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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이기고 17세 연하 신부 맞는 김승환

글·김수정 기자 / 사진·조세일‘프리랜서’, 라엘웨딩 제공

입력 2007.06.22 12:03:00

대장암을 이기고 최근 방송에 복귀한 탤런트 김승환이 오는 6월 초 17세 연하의 신부를 맞는다. 김승환·이지연 예비부부의 애틋한 러브스토리 & 2세 계획을 들었다.
암 이기고 17세 연하 신부 맞는 김승환

대장암을 극복하고 방송에 복귀, 현재 KBS 성장드라마 ‘최강 울엄마’를 통해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탤런트 김승환(44)이 6월6일 웨딩마치를 울린다. 그의 피앙세는 17세 연하의 이지연씨(27). 지난 5월 중순 기자와 만난 이들은 “결혼을 앞두고 한창 진행 중인 신혼집 인테리어 공사 때문에 정신이 없다”며 “결혼하기가 이렇게 어려운 일인 줄 몰랐다”면서도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사실 지연이가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부담스러워할까봐 웨딩촬영을 한 후 발표할 생각이었는데 결혼 소식이 갑자기 알려지면서 계획은 물거품이 됐죠(웃음). 대신 마음껏 데이트도 즐기고 결혼준비에 올인할 수 있어 마음이 편해요.”
그는 지난 3월 초 ‘최강 울엄마’의 제작발표회에서 결혼할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칠월칠석에 결혼하고 싶다”고 고백한 그가 “단 결혼할 여자가 없어 10월로 미룬 상태”라고 농담처럼 얘기해 아무도 그의 결혼을 예측하지 못했다. 그가 칠월칠석(음력 7월7일)보다도 두 달이나 빠른 6월에 날을 잡으니 측근들도 놀라긴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건강문제, 17세 나이차로 결혼 반대에 부딪혀
암 이기고 17세 연하 신부 맞는 김승환

