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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예쁘게 사는 부부

결혼 3년 차, 함께 지내며 같은 꿈 꾸는 개그맨 김진수·작사가 양재선

글·구가인 기자 / 사진·지호영 기자

입력 2007.04.23 14:43:00

배우와 작사가가 함께 사는 모습은 어떤 풍경일까. 지난 2004년 3년간의 연애 후 결혼한 개그맨 김진수·작사가 양재선 부부. 서울 근교에 위치한 이들의 전원주택을 찾아가 여전히 사랑이 넘치는 3년 차 부부의 결혼이야기를 담아왔다.
결혼 3년 차, 함께 지내며 같은 꿈 꾸는 개그맨 김진수·작사가 양재선

서울에서 차를 타고 1시간이 조금 넘는 거리에 위치한 김진수(36)·양재선(32) 부부의 전원주택. 양지바른 곳에 위치한데다 유난히 창이 큰 덕에 거실로 햇살이 가득 쏟아지는 이 집에는 부부와 강아지 졸리(옆집 강아지 ‘그레이스 켈리’의 이름에서 힌트를 얻어 ‘리’자 돌림인 ‘안젤리나 졸리’라고 이름을 지었다)가 산다. 인터뷰가 있던 날 이 부부는 아침 일찍 근처 화원에서 집안을 장식할 작은 화분 몇 개와 꽃을 한 아름 사왔다고 한다. 천장이 높은 집 군데군데 장식된 화사한 꽃이 봄 분위기를 살려준다. 서울에서 아파트 생활을 하던 이들은 지난해 여름 경기도 용인시 양지면에 위치한 이곳 전원주택으로 이사왔다.
“마당에 대한 막연한 꿈이 있었어요. 그래서 마당 있는 집을 알아보다가 서울과는 좀 멀지만 이곳으로 이사 왔죠. 그런데 이곳으로 오길 잘한 거 같아요. 둘이 같이 지내는 시간이 많아져서 같이 도자기 구우러 다니고, 산책도 하고… 무엇보다 남편이 여기 온 뒤론 술을 줄인 거 같아요. 예전에는 친구들이 술 먹자고 전화 오면 바로 나갔는데, 여기서는 못 나가거든요(웃음).”
“대리운전비가 너무 비싸서 엄두가 안 나요. 확실히 둘이 함께 할 시간이 많아져서 좋은 거 같아요. 여기 있으면 하루가 금방 가서 심심할 틈이 없어요. 개를 키우니까 아침에 일어나 개 산책시키고, 씻기면 오전시간이 다 가고, 여름에는 잔디도 깎아야 하고 텃밭도 가꿔요. 지난해에는 씨 뿌리고 심는 방법을 몰라서 실패했는데, 올해는 잘해보려고요.”
이곳으로 동료 연예인들이 종종 놀러온다고 한다. 가수 김조한이 왔을 때는 마당에서 기타를 들고 노래를 불러 즉석에서 동네 콘서트가 열리기도 했다고. 이곳 양지면에서 동네 노래자랑과 같은 행사가 열리면 어김없이 사회를 도맡아 본다는 김진수는 한때 면장님으로부터 “이장 권유를 받았다”고 한다. 이 부부는 전원생활의 좋은 점으로 이웃간 유대감을 꼽았다.
“아파트에서는 엘리베이터에서 만나기만 해도 어색한데, 여기는 오픈된 공간이라서 그런지 이웃끼리 서로 잘 알고 친하게 지내요. 어제는 아내가 밥하다가 갑자기 나가더니 옆집에서 달걀을 얻어오더라고요(웃음).”

