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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아이와 함께 보는 명화 ②

탐스러운 과일과 그 과일을 기른 햇살을 담은 ‘남프랑스의 과일’

입력 2006.09.15 13:22:00

탐스러운 과일과 그 과일을 기른 햇살을 담은 ‘남프랑스의 과일’

르누아르의 캔버스는 늘 행복과 기쁨이 넘칩니다. 그의 그림 속 세계는 슬픔과 공포, 좌절, 분노, 어둠을 모릅니다. 건강하고 아름다운 여인들이 밝은 낯으로 햇빛을 즐기고, 꽃들은 한 아름 사랑으로 피어납니다.
죽기 불과 세 시간 전에도 마지막 힘을 모아 그림을 그리려 했던 르누아르. 간병인에게 정물화 소재로 꽃을 준비해놓으라고 부탁했다고 합니다. 평생 아름다운 것만 그리려 했던 그는 이렇듯 죽는 순간까지 세상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려 애썼지요. 그래서 르누아르의 그림은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그래도 세상이 살 만한 곳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천사의 미소 같습니다.
‘남프랑스의 과일’도 그렇게 세상의 기쁨을 우리에게 전해주는 그림입니다. 하얀 테이블보가 덮인 테이블 위에 갖가지 과일이 놓여 있습니다. 과일은 달콤하고 새콤한 맛으로 우리의 입을 즐겁게 합니다. 과일은 빨갛고 노란 색으로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합니다. 우리가 낙원을 상상할 때도 꽃과 함께 갖가지 맛있는 과일을 떠올립니다. 아이스크림에는 온갖 종류의 과일 맛이 첨가되지요. 달콤한 기쁨이 르누아르의 그림에서 피어오릅니다.
르누아르는 이 과일들을 그리면서 단순히 과일의 모양만 잘 그리려고 한 게 아니라, 이 과일이 자라난 남프랑스의 밝고 환한 햇빛과 부드럽고 푸근한 공기, 이 고장 사람들의 낙천적이고 인정 많은 마음씨까지 다 담아 그리려고 했습니다.
그 밝은 시선이 느껴지지 않나요? 볼수록 과일이 싱싱하고 탐스러운 것은 바로 르누아르의 그런 시선 때문입니다.

한 가지 더∼
르누아르는 나이가 들어 남프랑스의 카뉴 쉬르 메르라는 곳에서 살았습니다. 르누아르뿐 아니라 많은 유명한 화가들이 나이가 들면서 남프랑스에 가서 살았습니다. 마티스, 샤갈, 피카소, 시냑, 보나르 등이 남프랑스에 거주했지요. 나이 든 사람이 생활하기 좋은 날씨도 한몫했지만, 작열하는 태양빛에 모든 꽃과 과일, 풍경이 원색으로 충만했고, 이 원색의 즐거움을 그리고 싶었던 화가들의 열망이 컸기 때문입니다.

※ 이주헌씨는…
일반인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서양 미술을 알기 쉽게 풀어주는 칼럼니스트. 신문 기자와 미술 전문잡지 편집장을 지냈다. 경기도 파주 헤이리 문화마을에서 아내와 함께 4남매를 키우며 집필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미술평론가 노성두씨와 함께 중세부터 현대까지 79점의 명화를 소개하는 ‘노성두 이주헌의 명화읽기’를 펴낸 데 이어 ‘이주헌의 프랑스 미술 기행’의 개정판 ‘이주헌의 프랑스 미술관 순례’를 펴냈다.

여성동아 2006년 9월 51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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