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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 토크

주부 2인이 털어놓은 “남편의 외도 체험” & 30대 회사원이 털어놓은 “남자의 외도 심리”

기획·김명희 기자 / 정리·김순희‘자유기고가’ / 사진·홍중식 기자

입력 2007.06.22 14:44:00

남편의 외도를 다룬 SBS 드라마 ‘내 남자의 여자’가 인기를 끌고 있다. 드라마 속 지수처럼 남편의 불륜으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주부와 이를 극복한 주부가 들려준 남편의 외도로 인한 부부 갈등과 극복 방법&남자가 말하는 외도 심리.
주부 2인이 털어놓은  “남편의 외도 체험” & 30대 회사원이 털어놓은  “남자의 외도 심리”

남편의 불륜으로 인해 겪은 고통을 들려준 김경미, 박은경씨(가명).


김경미(이하 김) 3년 전 새벽 2시에 집으로 전화가 걸려왔어요. 어떤 여자가 “○○씨 집이냐”고 남편 이름을 대기에 “맞다”고 했죠. 그랬더니 “남편 관리를 잘하라”고 하더라고요. “당신은 누구냐”고 물었더니 “당신 남편을 좋아하는 여자”라고 당당하게 대답을 했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심장이 벌렁벌렁하더군요. “남편과 잠자리를 같이 했느냐”고 물었더니 “그런 건 아니다”라고 했어요. “정말 내 남편을 사랑하면 데리고 가서 살라”고 했더니 전화를 끊어버리더라고요.
박은경(이하 박) 아내 입장에서는 남편이 외도 중인 사실을 알고 나서 ‘잤는지’ 여부에 민감하게 반응을 하는 것 같아요. 저도 결혼하고 4년 됐을 때 새벽에 술 취한 여자한테 전화가 왔어요. 남편과 사귀는 여자라면서. 그때 제가 둘째를 임신했을 때였는데 전화를 받고 까무러치는 줄 알았어요. 더 황당한 건 그 여자가 “당신 남편이 자꾸 나를 피하는 바람에 악에 받쳐서 전화를 했다“면서 ”당신 남편의 몸 구석구석을 잘 안다”고 말하는 거예요. 말할 수 없는 배신감에 치가 떨렸어요. 전화를 끊고 남편을 다그쳤더니 “정리를 하겠다”며 손이 발이 되도록 빌더군요. 그 일로 남편과 ‘사네 안 사네’ 하고 오랫동안 싸웠어요.
김 저희 남편은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으니까 “같은 인터넷 골프 동호회 회원으로 만났는데 그 아가씨가 나를 좋아한다. 만나자는 걸 거절했더니 복수심에 전화를 한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남편이 그렇게 말하니까 ‘어떤 철없는 아가씨가 남편을 좋아하는가보다’라고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아무 일도 아니라는데 자꾸 캐묻기도 그렇고 해서 더 이상 물어보지 않았어요.

“성관계 횟수 줄어들 때 의심을 했어야 했는데…”
박 대단하네요. 그러기 쉽지 않은데. 남편을 많이 믿으셨나봐요.
김 글쎄요. “아니다”라고 하는데. 물증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 여자 입장에서는 남자가 안 만나주니까 홧김에 그랬을 수도 있겠다’라고 생각한 거죠.
박 저는 남편에게 다른 여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뒤통수를 맞은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저희는 중매결혼을 했는데 평소 성관계가 잦은 편은 아니었죠. 임신했을 때는 아예 안 하다시피 했고요. 저는 남편이 ‘나와 아이를 배려하는구나’라고 생각하고 오히려 고마워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거예요. 그때 의심을 했어야 했는데.
김 저희 부부도 결혼을 해서 잠자리를 그렇게 자주 하는 편이 아니었어요. 남편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았거든요. 신혼 때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했는데 아이를 낳고 난 이후부터는 일년에 한두 번 정도 하고 살았어요. 시어머니와 한집에 산데다 결혼 후 곧바로 임신을 해서 차츰 횟수가 줄었고 시간이 지나도 회복이 안됐어요.
박 건강한 남자라면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관계를 갖고 사는 게 정상이란 걸 나중에 알게 됐어요. 남편은 딴 데서 하니까 집에서 안 했을 뿐이었고…. 그런 사실을 알게 되니까 몸서리가 쳐지더군요. 이혼까지 생각했지만 실천에 옮기는 게 쉽지 않았어요. 고통의 연속이었죠.
김 그 고통, 충분히 이해해요. 저도 미치기 일보 직전이죠. 서울에서 사업하는 제 남편은 외박을 자주 하는 편이었어요. 결혼한 지 3년 만에 졸음운전을 하다가 교통사고가 나서 그 이후부터는 술 마시거나 일이 늦게 끝나면 집(경기도 외곽)에 오지 말고 사무실이나 인근 사우나에서 자고 출근하라고 했거든요. 그래서 외박이 잦아도 일 때문에 그러려니 했던 거죠. 몇 번 의심이 갈 만한 행동을 보이긴 했어도 믿었어요. 다른 사람은 다 그래도 내 남편은 그럴 사람이 아니라고.
박 저도 똑같은 생각이었어요. 내 남편만은 안 그럴 거라고.

