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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요즘 최고 인기! ‘타짜’가 궁금하다

영화 ‘타짜’ 주인공 3인 인터뷰 & 촬영 에피소드 공개

기획·김명희 기자 / 글·김가희‘연합뉴스 기자’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조승우) / 글·황세원‘국민일보 기자’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김혜수) / 글·김가희‘연합뉴스 기자’(김윤석)

2006. 11. 23

영화 ‘타짜’ 흥행요인으로는 실감나는 배우들의 연기가 첫손에 꼽힌다. 스크린을 꽉 채우는 실감나는 연기를 보여준 조승우·김혜수·김윤석 3인 인터뷰 & 궁금한 촬영 에피소드.

터프한 전문 도박사로 변신한 조승우
시나리오를 읽는 순간부터 순진한 청년 ‘고니’가 프로 도박사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연기하고 싶었다는 조승우. ‘타짜’ 흥행에 일등공신인 그는 당분간 쉬면서 고니의 여운을 오래도록 즐기고 싶다고 말한다.
영화 ‘타짜’ 주인공 3인 인터뷰 & 촬영 에피소드 공개

거칠면서도 인간적인 주인공 고니를 연기한 조승우.


아직은 어린 나이임에도 ‘연기파’라는 수식어가 전혀 어색하지 않은 조승우(26)는 ‘타짜’에서 백윤식·김혜수·김윤석 등 쟁쟁한 선배 연기자들과 견줘도 결코 기죽지 않는 연기를 보여줬다.
99년 데뷔작 ‘춘향뎐’ 이후 ‘후아유’ ‘클래식’ ‘말아톤’ ‘도마뱀’ 등 주로 감성적인 영화에 출연해온 그는 ‘타짜’를 통해 순진한 젊은 남자가 도박판이라는 길에 들어서서 깨지고 부딪히며 성장해가는 과정을 그렸다. 그가 연기한 고니는 남성적이면서 동시에 인간적이다.
고니는 시골의 한 가구공장에서 일하는 순박한 청년이었다. 공장에서 벌어진 화투판에서 3년 동안 번 돈뿐 아니라 이혼한 누나의 위자료까지 몽땅 잃고 난 후 ‘타짜’의 길로 들어선다.
“고니는 순진한 아이에요. 그런 아이니까 도박에 빠진 것일 수도 있습니다. 마치 어린아이에게 게임기를 쥐어준 것 같다고나 할까요. 도박에 발을 들여놓지 않은 사람들이 보기에는 철없는 바보지만, 도박에서 사람을 망치는 게 ‘희망’이라고, 희망에 모든 걸 겁니다. 답답한 시골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망도 있었을 거예요.”
그는 시나리오로 고니를 처음 만났을 때 시간이 지나면서 그가 변화해가는 과정을 표현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고 한다. 도박판에서 내적으로 성숙해지기도 하고, 사는 법을 배워가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던 것.
전쟁 같은 화투판에서 살아남는 고니는 절대 순진한 남자가 아니다.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서, 아귀(김윤석)를 만나기 위해서 치밀하게 살인까지 저지를 정도로 야수성을 갖고 있다.
고니의 꿈은 돈이 아닌 진짜 타짜가 되는 것, 즉 자신이 선택한 인생에서 지존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조승우의 꿈은 뭘까.
“2~3년 전만 해도 좋은 무대, 좋은 작품에 출연하는 것이었어요. 그 꿈은 어느 정도 이룬 것 같아요. 지금요? (잠시 망설이다) 로맨티시스트는 아니지만, ‘사랑’에 대한 꿈이 있어요. 제가 챙겨줄 사람, 제 쉼터가 돼줄 사람이 없다면 인생이 의미가 없을 것 같아서든요. 젊은 시절에는 일과 사랑을 동시에 잡을 수도 있겠지만 저는 어느 순간부터 우선순위가 생겼어요. 중요한 건 사랑이죠.”
그에게는 자신의 삶을 당당히 이끌어나가는 자신감이 있다. 올 초 한동안 결별설이 나돌던 배우 강혜정과는“여전히 잘 사귀고 있다”며 사랑을 숨기지 않았다. “영화 끝나고 혜정이와 여행을 가고 싶었는데 혜정이가 바빠서 어려울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지난 몇 년 간 뮤지컬과 영화에 연이어 출연하며 쉼없이 달려왔다. 하지만 이젠 ‘좋은 작품이 들어오기 전까지’는 쉬면서 성악과 평소 다뤄보고 싶었던 악기를 배우고 싶다고.
“‘타짜’를 관객 앞에 내놓으면서 꽁꽁 숨겨뒀던 쌈짓돈을 꺼내 쓴 느낌이 들었어요. 이전까지는 한 작품이 끝나면 곧장 다음 작품 캐릭터를 연구해야 해 얼른 그 캐릭터에서 빠져나오려고 했는데 이번엔 아직 다음 작품이 결정되지 않았으니 오래도록 고니의 여운을 즐기고 싶어요.”
그는 “이젠 편하게 살려고 노력한다”고 말도 덧붙였다.
“전 제 작품에 대해 자부심이 컸어요. 제 작품이 최고는 아니더라도 좋은 작품이라는 프라이드가 있었죠. 실제의 저보다 나이 많은 배역을 연기하면서 빨리 어른이 되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 같아요. 그런데 거기에 빠져있을 필요가 없더라고요. 젊을 때는 실수를 해도 괜찮다는 걸 이제 알았거든요.”
생각을 바꾸고 나니 스스로 생각해도 딴사람이 됐다고 한다. 사람을 만나는 것도 편해졌고, 그토록 어려웠던 인터뷰도 이젠 편하게 응하게 됐다는 것. 올해 스물여섯인 그는 계속 성장 중이다.

