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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긍정의 힘

“밝은 정서를 갖는 훈련, 이렇게 하세요~”

긍정심리학자 김인자 교수 조언!

글·이남희 기자 / 사진·박해윤 기자

입력 2006.11.17 17:24:00

사는 게 힘들고 우울하다고? 하지만 마음속에 긍정적인 정서를 불러일으키면 나와 세상이 달라질 것이다.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비결’을 들어보자.
“밝은 정서를 갖는 훈련, 이렇게 하세요~”

남들은 모두 행복한데 나만 불행하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하지만 그런 이들에게 “행복과 만족은 공짜로 얻어지는 게 아니라 노력해야 얻을 수 있다”고 따끔한 일침을 가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긍정심리학’의 전도사 한국심리상담연구소 김인자 소장(74·서강대 명예교수)이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국심리상담연구소에서 만난 김인자 소장은 74세라는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활기찬 모습이었다. ‘명랑 쾌활’에 있어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20대 기자도 그의 넘치는 에너지를 못 당할 정도였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일하면 피곤한 줄 모른다”는 그는 뛰어난 재치로 인터뷰 내내 유쾌한 웃음을 선사했다.
그는 최근 ‘긍정심리학’ 창시자인 마틴 셀리그먼 박사를 초청해 강연회를 열었다. 셀리그먼 박사의 저서 ‘긍정심리학’을 번역해 출간하며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법에 대해 설파하고 있다.
긍정심리학은 불안이나 우울, 스트레스와 같은 부정적 감정보다 개인의 강점과 미덕 등 긍정적 감정에 초점을 맞추는 데서 출발한다.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나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게 김인자 소장과 셀리그먼 박사의 공통된 생각이다.
“긍정적인 태도가 장수(長壽)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 아세요? 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에서 수녀들에게 자신을 소개하라는 짤막한 글을 부탁했을 때 ‘참으로 행복하다’든지 ‘기쁘다’라고 긍정적 표현을 사용한 수녀가 긍정적 정서가 전혀 들어있지 않은 내용의 글을 쓴 수녀보다 훨씬 오래 살았다고 합니다. 또 활기 넘치는 수도원에서 지낸 수녀들의 90%가 85세까지 산 반면 무미건조한 수도원에서 지낸 수녀들 중 85세까지 산 사람이 34%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도 있어요.”

‘무엇이 잘못 됐나’보다 ‘무엇을 바라는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긍정적 사고의 출발점
‘긍정의 힘’을 머리로는 이해한다고 해도, 나쁜 일이 닥친 상황에서 긍정적인 마음을 갖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김 소장은 “마음의 자세를 바꾸면 누구나 긍정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한 방송사에서 ‘~ 때문에 나쁘다’가 아니라 ‘~ 덕분에 잘 됐다’고 말하자는 캠페인을 벌였는데, 적극 공감했습니다. ‘가난 때문에 힘들게 살았다’는 사람과 ‘가난 덕분에 강한 독립심을 배웠다’는 사람 중 누가 더 행복한 삶을 살겠어요? 무엇보다 마음의 자세가 중요해요. ‘무엇이 잘못 됐는가’를 고민하기보다는 ‘내가 바라는 게 무엇인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긍정적 사고의 출발점입니다.”
김 소장은 40여 년간 서강대에서 교육학과 심리학을 가르치며 명강사로 이름을 날렸다. 생화학을 전공한 그는 60년 화학과 교수로 서강대에 부임했지만, 63년부터 2년간 미국 시카고 로욜라대에서 상담심리학을 공부하면서 심리학 교수로 변신했다.
“제가 70년대 서강대 학생생활상담소 소장으로 근무할 때, 해마다 ‘웃기기 대회’를 열었습니다. 대회 참가자들이 명심해야 할 원칙은 크게 네 가지였어요. 발표내용이 웃길 것, 순수한 창작물일 것, 남을 비하하거나 곤경에 빠뜨리지 않는 내용일 것, 이야기를 통해 깨달음을 줄 것! 이 대회는 학교가 주최한 어떤 초청 강의보다 인산인해를 이뤘죠.”
그는 86년 사재를 털어 한국심리상담연구소를 설립해 일반인들이 쉽게 심리상담을 받는 길을 열어줬다.

