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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 차로 태어나 결혼식도 함께 올리는 쌍둥이 트로트 가수 뚜띠

글·김유림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 장소협찬·하일아트

입력 2006.08.24 15:01:00

트로트 곡 ‘삼백원’으로 활동 중인 쌍둥이 자매 가수 ‘뚜띠’가 오는 11월 합동결혼식을 올린다. 쌍춘년에 쌍둥이 자매가 쌍쌍결혼식을 올려 화제를 모으는 이들 자매를 예비신랑들과 함께 만났다.
3분 차로 태어나 결혼식도 함께 올리는 쌍둥이 트로트 가수 뚜띠

“언니, 동생 대신해줄 ‘쌍둥이 남자’를 만난 것 같아요”
쌍둥이 자매 가수 ‘뚜띠’가 오는 11월 합동결혼식을 올린다. 연애를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더블데이트를 해왔다는 이들 자매와 예비신랑들은 결혼 후 신혼여행도 함께 가기로 약속했다고 한다.
현재 ‘삼백원’이란 노래로 인기를 얻고 있는 ‘뚜띠’는 3분차로 태어난 노현정(29)·노정현(29) 쌍둥이 자매로 구성된 신세대 트로트 듀엣. 98년 댄스 가수로 데뷔해 1년 동안 활동한 두 사람은 한동안 공백기를 가진 뒤 2년 전 트로트 가수로 변신했다. 이들이 성인음악을 선택하는 데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사람 또한 예비신랑 홍지신(27)·이승호(32)씨라고 한다. 가수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여자친구들을 보면서 인기보다 실력으로 인정받는 트로트 가수로 전향하는 게 어떻겠냐고 권한 것. 자매 역시 냉혹한 가요계를 한번 경험한 뒤라 성인음악이 무대에 서고 싶어하는 자신들의 욕구를 보다 충족시켜줄 거라 믿었다고 한다.
네 사람의 인연은 비슷한 시기에 시작됐다. 동생 노정현이 먼저 이승호씨를 만났고 몇 개월 뒤 언니 노현정도 홍지신씨와 만나 사랑을 시작했다. 노정현은 5년 전 그룹 UN 김정훈의 주선으로 소개팅을 했는데 소개팅 자리인지도 모르고 친구를 따라 나왔던 이승호씨가 노정현에게 첫눈에 반해 다음날 바로 사귀자는 제안을 했다고 한다.
언니 노현정과 홍지신씨의 첫 만남 또한 예사롭지 않다. 지인으로부터 소개받은 뒤 얼굴을 보기 전에 한 달 동안 전화통화로 서로를 탐색했다는 두 사람은 첫 만남에서 “왜 진작 만나지 않았는지 후회된다”며 서로를 인연이라 여겼다고 한다.

3분 차로 태어나 결혼식도 함께 올리는 쌍둥이 트로트 가수 뚜띠

처음 보는 사람은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똑닮은 자매를 두 남자는 뒷모습만으로도 구별할 수 있다고 한다. 노현정·홍지신 커플(왼쪽)과 노정현·이승호 커플.


“처음부터 저보다 두 살이나 어리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정식으로 사귈 생각은 없었어요. 하지만 직접 만나서 얘기를 나누다보니까 서로 운명처럼 끌리는 게 있더라고요. 처음 만난 사이끼리는 쉽게 할 수 없는 집안 이야기나, 경제적인 여건 같은 민감한 얘기도 막힘없이 술술 하는 저 자신을 보면서 깜짝 놀랐죠. 집도 걸어서 5분밖에 안되는 거리에 있어서 그것 또한 신기하게 느껴졌어요. 무엇보다 연하같지 않게 의젓하고 진솔한 면이 마음에 들었어요.”