전라로 열연해 극찬받은 김혜수
‘타짜’를 본 관객들 중에는 “극장 나설 때 정 마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반응을 보이는 이가 많다. 김혜수는 과감한 노출 연기도 마다하지 않으며 자신의 모든 열정을 영화에 쏟아부었다.
영화 ‘타짜’ 주인공 3인 인터뷰 & 촬영 에피소드 공개

데뷔 20년 동안 영화에서 유독 빛을 보지 못했던 김혜수. ‘타짜’는 그에게 ‘김혜수의 재발견’이라는 찬사를 안겼다.


김혜수(36)가 맡은 정 마담은 원작에서는 비중이 작지만 영화에서는 그야말로 ‘판을 들었다 놓았다’ 하는 인물. 타짜 평경장(백윤식) 때문에 화투판에 몸담게 된 그는 돈을 가진 사람들을 끌어들여 도박판을 설계하고 부를 취하는 무서운 욕망의 소유자다. 정 마담의 거친 면은 김혜수 본연의 것이 아니지만 스크린 속 그의 연기는 몸에 꼭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자연스럽다.
김혜수는 원작보다 한층 젊고 매력적이면서도 소유욕이 강해진 정 마담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내가 다르게 연기한 것은 아니고 각색 단계에서 재해석된 것”이라고 겸손해하며 “대범하고 유연하고 계산 빠른 점 등 정 마담의 개성 모두가 내가 갖지 못한 것이어서 연기가 즐거웠다”고 말했다.
영화 속 노출은 예상보다 과감했다. 그는 가슴을 드러낸 상반신과 전라의 뒷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그는 ‘얼굴 없는 미녀’ 때에 비하면 부담은 훨씬 덜했다고 한다.
“배우는 캐릭터를 위해서는 모든 걸 하죠. 사실 정 마담으로서는 너무나 당연하고 아무렇지도 않은 장면이었어요. 개인 김혜수가 만약 그런다면 놀랄 일이지만.”
그렇다고 부담이 전혀 없지는 않았는지 촬영에 앞서 음식조절로 몸무게를 2kg 정도 줄였다고 한다. 그는 “그래도 워낙 화면에는 둥글게 나오는 편이라 내 첫 등장 장면을 보고 다들 역시 찐빵처럼 나왔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클로즈업되지는 않았지만 능숙하게 화투를 다루는 장면도 있다. 그러나 그는 실제로는 화투를 칠 줄 모른다고 한다.
“어려서 친구들과 놀러가 딱 한 번 쳐봤는데 큰 꽃이랑 작은 꽃이 영 헷갈려서 자꾸 실수를 했어요. 승부근성도 없고 머리 쓰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인지, 저한테는 맞지 않더라고요. 이번에 좀 배웠지만 여전히 숫자 볼 줄은 몰라요.”
열여섯 살 때 CF 모델에 발탁돼 연예계에 발을 내디딘 그는 올해로 연기생활 20년을 맞았다. 성균관대 언론정보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을 만큼 공부를 좋아한다고 알려졌고 누구 못지않게 승부근성이 강할 듯한 그이지만 자신에 대한 설명은 좀 의외다.
“20년 동안 저를 봐오셨으니 많은 분이 저를 안다고 생각하시지만 대부분 만들어진 이미지일 뿐이에요. 제가 운동 마니아일 것으로 생각들 하시는데 평소 운동을 거의 안 하고 할 줄 아는 운동도 없어요.”
그는 자신의 의지대로 연기한 기간은 10년 정도 됐다고 말했다.