주부 2인이 털어놓은  “남편의 외도 체험” & 30대 회사원이 털어놓은  “남자의 외도 심리”

김 ‘전화사건’이 있고 나서 언젠가 새벽 1시에 집에 들어온 남편 몸에서 낯선 비누냄새가 났어요. 낌새가 이상해서 물어봤더니 “회사에서 세수를 하고 왔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당신은 내가 아직도 인기 있는 총각인줄 아나봐. 이젠 늙어서 밖에 나가도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지난달 동서한테 전화가 왔어요. “아주버님이 사업이 잘돼 돈을 많이 벌었다는데 그동안 얼마나 갖다 줬냐”고 묻더라고요. 한 귀로 흘려들으며 “집에는 별로 가져온 게 없다”고 했더니 자꾸 확인을 해보라는 거예요. 동서 전화를 받은 날 새벽 3시에 들어온 남편의 가방을 열어봤더니 3년 전 집으로 전화했던 그 여자 이름으로 1년 전 개설한 통장이 나오더라고요. 거래 내역은 전혀 없었고요.
박 남편은 뭐라고 하던가요?
김 자고 있는 사람을 깨워서 다짜고짜 “그동안 딴살림 차린 거냐. 다 알고 있으니 솔직하게 얘기하라”고 했더니 처음에는 “무슨 소리냐”며 정색을 하더라고요. “내가 그 여자한테 전화 한번 해볼까”라고 재차 물었더니 그때부터 당황하면서 “차라리 잘됐다. 그동안 끊으려고 여러 번 노력했는데 그 여자가 질질 물고 늘어져 잘 안됐다. 이제는 당신이 알게 됐으니까 끊을 수 있게 됐다”며 실토를 하더군요.
박 어쩌면 그렇게 똑같은 말을 할까요. 제 남편도 그와 비슷한 말을 했어요.
김 저는 막무가내로 “어떻게 생긴 사람인지 내 눈으로 직접 봐야겠다”며 “그 여자 집을 찾아가자”고 했어요. 집을 모른다고 딱 잡아떼기에 전화라도 걸라고 했죠. 여자가 전화를 받고는 “(당신 남편과는) 다 끝났다. 내가 당신에게 피해준 게 있냐”고 오히려 큰소리를 치더군요. 그러면서 “당신을 만날 이유가 없다”고 하더라고요.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그렇게 뻔뻔하게 나올 줄은 정말 몰랐어요.

