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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희

“한 여자를 향한 17년간의 사랑, 미완성이라 더 애틋한 것 같아요”

글·김유림 기자 / 사진·박해윤 기자

입력 2007.01.18 10:46:00

배우 지진희가 작가 황석영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오래된 정원’에서 한 여자와 17년간에 걸쳐 가슴 절절한 사랑을 나누는 운동권 투사로 열연했다.그를 만나 영화 뒷얘기와 얼마 전 첫돌을 맞은 아들 키우는 재미에 대해 들었다.
지진희

‘아픈 시대의 빛나는 사랑’. 80년대 운동권 투사였던 현우는 도피생활 중 시골학교 미술교사 윤희를 만나고 6개월이란 짧은 시간 동안 평생 기억에서 지워버릴 수 없는 뜨거운 사랑을 한다. 현우는 신념과 사랑의 갈림길에서 갈등하다 결국 신념을 택하는데 영화 속 현우를 연기한 지진희(35)는 “가슴 뜨거운 사랑을 연기하며 많이 행복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시나리오를 읽기 전까지 임상수 감독 작품에는 출연할 생각이 없었다고 한다. ‘바람난 가족’ ‘그때 그 사람들’ 등을 만든 임 감독의 연출 스타일이 자신과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는 그는 결국 ‘오래된 정원’ 시나리오를 보고 난 뒤에야 출연을 결심했고 영화 촬영을 다 마친 지금은 출연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감독님 특유의 새로움 때문에 촬영이 매우 즐거웠어요. 물론 영화 촬영하다가 죽을 뻔한 적도 있지만요(웃음). 물속에 들어가는 장면이었는데, 호수가 얼었다 막 녹은 상태여서 물 온도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차갑더라고요. 촬영 후반에는 몸이 꽁꽁 얼어서 물속으로 끌려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스턴트맨의 도움이 없었으면 큰일날 뻔했죠. 제 얼굴이 흙빛으로 변하자 감독님이 많이 미안해하시더라고요(웃음).”

“돌배기 아들 무지하게 예뻐요”
드라마 ‘대장금’으로 스타덤에 오른 이후 줄곧 반듯한 이미지를 고수해오고 있는 그가 이번에는 감정의 폭과 깊이를 좀 더 넓혀 연기에 임했다고 한다. 현우가 17년간 옥살이를 하면서 느꼈을 외로움, 한 여자와의 열정적인 사랑 등을 표현하려 노력했다고. 그는 현우와 윤희의 사랑이 애틋한 건 아쉬움이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6개월은 두 사람의 인생에 있어 점과도 같은 짧은 시간이지만 평생 서로의 아름다운 모습만 간직하기 때문에 더욱 애틋하고 가슴 시린 사랑이 될 수밖에 없죠. 하지만 멜로영화라고 해서 눈물을 많이 보이지는 않았어요. 염정아씨나 저나 감정을 절제하며 연기하려고 애썼어요.”
지난 2004년 6년 열애 끝에 네 살 연하의 이수연씨와 결혼한 그는 요즘 첫아들 영준이의 재롱에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얼마 전에는 영준이의 첫돌을 맞아 만든 돌잔치 초대장이 인터넷에서 화제를 모았는데, 그에게 아이 소식을 묻자 “요즘 무지하게 예쁘다”며 마냥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부드러운 목소리와 반듯한 이미지로 사랑받는 지진희. 영화 ‘오래된 정원’ 개봉 후 연달아 영화 ‘수’ 개봉을 앞두고 있는 그가 점점 더 다양한 모습으로 팬들 앞에 서길 기대해본다.

여성동아 2007년 1월 51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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