“저는 긍정심리학에 따라 살아온 사람 같아요. 구더기 때문에 장을 못 담그는 게 아니라, 구더기가 안 생기게 한 뒤 장을 담그는 사람이니까요(웃음). 사람들은 ‘아무리 좋은 일도 돈 없으면 못 한다’고 말하는데, 저는 무슨 일을 결정할 때 돈의 유무를 최우선으로 고려하지 않습니다. ‘이 일을 하면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까’ ‘사회발전에 이바지하는 일인가’ ‘하느님의 뜻에 맞는 일인가’를 먼저 따져본 다음, 그 일을 위해 필요한 것들을 구하거든요. 저는 한국심리상담연구소를 세우기 위해 서울 우면동 땅 5천 평과 집을 팔았습니다. 그때 팔았던 땅이 지금 몇 백억원으로 올랐다는데, 별로 아깝지가 않아요. 저희 상담소로 인해 ‘심리상담소는 정신적으로 아픈 사람이 가는 곳이 아니라, 보통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찾아가는 곳’이라는 인식이 생겼으니까요.”
난감한 상황에서도 위트와 유머를 발휘해 전세를 역전시키는 것은 김 소장의 남다른 특기다. 그는 자신의 강점인 창의성을 무기로 문제상황을 돌파했다. 다음은 기자를 배꼽 잡게 만든 그의 에피소드 한 토막이다.
“과거 아파트 복도에서 여러 개의 난 화분을 키웠는데, 글쎄 며칠 사이에 어머니가 물려주신 좋은 화분 3개가 없어졌어요. 자신이 아끼던 것을 도둑맞고 기분 좋을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하지만 저는 짜증을 내는 대신 재밌는 해결방법을 찾기로 결심했습니다. 큰 종이에 눈동자를 크게 그리고 속눈썹까지 예쁘게 그려 넣은 뒤 밑에다가 편지를 썼어요. ‘어머니! 어머니께서 수십년 동안 키워오신 화분을 요즘 누가 자꾸 가져가요. 화초들이 그 집에 가서도 잘 지냈으면 좋겠어요’라고요. 그 그림을 벽에 붙여놨더니 지나가는 사람들이 모두 자지러지게 웃더라고요. 사람들을 보며 덩달아 제 기분도 좋아졌어요. 화분도 더 이상 없어지지 않았고요.”
김 소장은 58년 남편 서대석씨(86·한국심리상담연구소 회장)와 결혼해 네 딸을 낳았다. 장녀를 제외한 세 딸은 현재 미국에 살고 있다고. 그가 자녀교육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대목은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가르치는 것. 그의 남다른 자녀교육 노하우는 많은 학부모가 참고할 만하다.
“네 딸을 둔 저는 당시 초등학생이던 아이들에게 일부러 아이스크림 콘을 세 개만 사다준 적이 있어요. 아니나 다를까 아이들은 아이스크림을 각자 하나씩 먹겠다며 싸움이 붙었고, 그동안 아이스크림은 녹아버렸어요. 결국 저는 ‘너희가 행복해지라고 먹을 걸 사 왔는데 싸우니 할 수 없다’며 아이스크림을 빼앗았죠. 큰아이들은 화를 내고 막내는 울음을 터뜨렸어요. 며칠 후 제가 다시 아이스크림 세 개를 사다주자 아이들의 태도가 바뀌었습니다. 막내는 ‘아이스크림 달라’고 난리였지만, 첫째가 ‘울지 마, 뺏겨’ 하고 달래면서 동생들을 동그랗게 앉혔어요. 그러더니 아이들이 세 개의 아이스크림을 각각 조금씩 핥고 옆으로 보내면서 사이좋게 나눠먹는 거예요. 아이들은 긍정적인 발상과 타협을 통해 문제 상황에서 좋은 결과를 도출하는 법을 배운 겁니다.”
연일 쏟아지는 사회의 어두운 뉴스들을 가리켜 김인자 소장은 “사회의 전염병”이라고 말한다. 긍정심리학을 통해 사회의 전염병을 치료하는 것이 그의 궁극적인 목표다.
“한 연구자가 사람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A조에는 공포영화를, B조에는 즐거운 영화를 보여줬대요. 영화 감상이 끝난 후 A조 사람들에게서는 지독한 악취가, B조 사람들에게는 좋은 향기가 났다고 합니다. 부정적인 마음은 자동차가 내뿜는 매연보다 해롭지만, 긍정적인 마음은 나와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에너지가 됩니다.”

김인자 소장의 체험적 조언! 긍정적 정서를 갖는 훈련법
잠들기 전 그날 가장 기분 좋았던 3가지를 말하라 자녀에게 “오늘 한 일 중 가장 기분 좋았던 것을 세 가지 말해보라”고 질문해보자. 아이들은 “동생이 물건 옮기는 것을 도와줬다” “인사를 잘해서 선생님께 칭찬 받았다”고 대답하면서 신나는 표정을 지을 것이다. 사람들은 즐거운 일들을 떠올리고 이야기하면서 자연스럽게 긍정적인 정서를 갖게 된다. 가벼운 우울증에 걸린 사람이 이러한 작업을 6개월 동안 지속해서 회복됐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낯선 사람에게 먼저 반갑게 인사를 건네라 낯선 사람에게 먼저 인사하면 자신이 먼저 행동을 결정했다는 생각 때문에 기분이 좋아진다. ‘웃는 얼굴에 침 뱉으랴’는 속담처럼 활기찬 인사는 자신뿐 아니라 상대방의 기분도 좋게 만드는 힘을 지녔다. 예를 들어 사우나를 자주 찾는 나는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항상 ‘좋은 하루 되십시오’ 하고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그런 내가 얼마간 사우나에 가지 못하면, 사람들은 “인사하는 사람이 없어 기(氣)가 빠졌다”고 하소연한다. 인사는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마술이다.
하루에 세 번 “감사하다”고 말하라 고마운 사람에게 전화로, 편지로, 혹은 직접 찾아가 감사 인사를 해보자. 타인에게 감사 표시를 할 때마다 긍정적인 감정이 생겨난다. 감사인사를 받는 상대방의 감격한 얼굴을 보며 더욱 행복해진다.
아침마다 거울을 보고 웃어라 웃음은 엔도르핀을 활성화시켜 병을 막아주고, 뇌 발달에도 도움을 준다. 아침을 웃음으로 시작하면 하루가 잘 풀리기 마련이다. 웃음은 긍정적인 정신을 깃들게 하는 원동력임을 잊지 말자.

여성동아 2006년 11월 51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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