happy player : rewind(되감기)…개그맨과 작사가의 만남
결혼 3년 차, 함께 지내며 같은 꿈 꾸는 개그맨 김진수·작사가 양재선

김진수의 아내 양재선씨는 잘 알려진 작사가다. 신승훈의 ‘I Believe’, 임창정의 ‘별이 되어’, 성시경의 ‘내게 오는 길’ 등의 가사는 모두 그의 손을 거쳐 나온 것. 양재선이란 이름이 중성적인 느낌을 풍기는 데다 알려진 곡들이 진지하고 조용한 곡들이 많아 정작 그의 실물을 본 사람들은 동안의 여성이라는 점에 놀란다고 한다.
“주영훈씨는 제가 남자와 결혼하는 줄 알았대요. ‘양재선? 그분 남자잖아’ 그러더라고요. 이 친구를 모른 채 노래만 아는 분들은 결혼 소식을 전해듣고 ‘힘들 텐데…’ 하면서 걱정하셨죠. 사실은 저보다 더 웃긴데…(웃음).”
두 사람은 지난 2001년 말 지인의 소개로 만났다.
“정식으로 소개를 받은 게 아니라, 송년회 자리에서 어영부영 소개받았어요. 우리 중간에 앉은 친구가 ‘얘는 누구고, 얘는 누구야’ 이런 식으로 서로를 소개시켜주고는 사라졌어요. 둘이 옆에 앉아서 이야기를 좀 나눴는데 그 다음 날부터 남편에게 전화가 왔어요. 부담스럽지 않게 ‘어제 잘 들어갔어요?’ 혹은 ‘식사 맛있게 하세요’ 같은 단순한 인사를 하고 끊어요. 그렇게 몇 번 통화를 한 뒤 일주일이 지나니까 ‘집 앞으로 갈게요, 저녁 먹어요’ 이런 식으로 편하게 다가오더라고요. 그 다음엔 ‘다음주 수요일 뭐 하세요’ 해서 만났고, 나중에 친구들을 만나는 자리에 같이 가서는 ‘내 여자친구야’ 하고 소개를 했고요. 그래서 저는 그냥 자연스럽게 ‘아, 나 여자친구구나’ 했죠. 그렇게 3년을 만나고 결혼했어요.”
김진수는 “가사 쓰는 걸 별것 아니게 봤다가 크게 반성했다”고 한다. 글이 안 써진다며 고민하는 아내에게 “대충 쓰라”고 했다가 “한 줄만이라도 써보라”며 방에 갇히게 된 것.
“노래 흥얼거리는 건 쉬우니까, 쓰는 게 뭐 그렇게 어렵겠나 생각했어요. 그런데 막상 앉아서 쓰려니까 도저히 못 쓰겠더라고요. 가사 쓰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지 몰랐어요. 그때 결국 쓴 가사가 ‘난 너를 사랑하는데 너는 왜 날 안 사랑해’였어요(웃음). 그 다음부터는 아내가 가사 쓰다가 너무 힘들다고 하면 그냥 쓰지 말라고 해요(웃음).”
양재선씨가 작사가인 덕에 대중적으로 알려진 몇몇 곡들 중에는 이 부부의 추억이 담겨 있기도 하다.
“베이비복스의 ‘내 사랑이기를’은 연애할 때 제게 바치는 노래라고 들려줬고요. 신승훈씨의 곡 중에 ‘러빙유’라는 노래가 있는데 그건 이 친구가 우리 축가를 생각하고 지었대요. 신승훈씨가 저희 축가를 부르기로 해줬는데 이별노래는 많아도 밝은 노래가 없잖아요. 그래서 축가를 생각하고 일부러 밝은 가사로 썼다고 하더라고요(웃음).”

눈을 뜨면 하루만큼 커진 사랑에 그대 나에게 준 행복한 아침을 시작해/오늘따라 눈이 부신 햇살 탓인지 세상 모든 것이 어제와 다르게 느껴져/혼자가 더 편하다고 생각했던 나인데/이젠 그대 없는 나의 모습들을 생각하기조차 싫은걸/감사할게 그대 있는 여기 이 세상에 태어나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그대 나의 사랑 돼준 걸/기억할게 그대 처음 내게 다가오던 그날이 나에겐 너무나 눈부신 또 다른 세상의 시작이란 걸 ‘신승훈 ‘러빙유’ 중’

happy player : stop(정지)…친구 좋아하는 남편에게 레드카드 내민 아내
이렇듯 알콩달콩 지내는 부부이지만 이들에게도 고비는 있었다. 남편 김진수가 워낙 술과 친구를 좋아했던 것.
“연애할 때부터 둘만 따로 만난 적이 거의 없었어요. 늘 누군가와 함께 어울렸고, 심지어는 신혼여행도 친한 커플과 함께 갔죠. 첫날밤 자고 일어나 보니 그 부부가 같이 자고 있더라고요(웃음). 결혼하고 처음 일년은 그런 거 때문에 연애할 때보다 더 힘들었어요. 남편이 결혼했는데도 결혼 전 습관을 바꾸지 못하는 거예요. 친구들 만나고 밤늦게까지 술 먹고 오고, 간혹 대리운전사가 몰고온 차 안에서 자다가 깨고…. 반면 저는 결혼하니까 아무도 안 부르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제가 결국 편지를 쓰고 집을 나갔어요. 딱히 갈 데도 없어서 친정에 사나흘간 있었는데 그 이후로 정신을 좀 차려서(웃음), 많이 좋아졌죠.”

결혼 3년 차, 함께 지내며 같은 꿈 꾸는 개그맨 김진수·작사가 양재선

결혼 3년 차인 김진수·양재선 부부. 인터뷰 내내 서로 장난을 멈추지 않아 보는 이를 유쾌하게 해주었다.


