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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무대에 오르는 유준상 ‘남다른 각오 & 아들 키우는 재미’

글·김유림 기자 / 사진·홍중식 기자

입력 2007.02.20 16:38:00

탤런트 유준상이 3년 만에 뮤지컬 무대에 오른다. 항구도시 여수를 배경으로 한 남자의 처절하고 비극적인 사랑을 그린 ‘천사의 발톱’에서 주인공을 맡은 것. 후배들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 하루 10시간 이상 맹연습 중이라는 그에게 오랜만에 무대에 오르는 소감 & 다섯 살배기 아들 키우는 재미를 들었다.
뮤지컬 무대에 오르는 유준상 ‘남다른 각오 & 아들 키우는 재미’

유준상(38)이 1월23일부터 3월4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될 창작 뮤지컬 ‘천사의 발톱’에 출연한다. 그의 뮤지컬 출연은 지난 2004년 ‘투맨’ 이후 3년 만의 일. 2002년 ‘더 플레이’로 뮤지컬대상 남우주연상을 받으며 뮤지컬 배우로서도 실력을 인정받은 그는 이번 작품을 위해 하루 10시간 이상 땀을 흘리며 연습하고 있다.
뮤지컬 ‘천사의 발톱’은 쌍둥이 형제를 통해 인간의 야수성을 말하는 작품. 우발적으로 쌍둥이 형 일두를 죽인 이두는 오랜 세월 자신의 야수적인 본성을 감추고 온순한 성품의 일두로 살아가지만 데려다 키운 아들 태풍의 여자친구 희진을 사랑하게 되면서 질투심에 내면 깊은 곳에 묻어두었던 이두를 다시 불러낸다. 그는 이번 뮤지컬에서 일두와 이두, 1인 2역을 맡았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중성을 지니고 있잖아요. 처음 연습을 시작했을 때는 연출가의 의도대로 내면의 악마성과 분노, 슬픔 등을 연기하려 했는데, 어느 순간 그런 감정들이 절로 가슴에 와 닿더라고요. 아무래도 연기 자체가 격정과 분노로 점철되다 보니 연습이 쉽지 않아요. 노래를 부를 때는 감정이 격해져 얼굴이 눈물 콧물로 범벅되기도 하고, 노래를 끝내고도 한참 동안 손이 떨리죠. 이런 느낌은 처음이에요.”

뮤지컬 무대에 오르는 유준상 ‘남다른 각오 & 아들 키우는 재미’

뮤지컬 ‘천사의 발톱’ 제작발표회에서 진행자로 나선 유준상.


그는 연습량이 만만치 않다 보니 체력보강에 특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한다. 고단백질 음식을 자주 섭취하는데 보쌈, 삼겹살 등 돼지고기 음식을 주로 먹는다고. 며칠 전에는 아내와 삼계탕을 먹으러 갔다가 과식을 해 손을 따는 등 고생을 했다고 한다. 또한 늦은 시간까지 연습을 하며 야식을 즐기다 보니 몸무게가 2주 만에 4kg이나 불어 얼마 전 촬영을 마친 영화 ‘천 개의 혀’를 위해 만들어놓은 복근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라고. 그는 “왕(王)자를 만들려고 오랫동안 열심히 운동했는데 마음 놓고 음식을 먹었더니 금세 원상복귀됐다”며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오랜만에 무대에 서는 만큼 즐겁고 흥분된다는 유준상. 그는 후배 연기자들을 보면서 패기 넘치던 자신의 신인 시절이 떠올라 많은 자극을 받는다고 한다.
“후배들에게 ‘무대 위에서 여러 번 좌절해야 당당해질 수 있다’는 말을 자주 해요. 패기와 열정이야말로 젊은 사람들의 특권이잖아요. 저도 그 나이 때는 겁 없이 무조건 덤볐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그런 용기가 있었나 싶죠(웃음). 하지만 어느덧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된 지금은 예전에 비해 한 발짝 물러서서 무대 전체를 보려고 노력해요. ‘먹이를 기다리는 사자’와 같다고 할까요(웃음).”
그는 연기자로서 나이 드는 게 서운하지만은 않다고 말한다. 나이가 들수록 얼굴에서 연기의 깊이가 드러나기 때문. 뮤지컬 테마곡 중 “내 나이 벌써 마흔셋”이란 가사가 낯설지 않다는 그는 이번 작품을 위해 담배까지 끊었다.
“외국 배우들처럼 나이 들어서도 무대 위에서 노래하고 춤추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몸 관리를 해야 할 것 같아요. 예전에는 연습이 끝난 후 피우는 담배 한 대가 그렇게 달콤할 수 없었는데 지금은 조금만 무리해도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위기감이 들거든요.”
그의 목 관리는 아내 홍은희가 전적으로 담당하고 있다. 대추차, 생강차, 오미자차를 직접 끓여 아침저녁으로 마시게 하고 건강에 좋은 음식도 식탁에 자주 올린다고.

아무리 늦게 집에 들어가도 아이와 하루에 한 시간씩 놀아줘
그는 뮤지컬 연습이 끝나고 늦게 귀가해도 다섯 살배기 아들 동우와 반드시 한 시간씩 놀아준다고 한다. 하늘로 번쩍 들어 올렸다 내려놓기, 주먹으로 맞아주기, 거실에서 축구하기 등 엄마와는 하기 힘든 놀이를 주로 한다고. 아이 역시 아빠가 들어오기 전까지는 잠을 자지 않고 기다린다고 한다.
“하루는 잠을 자는데 아이가 갑자기 ‘아빠’ 하고 소리를 지르는 거예요. 자다가 깜짝 놀라서 깼는데 아이는 아무런 기척도 보이지 않고 계속 자더라고요. 꿈속에서 잘못 들었나 싶었는데, 다음 날 아침 아내가 지난밤 얘기를 해서 혼자 잘못 들은 게 아니라는 걸 알았죠. 별일 아닌 것 같지만 저는 그날 기분이 상당히 좋았어요. ‘아이가 왜 날 불렀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면서 기분이 묘하더라고요(웃음).”
연애시절부터 엉뚱한 행동으로 아내를 깜짝깜짝 놀라게 한 그는 요즘도 아내가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가끔씩 한다고 고백했다. 자다 말다 일어나서 일기를 쓴다거나 다리를 심하게 다칠 정도로 축구시합에 집착하기도 하는 것. 또한 글 쓰는 걸 좋아해 오래전부터 동화를 쓰고 있는데 훗날 어른들을 위한 동화책을 낼 계획이라고 한다.
평소 말수가 적고 무뚝뚝한 편이라는 그는 평소 남에게 싫은 소리도 잘 못하는 성격이어서 화를 혼자 삭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가끔 달리는 차안에서 소리를 지르고 울고 웃으며 스트레스를 풀기도 하지만 자신에게 무대만큼 스트레스 해소에 좋은 공간이 없다고. 무대에서 에너지를 충전하고 또 발산한다는 그가 보여줄 연기가 기대된다.

여성동아 2007년 2월 5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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