“남편의 불륜 상대 한 번 만나 나보다 나은 여자인지 확인하고 싶었어요”
박 저는 그 여자를 보고 싶지 않던데요. 오히려 그쪽에서 제가 어떤 여자인지 보고 싶었나봐요. 하루는 남편이 출장 가고 없는데 그 여자가 집에 전화를 해서는 저를 한번 “보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그 여자와 부딪치는 게 두려워서 위층 계단으로 피신을 했어요. 그 여자가 초인종을 누르다가 사람이 안 나오니까 그냥 가더라고요. 와인바를 운영하는 여자였는데 차라리 보지 않는 게 나을 뻔했어요. 괜히 나와 생긴 것을 비교하게 되고. 사람 심리가 그렇게 유치하더라고요.
김 저는 상대방이 나보다 나은 여자인지, 확인하고 싶더라고요.
박 그 마음을 이해할 것 같아요. 아들이 바람을 피워서 같이 사는 시어머니가 난감해하셨겠네요.
김 시어머니가 옆에 있는데도 남편과 싸웠어요. 결혼해서 이날 이때까지 나에게 뭘 잘해준 게 있냐고. 이제는 별 고생을 다 시킨다면서 울부짖었어요. 그걸 저희 큰아들이 봤어요. 한창 예민한 나이인데…. 남편은 “잘못했다”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싹싹 빌더군요. 얼음장처럼 차가워져버린 마음을 안고 집을 나왔어요.
박 집을 나와도 특별히 갈 데가 없지 않던가요? 저는 염치불구하고 언니네 집으로 갔어요. 언니 앞에서 실컷 울었죠. 언니가 진정하라고 등을 토닥이며 함께 울더라고요. 정신을 차려야 산다고요.
김 전 혼자 사는 친구 집으로 갔어요. 죽을 것만 같더라고요.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살아야 하나 생각하니까 앞이 캄캄하기도 하고요. 그동안 살아오면서 마음속으로는 이혼을 열 번도 더 했죠. 사는 게 그만큼 힘들었거든요. 그래도 아이들 낳고 산 죄로 지금까지 참고 살았어요.

주부 2인이 털어놓은  “남편의 외도 체험” & 30대 회사원이 털어놓은  “남자의 외도 심리”

박 맞아요. 남편이 바람을 피운 사실을 알고 나면 많은 주부가 이혼을 생각하지만 실행에 옮기는 사람은 극소수잖아요. 특히 저같은 전업주부는 경제적인 문제가 해결이 안되니까 이혼 문턱에서 주저앉게 되더라고요.
김 전 제가 아이들 키우고 먹고살 만큼은 되지만 이혼을 하자니 아이들이 가장 먼저 걸리더라고요. 저에게는 별 볼일 없는 남편이지만 아이들에게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아빠니까요. 친구 집에 있는데 그 여자에게 계속 전화가 오기에 받지 않았더니 문자가 왔어요. 아주 악담을 퍼붓더군요. “남편 간수 잘해라. 얼마나 당신이 못났으면 남편이 다른 여자에게 몸과 마음을 주고 몇 년 동안 살았겠느냐”고 비꼬더군요. 그러면서 “나를 욕하지 마라. 남편 단속 못한 당신 스스로를 자책하면서 살라”고 조언까지 하더군요.
박 저도 그 여자에게 비슷한 말을 들었어요. 저희는 그 당시 남편이 그 여자와 정리를 했어요. 그런데 그 사건이 결혼생활 내내 저를 괴롭히더라고요. 조금만 남편이 내게 섭섭하게 하면 ‘바람피운 주제에’하는 생각을 하게 되고요.
김 내가 뭘 잘못했기에 그 여자에게 그런 소리를 들어야 하는지 분하고 억울해 죽겠더라고요. 가출을 했더니 집안이 발칵 뒤집혔어요. 남편은 한 번만 용서해달라면서 제발 집에 들어오라는 문자를 여러 통 보냈고 아들도 ‘엄마, 아빠 때문에 속상하시죠. 속 썩이는 아빠 믿지 말고 내가 잘할 테니까 집에 들어오면 안 돼요?’하고 문자를 보냈어요. 이를 악물고 아이들을 생각해서 집에 들어갔어요. 이혼을 하든 뭘 하든 집에 들어가서 해결하기로 한 거죠.
박 남편이 바람을 피운 이후 가장 큰 문제는 남편과 섹스를 하고 싶은 생각이 싹 사라진 거예요.
김 일이 터지고 나니까 안 하던 스킨십을 시도하는데…. 그게 그렇게 싫을 수가 없었어요.
박 그래도 남편과 이혼하지 않고 살 거라면 참고 견뎌야 한다고 하던데….
김 벌레가 몸에 닿는 듯한 느낌이 드는데도요?
박 그걸 극복하지 못하면 결혼생활이 더 힘들어요. 저는 벌써 9년 전의 일인데도 마치 엊그제 있었던 일처럼 뚜렷하게 기억이 나지만 애써 지우려고 노력해요. 남편이 그 일 이후 저와 아이들에게 더 잘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하거든요.
김 저는 아직 이혼을 할지, 같이 살지 확실하게 결정짓지 않았어요. 좀 더 시간을 두고 생각을 하기로 했죠. 고통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는데 남편이 노처녀인 그 여자와 진짜 끝냈는지, 아니면 제게는 “끝났다”고 하면서 밖에서 따로 만나고 있는지 아직도 모르겠어요.
박 그 일을 자꾸 떠올리지 않아야 정신건강에 도움이 돼요. 안 그러면 우울증에 걸리거나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살게 되거든요. 아이들을 생각해서라도 정신을 차리고 용기를 내세요.




