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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사귄 사업가와 재혼한 이경실

글·김명희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장승훈‘프리랜서’

입력 2007.02.20 11:09:00

개그우먼 이경실이 지난 1월 말 아홉 살 연상의 사업가와 웨딩마치를 울렸다. 2년 전 지인의 소개로 만난 남편은 손만 잡아도 따뜻한 마음이 통하는 사람이라고. 2003년 폭행으로 이혼, 안타까움을 샀던 그가 조심스럽게 들려준 두 번째 사랑이야기.
2년간 사귄 사업가와 재혼한 이경실

“처녀 총각이 결혼하는 것도 아닌데… 관심 가져주시는 게 고맙기도 하지만 부담스럽기도 해요.”
개그우먼 이경실(41)이 지난 1월23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아홉 살 연상의 사업가 최모씨(50)와 웨딩마치를 울렸다. 결혼식 일주일 전에 기자와 만나 새로운 사랑을 이야기하는 그의 얼굴에서는 쑥스러움과 행복, 지난날에 대한 회한 등 다양한 표정이 읽혔다.
그가 남편을 처음 만난 것은 지난 2005년 지인의 소개를 통해서였다고 한다. 사랑은 선택하는 게 아니라 찾아오는 것이란 말처럼 2003년 이혼한 후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던 그에게 운명처럼 사랑이 찾아왔다고.
“아는 사람과 함께 만나 같이 저녁을 먹다가 참 편안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 자주 만나게 됐어요. 2년간 사귀면서 믿고 따를 수 있는 사람이란 생각이 들어 결혼을 결심했어요.”
최씨는 그가 ‘남자는 이래야 한다’고 마음에 두었던 장점들을 두루 갖춘 사람이라고 한다.
“따뜻하고 자상하고, 무엇보다 저의 아픔을 잘 감싸주고 이해해주었어요. 또 저라는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잘 파악하고 있죠. 만나면서 한 번도 다툰 적이 없어요. 제가 무슨 말을 해도 편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이에요. 같이 있으면 고마운 사람이란 걸 절로 느낄 수 있죠.”
남편 자랑 끝에 그는 “내 입으로 말하기는 쑥스럽지만~”이라고 운을 뗀 뒤 “그 도 나를 많이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제가 사는 모습과 행동에 거짓이 없는 점이 마음에 들었대요. 소박하고 알뜰한 점도 좋아보였다고 하고요. 하하하. 사실 뭘 사주려고 하면 거부감을 보이며 싫다고 하니까 돈이 안 들어서 좋아하는 것 같아요. 제가 뭘 받아버릇하지 않아서 받는 데 익숙지 않고 부담스러워하거든요. 나중에 결국은 사주니까 좋기는 하더라고요(웃음).”

청첩장 문구는 ‘쑥스럽지만 다시 한 번 잘 살아보겠습니다’
결혼을 결심하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그보다 ‘어떻게 알려야 하나’가 고민이 됐다고 한다. 민망하고 쑥스러워 청첩장을 찍어놓고도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더라는 것.
“가까운 지인만 초대해 조용하게 식을 올리려고 청첩장을 딱 1백 장 만들었어요. 그게 벌써 두 달 전인데, 이런저런 걱정에 저희 집 안방에 갖다놓고는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하염없이 바라만 보고 있었어요(웃음). 아무래도 두 번째이다 보니 ‘조용히 살지’라는 등 안 좋은 소리가 나올 것 같아 무섭기도 했고…. 오죽하면 청첩장에‘다소 쑥스러움 속에 결정했습니다. 다시 한 번 잘 살아보겠습니다’라는 문구를 넣었겠어요.”
어쩔 줄 몰라하는 그에게 김미화의 결혼 소식은 큰 힘이 됐으며 동시에 ‘선방을 뺏겼다’는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고.

2년간 사귄 사업가와 재혼한 이경실

쑥스럽게 재혼 사실을 밝히는 이경실.


