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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윤

“지난해 남모르게 슬럼프, 영화 ‘라디오 스타’로 연기에 대한 자신감 되찾았어요”

글·김유림 기자 / 사진·홍중식 기자

입력 2006.11.24 14:47:00

최정윤은 얼마 전 데뷔 10주년을 맞아 평생 잊지 못할 큰 선물을 받았다. 안성기, 박중훈과 함께 출연한 영화 ‘라디오 스타’를 통해 연기에 대한 자신감을 되찾은 것. 지난해 연기를 중단하고 뉴질랜드로 떠났던 그가 다시 카메라 앞에 서게 된 계기 & 탤런트 박진희와의 특별한 우정을 들려줬다.
최정윤

요즘 최정윤(29)의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평생 잊지 못할 영화 한 편을 추가했기 때문이다. 추석에 맞춰 개봉한 영화 ‘라디오 스타’가 그것으로 그는 선배연기자 안성기, 박중훈과 함께 출연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자신에게는 큰 행운이라고 말한다. 그동안 연기자로서 이렇다할 만한 유명세를 떨치지는 못했지만 꾸준히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통해 연기활동을 해온 그에게 이번 영화는 마치 ‘격려의 선물’처럼 느껴진다는 것.
안성기·박중훈 콤비의 하모니를 감상할 수 있는 ‘라디오 스타’는 가요계에서 퇴물이 된 록가수 최곤과 그의 20년 지기 매니저 박민수가 고군분투하며 사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영화 ‘왕의 남자’의 이준익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극에서 최정윤은 강원도 영월 라디오 방송국 PD로 DJ 최곤과 티격태격 신경전을 벌이며 극의 긴장감을 높인다.
“안성기·박중훈 선배님이 영화에서 호흡을 맞추신 게 이번이 네 번째인데, 거기에 제가 함께 출연했다는 것만으로도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촬영 전 많이 긴장해 있던 제게 두 선배님이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고, 현장에서 연기지도도 직접 해주셨어요. 극 중 제 역할의 비중이 작은 것에 대해서도 안타까워하셨는데, 저는 선배님들을 보면서 ‘인생 공부를 한다’는 마음으로 즐겁게 촬영에 임했어요(웃음).”
그는 ‘라디오 스타’를 통해 좋은 작품에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연기한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를 깨달았다고 한다. 또한 그는 지난해 말 한차례 슬럼프를 극복하고 난 뒤 연기에 대해 새로운 생각을 갖게 됐다고.
“3년 넘게 쉬지 않고 연기를 해왔는데도 매번 출연하는 드라마나 영화의 결과가 좋지 않다보니 사람들은 제가 연기를 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더라고요. 그러던 어느 날 아침에 눈을 떴는데 문득 똑같은 일상이 너무 지겹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당분간 연기활동을 중단할 생각으로 무작정 친척동생이 있는 뉴질랜드로 어학연수를 떠났죠. 그곳에서의 생활은 정말 꿈만 같았어요. 어느 누구의 간섭도 없이 마음껏 돌아다니고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오로지 저만을 위한 시간을 보냈거든요.”
하지만 타국에서의 달콤한 휴식은 그리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그가 뉴질랜드로 떠난 지 한 달 만에 MBC 베스트극장 4부작 ‘태릉선수촌’ 담당 PD로부터 섭외전화를 받은 것. 다시 연기를 할지 말지를 두고 한참을 고민한 그는 결국 ‘이번 한 번만 더 하고 돌아오자’고 결심하고 뉴질랜드에 짐을 그대로 둔 채 한국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그는 촬영 초반에는 머릿속이 온통 뉴질랜드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득했지만 드라마가 회를 거듭할수록 자신이 맡은 양궁선수 ‘방수아’ 역에 빠져들었고 결국 드라마가 끝날 무렵 예전과는 다른 연기의 깊이를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결국 ‘태릉선수촌’을 통해 연기활동에 새로운 전환점을 맞은 그는 연이어 MBC 일일드라마 ‘사랑은 아무도 못 말려’에 출연했고, 영화 ‘라디오 스타’를 만나 연기에 대한 의욕을 다시금 불태우게 됐다고. 그가 지금까지 출연한 작품 중에서 ‘태릉선수촌’과 ‘라디오 스타’를 최고의 작품으로 꼽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단짝친구 탤런트 박진희와는 남자 이상형도 같아요”
최정윤

최정윤은 이준익 감독의 영화 ‘라디오 스타’에 선배 연기자 안성기·박중훈과 함께 출연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행운이라고 말한다.


그는 데뷔 초와 비교해 성격도 많이 바뀌었다고 한다. 무엇보다 말수가 많아졌고 처음 보는 사람들과도 금방 어울릴 줄 알게 됐다고. 그가 이렇게 변할 수 있었던 데는 탤런트 박진희의 역할이 컸다고 한다. 동갑내기 친구인 두 사람은 연예계에서 소문난 단짝으로 속마음까지 터놓고 얘기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다.
“진희랑은 98년 한 일일드라마에 같이 출연하면서 처음 만났어요. 성격 좋은 진희가 먼저 말을 걸어온 덕분에 친구가 될 수 있었죠. 비록 연예계에서 만났지만 서로 말하지 않아도 속마음을 다 알 수 있을 정도로 친한 사이예요. 서로 바빠 자주 만나지 못할 때는 매일 전화통화를 하면서 수다를 떨죠. 얼마 전에는 진희가 ‘돌아와요 순애씨’로 많은 인기를 얻었는데, 제 일처럼 기뻐요.”
여느 여자친구들과 마찬가지로 한번 만나면 이야기꽃을 피우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는 두 사람은 남자에 대한 이상형도 비슷하다고 한다. 대화가 잘 통하고, 자신의 일을 존중해주며 무엇보다 여자에게 맞춰줄 수 있는 남자가 바로 그들의 이상형이라고.
“요즘은 결혼에 골인한 사람들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결혼이란 건 평생 상대방에게 나를 맞춰가며 살겠다고 약속을 하는 거잖아요. 저도 그렇게 순종적으로 살 수 있을지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요즘에는 집에서도 결혼하라는 말을 자주 듣는데, 특히 저희 아버지는 제게 큰 하자가 있는 줄 아세요(웃음). 워낙 평범한 사고방식을 갖고 계신 분이라 나이가 차면 당연히 결혼을 해야하는 거라고 생각하시거든요. 어쨌든 내년에는 꼭 좋은 소식이 있으면 좋겠어요(웃음).”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말하는 그는 앞으로도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지난 10년간의 연기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성숙한 연기를 선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여성동아 2006년 11월 51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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