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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구가인 기자의 Space

트렌디한 이들을 유혹하는 유럽풍 거리 신사동 가로수길

글·구가인 기자 / 사진·홍중식 기자

2007. 06. 11

서울 신사역 8번 출구 부근 J타워 근처에서 압구정동 현대고등학교를 잇는 신사동 가로수길. 700m 남짓한 이 길에는 각종 인테리어 숍과 패션 멀티숍, 갤러리, 노천카페가 즐비하다. 쇼핑을 하기에도, 산책을 하기에도, 수다를 떨기에도 더없이 좋은 신사동 가로수 길에 찾아갔다.

트렌디한 이들을 유혹하는 유럽풍 거리 신사동  가로수길

<B>1</B> 가로수길에는 디자이너 숍과 보세옷가게 등 쇼핑하기 좋은 공간이 많다. <B>2</B> 꽃과 함께 차와 케이크를 즐길 수 있는 블룸&구떼. <B>3</B> 높은 빌딩 대신 유럽풍 분위기 있는 건물들을 접할 수 있는 가로수길.


편견 섞인 테스트 하나. ‘신사동’ 하면 떠오르는 것은?
가로수길을 가장 먼저 떠올렸다면, 당신은 ‘트렌디’하다.(그러나 88년 가요대상에 빛나는 주현미의 ‘신사동 그 사람’을 떠올린 당신은 살짝 ‘올드’하다^^;) 5층 이상 빌딩을 찾기 힘든 700m 길이의 이 거리는 화려하거나 압도하는 분위기는 없지만 아기자기한 유럽풍 분위기에서 다양한 숍을 구경하며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기 좋다.

Wish list 1 - 예쁜 옷 · 액세서리
가로수길은 요즘 소위 ‘뜨는’ 길 중 하나다. 패션 트렌드 혹은 남다른 패션 감각을 익힐 수 있는 이곳은 원래 화랑이 많이 모여 있어 화랑거리로 불렸던 곳이다. 그러던 중 IMF로 다수의 화랑이 문을 닫고 그 자리에 다양한 디자이너 숍이 들어오게 됐다. 지리적으로 청담동에 가까우면서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대료 덕에 유학을 다녀온 젊은 디자이너들이 몰려들기 시작한 것. 때문에 이 길에서는 디자이너들이 직접 만든 여성복과 흔히 보기 힘든 독특한 디자인의 보세옷을 많이 접할 수 있다. 감각은 떨어지지 않으면서도 강남의 유명 디자이너 숍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 패션리더들이 자주 찾는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이곳에는 모자와 플랫슈즈, 가방 전문점 등 특별한 액세서리 숍이 있어 남다른 멋내기를 원하는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Wish list 2 - 인테리어 소품
사실 가로수길은 인테리어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는 이미 입소문이 나 있는 거리다. 현대고등학교 주변으로 수입 가구점이 몰려 있어 가로수길에는 가구를 구입한 후 그에 어울리는 소품을 사는 이들이 많이 찾는다. 영국에서 들여온 앤티크 제품에서부터 저가의 실용적인 인테리어 소품까지 취향에 맞는 다양한 상품을 찾을 수 있다.
인테리어와 패션 숍이 많은 덕에 이 길에는 코스메틱 숍을 비롯, 부수적으로 여심을 유혹하는 것들이 많다. 더불어 길 중간 산부인과가 있어서 아이용품점이 적지 않은 것도 특징. 산부인과 주변에서 보이는 토이 숍에는 어른도 탐나는 토이아트가 많다. 찬찬히 살펴보며 동심으로 돌아가 보는 것도 가로수길을 즐기는 방법 중 하나다.

트렌디한 이들을 유혹하는 유럽풍 거리 신사동  가로수길

<B>1</B> 이탈리안 레스토랑 A story. <B>2</B> 외관이 특히 아름다운 카페 Alley. <B>3</B> 영국에서 수입한 앤티크 가구를 판매하는 Cherubs 앤틱. <B>4</B> 최근 문을 연 JU갤러리.


Wish list 3 - 특별한 시간
예전에 비해 많이 줄긴 했지만 몇몇 갤러리가 자리 잡고 있는 이곳은 문화적인 시간을 보내고 싶은 이에게도 추천할 만한 곳이다. 대표적인 화랑 중 하나인 예화랑(02-542-5543)은 20여 년의 역사를 지닌 터줏대감 같은 장소며, 최근 문을 연 JU갤러리(02-736-7775) 역시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들러볼 만한 곳이다. 아트 상품을 선보이는 b_shop이나 코발트 등은 작은 규모에도 불구하고 가로수길을 걷는 행인들의 발길을 끄는 힘이 있다. 또 디자인에 관심 있는 이라면, (J타워 쪽) 가로수길 초입에 있는 예술서 전문서점 아트앤드림(02-512-8909)에 들러보자. 디자인 관련 각종 외서들이 즐비하다.
한편 우아한 시간을 원하는 이라면 떼아뜨로 삐우를 추천한다. 클래식 전용극장인 이곳은 극오페라를 보며 와인을 즐길 수 있다고. 혹 춤에 관심 있다면 (현대고 쪽) 가로수길 입구 지하에 위치한 살사댄스 클럽 ‘가치’에서 음료와 함께 살사동호회의 뜨거운 춤을 감상하는 것도 좋다.
가로수길 일대는 ‘강남의 충무로’라 불릴 만큼 영화 관련 업체가 많은 것도 특징인데, 주말에 이곳을 방문했다면 가로수길 바로 뒤편 카페 드 구띠에에서 하는 영화상영(NCN Talk 영화제 문의 02-544-0350)에 참여해보자. 30여명이 함께할 수 있는 이 조그만 카페에서는 단돈 5천원에 차와 함께 영화를 보고 감독과 대화도 나눌 수 있다고.
하지만 무엇보다 가로수길을 소개할 때 빠뜨릴 수 없는 게 수많은 카페와 맛집, 와인바다. 그중 가수 싸이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뉴욕풍 중식 레스토랑이나 꽃과 차를 함께 파는 노천카페 등은 이곳 거리의 명소. 그러나 이외에도 일본식 라멘집이나 주점, 이탈리아식 레스토랑, 프렌치 카페 등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이 준비돼 있다.(단 아쉽게도 이 길의 많은 가게는 일요일에 문을 닫는다.)
여름이 시작되는 6월은 이 길 드문드문 설치된 노천카페와 더없이 어울리는 계절이다. 늦은 오후 약간의 열기를 즐기며 거리 곳곳을 탐험하고, 저녁이 되면 노천카페에서 좋은 사람과 차나 와인을 나누며 여유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 이 길에 선 당신은, ‘트렌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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