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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주말 ‘뉴스 9’ 단독 진행 맡은 지승현 아나운서 가족

글·김유림 기자 / 사진·지호영 기자 || ■ 장소협찬·잎새달 베이비스튜디오

입력 2007.04.23 11:54:00

지난해 11월 둘째 아들을 낳은 지승현 아나운서가 지난 3월 KBS 주말 ‘뉴스 9’ 단독 앵커에 발탁됐다. 2004년 결혼해 연년생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그는 남편의 든든한 지원 덕분에 방송일에도 최선을 다할 수 있다고 말한다. 푸근한 인상이 똑 닮은 지승현·우상우 부부를 만났다.
KBS 주말 ‘뉴스 9’ 단독 진행 맡은 지승현 아나운서 가족

부드럽고 편안한 뉴스 진행으로 주말 저녁을 책임지고 있는 KBS 지승현 아나운서(32). 지난해 11월 둘째 아들을 낳은 그는 넉 달 전에 아이를 낳은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날씬하고 생기 있는 모습이었다. 빠른 시간 내에 출산 전 몸매를 되찾은 비결에 대해 묻자 그는 “두 아이와 하루 종일 씨름하다 보니 특별히 다이어트를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살이 빠졌다”며 웃었다.
지난 2004년 건축설계사 우상우씨(36)와 결혼한 그는 처음부터 결혼이나 출산에 대해 두려움을 갖지 않았다고 한다. 결혼생활에서 얻은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내실 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 지난 3월 초 공개 오디션을 통해 주말 ‘뉴스 9’ 앵커로 발탁돼 화제를 모은 그는 “여자 후배들에게 더 이상 결혼과 출산이 방송활동에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사실 처음 둘째 지민이를 가졌을 때는 충격이 컸어요. 첫째 지홍이를 낳은 지 1년도 안 돼서 또 임신이 됐으니 주위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도 많이 되고, 출산휴가를 내고 복직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또 휴직을 하게 생겼으니 동료, 선후배들을 볼 낯이 없었죠. 처음 며칠은 남편을 원망하며 울기도 했지만 지금은 숙제를 다 끝낸 것처럼 마음이 홀가분해요. 인생이 좀 더 충만해지고 양쪽 어깨에 날개를 단 듯한 든든한 기분도 들어요. 앞으로 두 아이의 엄마로서 겪게 될 많은 경험을 살려 더욱 진실되고 따뜻한 방송을 하고 싶어요.”
“저도 처음에는 아내한테 많이 미안했어요. 아내가 방송일에 애착이 강하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아니까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죠. 하지만 둘째가 태어난다는 사실은 자다가도 웃음이 나올 정도로 기쁜 소식이었어요(웃음).”

“둘째 임신 사실 알고 울기도 했지만 지금은 숙제를 다 끝낸 듯 홀가분해요”
그는 현재 임신 중인 동기 아나운서 최원정, 이지연에게 출산과 관련해 많은 조언을 해주고 있다. 친자매처럼 가깝게 지내는 세 사람은 부부동반 모임도 자주 갖는데, 이지연이 처음 임신을 했을 때는 여섯 사람이 돌아가며 임신테스터를 확인했을 정도로 허물없이 지낸다고 한다. 심지어 둘째를 가졌을 때 태몽은 최원정 아나운서와 관련이 있다고.

KBS 주말 ‘뉴스 9’ 단독 진행 맡은 지승현 아나운서 가족

지승현은 아이에게 조기교육보다 인성교육이 중요하다고 믿는다고 말한다.


“어느 날 꿈에 제가 원정이네 할아버지 문상을 갔어요. 고래 등처럼 큰 기와집에 들어갔는데 마당 한쪽에 거북이가 가득 들어 있는 항아리가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그리고 밥을 먹는데 한 아주머니가 제 밥 그릇에 거북이 두 마리를 척 얹어 주시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너무 많아요’ 하고는 한 마리는 덜어내고 한 마리만 받았어요. 나중에 원정이한테 그 얘길 했더니 자기네 할아버지가 예전에 그런 기와집에 사셨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지홍이나 지민이 모두 태몽을 두 번씩 꿨는데 지민이는 거북이 말고 친정어머니가 사자 꿈을 꿔주셨고, 지홍이는 남편이 큰 물고기 꿈을, 제가 아름드리 밤나무 꿈을 꿨어요.”
그는 첫째 때도 그렇고 둘째를 임신해서도 입덧이나 빈혈 증상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두 아이 모두 자연분만으로 출산했는데,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모유 수유를 오래 하지 못한 것이라고. 첫째 아이를 낳는 과정에서 꼬리뼈를 다쳐 앉기도 힘든 상태에서 아기를 안고 젖을 물리기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지홍이는 첫아이고 해서 어떻게든 먹이고 싶은 마음에 한 달 정도 무리해서 젖을 물렸는데, 지민이 낳고는 꼬리뼈가 더 안 좋아져서 보름도 채 못 먹였어요. 그래도 두 아이 모두 잔병치레 없이 건강하게 자라줘서 고마워요. 지민이는 요즘 한창 볼살이 통통하게 올랐는데 백일이 되기도 전에 몸무게가 8kg이 나갔을 정도로 우량아예요(웃음).”
남편 우상우씨는 아내가 출산 후에도 방송일에 매진할 수 있게끔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유난히 아이들을 예뻐하고 잘 보살펴주는데, 생후 19개월 된 큰딸 지홍이는 엄마보다 아빠를 더 좋아한다고.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도 두 아이의 얼굴에 번갈아가며 뽀뽀를 하는 우씨의 모습을 보니 그가 얼마나 자상한 아빠인지를 알 수 있었다.
그 역시 아이들 일이라면 끔찍하게 생각하는 남편이 있어 마음이 든든하다고 한다. 일할 때만큼은 아이들 생각을 잊을 수 있는 것도 남편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
“결혼하고 바로 아이를 가진 것도 남편이 워낙 아이를 좋아해서예요. 첫째를 낳았을 때는 저를 혼자 병실에 남겨두고 한 시간 넘게 신생아실 창문에 붙어서 아기를 보고 왔을 정도예요. 그 일로 많이 서운해했더니 둘째를 낳았을 때는 제가 누워 있는 병실과 신생아실을 정신없이 왔다 갔다 하더군요(웃음). 아이를 어찌나 예뻐하는지 제가 질투가 다 날 정도였어요.”
현재 건축설계와 레스토랑 경영을 함께 하고 있는 남편은 퇴근시간이 늦는 날이 많아 출근 전에 잠시라도 짬을 내 아이와 놀아주려고 한다. 지홍이가 아침 일찍 일어나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소리만 들려도 졸린 눈을 비비고 벌떡 일어나 거실로 나선다고. 하지만 그는 아이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쏟는 남편이 가끔 불만스러울 때도 있다.