“편지에 ‘너 자꾸 이러면 너랑 안 살래’ 식의 내용이 예쁘게 담겨져 있더라고요(웃음). 네, 제가 생각해도 잘못한 게 많았어요. 인정해요. (아내를 보며) 나 참 못됐다. 개과천선시켜주시니 얼마나 고마워.”
“내가 많이 참고 산 거야…(웃음).”
남편의 과거에 대한 성토가 끝난 지 얼마 안 돼, 양재선씨는 바로 칭찬으로 넘어갔다.
“남편은 ‘왜 이렇게 못하니’ 이런 얘길 안 해요. 제가 바쁘면 집안 살림을 영 못할 때도 있거든요. 그런데 그에 대해 불만을 터뜨리는 법이 없어요. 심지어 얼마 전엔 새 양말이 없어서 전날 신었던 양말을 그대로 신었는데, 제가 그걸 뒤늦게 발견하고 ‘미안하다’면서 빨아 주겠다고 하니까 그러지 말고 ‘세탁기 돌리는 법을 알려달라’고 하더라고요.”
(김진수에게 “세탁기 사용법을 모르냐”고 묻자) “그게… 옛날 집과 달라서… 실은, 아직 안 가르쳐줬어요(웃음).”
이제 결혼 3년 차인 이들은 이제 서로가 서로를 닮아가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예민한 아내는 남편을 만나 좀 더 편안해졌고, 무심한 남편은 아내 덕에 좀 더 세심해졌다고. 그런데 이들, 둘이서만 너무 즐거운 듯하다. 혹 2세 계획은 없는 걸까.
“2세 가져야죠. 저희가 결혼할 때 3년 정도 신혼을 즐기자고 생각했는데 이제 약속한 기한이 다 됐어요. 저는 첫째는 딸, 둘째는 아들로 두고 싶어요. (아내를 보며) 너는?”
“그게 우리 마음대로 되나. 전 다 좋아요(웃음).”



happy player : play(진행)…같은 꿈을 향해 나아가는 부부
김진수는 3월29일부터 서울 백암아트홀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댄서의 순정’에 출연 중이다. 동명의 영화를 뮤지컬로 만든 ‘댄서의 순정’에서 그가 맡은 배역은 ‘멀티맨’. 극중 감초처럼 20여 가지의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는 역이다.
“굉장히 재미있는 역할이에요. 말 그대로 ‘멀티’라 고정된 게 없고, 한 공연에서 다양한 역을 할 수 있다는 게 좋아요.”
공연을 준비하며 다른 배우들과 한 달 넘게 댄스스포츠를 배웠다는 김진수. “부부가 함께 하면 좋을 것 같아 공연이 끝나면 아내와 함께 댄스스포츠를 배울 예정”이라는 말도 덧붙인다.
김진수가 공연 무대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그동안 뮤지컬 ‘갓스펠’ ‘더플레이’ ‘2005 패션 오브 더 레인’ ‘블루 사이공’과 연극 ‘아트’, 다수의 개그 공연에 출연했다. 방송에서도 개그 프로그램 출연보다 드라마와 시트콤 연기를 하는 등 연기의 폭이 넓어진 듯 보인다.
“개그맨을 그만둔 건 아니에요.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 같아서 방송은 좀 더 나이를 먹은 뒤에 해도 좋다고 생각했죠. 공연 무대가 주는 긴장감이 좋아요. 좀 더 긴장을 하고, 오랜 연습기간 동안 계속 변화를 주면서 내가 생각하는 캐릭터를 만들어가고 관객의 호응을 얻을 때 느끼는 쾌감이 커요. 요즘은 마치 학생 때로 돌아간 것처럼 이것저것 여러 가지를 해보고 있어요. 뮤지컬 연기뿐 아니라, 올해 말에는 제가 제작하고 연출한 뮤지컬을 올릴 계획도 가지고 있고요.”
7월까지 공연하는 ‘댄서의 순정’ 출연 외에도 김진수는 자신이 제작하고 연출한 소극장용 뮤지컬을 준비하고 있다. 물론 대본 작업은 아내인 양재선씨가 맡았다.
“저희 부부가 뮤지컬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오래 전부터 뮤지컬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앞서 몇 번 시도를 했는데 이번에 드디어 대본을 완성했고, 현재 음악작업 약간과 배우 캐스팅이 남았어요. 제가 뮤지컬에 출연하면서 많이 배우고, 아내도 앞서 ‘겨울 나그네’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페임’ 같은 뮤지컬 작업을 했던 경험을 살릴 생각이에요.”
“남편은 줄곧 뮤지컬을 생각하나봐요. 가끔씩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주인공이 이 대사를 해야하지 않겠니’ 하면서 얘기할 때가 많아요.”
“둘이 같이 있으니까 얘기하다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면 즉시 대본에 반영할 수 있으니까 좋더라고요. 자다가도, 밥을 먹다가도 바로바로 까먹지 않고 이야기 나눌 수 있고. 단점은… 글쎄… 제작비가 투명해진다는 거? 얼마 받는지를 서로가 너무 잘 알게 된다는 건 좀 안 좋지?(웃음)”
“10년 안에 극장을 짓고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는 멋진 뮤지컬을 만드는 게 꿈”이라며 눈을 반짝이는 이 부부. 같은 방향을 보며 함께 꿈을 꿀 수 있어 더 행복해 보인다.

여성동아 2007년 4월 5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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