김경미(가명·39) 결혼 15년 차 주부. 스물다섯 살 때 친구의 소개로 사업을 하는 일곱 살 연상의 남편을 만나 연애결혼. 초등학생, 중학생 남매를 두고 있으며 홀시어머니를 모시고 산다. 3년 전 ‘남편의 여자’라는 사람으로부터 전화를 받았으나 남편이 이를 부인, 의심하지 않고 지내다가 한 달 전 불륜 사실을 알게 됐다. 현재는 이혼을 고민 중이다.
박은경(가명·41) 결혼 13년 차 주부. 회사원인 남편은 세 살 연상이다. 초등학생 남매를 두고 있다. 결혼 4년 만에 남편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됐고 이를 극복하고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회복하는 데 4년의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남자가 말하는 ‘남자의 외도 심리’
“아내에게 미안하지만 내 마음을 받아주는 그녀와의 관계 쉽게 끊지 못해…”

이상철(가명·39) 회사원. 초등학교 교사인 아내와 스물여덟에 결혼해 딸 둘을 두고 있다. 지난해 일 관계로 만난 여자와 현재 외도 중이다.

아내와는 연애결혼을 했다. 깔끔한데다 완벽한 성격의 아내가 특별히 싫거나 사랑이 식지는 않았다. 지방 대도시에 사는 우리 부부. 남들이 보기에는 부족할 게 없어 보이는 행복한 집안이다. 지난해 말, 대학 동기인 한 친구가 만나자고 연락이 왔는데 거래처 여직원을 데리고 왔다. 유부녀인 그녀가 우리 회사에 납품을 하고 싶다고 해서 소개를 시켜주기 위해서였다. 그 이후 일 때문에 만남이 잦아졌고 그 과정에서 그녀와 친해지게 됐다.
아내보다 세 살 위인 그 여자가 특별히 예쁜 것도 날씬한 것도 아니다. 가정을 포기하고 그녀와 새로운 삶을 시작할 생각도 없다. 그런데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마음이 굉장히 편해진다. 회사 일로 받은 스트레스를 털어놓으면 잘 들어주고 때로는 해결방법에 관한 조언도 해준다. 그녀는 경제적으로 무능한 남편으로 인해 고통을 받는다고 했다. 우리 두 사람은 만나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서로 사랑하는 감정이 싹텄고 만난 지 두어 달 만에 모텔에 갔다. 처음에는 아내와 아이들에게 못할 짓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사회생활하면서 몇 번에 걸쳐 일회성 잠자리를 하긴 했지만 지속적인 관계를 가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녀와는 무엇보다도 마음이 잘 맞는다. 마음 못지않게 섹스도 잘 맞는 편이다. 양 쪽 다 가정이 있는 처지라 불안감 때문에 고통스럽기도 하다. 그녀 또한 괴로워하고 있다. 그런데도 쉽게 관계를 끊지 못하고 있다. 한 달에 2~3번 정도 만나고 저녁식사를 하거나 기회가 되면 모텔에 가기도 한다. 처음에 그녀와 만날 때는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지만 지금은 많이 무뎌진 것 같다. 그녀와 나 두 사람 다 ‘이러면 안 되는데…’라고 생각은 하지만 쉽게 헤어지지 못하고 있다. 아내와 잠자리를 할 때 그녀 모습이 떠올라 아내에게 미안하지만 내 마음을 편히 감싸주는 그녀와의 관계를 쉽게 정리하지 못할 것 같다.


여성동아 2007년 6월 52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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