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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2세와의 비밀 결혼설 퍼뜨린 네티즌 고소 취하한 김태희

기획·송화선 기자 / 글·김순희‘자유기고가’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입력 2006.10.24 13:36:00

6월 자신의 비밀 결혼설을 인터넷에 퍼뜨린 네티즌 33명을 고소한 김태희가 지난 9월 중순 고소를 취하했다. 김태희가 고소를 취하한 배경과 그동안 겪은 마음고생.
재벌 2세와의 비밀 결혼설 퍼뜨린 네티즌 고소 취하한 김태희

지난 9월 중순 탤런트 김태희(26)가 재벌 2세와의 비밀 결혼설을 퍼뜨린 네티즌들에 대한 고소를 취하했다. 이에 따라 그가 지난 6월 초 사이버상에서 재벌 2세와의 비밀 결혼설을 퍼뜨린 네티즌 33명을 고소하며 시작된 명예훼손 소송 사건은 일단락됐다. 김태희가 네티즌을 고소한 것은 아무 생각 없이 ‘악플’을 다는 인터넷 댓글문화에 경종을 울리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끝없이 확산돼가는 헛소문의 진실을 밝히고 싶은 뜻도 있었다고.
김태희는 주위 사람들로부터 누가 자신의 결혼식에 참석했다거나, 레스토랑에서 자신이 소문의 당사자 및 그의 어머니와 함께 밥 먹는 걸 봤다는 등의 소문이 인터넷상으로 퍼져나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근거 없는 소문이 점점 더 그럴듯하게 포장돼가는 것에 큰 상처를 받았다고.
그는 인터넷 신문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겪은 황당한 사건도 공개했다. 가족들과 함께 해외여행을 떠날 때 그가 언니의 딸을 안고 출국심사대를 통과했는데, 심사대 직원이 대뜸 “후회하지 않으세요?”라고 물었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형부의 성이 ‘결혼설’의 당사자인 재벌 2세와 같았던 것. 처음엔 그냥 지나쳤다가 (담당 직원이 조카를 보고 그 소문을 연상하며 오해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가족들 모두 화가 나서 그 직원에게 직접 찾아가 “무슨 뜻이냐”고 되물었다고 한다. 그랬더니 “그냥 연예인 생활이 힘들지 않나 물어본 것”이라고 답했다고. 결국 아무 말도 못한 채 돌아섰지만 이런 일이 반복되자 그의 마음속에는 ‘어떻게든 진실을 밝히고 싶다’는 생각이 커져갔다고.

재벌 2세와의 비밀 결혼설 퍼뜨린 네티즌 고소 취하한 김태희

그런데도 이번에 고소를 취하한 건 자신 때문에 네티즌들이 전과자가 되면 오히려 마음이 불편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였다고 한다. 특히 고소당한 네티즌들이 수사과정에서 “다른 댓글을 보고 단순히 옮겨 적었다”거나 “버스에서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아무 생각없이 댓글을 단 것”이라며 뒤늦게 후회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들을 용서하기로 결심했다고.
김태희는 한 TV 연예 프로그램에 출연해 “고소를 취하하면 주위에서 뭔가 찔리는 게 있으니까 저러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그런 소문의 실마리가 될 만한 행동은 0.0001%도 하지 않았다고 맹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내가 왜 사람들에게 미움 사게 됐을까 생각해봤어요”
이번 사건을 겪으며 김태희는 자신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그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왜 사람들에게 미움을 사게 됐을까 생각해보니, 아마 모든 것을 갖췄을 것 같고,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고, 재벌에게 시집갈 것 같은 그런 이미지를 갖고 있어서인 것 같다”며 “앞으로는 좀 더 솔직한 내 모습을 보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요즘 결혼을 많이 생각하고, 친구들과 어떤 남자를 만나야 행복할까 하는 얘기도 많이 한다는 김태희는 “재벌 2세는 (결혼 상대로) 별로”라고도 했다. “돈도 하나의 능력이지만, 돈보다는 대화가 잘 통하고 친구면서 연인 같은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는 것. 그는 여러 사람을 사귀어보고, 어떤 남자를 만나야 자신이 행복해질 수 있는지 알게 된 뒤 30대쯤 가정을 이루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
김태희는 요즘 자신이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영화 ‘중천’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가을부터 올 4월까지 중국에서 촬영된 ‘중천’은 영화배우 정우성과 김태희의 만남으로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는 작품. 죽은 영혼이 49일간 머물며 승천을 준비하는 이승과 저승 사이의 가상공간 ‘중천(中天)’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영화에서 김태희는 인간을 계도하며 중천을 지키는 천인(天人)으로, 위기에 빠져있는 중천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인물 ‘소화’ 역을 맡았다.
“관객들이 어떤 평가를 내릴지 두렵고, 때로는 무섭기도 하다”는 김태희는 “이 작품을 통해 모든 사람에게 칭찬받을 거라고는 생각지 않지만,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소화를 연기하는 내내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번 일을 겪으며 팬들의 소중함을 새삼 깨달았다는 그는 이 영화가 팬들에게 좋은 선물이 되면 좋겠다고.
“지난 몇 달 동안 (이런 소문을 들으면서까지) 내가 연예인 일을 하는 의미는 뭔가 하는 생각을 했어요. 스스로 내린 답은 팬들 때문이라는 거죠. 저를 보고 싶어하는 분들이 있잖아요. 물론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것도 어떻게 보면 다 애정이고 관심의 표현이라고 생각해요. ‘나의 부족한 부분에 대한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분들께 좀 더 떳떳하고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 노력하자’라는 게 제가 내린 결론이에요.”

여성동아 2006년 10월 51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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