아이 혼자 노는 소리가 들리면 자다가도 눈 비비고 벌떡 일어나 같이 놀아주는 남편
“남편은 아이한테 절대 야단을 치지 않아요. 아직은 아이가 어려서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아이가 커서까지 남편이 무조건 싸고돌까봐 걱정이 돼요. 앞으로 지홍이가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조금 엄하게 키울 생각이에요.”
“아무리 투정을 부리고 울어도 제 눈엔 예쁘기만 하니까 어쩔 수 없어요(웃음). 아내가 걱정하는 부분이 뭔지 잘 아니까 앞으로는 주의해야죠. 저 역시 아이들이 버릇없고 나약한 사람이 되는 건 원치 않아요.”
그는 지인의 소개로 남편과 만나 두 달 만에 프러포즈를 받고 6개월 만에 결혼식을 올렸지만 성급했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고 한다. 처음부터 서로에게 ‘내 사람’이라는 강한 끌림이 있었고 결혼식을 올리기까지의 과정 또한 모두 물 흐르듯 순조롭게 진행됐다고. 두 사람은 6개월 연애기간 동안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데이트를 즐겼는데 그를 향한 남편 우씨의 지극정성은 결혼한 지금도 여전하다고 한다.
“아침방송을 할 때 만나는 바람에 남편이 매일 새벽 3시에 저희 집에 와서 방송국까지 데려다줬어요. 방송 끝나는 시간에 맞춰 또 데리러 왔고요. 그렇게 6개월 동안 몸살 나도록 연애를 했죠. 사귄 기간이 짧다 보니 결혼하고 한동안은 여전히 연애하는 기분이었어요. 무엇보다 저희 둘은 죽이 잘 맞아요. 과묵한 남편도 제 앞에서는 말도 많이 하고 웃기도 잘하거든요. 지난해 만삭의 몸으로 이사를 했을 때도 남편과 제가 어찌나 손발이 잘 맞는지 하루 저녁에 짐 정리를 다 끝냈어요. 이삿짐센터 직원들도 저희가 정리하는 거 보고 그냥 돌아갔을 정도였죠(웃음).”

결혼 전에는 아이들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세상에서 아이들만큼 아름다운 존재 없다는 생각 들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들이지만 연년생 키우기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터. 두 사람은 아이들이 태어나고 가장 아쉬운 점은 신혼 때처럼 둘만의 시간을 갖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부부 모두 여행을 좋아하는데 아직까지는 두 아이를 데리고 먼 곳까지 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남편은 어디를 가도 그곳에서 가장 멋진 건축물과 맛집을 찾아내요. 레스토랑은 외양만 봐도 맛있는 집인지 아닌지 알 수 있대요(웃음). 당분간은 아이들 키우느라 정신이 없겠지만 저나 남편이나 한창 바깥활동을 하는데 기반을 잡아가고 있는 단계라 이 상황 자체를 즐겁게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여행은 나중에 아이들이 어느 정도 커서 혼자 힘으로 걷고, 의사 표현도 할 줄 알게 되면 그때 서서히 시작하려고요.”
본의 아니게 아나운서실에서 ‘출산드라’로 불리게 된 그는 요즘 주위 사람들로부터 셋째까지 낳으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고 한다. 자녀가 한두 명인 아나운서는 많지만 셋인 아나운서는 흔치 않으니 한번 기록을 세워보라는 것. 하지만 그는 아직까지 셋째에 대한 욕심은 없다고 말한다. 대신 일주일에 한 번 아나운서실 선후배들과 함께 서울 성북동에 있는 성가정입양원을 방문해 아이들을 돌보는 봉사활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사실 결혼 전에는 아이들을 좋아하지 않았어요. 갓난아기한테서 나는 젖 냄새도 싫어했죠. 하지만 제가 직접 아이를 낳아보니까 세상에서 아이들만큼 아름다운 존재가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또한 내 아이만 소중한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 자주는 아니더라도 돈이 아니라 몸으로 직접 실천하는 봉사가 더욱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지홍이, 지민이가 좀 더 크면 함께 데리고 다닐 생각인데 아이들 교육에도 좋을 것 같아요.”
아이에게 조기교육보다 인성교육이 중요하다고 믿는다는 지승현. 그는 아이들이 아빠를 닮아 창의력 있는 사람으로 자라길 바란다고 한다. 아이에게 무조건 공부를 강요할 것이 아니라 아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어떤 분야에 재능이 있는지를 잘 파악하는 것이 부모의 몫인 것 같다고. 그는 아이들과 눈높이가 맞는 ‘쿨’한 엄마가 되고 싶다며 밝게 웃었다.

여성동아 2007년 4월 5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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