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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세 이상 노년 위한 엔터테인먼트 과정 여는 한양대 손대현 교수

기획·이한경 기자 / 글·백경선‘자유기고가’ / 사진·지호영 기자

입력 2007.03.20 18:18:00

국내 ‘재미(Fun) 철학’의 선구자로 불리는 한양대 관광학부 손대현 교수. 그가 60세 이상 노년층에게 인생의 참 재미를 일깨워줄 목적으로 엔터테인먼트 과정을 개설해 화제다.‘일생 감동 일생 청춘’을 삶의 목표로 삼고 있는 손 교수를 만나 ‘노년의 재미학’에 대해 들어보았다.
60세 이상 노년 위한 엔터테인먼트 과정 여는 한양대 손대현 교수

한양대 관광학부 손대현 교수(62). 그에게는 교수 이외에 또 다른 직함이 있다. 한양대 국제관광대학원 최고엔터테인먼트 과정 원장, 그리고 사단법인 한국엔터테인먼트산업연구원(CERI) 원장이 바로 그것. 20년 넘게 관광학과 교수로 지내던 그는 ‘재미학(엔터테인먼트학)’이라는 새로운 분야에서 즐거움을 깨쳤다고 한다.
지난 2001년 가을 국내 대학원에 처음으로 최고엔터테인먼트 과정(the EEP·the Executive Entertainment Program)을 개설, 최고경영자들에게 재미와 즐거움의 가치를 알려주고 있는 그가 이번에는 ‘100세 시대 프로젝트’ enPP(Entertainment Prestige Program for Senior)를 통해 노년층에게도 ‘재미’를 일깨우고자 한다.
“많은 사람들이 제게 물어요. 왜 관광학을 하던 사람이 재미학에 관심을 갖게 됐냐고요. 사람들은 관광과 재미를 별개의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질문을 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사실, 관광과 재미는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어요. 아니, 같은 것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네요. 관광을 하는 이유가 재미를 추구하는 거잖아요.”
관광학을 공부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인생의 재미에 관심을 갖게 되더라는 그에게 재미가 도대체 무어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재미는 한마디로 인생의 묘약”이라고 말한다. 재미는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우울·권태·무기력 등을 극복하게 만드는 묘약이라는 것. 즉 재미는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게 해주는 힘이라는 뜻이다.
“인간은 누구나 재미를 추구하는 본능이 있어요. 그 본능은 나이 든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에요. 나이 든 사람도 젊은이들과 똑같이 인생을 즐기고 싶은 법이죠. 아니, 젊은이들보다 더 간절합니다. 직장에서 은퇴하고, 자녀들도 독립하고 나면 인생이 지루하고 심심해지잖아요.”
그 자신이 60을 넘어서니 재미학을 연구하는 학자로서 새삼 노년층에게 재미와 즐거움을 주고 싶어졌다고 한다.

노년은 인생의 참 재미 아는 나이, 즐거운 인생 위해 자신을 재발견하는 기회 가져야
“우리 사회는 골동품이나 고급 포도주를 제외하고는 ‘나이 든 것’에 부가가치를 절대 부여하지 않는 젊은이 중심의 사회입니다. 그렇다 보니, 늙는다는 것이 곧 쓸모없어진다는 것을 의미하죠. 하지만 그건 잘못된 생각입니다. 노년은 자신의 삶을 채워 완결하는 성숙기요, 궁극적인 나를 발견하는 빛나는 때이기 때문입니다.”
당나라 시인 두목(杜牧)은 ‘산행(山行)’이라는 시에서 “서리 맞은 단풍잎이 봄꽃보다 더 붉다(霜葉紅於二月花)”고 했는데 이 시구처럼 인생의 황혼이 청춘보다 더 아름다울 수 있다고 그는 주장한다. 그런데 노년을 맞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같은 인생의 황금기를 그냥 허비하고 있다고. 젊음이 지나갔다고 그저 슬퍼하면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있는데, 그것은 개인의 불행을 넘어 국가적 손실이라고 그는 지적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노년 인구가 전 인구의 9.5%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게다가 고령인구 증가 속도도 이웃나라 일본보다 높아 세계 1위고요. 이처럼 거대한 빙산과 같은 존재인 노년층이 손을 놓고 있다면 국가적으로 큰 손해가 아닐 수 없죠.”

60세 이상 노년 위한 엔터테인먼트 과정 여는 한양대 손대현 교수

무엇보다 나이 들어가는 노인들이 중요한 것은 앞으로 100세 시대가 다가오기 때문이라고. 일반적인 기준으로 대략 60세를 은퇴의 적정 연령이라고 한다 해도 전체의 인생 중에서 40년이라는 긴 시간이 남게 된다. 이토록 긴 시간 동안 자식 눈치나 보며 뒷방으로 물러나 허송세월하며 지낼 수는 없는 법. 그는 노년이 될수록 인생을 즐기기 위해 새로운 무언가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것이 일이든, 취미든, 공부든 상관없다고.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 자신을 ‘재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새로운 무언가를 하기 위해서는 준비과정이 필수죠. 새로운 것을 배우고, 새로운 체험을 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야말로 그 준비과정이라 할 수 있어요. 그 과정을 통해 자기 자신을 알아가는 것입니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하는지를 말입니다.”
소위 ‘고급 지적 놀이터’를 표방하는 enPP 프로그램은 재테크, 건강과 명상, 놀이·레저·여행, 문화예술 트렌드, 음식, 재미와 엔터테인먼트 등 크게 6개 분야로 나뉘는데 이 중 재미와 엔터테인먼트는 철학, 종교, 봉사활동 등을 통해 재미를 얻는 것을 말한다. 대상은 60세 이상으로 그는 “정신연령이 40세 미만인 사람을 우대한다”며 웃는다(문의 02-6203-1754).
특히 그는 문화예술 트렌드 프로그램을 통해 젊은이들의 코드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나이 든 사람들의 공통적인 불만은 젊은이들과 의사소통이 안 된다는 거예요. 또 요즘 한창 인기 있는 개그 프로그램을 봐도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요. 이유는 젊은이들의 코드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젊은이들에게 무조건 ‘우리에게 맞춰라’ 하는 식의 강요는 더 이상 안 통합니다. 나이 든 사람도 젊은이들의 코드를 이해하려고 노력해야죠.”
그는 젊은이들의 코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주 젊은이들과 만나 대화를 나눠야 한다고 말한다. 직접 만나는 것이 어렵다면 인터넷을 즐기라고 권한다. 인터넷이야말로 젊은이들의 코드를 따라가는 데 최고의 학습서라고. 그는 “노력하지 않으면 재미와 즐거움도 보장되지 않는다”고 덧붙인다.
“사람은 결코 늙지 않는다고 합니다. 노화는 단지 스트레스와 잘못된 생활방식 때문에 생기는 질병일 뿐이라는 거죠. 재미와 즐거움은 이런 노화라는 질병을 막아주는 최고의 명약이고요.”
노년층들이 그가 꾸며놓은 ‘고급 지적 놀이터’에서 재미와 즐거움을 얻은 후 영원히 늙지 않기를 바란다는 손대현 교수의 해맑은 얼굴은 그의 나이를 새삼 무색하게 만들었다.

여성동아 2007년 3월 5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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