


밀레·르누아르·고흐·마네 등 인상파 거장들의 작품 44점이 한국에 들어왔다는 소식에 귀가 쫑긋해졌다. ‘오르세미술관전’ 홈페이지에 들러보니 자세한 설명이 실려 있었다. 요즘 미술학원에 다니면서 그림 그리는 재미에 빠져 있는 대원이를 불러 홈페이지를 구경하게 했더니 ‘“굉장히 유명한 그림인가보다”며 보고 싶어했다.
아이의 손을 잡고 전시장을 찾으니 평일인데도 관람객이 제법 많았다. 대부분 미술을 전공하는 학생들로 보였지만 아이와 함께 온 엄마도 적잖이 눈에 띄었다. 바쁘다는 핑계로 그동안 통 미술관을 찾아보지 않았던 터라 ‘다른 엄마들은 이렇게 열심인데 내가 너무 아이들에게 무심했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드디어 전시관에 입장! 전체적인 조명이 어둡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그 때문인지 그림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첫눈에 확 들어온 그림은 고흐의 ‘아를의 반 고흐의 방’. 생각보다 크기가 자그마한 그림이었지만 밝고 화사한 색감이 돋보였다. 대원이는 그 다음 칸에 전시된 에두아르 마네의 ‘피리 부는 소년’을 가장 마음에 들어했다. 한참을 쳐다보더니 “엄마, 그런데 왜 화가는 이 소년을 그렸을까?” 하고 물었다. 그 말에 다시 한 번 그림을 들여다보니 소년의 앳된 얼굴에 어린, 우수에 찬 표정이 눈에 들어왔다. 예쁘고 멋진 귀부인 못지않게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소년의 얼굴에 담겨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화사한 색감의 ‘아를의 반 고흐의 방’ 등 명화의 매력에 푹 빠져
밀레의 ‘만종’은 조그마한 크기 때문인지 눈길을 확 사로잡는 강렬함은 덜했다. 그래도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명화로 알려진 그림답게 많은 관람객이 모여 있었고 모두들 금세 자리를 뜨지 못했다.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가 그린 ‘줄리 마네’(고양이를 안고 있는 아이)는 주인공 아이뿐 아니라 아이가 안고 있는 고양이 표정이 무척 귀여웠다. 대원이도 “귀엽다”를 연발하면서 “나도 저렇게 그리고 싶다”라며 그림에 푹 빠져들었다. 옆에 걸려 있는 알베르 바르톨로메의 ‘온실 안에서’는 멋쟁이 귀부인이 꽃이 만발한 온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모습을 담고 있는데, 입고 있는 드레스 자락이나 늘어뜨리고 있는 손 모양이 너무나 사실적이어서 마치 살아서 걸어 나올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차근차근 그림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대원이가 반색을 하며 잡아당겼다.
“엄마, 나 저 그림 알아요! 지난번에 텔레비전에서 봤어요.”
폴 시냐크의 ‘우물가의 여인들’로 푸른 바다와 노란색으로 표현한 땅이 단순하면서도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는 그림이었다. 주말 오락 프로그램에서 소개되었던 모양인데 한번 봤던 그림이어서 그런지 다른 그림을 볼 때와는 다르게 집중해서 살펴보는 것 같았다.

오르세미술관전-‘만종’과 거장들의 영혼

마네의 ‘피리 부는 소년’을 보고 있는 김씨와 대원이.(좌)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에서 재미있는 작품 설명 들어
1시간 남짓 관람을 마치고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하려고 미술관 지하로 내려갔다. ‘오르세미술관전’에선 목요일과 주말을 제외한 평일에 관람객을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데, 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은 3시40분부터 4시까지 진행된다.
프로그램은 준비한 영상물을 보면서 미술 강사가 설명을 곁들이는 식으로 진행됐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쉽고 재미있는 설명에 대원이도 열심히 귀를 기울였다.
“여러분은 모델이 되어본 적 있나요? 옛날에는 신화 속에 나오는 신, 왕과 왕비, 돈 많은 귀족들만 화가의 모델이 될 수 있었어요. 그런데 마네의 ‘피리 부는 소년’은 어떤가요? 이름도 모르는 평범한 사람을 그렸죠? 이 그림은 평범한 사람을 모델로 그린 최초의 그림이고 그래서 유명해졌어요. 밀레의 ‘만종’에 나오는 농부 부부도 마찬가지고요.”
화가들의 아틀리에 코너에서는 ‘아를의 반 고흐의 방’에 나오는 의자, 베개, 액자 등의 소품이 모두 2개씩이라는 점을 짚어주었다. 평생 독신으로 살았던 고흐는 외로웠던 나머지 의자나 베개를 2개씩 짝지어 주었다는 것. 자신의 자화상 옆에 걸린 액자 속 주인공이 동생 테오라는 설명까지 듣고 나니 그림이 친숙하고 쉽게 느껴졌다.
대원이가 오락 프로그램에서 봤다는 ‘우물가의 여인들’ 도 소개됐다. 물감을 섞지 않고 각각의 색을 묻혀 직접 붓으로 점을 찍어가며 그린 ‘점묘화’에 대한 설명을 듣자 그림이 왜 그렇게 독특하게 느껴졌는지 이해가 되었다. 그림을 완성하는 데 2년이 넘게 걸렸고 액자까지 화가가 직접 색을 칠해서 그림과 어울리도록 만들었다고 한다.
다 듣고 나자 앞서 보았던 그림이 새롭게 느껴졌다. ‘교육 프로그램을 먼저 듣고 난 후 그림을 보았더라면 대원이가 훨씬 좋아했을 텐데’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화가는 일반인들이 느끼지 못하는 일상의 아름다움을 포착해 그림으로 표현하는 사람’이라는 교육 프로그램 강사의 말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대원이가 그림그리기를 좋아하는 이유도 주변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표현하는 즐거움을 알아서가 아닐까? ‘오르세미술관전’에서 보았던 명화들의 풍부한 색감과 따스한 분위기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전시 일정 ~9월 2일 오전 10시~오후 8시(매월 마지막주 월요일 휴관)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3층 제5·6 전시실
입장료 어른(18세 이상) 1만2천원, 12~17세 9천원, 6~11세 7천원
문의 02-322-0071 www.orsay2007.co.kr

여성동아 2007년 7월 52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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