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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제대 후 드라마 ‘사랑에 미치다’ 주연으로 눈길 끄는 윤계상

글·구가인 기자 / 사진·김성남, 지호영 기자

입력 2007.03.20 17:45:00

그룹 god 출신 연기자 윤계상이 멜로 드라마에서 멋진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2월 초부터 방영한 SBS ‘사랑에 미치다’에서 자신이 일으킨 사고로 죽은 남자의 애인과 운명적 사랑을 나누는 인물을 연기하고 있는 것. 연기를 다시 할 수 있어 더없이 행복하다는 윤계상을 만났다.
군 제대 후 드라마 ‘사랑에 미치다’ 주연으로 눈길 끄는 윤계상

# “신고합니다”
2년여 간의 군 생활을 끝내고 ‘사회인’으로 돌아온 이들의 소감은 다양하다. 오랜 시간 ‘사회’를 벗어나 있었던 만큼 하고 싶은 일도 많았을 터. “초코파이를 배 터지도록 먹고 싶었다”고 말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하루 종일 잠을 늘어지게 자고 싶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때론 “여자친구를 사귀겠다”거나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한다. 윤계상(30)은 어떨까. 지난해 12월 제대하자마자 드라마의 주연을 맡아 방송에 복귀한 그가 군인의 신분을 벗어난 뒤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이 궁금했다.
“연기가 하고 싶었어요.”
반듯하고 모범적인 답이라 심심한 듯하지만, 그 눈빛에 진심이 어려 있었다.
“군에서 텔레비전을 보거나 휴가를 나와서 영화를 보고 난 뒤엔 ‘저 역할을 내가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에 매번 아쉬웠어요. (팬들이) 혹시 나를 잊지는 않을까, 후배들 사이에 묻혀버리는 건 아닐까 조급해하던 때도 있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에서 보낸 생활은 그에게 분명 가치 있는 시간이었다고 한다.
“군에 입대하면서 연예활동을 할 때는 몰랐던 세상을 배울 수 있었어요. 사실 전엔 매니저나 소속사의 보호막 안에서 살다 보니 만나는 사람들의 범위가 무척 제한돼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병 윤계상’이 돼 깡패 건달도 만나고, 평범한 회사원과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죠. 남들처럼 배가 고파 몰래 숨어 초코파이를 먹거나 TV에 나온 여자 연예인을 보고 동기들이랑 환호해보기도 했고요(웃음).”

군 제대 후 드라마 ‘사랑에 미치다’ 주연으로 눈길 끄는 윤계상

지난해 12월 제대한 윤계상은 “아이돌 스타 이미지를 벗고 연기자로서 인정받고 싶다”고 말한다.


윤계상은 아이돌 스타에서 남자로 변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의 표현을 빌리면 그는 확실히 군대를 다녀온 뒤 “남자냄새를 풍기게” 됐다. 그러고 보니 올해 그의 나이도 서른. 서른 살 대열에 훌쩍 들어가버린 게 아쉽진 않을까.
“아니요. 오히려 서른이 돼 정말 기쁩니다. 친한 분들이 나이가 많은 편이라 오래 전부터 빨리 서른이 되고 싶었거든요. 제가 어디에 끼려고 하면 ‘넌 어리니까 빠져’ 하고 구박당하곤 했어요.”
2004년 연기자로 전업을 선언한 후 드라마 ‘형수님은 열아홉’, 영화 ‘발레 교습소’에 출연하기도 했지만 윤계상은 우리에게 그룹 god의 멤버로 더 많이 기억되고 있다. 99년 god의 멤버로 데뷔했고, 오랜 시간 가수로서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했기 때문. 혹시 앞으로 다시 기회가 되면 god 활동을 할 계획은 없을까.
“제게 붙은 ‘가수 출신’이라는 이미지를 없애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게 god 멤버였다는 사실은 평생 간직할 소중한 추억이지만 배우 윤계상이 되기 위해선 스스로 그 틀을 깨야 할 것 같아요.”

# “연기에 미치다”
2월 초부터 방영 중인 ‘사랑에 미치다’는 그가 제대 후 처음 선택한 출연작이다. 말년 휴가 중이던 지난해 11월 처음 대본을 받고 제작진과 미팅까지 했지만 자신이 주인공이 될 줄은 꿈도 꾸지 못했다고 한다.
“(캐스팅될) 확률이 희박해서 (캐스팅 관련 미팅에) 마음 편하게, 옷도 아무렇게나 입고 가서 인사만 하고 왔어요. 그저 누가 되든 이미연 선배와 연기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주인공이 됐다는 소식을 듣고 처음엔 믿기지 않았죠. 제대할 때까지 혼자 화장실 가서 연기연습을 했어요. 꼭 사랑에 빠진 사람처럼 피식피식 웃고… 촬영장에 빨리 가고 싶어서 그때부턴 시간이 더디게 가는 것 같았어요.”
‘사랑에 미치다’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항공정비사 채준. 고아 출신으로 열심히 살아가지만 음주운전으로 한 남자를 치어 죽여 전과자가 되고 이후 운명처럼 자신이 죽게 한 남자의 애인과 사랑에 빠지는 인물이다.
“‘사랑에 미치다’는 매회 눈물이 넘치는 드라마예요. 그동안 (남자라서) 눈치 보느라 아무리 힘들어도 울지 못했는데 이번에 연기하면서 그동안 쌓였던 걸 다 풀고 있어요. 실컷 울고 나니 후련하던데요.”
그에게 드라마의 제목처럼 ‘사랑에 미쳤다’고 할 만큼 깊은 사랑을 한 적이 있는지 묻자 표정이 사뭇 진지해진다.
“저 역시 제 일과 모든 것을 버리려고 했을 만큼, 오랫동안 정말 사랑한 친구가 있었죠. 이젠 그런 사랑을 못할 것 같아요. 나이가 들수록 여자의 집안이나 능력 같은 것도 따지게 되더라고요(웃음).”
‘사랑에 미치다’에서 윤계상의 상대역을 맡은 이는 일곱 살 연상의 대선배 이미연. 어린 시절 청소년 드라마 ‘사랑이 꽃피는 나무’를 보며 자랐다는 그는 이미연과 함께 연기할 수 있다는 사실이 “꿈만 같다”고 한다.
“촬영장에서 정말 잘 챙겨주고 가르쳐주세요. 선배님 덕분에 연기 감각을 금세 되찾은 것 같아요.”
그는 첫 방송이 나가고 드라마 게시판에 있는 글을 모두 모니터링했다고 한다. 우려했던 것과 달리 호평이 많은 것을 보고 안도했다고.
“첫 방송을 앞두고 걱정을 많이 했어요. 주변에서 칭찬과 격려를 많이 해주셔서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소중한 의견과 격려, 충고 한마디까지 모두 귀 기울여 들으며 노력하는 연기자가 되겠습니다.”
진정한 연기자의 대열에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는 윤계상. 그는 지금 “연기에 미쳐 있다”고 말한다.

여성동아 2007년 3월 5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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