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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새 드라마 ‘문희’ 주인공 강수연

“지난 5년간의 숨은 일상 & 앞으로의 계획”

글·구가인 기자 / 사진·박해윤 기자

입력 2007.03.21 10:56:00

강수연이 2002년 ‘여인천하’ 이후 5년 만에 방송에 복귀했다. MBC 새 주말드라마 ‘문희’ 주연을 맡은 강수연을 만나 새로운 작품을 시작하는 각오와 브라운관 밖 생활에 대해 들었다.
MBC 새 드라마 ‘문희’ 주인공 강수연

만네 살 때 연기자로 데뷔해 지금까지 대부분의 삶을 카메라 앞에서 보냈으며 20대 초반 출연한 두 편의 영화로 세계적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 ‘월드스타’라는 호칭을 얻은 강수연(42). 그의 삶은 일반인에겐 참 특별해 보인다. 더불어 TV 드라마 ‘여인천하’와 같은 작품에서 보여준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 역시 그만이 가진 특별함을 뒷받침 하는 듯하다.
“제 삶 자체가 배우였죠. 하지만 생각하시는 것처럼 카리스마가 있거나 강한 성격은 아니에요. 제가 영화나 드라마에서 굉장히 강한 인물을 많이 연기해서 그런지 진짜 제 모습도 다부질 거라고 여기시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은 전혀 그렇지 못해요.”
빈틈없을 것 같은 인상과 달리 “매번 길을 잃어버리며, 때론 집 전화번호도 헷갈리는” 빈틈 많은 성격이라는 강수연. 그가 오랜만에 TV에 얼굴을 내밀었다. 2002년 ‘여인천하’ 이후, 5년 만에 MBC 주말드라마 ‘문희’에 출연하게 된 것.
“방송에 나오지 않으니까 굉장히 오랜만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여인천하’ 이후 영화 ‘한반도’ ‘써클’ 등에 출연하기도 했어요. 다만 예전엔 일년에 한두 편의 작품이라도 꼭 했는데, 지난해에는 일년 동안 아무 활동을 하지 않았죠. 대중으로부터 일부러 멀어지려고 한 건 아니고요. 저는 ‘꼭 이 시기에는 나와야겠다’ 이런 원칙이 없어요. 그저 작품이 좋고, 저와 맞는 역이면 출연하는 거죠. 쉬는 동안에는 운동 열심히 하고, 여행도 자주 다니면서 지냈어요.”

MBC 새 드라마 ‘문희’ 주인공 강수연

드라마 ‘문희’ 주인공을 맡아 5년 만에 TV에 복귀하는 강수연. 그는 연기를 쉬는 동안 운동과 여행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강수연이 출연하는 ‘문희’는 ‘국희’ ‘서울 1945’를 쓴 정성희 작가의 작품으로 재벌 회장의 서녀로 열여덟 나이에 아이를 낳고 입양시킨 후, 그 사실을 감춘 채 재벌 회장의 후계자가 돼 복수하겠다는 생각만으로 살아가는 문희라는 이름의 여자 이야기다. 그가 연기하는 주인공 문희는 오기와 독기로 결국 원하던 목적을 성취하지만 그 순간, 감춰왔던 비밀이 밝혀지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고. “요즘 유행하는 미니시리즈나 사극과는 전혀 다른 독특한 드라마”라고 작품을 소개한 그는 “기존에 연기한 역할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작품을 선택했다고 한다.
“정성희 작가의 팬이에요. 작가에 대한 믿음이 있고 시놉시스도 마음에 들어 선택했죠. 하지만 시청률이나 흥행 성공에 대한 감은 전혀 없어요. 그런 게 있으면 제가 나온 영화가 다 잘됐어야죠(웃음). 인기에 대한 생각요? 인기와 상관없이 항상 불안해요. ‘지금 인기가 있지만 사람들이 실망해서 갑자기 나를 싫어하면 어쩌지’ 하면서 불안해하기도 하고요. 제게 가지고 있을 기대치를 맞춰야 한다는 부담도 있고, 저 스스로가 생각하는 어느 선 이상의 연기를 보여줘야 한다는 책임감도 있어요.”
“시청률을 의식하지 않는다”류의 답이 나올 줄 알았건만 “불안하고 부담스럽다”는 솔직한 답변이 돌아왔다. 그렇다면 “연기생활 40년 가까이 된 지금도 연기는 여전히 어렵고 힘들다”는 그는 어떻게 스트레스를 풀까.
“못 풀어요, 그냥 갖고 살아요(웃음). 그저 열심히 하는 수밖엔 없는 것 같아요. 열심히 연기하고, 열심히 작품 만들고… 그 외에 다른 방법은 없어요. 너무 재미없죠?(웃음)”