“5년 동안 넷이서 데이트 즐기면서 남자들끼리도 자매 못지않은 텔레파시 생겼어요”
이승호씨와 홍지신씨는 현재 사업을 각각 하고 있는데, 5년 동안 사랑 못지않은 우정을 쌓아 지금은 아무리 바빠도 수시로 전화통화를 할 만큼 절친한 사이가 됐다고 한다. 더욱이 두 사람은 그동안 여러 차례 사업이 실패했을 때도 서로가 서로에게 가장 큰 힘이 돼줬다고.
“승호 형님과 저는 쌍둥이 자매 못지않게 텔레파시가 잘 통해요. 요즘 혼수를 저희 둘이 보러 다니고 있는데, 서로 말 안 하고도 똑같은 물건을 고를 때가 많거든요(웃음). 그리고 저희가 고른 물건들을 신부들도 다 만족해해요. 매일 밤늦게까지 스케줄 때문에 바쁘다보니 제대로 함께 혼수를 장만할 시간이 없어서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어서 여자친구들에게 보낸 뒤 허락을 받고서야 물건을 사죠. 지금 끼고 있는 결혼반지도 그렇게 해서 구입한 거예요.”(홍지신씨)
결혼 전부터 결혼반지를 끼고 다니는 네 사람은 이미 오래전부터 서로의 집을 오가며 데이트를 즐기고 있는데, 얼마 전 상견례도 세 집이 한꺼번에 했다고 한다. 보통 상견례는 다소 엄숙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지만 이들 세 가족은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친척들 간 모임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행사를 마쳤다고. 내년 봄쯤 유럽으로 가족여행을 갈 계획인데 그때도 세 가족이 함께 가기로 약속했다고 한다.
“제가 지신씨 집에 놀러 가면 어머님께서 ‘우리 큰아들 왔네’ 하세요. 어머님 성격이 화통하고 재미있으셔서 저도 전혀 부담 없이 드나들고 있죠. 그동안은 지신씨한테 형님 대우를 잘 받았는데 결혼 후에는 나이와 상관없이 지신씨가 손위 동서인 만큼 어른들 앞에서 서로 존대하기로 했어요.”(이승호씨)
얼굴 생김새뿐 아니라 몸무게, 키 등 체형까지 똑같은 두 자매는 처음 보는 사람은 쉽게 구별하지 못할 정도로 닮았지만 남자친구들은 귀신같이 여자친구를 구별해낸다고 한다. “내 여자친구한테만 색다른 기운이 느껴진다”고 입을 모으는 두 사람은 심지어 “언니는(동생은) 자신의 스타일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아무리 자기 여자친구에 대한 애착이 강한 남자들이지만 연애 초기에는 두 자매의 장난에 속아 넘어갔던 적도 많다고 한다.
“언니랑 같이 데이트 장소에 나갔는데 제가 잠깐 화장실에 간 사이 남자친구가 왔어요. 남자친구는 언니가 저인 줄 착각하고 그윽한 눈빛으로 ‘어제 전화통화 즐거웠어요’라고 말했는데 장난기가 발동한 언니가 시치미 뚝 떼고 한동안 대화를 나눴더라고요. 잠시 후 제가 나타나자 남자친구의 얼굴이 순간 하얗게 변하더니 어쩔 줄 몰라 하는 거예요. 언니랑 저랑 얼마나 웃었는지 몰라요(웃음).”