“칠월칠석날 오작교에서 견우와 직녀가 어렵게 만나는 것처럼 저와 지연이도 어렵게 만난 사이니까 진짜 그날 결혼식을 올리려 했어요. 장인어른께 결혼 허락을 받지 못한 상태라 조심스러웠죠. 대장암으로 건강도 상한 데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난다는 이유로 반대가 심하셨거든요. 그날의 고백은 마지막으로 결혼을 허락해주십사 하는 소망을 간접적으로나마 표현한 겁니다.”
그의 진심은 장인어른의 마음을 움직였고 마침내 “결혼하라”는 허락이 떨어졌다고 한다. 두 사람은 한시라도 빨리 가정을 꾸리고 싶어 서둘러 날을 잡았다고.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것은 2006년 봄. 교회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서로를 이상형에 가까운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뿐 특별한 감정을 갖진 않았다고 한다. 김승환은 2005년 6월 대장의 일부를 잘라내는 수술을 받은 후 항암치료로 심신이 쇠약해 있어 연애는 생각지도 않았고, 이지연씨는 말을 잘 붙이지 않는 그가 어렵게만 느껴졌다고.
나이가 어려 귀여운 ‘동생’으로만 여겼다는 그는 “시간이 흐를수록 ‘여자’로 느껴져 마음이 흔들렸다”고 고백했다. 김승환이 연예인인 줄 몰랐다는 이씨 역시 “호리호리한 체격에 소탈한 성격까지 갖추고 있어 점점 남자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그의 나이도 실제보다 열 살 정도 어리게 봤다고. 그런데 먼저 적극적으로 구애를 한 사람은 뜻밖에도 이씨였다고 한다.
“애초에 열일곱 살 차이가 나는 줄 알았거나 연예인인 걸 알았다면 만나지 않았겠죠(웃음). 오빠를 사랑한 후로 그런 조건들은 제게 중요치 않았어요. ‘젖 좀 더 먹고 오라’며 계속 밀쳐내는데도 그게 진심이 아니라는 걸 잘 아니까 그만둘 수가 없었죠. 1년 가까이 쫓아다니면서 ‘오빠는 내 남자’라고 못 박았지만 꿈쩍도 하지 않더라고요(웃음). 다른 사람에게 자기가 아프다는 걸 결코 말하지 않을 만큼 마음의 문을 닫은 사람이었으니까요.”
이씨가 가까이 다가설수록 당황한 사람은 김승환이었다고. 그는 좋은 조건을 갖추지 못한 자신에게 계속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이씨가 고마우면서도 미안했다고 한다. “어차피 너는 내 여자가 되지 못하니 나보다 더 좋은 사람을 만나라”며 수차례 밀어내기도 했다고. 하지만 그때마다 이씨는 그에게 여자로 보이고 싶어 더욱 노력했고 그의 곁을 지켰다고 한다.
“하루는 오빠가 저희 집(논현동) 근처에 와서는 ‘나오려면 빨리 나와라’ 하면서 전화를 툭 끊더라고요. 오빠의 급한 성격을 잘 알기 때문에 혹시 그냥 가버리진 않을까 걱정이 됐죠. 그날 회사 행사 때문에 화장도 진하게 하고 원피스를 입고 있어서 집에 가자마자 오빠가 좋아하는 청바지에 흰 티를 입고 화장도 지워야 했어요. 시간이 없어 마음은 급하고… 식은땀이 다 났는데 하필이면 등 뒤에 달린 원피스 단추가 아무리 애를 써도 따지지 않는 거예요. 결국 그 상태로 뛰어나가 오빠에게 말했죠. ‘이것 때문에 못 갈아입었어, 좀 풀어줘’라고요.”
그때 김승환은 울먹거리는 이씨를 보고 자신을 향한 진심이 느껴졌다고 한다. 자신에게 잘 보이려고 애쓰는 마음을 더 이상 모른 척할 수가 없었다고. 또한 이씨가 선물한 수필집 ‘인생수업’을 펼쳐보던 중 ‘앞으로 더 힘든 일이 있더라도 우리 함께 극복해나가자’는 이씨의 편지를 읽고 사랑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사랑이란 건 기대하지도 못한 일이었죠. 나이가 들고 몸까지 아파 사랑도 제겐 짐이 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지연이에게 짐을 떠안겨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 점점 ‘지연이라면 함께 짊을 나눠 져도 되겠다’는 믿음으로 바뀌게 됐습니다.”

암 이기고 17세 연하 신부 맞는 김승환

이지연씨는 “곁에서 남편 건강을 지키고 남편 닮은 딸을 꼭 낳겠다”고 말했다.


물론 두 사람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결혼은 절대 안 된다”는 이씨 부모의 반대가 너무나 완강했던 것. 결국 김승환은 “결혼 허락을 반드시 받아내겠다”는 이씨에게 이별을 고했고, 지난해 11월 모든 것을 정리한 채 홀로 필리핀으로 떠났다.
“괴로웠던 마음이 진정될 줄 알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더 생각이 났어요. 아무도 없는 곳에 홀로 있으니까 더 외로웠죠. 지연이를 잊어보려고 운동도 하고 여행도 했지만 소용이 없었어요. 결국 두 달 만에 한국으로 돌아와 ‘다시 만나자’는 문자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지연이는 이미 제 전화번호도 삭제해버린 상태였어요. 도망치듯 떠난 제가 원망스러웠는지 아무리 연락해도 받지 않았죠. 그때부터는 전세가 역전돼 제가 매달리게 됐습니다.”
결국 두 사람은 다시 만났다. 김승환이 살고 있는 경기도 덕소 근처가 둘만의 데이트 코스. 사람들로 붐비는 시간을 피해 전철과 버스를 타면서 서울 시내도 돌아다녔다고 한다. 김승환은 그 누구와도 해본 적이 없는 데이트를 하면서 ‘연예인’이란 자신의 처지까지 잊었다고 한다.
“저는 모가 난 사람이에요. 지연이는 둥글둥글한 성격이라 그런 저를 잘 감싸주죠. 저는 천성이 급하고 지연이는 느긋해서 둘 사이에 싸움이 일어날 수가 없어요(웃음). 나이 차가 심한데도 잘 극복할 수 있었던 건 지연이가 자기 또래보다 성숙하기 때문이에요. 모든 일에 신중하면서 사리분별이 확실하고 어른을 공경할 줄 아는 지연이는 제게 과분한 여자죠.”
결혼을 허락한 후 이씨 부모의 태도도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장모는 애교 많고 곰살궂은 사위가 내심 흡족했는지 그를 자주 초대한다고. 무뚝뚝한 장인도 “실물이 훨씬 어려 보인다”면서 건강을 잘 챙기고 있는지 수시로 물어본다고 한다. 벌써부터 그의 어머니와 장모는 팔짱을 끼고 함께 시장을 갈 만큼 가까운 사이가 됐고, 두 사람의 형제자매 역시 그들과 여행을 계획할 만큼 허물없는 사이가 됐다고.

