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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자’에서 ‘야누스’로 변신~ 주지훈

글·구가인 기자 / 사진·박해윤 기자

입력 2007.04.17 10:13:00

데뷔작 ‘궁’을 통해 단숨에 스타 대열에 합류한 ‘황태자’ 주지훈이 드라마 ‘마왕’에 출연하며 악역 연기에 도전한다. 극중 이중인격의 천재 변호사를 연기하는 주지훈을 만나 새로 시작한 작품 이야기 & 드라마 밖 생활에 대해 들어봤다.
‘황태자’에서 ‘야누스’로 변신~ 주지훈

주지훈은 ‘마왕’의 악역에 캐스팅되면서 ‘날 선’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 운동으로 5kg을 감량했다고 한다.


#1 신인 연기자 주지훈 vs 스물다섯 청년 주영훈
“날을 세우려고 노력했어요.”
‘궁’의 ‘황태자’ 주지훈(25)이 ‘달자의 봄’ 후속으로 방영하는 KBS 수목드라마 ‘마왕’으로 돌아왔다. 1년여 만에 다시 만난 그는 짧아진 머리에 살이 많이 빠져 더 날카로운 느낌이다.
“5kg 정도 빠졌는데 체중이 중요하진 않은 것 같아요. 제 경우는 다이어트나 근육을 붙이기 위해 운동한 게 아니라 단단하고 날카로운 느낌을 주기 위해 운동을 했어요. 이번에 제가 맡은 캐릭터가 늘 미소를 짓고 있지만 뭔가 날이 서 있는 느낌을 줘야 하는 역이거든요.”

‘황태자’에서 ‘야누스’로 변신~ 주지훈

상대적으로 헤어스타일을 바꾸고 살을 찌우는 건 쉽기 때문에 “쉬는 기간엔 머리를 기르고 체중을 줄여서 어떤 배역이든지 적응하기 쉽게 한다”는 주지훈은 3월 말부터 시작한 ‘마왕’에서 철저히 내면을 숨기고 야누스처럼 살아가는 변호사 오승하 역을 맡았다. 드라마 ‘마왕’은 마니아층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던 ‘부활’의 박찬홍 PD와 김지우 작가의 새 작품으로 어린 시절 비극적인 사건을 겪고 숙명적인 대결을 펼치는 두 남자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주지훈은 ‘마왕’의 시놉시스를 보고 작품과 배역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음에도 정작 출연이 결정되고 나서는 긴장되고 다소 두려웠다고 한다.
“이런 역을 맡게 될 거라 생각하지 못했어요. 박찬홍 감독님이 절 캐스팅하신 이유는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그저 처음 만났을 때 ‘드라마 시작하면 죽을 만큼 힘들 텐데 견딜 수 있냐’고 물으셨죠. 당연히 저는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 견딜 수 있다’고 했고요. 그랬더니 바로 다음날 ‘너 캐스팅됐다’ 하셨어요. 감독님의 전작 ‘부활’을 봤고, ‘마왕’의 시놉시스를 봤는데 정말 좋았어요.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치밀한 작품이거든요. 제가 맡은 캐릭터 자체도 무척 내면이 복잡한 인물이라 매력 있고요. 하지만 막상 촬영에 들어가게 되니까 좋아서 흥분되는 게 아니라 더 가라앉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자신 없는 말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이걸 할 수 있을까, 내가 해야 되나’ 망설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어요. 물론 덕분에 나태함에서 벗어날 수 있었지만요.”
‘마왕’의 매력 포인트로 “모든 캐릭터가 골고루 살아있다”는 사실을 꼽는 주지훈에게 극중에서 함께 출연하는 엄태웅, 신민아와의 연기호흡에 대해 물었다.
“(엄)태웅이 형은 저를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는데(웃음), 저는 형이 정말 좋아요! 형 성격이 진짜 좋으세요. 잘 가르쳐주고, 잘 챙겨주고 그래서 아무 불만 없이 잘하고 있습니다. 반면 (신)민아씨와는 아직 막역하게 친하진 않아요. 둘이 같이 출연하는 장면이 많지도 않고, 의도적으로 친해지려고 하지 않으려 하고요. 이건 ‘궁’ 때 배운 건데, (윤)은혜씨랑 친해져가는 속도가 드라마에서 신이랑 채경이가 친해져가는 속도와 같았거든요. 그런 게 연기에 도움이 됐어요. 지금은 극 초반이라 두 사람이 약간 서먹한 상태거든요. 실제로도 서먹한 게 연기에 도움이 되는 것 같더라고요.”

