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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Art&Culture

첫 단독 콘서트 여는 기타리스트 함춘호

“소리 하나에도 감동을 담고 싶어요”

글·구가인 기자 / 사진·박해윤 기자

입력 2006.10.12 18:10:00

‘시인과 촌장’ 멤버이자 한국의 대표적인 기타리스트 함춘호가 무대 앞으로 나선다. 음악인생 25년 만에 처음으로 단독 콘서트를 갖는 것. 그는 콘서트에서 “그간 담아왔던 삶의 이야기를 기타 선율에 실어 편안하게 풀어놓고 싶다”고 말한다.
첫 단독 콘서트 여는 기타리스트 함춘호

함춘호는 조용필, 양희은, 신승훈, 김건모 등 한국의 내노라하는 가수의 앨범에 참여했다. 대중음악인들 사이에서 그는 작곡자의 의도를 최대한 살린 고급스러운 연주로 정평 나있다.


기타리스트 함춘호(45). 흔하지 않은 이름임에도 낯설지 않다. 학창시절 용돈을 모아 샀던 좋아하는 가수의 테이프 혹은 CD 표지를 조금이라도 유심히 살펴봤던 이라면 아마도 앨범에 참여한 세션 중 한명으로, 혹은 ‘thanks to’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인물로 그의 이름 석 자를 기억해낼 수 있으리라. 함춘호는 조용필, 들국화부터 신승훈, 김건모를 거쳐 비와 SG워너비까지 한국의 내로라하는 가수들의 앨범에 빠짐없이 참여한 연주자이자 작곡·편곡자이며, ‘가시나무’ ‘사랑일기’ ‘풍경’ 등으로 잘 알려진 듀오 ‘시인과 촌장’의 멤버였고, 드라마 ‘가을동화’에 흐르던 감미로운 기타 연주곡 ‘얼마나 내가’의 연주자이기도 하다.
“참여한 앨범 수요? 글쎄 수천 장이 넘을 거 같은데 따로 세어본 적은 없어요. 일년에 한 1천 장 정도의 앨범이 나오는데 그중 반 정도는 참여하는 거 같아요.”
수많은 음악인이 그토록 계속해서 자신을 찾는 이유에 대해 묻자 덤덤하게 “운이 좋았고 같이 작업하는 데 덜 까다로운 편”이라며 얼버무리지만, 대중음악인들 사이에서 함춘호의 연주는 작곡자의 의도를 최대한 살리면서 고급스럽고 깔끔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그런 함춘호가 드디어 무대 앞으로 나온다. 10월13일과 14일 이틀간 서울 백암아트홀에서 단독 콘서트를 갖는 것. 81년 이광조의 ‘저 하늘의 구름따라’에 기타 연주자로 데뷔한 이래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공연하는 건 처음이라고 한다. 지난 20여 년간 그토록 많은 음악인과 함께 작업해왔으면서도 정작 지금까지 앨범이나 자신의 이름을 내세운 공연을 하지 않았던 건 무슨 이유였을까.
“그러니까요, 지나서 생각해보니 참 바보 같더라고요(웃음). 돌아보니 내 이름 단 앨범 하나 없이 난 뭘 위해 살아왔나 싶고… 전부터 계속 다른 가수들의 음반이 아닌 내 흔적을 남기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는데 바쁘다는 이유로 미뤄왔거든요. 그러다가 방송국과 공연기획자 친구로부터 동시에 콘서트 제의가 들어왔어요. 그렇게 주변의 제의를 받다보니 ‘때가 됐나보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본격적으로 하게 됐죠.”
단독 콘서트를 여는 동시에 CCM(Contemporary Christian Music·기독교 음악) 앨범과 정식 솔로 앨범도 나온다고 한다. 어쿠스틱 풍 앨범에는 편안한 느낌을 살린 곡을 담을 예정이라고.
“도전이라는 거창한 단어보다는 그간 꾹 참아두었던 내 얘기를 편안하게 하고 싶어요. 솔로 음반은 테크닉보다는 사운드에 치중해서 또박또박 연주할 겁니다. 어릴 땐 현란한 테크닉을 좋아했는데 이제는 갈수록 단순한 게 좋아요. 소리 하나에도 감동을 싣고 싶은데 그게 쉽지 않네요.”