“처음 연예계에 발을 디뎠을 때는 연기가 뭔지도 몰랐고 연기를 직업으로 삼을 생각도 없었어요. 잠깐의 경험으로만 여겼죠. 캐스팅은 주로 어머니를 통해 결정됐고 대부분 떠밀리듯 연기할 수밖에 없었어요. 제가 처음으로 스스로 배역을 선택한 건 드라마 ‘사과꽃향기’ 때였어요. 그 무렵부터‘내 젊음을 바쳐 해온 게 연기인데 제대로 한번 해보자’는 오기가 생겼어요.”
청소년 시절부터 성숙한 외모로 그는 유난히 나이 많은 배우들의 상대역을 많이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갓 데뷔했을 때 딱 제 나이 두 배였던 길용우 선배 부인 역을 했어요. 박근형·김성원·노주현 선배의 상대역도 해봤고요. 서인석 선배는 제 양아들로 출연한 적이 있어서 지금도 절 보면 ‘어머니’ 그러세요. 이제라도 상대 배우들이 젊어지니 저야 고마운 일이죠.”
그리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영화 ‘분홍신’에서 그랬듯 기혼 여성, 아이 엄마 역할을 맡게 되는 것도 사실. 그러나 그는 이 점에도 초연했다.
“이만큼 나이를 먹었으니 그게 자연스러운 거죠. 제가 젊어보이겠다고 어느 날 교복 입고 머리 땋고 나온다고 ‘김혜수 어려보이네’ 하시지는 않을 거 아니에요. 하하하.”
자신의 그런 차림이 연상되는지 한참 웃던 그는 “만일 내가 연기를 하지 않았다면 지극히 평범하게 공부해서 대학 가고 직장 다니다가 아마 지금쯤은 살짝 펑퍼짐하고 복스러운 아줌마가 돼 있었을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강렬한 인상 남긴 ‘히든 카드’김윤석
‘타짜’는 김윤석이라는 ‘숨은 보석’을 세상에 알렸다. 드라마 ‘인생이여 고마워요’와 ‘있을 때 잘해’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그가 경력 20년에 가까운 베테랑 연기자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아귀 역을 맡은 김윤석(39)은 영화의 마지막 20여 분 등장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아귀는 고니가 뛰어넘고자 하는 화투판의 지존이자 끝까지 인간적인 면모를 놓치지 않는 고니와 확연히 구별되는‘안티히어로’다. 스타일 좋은 하얀 셔츠를 입고 선글라스를 낀 채 전라도 사투리를 쓰며 고니와 한판 승부를 펼치는 장면을 통해 영화는 절정을 향해 치닫는다. 전라도 출신인 기자는 그의 사투리를 들으며 감탄했는데, 나중에 그가 부산 출신임을 알고 또 한 번 놀랐다.
“지금까지 어느 누구도 제 얼굴, 제 이력을 보고 아귀 같은 캐릭터에 캐스팅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고 믿어주는 감독에게 배우는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게 되죠.”
아귀는 철저히 자신만을 위해 사는 인물. 스승의 복수를 위해 자기 목숨을 거는 고니를 결코 이해하지 못하지만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고 부하에게 약속대로 자신의 팔을 자르라고 소리지른다. 이 장면에서 김윤석과 조승우의 연기는 화면이 터져나갈 듯 팽팽하다.