#2 신인 연기자 주지훈 vs 스물다섯 청년 주영훈
187cm의 키에 호리호리한 몸매, 조각 같은 얼굴. 알려졌다시피 주지훈은 모델 출신이다. 주지훈 외에 강동원, 소지섭, 이민기 등 요즘 주목받는 연기자들 중엔 모델 출신이 많다. 모델 활동을 했다는 게 현재 연기생활에 어떤 영향을 줬을까 궁금하다.
“저는 모델과 연기자에 큰 차이를 두진 않습니다. 뭔가 표현하는 게 좋아서 모델이라는 직업을 선택했고, (모델 일을) 3, 4년 하다 보니까 표현하고 싶은 게 더 많아져서 연기에 눈을 돌리게 된 거죠. 다른 분들처럼 어떤 영화를 감명 깊게 봤거나 배우가 멋있어서 연기자를 꿈꾼 게 아니고, 표현의 폭이 넓어서 연기에 관심을 갖게 된 거예요. 물론 지금은 연기자를 천직으로 생각하고요.”
날카로운 눈매나 반듯한 자세, 또박또박 말하는 품새가 극중에서 보여주는 차가운 이미지를 그대로 옮긴 듯하다. 실제로 이런 외모 때문에 종종 오해를 받는다고.
“차갑고 날카로운 외모나 모델 때 훈련받은 자세 때문에 불편한 점도 있어요. 연기하면서 저는 그냥 걷는데 모델처럼 걷는다고 지적받기도 하고요, 저는 아무 생각 없이 앉아 있는데 ‘건방지다’고 뒤에서 욕을 먹기도 해요. 그래서 어른들 앞에선 그냥 웃죠. 살갑게…(웃음).”
실제 그 자신은 마음에 담아놓기보다는 쌓이면 바로 바로 푸는 “뒤끝 없고 명랑쾌활한 성격”이라고 한다. 그는 또 촬영장 밖에서는 철저하게 “연기자 주지훈이 아닌 일반인 주영훈(본명)으로 산다”는 말도 덧붙였다.
“얼굴이 알려졌다고 하지만 저 자신은 그다지 달라진 게 없어요. 연기자는 그저 제가 좋아하는 직업이고, 드라마가 끝난 뒤 사생활은 이전과 똑같아요. 평상시에는 거의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잘 꾸미지도 않고, 집 밖에 잘 나가지도 않아요. 집에서는 책보고 게임하면서 주로 지내고, 밖에 나갈 때는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타거나 걸어다녀요. 그런데 신기한 게 모자 푹 눌러쓰고 선글라스 쓰고 다니면 다들 알아보고 달려드시는데, 되레 감추지 않고 다니면 그냥 놔두시더라고요(웃음).”
“연기를 조금씩 알아갈수록 잘하는 사람들의 디테일한 연기가 눈에 들어와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든다”는 주지훈은 이제 “배우라고 불리는 사람은 모두 존경하게 됐다”고 한다. 첫 작품 ‘궁’에서 일약 스타가 된 만큼 두 번째 작품 출연이 부담이 될 듯하다. 그러나 예상외로 그는 고개를 저었다.
“솔직히 큰 부담은 없어요. ‘궁’이 끝나고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주지훈이란 이름에 붙은 거품이 많이 사라졌다고 생각해요. 그 거품이 가라앉으면 오히려 저는 더 편할 것 같아요. 다만 연기부족 문제는 쉬는 동안에도 많이 고민했어요. 앞으로도 계속 고민해야 할 부분이고요. 특별한 각오라기보다는 늘 똑같이 열심히 할 생각이에요.”

여성동아 2007년 4월 5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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