전인권과 듀오하면서 기타리스트로 방향 전환, 아버지를 닮은 아들 역시 영화음악 공부 중
함춘호는 중학교 1학년 때 처음 형을 통해 기타와 만났다.
“형한테 처음 기타의 G코드를 배우고 신기해서 밤을 새웠던 일이 기억나요. 처음 연주한 곡이 ‘토요일 밤’이었던 것 같은데…(웃음). 원래부터 기타 연주자가 될 생각은 없었고 당시엔 요즘 아이들이 힙합을 좋아하듯 기타 치고 노래 부르는 문화가 대세였어요. 기타 잘 치고 노래 잘 부르면 여학생을 비롯한 주위 사람들로부터 주목받을 수 있었거든요(웃음).”

첫 단독 콘서트 여는 기타리스트 함춘호

중고등학교 때 성악을 했고 노래가 좋아서 기타를 쳤다는 그가 본격적으로 기타 연주에 ‘올인’하게 된 건 80년 가수 전인권과 함께 ‘전인권·함춘호’라는 듀오활동을 시작한 후부터다. 그는 “전인권 선배가 내 입을 닫게 했다”며 농담반 진담반의 말을 던진다.
“학교에서 성악을 해서 저도 노래를 꽤 잘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전인권 선배의 노래는 예술이었어요. 거칠면서도 흡인력이 있잖아요. 그 노래를 들으면서 내가 모르던 다른 음악세계가 있다는 걸 깨달았죠. 내가 듣고 싶고 하고 싶은 음악은 저런 건데 싶어서 그 뒤로 노래는 코러스만 했어요(웃음). 다시 노래를 부를 생각요? 글쎄요… 코러스만 할 거예요. 껄껄.”
84년부터 86년까지는 하덕규와 ‘시인과 촌장’으로 활동했다. 해체된 지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음악팬들 중에는 순수하고 감성 깊은 시인과 촌장의 곡을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 ‘시인이 되고 싶은 촌장’이었다는 그에게 혹시 다시 팀을 결성할 뜻은 없는지 물었다.
“저도 시인과 촌장 당시 음악을 참 좋아해요. 기억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98년에 하덕규씨와 잠깐 재결합을 했는데, 얼마 안돼서 다시 접었어요. 이제 그 느낌이 다시 나기 어려울 거 같더라고요. 그때 음악은 그 시절에 묻어둬야 할 것 같아요.”
세월이 흘러 더벅머리 청년은 이제 세 아들을 둔 아버지가 됐다. 아버지를 닮았는지 아들들 역시 음악에 재능이 보인다고 한다. 어린 시절부터 간간이 가수들의 음악작업이나 공연에 참여했던 큰아들 상욱씨는 현재 미국에서 영화음악을 공부하고 있다.
“학교(서울종합예술전문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기타를 가르치고는 있지만 저희 아이들에게는 못 가르치겠더라고요. (기타를) 가르쳐주다가 포기했어요. 시도는 했는데 화부터 나서(웃음).”
“손 관리를 따로 하지 않냐”는 질문에 “관리를 하긴 해야 하는데 설거지 하고 빨래하느라 거칠어졌다”며 웃는 함춘호는 윤색해 말하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영락없는 ‘촌장’아저씨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기타의 매력에 대해 물었다.
“기타의 매력요? 음… 기타 선율에서는 혼이 느껴져요. 다른 악기의 음은 기계로 샘플링을 해도 괜찮은데 기타는 샘플링을 하면 느낌이 살지 않아요. 연주자의 작은 떨림부터 연주 당시 주변의 온도와 습도 같은 미세한 것들까지 영향을 미쳐 소리를 매번 다르게 만들거든요. 이게, 내 마음을 알아주는 거죠.”
일시 10월13일 오후 8시, 14일 오후 6시 장소 백암아트홀 입장료 6만원
문의 02-559-1333, 1588-7890

여성동아 2006년 10월 51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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