“아귀는 속임수가 아닌 진짜 승부로도 더 이상 올라갈 자리가 없다고 생각해 신체의 일부를 걸고 변태적으로 판을 벌입니다. 돈을 버는 것을 넘어서 다른 사람의 팔이나 귀를 자르며 희열을 느끼는 악마 같은 존재죠. 도박의 세계를 영화에 담다보면 자칫 그 세계가 멋지고 낭만적으로 그려질 수 있고 그 우정이나 의리가 부각될 수도 있지만 그 도박의 끝에 얼마나 끔찍한 세계가 기다리고 있나, 얼마나 섬뜩하고 괴물 같은 존재가 버티고 있나, 하는 걸 보여줘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영화를 보고 ‘아, 도박하면 안 되겠구나’ 하는 느낌이 들게 하는 인물이 바로 아귀죠.”
선상에서 벌이는 마지막 도박 장면 외에 기차역에서 평경장을 만나는 장면, 장례식 장면 등 몇 차례밖에 등장하지 않는 그에게 촬영 횟수를 물었더니 잠시 생각해본 뒤 “6일밖에 안 찍었네요. 전 ‘꽁으로’ 먹었습니다. 하하”라며 웃는다. 그러나 그 만큼 막중한 책임감도 느꼈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역할을 경기 종료 5분을 남겨두고 교체로 들어간 축구선수에 비유했다.
“1대 1로 비기고 있는 상황에서 후반 5분을 남기고 교체선수로 들어간 것 같은 부담을 느꼈어요. 잘해도 본전이고, 못하면 역적이 되는 거죠. 다행히 평이 좋으니 나름대로 선방한 것 같네요.”
짧은 시간 안에 존재감을 확실히 심어줄 만한 연기를 보였을 정도로 그의 연기 내공은 만만찮다. 대학 시절 연출가로 연극과 인연을 맺은 그는 88년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로 연극무대에 데뷔한 뒤 뮤지컬 ‘지하철 1호선’ ‘의형제’ 등에 출연했다. 송강호 황정민 등 연극판에서 함께 고락을 같이했던 배우들이 영화계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것에 비하면 좀 뒤처진 감이 있지만 그들과 비교하지 않고 차근차근 작품을 해왔다. 그리고 이제는 그의 존재를 알아봐주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드라마 ‘인생이여 고마워요’에서 유호정 남편으로 출연하면서부터 대중적으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고 요즘에는 MBC 아침드라마 ‘있을 때 잘해’에서 아내를 버리는 비열한 남자 역을 맡아 비난은 많이 받고 있지만 어쨌든 연기력은 인정받고 있다.
“대중적 인지도가 높아져서 좋은 점은 무엇보다 멍석이 넓어지고, 할 수 있는 게 늘어났다는 점입니다. 내 성에 차고 하고 싶은 연기를 하겠다는 욕구가 끓어올랐는데 조금씩 그런 기회가 생기고 있습니다.”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이 더 많아진다면 책임감도 비례해 더 생길 것 같다고 한다. 딸만 둘인 그는 “가족이 주는 묘한 책임감이 되레 편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다. 누군가를 위해서라도 살아야 한다는 게 책임이면서 기쁨이 된다”고도 말했다.
“집에 가면 여자들에게 둘러싸이게 돼요. 가족이 있어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게 굴레일 수도 있지만 그것 역시 내 삶이 주는 행복이죠.”
그는 언젠가 ‘현실에 딱 밀착되는 멜로’를 하고 싶다는 꿈을 살짝 내비쳤다.
“아리고 쓰리고 모든 것을 다 이해하면서도 이해하는 것 자체가 슬픈 사랑, 20대 못지않은 열정이 있지만 사랑이 결코 현실을 이길 수가 없다는 것을 아는 사랑…. 그렇게 현실에 뿌리를 둔 멜로 연기를 한번 해보고 싶어요.”

