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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Interior Designers’s House

쇳대박물관 최홍규 관장의 동숭동 집

개성 돋보이는 편안한 휴식공간

기획·정윤숙 기자 / 진행·김희경‘프리랜서’ / 사진·문형일‘프리랜서’ || ■ 촬영협조·쇳대박물관(02-766-6494)

입력 2007.02.09 10:17:00

30여 년간 직접 모은 자물쇠와 열쇠를 모아 박물관을 연 ‘쇳대박물관’의 최홍규 관장. 거친 부식 철판의 건물 안에 따뜻하고 편안한 휴식처가 있는 개성 넘치는 그의 집을 소개한다.
쇳대박물관 최홍규 관장의 동숭동 집

복층 구조의 거실은 한지를 바른 격자창을 달고 가구를 줄여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냈다. 천장이 높고 장식이 없어 공간이 넓고 시원한 느낌을 준다.


대학로의 번화한 열기를 지나 조용한 골목으로 들어서면 거친 부식 철판으로 전체를 마감한 독특한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그 형태나 소재가 지나가는 이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곳은 서울 논현동 ‘최가철물’의 대표 최홍규씨(49)가 4년 전 개관한 쇳대 박물관. ‘쇳대’란 자물쇠를 이르는 방언으로, 이곳에는 그가 30여 년간 수집해온 자물쇠와 열쇠가 3천여 점 전시되어 있다. 30년 전 을지로 철물점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것이 인연이 되어 그는 지금까지 ‘철물쟁이’로 고집스럽게 한길을 걸어오고 있다. 건축가 승효상이 디자인한 이 건물은 1층의 카페를 제외하고는 4층까지 창문 없이 부식 철판과 노출 콘크리트로 마감해 겉에서는 폐쇄적으로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또 하나의 새로운 공간이 펼쳐진다.
쇳대박물관 최홍규 관장의 동숭동 집

화이트 벽면에 블랙과 그레이톤의 그림을 걸고, 내추럴한 원목의 8인용 식탁만 놓아 깔끔하면서도 모던한 분위기를 냈다.(좌) 좁은 일자형의 조리공간. 가운데에 아일랜드 식탁을 두고 양쪽 벽면은 수납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주방가전과 식기를 모두 수납장 안에 정리해 깔끔한 느낌을 살렸다.(우)



쇳대박물관 최홍규 관장의 동숭동 집

거실에서 바라본 다이닝룸의 전경. 화이트 컬러와 내추럴한 나무 소재가 조화를 이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키가 큰 선인장과 화초가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룬다.


화이트 컬러와 원목이 조화를 이룬 모던한 공간

1층은 카페, 2층과 3층은 아트숍과 이벤트홀이며, 4층의 박물관을 지나면 그가 살고 있는 복층 구조의 집을 만날 수 있다. 5층과 6층의 집 둘레는 정원이 에워싸고 있고 중앙에는 야외 테라스가 있는 ㅁ자 모양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4층까지 이어진 회색과 철물의 차가운 조화와는 달리, 전체를 화이트 컬러와 내추럴한 원목으로 마감해 편안하고 아늑한 모습을 고스란히 살렸다. 바닥과 창틀은 자연과 가까운 원목을 사용했고 거실에는 커다란 격자창을 달아 햇빛이 충분히 들어올 수 있도록 했다.
현관에 들어서서 좁은 복도를 지나면, 중앙에 계단이 있는 복층 구조의 거실이 위치해 있다. 한쪽 벽면은 한지를 바른 격자 모양의 이중창을 달아 아늑한 분위기를 냈으며, 다른 쪽 벽면은 흰색으로 마감해 깔끔하고 깨끗한 느낌을 살렸다. 복층이라 천장이 높고 소파와 탁자 외에는 별다른 가구나 장식품을 놓지 않아 실제 공간보다 넓어 보이는 것이 특징.
“집은 편안하고 따뜻한 휴식공간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집안에 들어섰을 때 집안의 화려한 기세에 집주인의 기가 눌리면 안 되지요. 그래서 색깔이나 장식이 있는 걸 좋아하지 않습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집안에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지거든요.”
거실의 소파에 앉아 한지를 붙인 창을 열면 집의 가장자리를 따라 이어진 낮은 돌담이 보인다. 5층 높이에 있지만 집 둘레를 따라 좁은 뜰을 내 집안에 앉아서도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겨울을 제외하고는 1년 내내 산수국, 옥잠화, 개나리, 아네모네, 목단 등 다양한 종류의 꽃을 볼 수 있다고.

