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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남자’에서 ‘강한 남자’로 변신한 이준기

글·이남희 기자 / 사진·홍중식 기자

2006. 09. 18

이제 이준기가 ‘강한 남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8월 초 개봉된 영화 ‘플라이 대디’에서 고교 싸움짱 역을 맡아 화려한 액션 연기를 선보인 것. “벼락스타가 아닌 진정한 배우로 거듭나고 싶다”는 그에게 영화 촬영 뒷얘기를 들었다.

‘예쁜 남자’에서 ‘강한 남자’로 변신한 이준기

그에게 더 이상 ‘예쁜 남자’의 잔상은 남아있지 않다. 카리스마 넘치는 차가운 눈빛, 현란한 액션 연기를 선보이며 지금껏 숨겨온 남성미를 물씬 풍긴다. 영화 ‘왕의 남자’에서 여장 광대 공길 역을 맡아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 이준기(24). 그가 새 영화 ‘플라이 대디’에서 아리따운 남성의 이미지를 벗고 열아홉 살의 싸움고수로 변신했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한숨도 자지 못할 정도로 떨렸어요. ‘왕의 남자’ 이후 사람들이 제게 깊은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다음 작품에 대한 부담을 느낀 게 사실이에요. 하지만 지금은 부담감을 다 털어냈어요. ‘플라이 대디’를 찍으면서 내내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재일교포 3세 소설가 가네시로 가즈키의 소설 ‘플라이, 대디, 플라이’를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소심한 40대 가장 장가필(이문식)이 폭행당한 딸의 복수를 결심하면서 고교 싸움짱 고승석에게 특훈을 받아 영웅으로 재탄생하는 내용을 그린다. 이준기가 연기한 승석은 세상을 등진 채 독서를 즐기고, 17대 1로 싸워 일당을 모두 물리친 것으로 알려진 미스터리한 인물. 그는 승석이란 독특한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오랜 시간 공을 들여야 했다.
“공길의 이미지를 뛰어넘어야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초적인 캐릭터를 그려서도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승석은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고, 세상과 벽을 쌓은 채 살아가는 아이거든요. 감독님은 ‘삶에 초탈한 듯한 승석의 이미지를 살리려면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셨어요. ‘체 게바라 평전’, 소설 ‘아리랑’을 읽으면서 자기만의 세계를 탐색하는 승석을 보다 잘 이해하게 된 것 같아요.”

“고소공포증 있어 암벽등반 장면 찍으며 두려움에 떨었어요”
이준기의 노력은 비단 캐릭터의 내면 탐구에 그치지 않았다. 태권도 3단인 그는 영화를 위해 복싱을 배우다 체력 소모로 탈진해 고생하기도 했고, 암벽등반에 나섰다가 극도의 공포를 겪기도 했다. “영화를 촬영하며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느냐”는 질문에 그는 쑥스러운 듯 미소를 지었다.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암벽을 오르는 것이 정말 힘들었어요. 암벽등반 연습을 하다가 발을 헛디뎌 밧줄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기도 했거든요(웃음).”
이준기가 ‘플라이 대디’에 캐스팅된 것은 ‘왕의 남자’가 개봉되기 전. 영화 ‘플라이 대디’에 선배 이문식이 캐스팅됐으며 함께 출연할 젊은 연기자를 찾는다는 소식을 듣고 그가 먼저 시나리오를 요청해 읽었다고 한다. 이준기는 이문식과의 호흡이 어땠냐는 질문에 “선배와 촬영하면서 값진 시간을 보냈다. 난 그저 조용히 묻어서 연기하면 됐다”고 답했다.
‘왕의 남자’에서 잘록한 허리와 가녀린 목선, 군살 없는 매끈한 등을 선보이기 위해 식사량과 근육운동량을 줄였던 이준기는 영화 ‘플라이 대디’를 위해 몸무게를 4kg 불렸다. 하지만 ‘플라이 대디’를 촬영하며 찌운 살을 그는 최근 다시 감량했다고 한다. 1980년의 5·18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영화 ‘화려한 휴가’에 출연하기 위해서다. 차기작 ‘화려한 휴가’는 안성기, 차인표, 나문희, 김상경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출연하는데, 이준기는 “좋은 선배들의 연기를 곁에서 배우고 싶다”며 작은 역할이지만 출연을 고집했다고 한다.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무작정 상경해 수년간 온갖 아르바이트를 하며 배우의 꿈을 키운 이준기. 뜨거운 연기 열정을 품은 그는 아직 우리에게 보여줄 모습이 무궁무진한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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