영화보다 더 재밌어요~
‘타짜’ 촬영 뒷얘기

영화 ‘타짜’ 주인공 3인 인터뷰 & 촬영 에피소드 공개
영화 ‘타짜’는 가을 극장가를 평정한 흥행작답게 수많은 촬영 에피소드를 남겼다. 알고 보면 더 흥미로운 영화 ‘타짜’의 흥미진진한 뒷얘기를 공개한다. - 글·이남희 기자



영화 ‘타짜’ VS 만화 ‘타짜’
영화 ‘타짜’는 인기 만화작가 허영만과 스토리작가 김세영의 만화 ‘타짜’ 중 1부 ‘지리산 작두’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원작 만화는 60년대 시대상이 반영돼 있지만, 영화는 90년대로 배경을 옮겼다.
원작과 가장 큰 차이가 있는 인물은 김혜수가 연기한 정 마담. 원작에서 그 역할이 미미했던 정 마담은 영화 속에서 아름다운 육체를 무기로 타짜를 자신의 편으로 만들고, ‘호구’를 유혹한다. 주인공 고니의 심리적인 변화와 내적 성장을 이끄는 인물이 바로 정 마담이다.

조승우는 고스톱을 칠 줄 모른다?
‘타짜’를 연기하기 위해 배우들은 전직 타짜 장병윤씨에게 기술을 배웠다. 주인공 고니 역의 조승우는 ‘타짜’를 촬영하기 전 화투조차 잡아본 적이 없었지만 몇 달간 주머니에 화투를 넣어 갖고 다니며 연습한 끝에 고난도의 기술들을 익혔다. 그는 화투와 친해지기 위해 매일 아침 촬영감독·조명감독 등과 ‘섯다’를 한 판씩 치기도 했다.

도박판, 90% 이상 현실과 가깝게 재현
전국을 돌며 화투판을 휩쓰는 고니의 여정을 담기 위해, 감독은 국내는 물론 필리핀의 수빅과 마카오까지 무려 15개 도시를 돌며 촬영을 진행했다. 영화는 비닐하우스, 창고, 밀실, 선박 등 도박판이 벌어지는 다양한 장소를 보여주는데, 전직 타짜 장병윤씨는 “영화에서 묘사된 도박판이 실제와 90% 정도로 흡사하다”고 말했다.

숨어있는 카메오를 찾아라
‘타짜’의 원작자 허영만 화백과 그의 절친한 친구인 산악인 박영석 대장이 정 마담의 밀실에서 화투를 치는 도박꾼들로 깜짝 출연했다. 최동훈 감독 역시 ‘타짜’에서 단역으로 출연했다. 고니가 평경장의 집에서 밑장빼기를 하는 순간 클로즈업 된 손이 바로 최 감독의 손이다.
장병윤씨도 영화에서 만날 수 있다. 그는 정 마담의 밀실에 찾아온 ‘대마이 기술자(손 기술이 있는 타짜)’로 등장하는데, 화투 패 두 장을 바꿔치기하는 현란한 기술을 선보인다. 하지만 정 마담이 “기술은 좋은데, 탈이 안 좋아” 하고 그를 돌려보낸다.

조승우의 현란한 셔츠와 가죽재킷은 감독 옷
평소 현란한 무늬의 셔츠를 즐겨 입는 최동훈 감독은 영화를 찍으면서 자신의 옷을 주인공 고니 역의 조승우에게 입혔다. 영화 후반부에서 조승우가 입고 등장하는 화려한 무늬의 파란색 와이셔츠와 빨간색 가죽재킷은 바로 최 감독이 입던 옷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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