“축하는 축하고 일단 맥이 ‘탁’ 빠지더군요. 제가 따라한 것처럼 보이잖아요(웃음). 미화언니에게 전화해서 ‘이혼을 따라했으면 결혼도 따라하든지~ 왜 이리 급해?’라며 농담하기도 했어요. 이혼도 비슷한 시기에 하고 ‘이혼 제목’도 똑같고, 연예계에 비슷한 사건이 일어나면 같이 묶여서 이름이 거론되고, 미화언니와는 여러모로 인연이 많은데… 언니도 좋은 분 만난 것 같아 다행이에요. 그리고 이제는 연예인들이 결혼해 제발 잘 살아서 그런 일로 저희 이름이 같이 거론되는 일이 없으면 좋겠어요.”
그는 “미화언니는 친지끼리 간단하게 식사만 했다는데 나는 식을 올리니, 언니만 수수하다는 말이 나올 것 같아서 그것도 걱정”이라며 한숨을 쉬지만 어쨌든 “미화언니가 길을 열어준 덕분에” 그는 비교적 홀가분하게 친지와 동료들에게 청첩장을 돌릴 수 있게 됐으며 그 과정에서 많은 축하와 격려를 받았다고.
“제가 결혼한다고 하니까 다들 ‘그동안 말은 못했지만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진심으로 축하를 해주더라고요. 캐나다에 있는 성미언니, 홍렬오빠와 통화할 때는 서로 말도 못 하고 울기도 했어요.”
재혼 부부들의 가장 큰 고민은 아이 문제다. 그는 딸(13), 아들(10) 남매를 두고 있고 한 차례 아픔을 겪은 남편 역시 자녀가 있는데 이들 커플은 교제하는 동안 아이들과 스스럼없이 만나 거리감을 좁혔다고.
“우리 아이들이 ‘그 사람’을 아빠라고 부른 지 오래됐어요. 아이들과 함께 산에도 오르고 자전거도 타고 식당에도 다녔죠. 한 번은 그 사람이 캐나다에 있는 우리 딸과 전화를 하고 나서는 울더라고요. 도대체 아이가 무슨 말을 했기에 우느냐고 물어봤더니 ‘우리 엄마 웃음 찾아줘서, 행복하게 해줘서 고맙다’고 했대요. 우리 딸 휴대전화에 이미 그 사람은 ‘백점 아빠’라는 이름으로 입력돼 있어요.”
딸 이야기를 하면서 그의 눈도 붉게 충혈됐다. 이혼 후 아이들이 받은 상처 때문에 괴로워하던 그에게 “엄마, 우리는 괜찮아. 그러니까 미안하다는 말 하지 마. 우리는 엄마 편이야”라며 용기를 주었던 딸은 현재 캐나다에서 유학 중인데 지난 1월 중순 귀국, 새 출발하는 엄마의 행복한 모습을 지켜봤다고.
“방학이 짧아 오지 말라고 했는데도 굳이 오겠다고 해서…. 저보다는 그동안 헤어져 있던 친구들을 보고 싶어서 들어온 것 같아요(웃음).”

부엌에 들어가기를 좋아하고 찌개 잘 만드는 자상한 남편
서른여덟에 그를 낳아 마흔이 넘은 딸의 아이까지 키우면서도 고생이 고생인 줄 모르고 딸이 행복하기만을 빌고 있는 그의 친정어머니는 사위를 무척 흡족하게 여긴다고 한다. 남편은 특히 교제하는 동안 집안일을 열심히 도와 후한 점수를 얻었다고.
“집에 와서 같이 식사를 하곤 했는데 그럴 때마다 항상 부엌에 들어가 음식 만드는 걸 도왔어요. 김치찌개 된장찌개를 잘 끓여서 저희 엄마가 깜짝 놀라기도 했죠. 그 사람이 부엌에 들어가 일을 도우려 하면 말로는‘나가라’고 하면서도 은근히 반기세요.”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결혼 소식을 알렸건만 그가 결혼을 발표하자 일부 네티즌은 그의 아픈 과거를 들춰내 상처를 덧나게 하기도 했다.
“제가 이혼 과정에서 있었던 일에 관해 말을 안 하는 건 더 이상 입을 열면 지저분해지기 때문이지, 할 말이 없기 때문이 아니에요. 저를 잘 모르는 분들은 어떻게 말씀하실지 모르지만 아는 분들은 제가 결혼 소식을 알렸을 때 ‘너 같은 사람은 잘 살아야 할 의무가 있다’라고 격려해주셨어요. 정말 힘닿는 데까지 열심히 살겠습니다.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보고 예쁘게 살라고 응원해 주세요.”

여성동아 2007년 2월 5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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