“아무리 바빠도 짬 내서 운동해 몸매 관리… 좋은 인연 만나면 결혼도 해야죠”
‘문희’의 과거 회상 장면에서 강수연은 열여덟 고등학생을 연기한다. 불혹을 넘긴 여배우의 교복 연기는 세간의 화제가 됐다.
“과거 회상 장면이 길게 나왔으면 제가 못했겠죠. 극의 흐름상 꼭 제가 해야 된다고 해서 욕심을 부려서 했는데 찍는 내내 저도 굉장히 불안했어요. 많은 분들이 작품보다 ‘나이 든 여배우가 여고생 연기를 한다’는 사실에 관심을 가져서 걱정이에요.”
20대 후반의 문희를 연기하는 강수연의 상대역을 맡은 이는 그보다 여덟 살 어린 연기자 조연우(34). “대학생인 조카가 상대역이 조연우라는 이야기를 듣고 ‘말도 안 된다’고 하더라”며 웃는 그에게 20대 연기를 위해 사전에 준비한 게 있는지 물었다. “필라테스, 요가, 골프 등 되는대로 시간을 갖고 운동을 한다”는 그는 촬영 한 달 전 다이어트로 살을 뺐다고 한다.
“드라마 시작하면서 정기적으로 피부 관리를 받기 시작했어요. 요즘은 TV 화질이 좋아서 사실 피부가 너무 걱정돼요. 촬영 시작 한 달 전에 4kg을 뺐는데 촬영을 시작한 뒤로도 힘들어서 그런지 살이 계속 빠지고 있어요. 그 바람에 지금은 사람들이 ‘더 빠지면 나이 들어 보인다’고 해서 저녁에 막 먹고 자요(웃음). 게을러서 자기 관리를 잘 못하는 편인데 운동은 꼭 하려고 해요. 운동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운동만큼 효과 있는 것도 없는 것 같아서요.”
늘 그렇듯 소위 결혼적령기를 넘긴 여배우에게 빠지지 않고 묻는 질문 중 하나가 결혼 혹은 연애 여부. “아이를 낳는 연기나 엄마 역은 이전에도 해봤지만 모성을 부각시키는 작품에서 엄마 역을 맡은 건 처음”이라는 그에게 넌지시 결혼 계획에 대해 물었다.
“결혼, 하고 싶죠!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하고 있는 거예요. 독신주의자는 아니거든요. 뭐 어떻게 생겨야 하고,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한다, 하는 이상형도 전혀 없고요. 저도 궁금해요, 어떤 남자를 만날지(웃음). 마음이 통하는 게 가장 중요하죠. 정해놓은 틀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그런 남자를 만난다는 보장도 없고요. 좋은 인연이 오면 결혼도 하겠죠.”
그렇다면 결혼이나 연기 외의 것은? 인생의 또 다른 계획에 대해 묻자 “앞으로도 연기만 할 것”이라며 고개를 젓는다.
“연기 이외에 다른 일요? 전혀 없어요. 수에 약해서 장사도 못하고, 게을러서 사람 관리도 못하니까 다른 일을 하면 망할 것 같아요(웃음). 아주 어릴 때부터 연기를 했지만, 앞으로도 40년은 더할 계획이에요. 그래서 정말로 예쁜 할머니 배우가 되는 게 목표예요. 그 외에 다른 것은 별로 잘해낼 자신이 없어요.”
“태어날 때부터 배우였다”는 이 배우, 앞으로도 평생 배우로 남을 것 같다.

여성동아 2007년 3월 5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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