3분 차로 태어나 결혼식도 함께 올리는 쌍둥이 트로트 가수 뚜띠

이승호씨는 노정현을 만나고부터 친구들과 한동안 의절까지 했을 정도로 여자친구에게 올인했다고 한다. 친구들과 모임 약속을 했다가도 여자친구와 약속이 생기면 모임을 깨고 데이트를 할 정도였다고. 이씨는 “죽마고우와의 우정은 다시 쌓을 수 있지만 지금 이 여자를 놓치면 평생 후회할 거란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라며 허허 웃었다. 다행히 시간이 지나면서 친구들도 그의 순애보를 인정해주기 시작했고 오히려 그의 로맨틱함을 배우기 위해 조언을 구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두 자매가 가수활동을 다시 시작한 뒤로는 자매의 바쁜 스케줄 때문에 주말에 남들처럼 데이트 한번 제대로 못해봤다는 이들은 주로 늦은 저녁 자매의 집에서 잠깐 얼굴 보는 것으로 데이트를 대신한다고 한다. 자매를 기다리는 동안에는 집안 곳곳을 둘러보며 화장대에 화장품이 떨어지지 않았는지, 필요한 건 없는지 세심하게 체크해뒀다가 말없이 물건들을 채워줬다고. 화장품은 물론이고 심지어 자매가 쓰는 비누, 샴푸, 화장지 등 생필품도 알아서 채워놓았는데, 이처럼 자상하고 세심한 예비사윗감들이 자매의 부모 눈에도 예쁘게 보일 수밖에 없었다.
“트로트 가수로 활동하고부터 지금까지 낮에 데이트한 기억이 거의 없어요. 영화도 몇 편 못 본 것 같아요. 일요일에 친구들과 만날까 하다가도 혹시나 여자친구가 스케줄 하나를 취소하고 저를 만나러 올까봐 약속을 잡지 못하겠더라고요(웃음). 밤에 잠깐 만나 얼굴을 보는데 언제나 녹초가 돼 들어오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프죠.”(홍지신씨)
지금까지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 쌍둥이 자매에게 열렬한 사랑을 맹세해온 두 남자는 결혼 프러포즈도 함께했다. 얼마 전 자매의 생일에 맞춰 깜짝 이벤트를 준비한 것. 두 사람은 며칠 동안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서 준비한 이벤트가 자매들의 바쁜 스케줄 때문에 생각만큼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한다.
“하필이면 그날따라 밤늦게까지 지방 스케줄이 있었어요. 서울로 오는 차 안에서 동생과 저는 지쳐서 잠을 자고 있었는데 갑자기 운전하던 매니저가 차가 이상하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더니 차를 고치겠다고 휴게소 쪽으로 빠졌는데 갑자기 으슥한 곳으로 방향을 바꾸는 거예요. 무슨 일인가 어리둥절해하고 있는데 순간 눈앞에 많이 본 차가 서 있더라고요. 그때 갑자기 차 문이 열리더니 두 남자가 저희에게 꽃다발과 반지를 건넸어요. 그 다음 저희를 또 다른 곳으로 데려갔는데 바닥에 하트 모양으로 촛불이 켜져 있더라고요. 저희를 그 안에 들어가라고 하더니 두 남자가 무릎을 꿇고 유리상자의 ‘사랑해도 될까요’를 화음까지 넣어서 불러줬어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라 감동이 더 컸던 것 같아요.”

양가 상견례도 함께했지만 신혼집만은 따로 마련
결혼을 통해 두 가족의 만남이 아니라 세 가족의 만남을 맺게 된 네 사람이지만 신혼집만큼은 각자 다른 곳에 마련했다. 두 딸을 한꺼번에 떠나보내는 친정부모가 서운하실까봐 언니는 친정과 가까운 경기도 안양에 있는 시집에 들어가 살기로 했고, 동생은 서울 강남에 신혼집을 구입했다고.
“트로트 가수로 자리 잡기 시작한 지 얼마 안된 시점이라 결혼이 이른 게 아니냐고 걱정해주는 분들도 계시지만 저희는 지금 선택에 후회 없어요. 그동안 어렵고 힘든 날을 이겨내면서 서로에게 떳떳할 수 있는 위치에 오를 때 결혼하기로 약속했었거든요. 저희 자매도 그렇고 예비신랑들도 그렇고 이제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 이상 미룰 필요가 없는 것 같아요.”
자매는 그동안 자신들이 트로트 가수로 장르를 바꾸기 전 백수로 지내던 시절 경제적으로,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지만 그때마다 남자친구들이 든든한 버팀목이 돼줬다고 말한다. ‘사랑만 있다면 삼백원 커피만으로도 행복하다’는 자신들의 노래 ‘삼백원’의 가사처럼 힘들었던 시기에 ‘우렁 신랑’처럼 자신들을 아껴준 남자친구들이 고맙다고. 또한 자매는 서로의 남자친구가 서로의 언니, 동생을 대신해줄 쌍둥이처럼 느껴진다고 한다.
네 사람은 결혼 전 의미 있는 행사도 함께 준비하고 있다. 샴쌍둥이분리수술추진회 홍보대사이기도 한 자매가 남자친구들과 함께 ‘300원의 사랑 콘서트’를 기획한 것. 이날 모금된 금액 전부를 샴쌍둥이분리수술을 위해 쓸 예정이라고 한다.
젊은 시절 ‘바니걸스’의 팬이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노래 부르기를 공부보다 더 열심히 했다는 뚜띠. 이들 자매는 결혼 후 더욱 안정되고 편안한 모습으로 노래를 부르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여성동아 2006년 8월 5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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