기다려준 여자친구 위해 반지 프러포즈 준비하고 손수 신혼집까지 꾸며
별다른 프러포즈 없이 결혼을 약속한 터라 김승환은 이씨에게 결혼 전 특별한 선물을 해주고 싶었다고 한다. 사귀는 과정에서 이씨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이 못내 걸렸던 것. 그래서 그는 자신의 생일인 지난 5월7일 한 방송을 통해 공개적으로 프러포즈를 했다. 그가 몰래 준비한 반지를 꺼내 무릎 꿇고 사랑을 고백하자, 이씨는 참아온 눈물을 쏟았다고 한다.
“(반지를 보여주며) 평생 못 잊죠. 그날 아침에 제가 미역국을 끓여줄 때만 해도 별말을 안 했거든요. 기대도 안 했던 특별한 프러포즈를 해줘서 정말 고마워요. 항상 ‘오빠한테 시집갈래’라고 버릇처럼 말했지만 비로소 실감이 나요. 힘들었던 지난날은 벌써 다 잊었고, 이제 한 집안의 맏며느리로서, 한 남자의 아내로서 살아갈 겁니다. 오빠 건강도 제가 지킬 거고, 오빠를 닮은 예쁜 딸도 꼭 낳을 거예요.”
웨딩촬영까지 마친 두 사람은 결혼식 다음 날인 6월7일 푸껫으로 신혼여행을 다녀온 뒤 경기도 남양주시 덕소에 신접살림을 차릴 예정이다.
3년 전부터 인테리어 사업을 병행하고 있는 김승환은 이씨를 위해 집을 손수 꾸미고 있다고 한다. 며칠 전에는 옥상 벽에 페인트칠을 하고 이씨가 쓸 화장대도 만들었다고 한다. 벌써부터 아이를 위한 공간까지 따로 마련해뒀다는 그는 “최대한 많이 낳아 대가족을 꾸리자”는데 이씨의 동의를 얻어냈다.
김승환은 현재 6개월에 한 번씩 정기검진을 받아도 좋을 만큼 건강이 회복된 상태다. ‘최강 울엄마’를 시작으로 점차 예전처럼 연기활동의 폭도 넓힐 계획이라고.
“일도 하고 건강도 찾고 가정도 얻고… 힘들었던 순간을 견디고 나니 이렇게 좋은 날이 오네요. 지연이가 복덩이라서 모든 일이 술술 풀리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웃음). 지금까지 믿고 기다려줘서 고마워요. 앞으로 믿음직한 가장의 모습으로 보답할 겁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지연이가 사회생활을 계속할 수 있게 외조도 잘하고, 장인 장모님께는 건강한 사위의 모습을 보여드려야겠죠.”

여성동아 2007년 6월 52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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