쇳대박물관 최홍규 관장의 동숭동 집

모던한 이미지가 그대로 담긴 복도의 모습. 하루 종일 자연광이 들어와 따로 조명을 켜 둘 필요가 없다고.(좌) 집이 편안하고 따뜻한 휴식공간이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집을 꾸몄다는 최홍규 관장.(우)


공간마다 숨은 매력이 가득한 개성 넘치는 곳

거실에서 나와 테라스를 지나면 뜰을 사이에 두고 큰아들과 작은아들의 방이 있다. 대학에 다니고 있는 두 아들 방 역시 거실과 비슷한 분위기로 모던하게 꾸몄다. 한지를 바른 격자창과 흰색으로 마감한 벽에 절제된 디자인의 가구와 침구를 놓아 남자가 쓰는 방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갈한 느낌을 준다. 아버지를 닮아 수집광이라는 큰아들 방에는 손바닥만한 미니어처들이 장식장에 가지런히 진열돼 있어 박물관장의 아들다운 면모를 엿볼 수 있다.
“제가 처음 자물쇠를 수집할 때도 지금의 아들 생각과 별반 다르지 않았어요. 처음에는 모은다는 것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꼈거든요. 왠지 모르게 낡고 오래된 것을 보면 정감이 가서 틈만 나면 황학동으로 구경 다녔어요. 쇠를 만지는 일을 하고부터는 자연스럽게 자물쇠를 모으기 시작했죠.”



쇳대박물관 최홍규 관장의 동숭동 집

1 집안 전체가 화이트와 원목으로 돼 있어 정갈한 느낌을 준다. 한지를 바른 격자창이 운치를 더한다.
2 침실과 드레스룸 사이의 공간에 수납장과 거울을 놓아 부인 김씨를 위한 파우더룸을 만들었다. 깔끔함은 살리면서 공간 활용도가 돋보이는 공간이다.
3 바닥에 놓여있는 액자는 나무 소재의 간이 트레이에 그린 그림. 부부 침실의 유일한 장식 소품이다.

쇳대박물관 최홍규 관장의 동숭동 집

4 최 관장이 수집한 자물쇠와 열쇠를 전시해놓은 쇳대박물관 전경. 5층과 6층에 그와 가족의 편안한 공간이 숨어있다.
5 거실 옆 야외 테라스에 있는 금속 오브제가 이곳만의 매력을 살려준다.
6 집 가장자리를 따라 이어진 낮은 돌담. 겨울을 제외하고는 1년 내내 여러 종류의 풀과 꽃을 볼 수 있다고.

타고난 수집가이면서도 깔끔한 성격을 가진 최홍규 관장의 성향은 부인 김경애씨(46)에게서도 볼 수 있다. 틈만 나면 남편이 들고 들어오던 자물쇠들을 일일이 다듬고 정리했던 그는 남편의 ‘수집벽’만큼이나 강한 ‘정리벽’을 갖고 있다고. 집에 놀러온 손님마다 “밥은 해먹고 사냐”고 물을 정도로 주방은 흐트러짐 없이 깔끔하다. 일자형의 좁은 주방 가운데에 아일랜드 식탁을 두어 조리대로 사용하고 양 옆의 벽 쪽에 수납장을 짜 넣어 자질구레한 주방 살림살이를 넣어두었다. 주방 앞의 다이닝룸에 놓인 깔끔한 분위기의 8인용 식탁은 활용도가 높아 손님이 찾아오거나 박물관 직원들이 함께 식사를 할 때도 유용하다고.
거실의 계단을 따라 위층으로 오르면 좌식으로 꾸민 작은 거실이 나타난다. 거친 결이 매력적으로 보이는 떡판을 테이블로 놓고 좌식으로 꾸민 거실은 부부가 함께 차를 마시고 담소를 나누는 공간. 거실과 부부 침실 사이에 작은 뜰을 만들고 대나무를 심었는데, 대나무가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나는 자연의 소리에 정겨움을 느낄 수 있다고. 거실에서 침실로 향하는 길에 있는 좁은 통로의 창턱 아래에는 키낮은 책장을 놓아 가족 모두가 사용하는 서재로 활용하고 있다.

쇳대박물관 최홍규 관장의 동숭동 집

7 큰아들 방 역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아버지를 닮아 장난감을 수집한다는 그의 방에는 다양한 종류의 미니어처들이 가득하다.
8 결이 거친 고재 떡판을 테이블로 활용한 2층에 위치한 좌식 거실. 격자창을 열면 멀리 서울 성곽과 낙산의 전경을 볼 수 있다.
9 위층의 거실에서 침실로 향하는 복도에는 창턱 아래로 키 낮은 책장을 놓아 서재로 활용하고 있다. 곳곳에 수집한 소품들이 장식돼 있어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여성동아 2007년 2월 5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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