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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년생 남매 육아에 몰두하다 방송활동 재개한 하희라

글·김유림 기자 / 사진·지호영‘프리랜서’

입력 2006.08.24 11:02:00

하희라가 MBC 아침드라마 ‘있을 때 잘해’ 주인공을 맡았다. 여덟 살, 일곱 살배기 연년생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당분간 방송활동을 자제하려 했으나 남편의 적극적인 권유와 작가와의 남다른 인연 때문에 출연을 결심했다고 한다. 그에게 연기자, 아내, 엄마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었다.
연년생 남매 육아에 몰두하다 방송활동 재개한 하희라

남편의 권유로 드라마 출연을 결심한 하희라. 결혼 13년째에 접어든 지금도 여전히 남편과 연애하는 기분으로 산다고 한다.


부부금실 좋기로 소문난 탤런트 하희라(37)가 이혼녀로 변신했다. MBC 아침드라마 ‘있을 때 잘해’에서 남편의 외도로 이혼을 선택한 뒤 커리어우먼으로 당당하게 새 삶을 개척하는 오순애 역을 맡은 것. 아이 양육권은커녕 위자료 한 푼 받지 못한 채 이혼한 순애는 실직한 남동생과 동업해 홀로서기에 성공한다.
“한동안 순애로 살다보니까 말이나 행동이 순애처럼 바뀌었어요. 원래는 친구들과 만나면 말소리를 줄이라고 핀잔을 들을 정도로 목소리가 크고 말도 빠른 편인데, 요즘은 저도 모르게 순애처럼 느린 말투로 얘기를 하게 돼요(웃음).”
지난해 SBS 금요드라마 ‘사랑한다 웬수야’에 출연한 그는 이렇게 빨리 연기활동을 재기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현재 초등학생, 유치원생인 두 아이를 뒷바라지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라기 때문. 그동안 섭외가 들어와도 대본조차 보지 않았을 정도로 육아에만 전념해온 그가 이번 드라마에 출연한 건 서영명 작가와의 남다른 인연 때문이다.
“결혼 후 첫아이를 유산하고 많이 힘들어하던 시절 서영명 작가로부터 드라마 섭외를 받은 적이 있어요. 직접 전화까지 주셨기에 당시의 힘든 상황을 솔직하게 말씀드리고 정중하게 출연을 고사했는데 그때 위로를 많이 해주셨어요. 사실 이번에도 대본을 읽지 않은 상태에서 거절부터 했어요. 하지만 대본을 읽으면서 좋은 느낌이 들었고 주변에서도 격려를 많이 해주셔서 출연하기로 마음을 굳혔죠.”

연년생 남매 육아에 몰두하다 방송활동 재개한 하희라

남편 최수종(44) 또한 드라마 출연을 적극 권했다고 한다. 드라마 대본을 다 읽고 그에게 “이번 드라마는 놓치면 후회할 것 같다”고 말한 것. 그는 방송일과 관련해 모든 것을 남편과 상의하는 편인데, 드라마 출연을 고심하던 중 남편의 이 같은 말 한마디에 최종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이혼녀 역할에 대한 부담감은 없냐”는 질문에 그는 “지금까지 선택한 작품들을 보면 나와 비슷한 성격의 인물을 연기한 적이 거의 없다. 대학시절에도 생기발랄한 여대생 역할을 한 번도 맡은 적이 없다”며 웃었다.
“만약 저도 극 중 순애와 같은 상황에 처했다면 이혼을 했을 거예요. 남편 하동규(김윤석)는 순애에게 배영조(지수원)와 불륜에 빠진 게 아니라 사랑한다고 말하거든요. 바람이나 불륜 따위의 말로 자신들의 사랑을 매도하지 말라면서요. 그런 상황에서 남편을 붙잡을 여자가 누가 있겠어요. 다만 순애처럼 남편한테 당하지 않으려면 이혼부터 하기 앞서 양육권은 물론이고 재산분할청구까지 제대로 알아봐야 해요. 저희 드라마는 ‘성공하기 위해 이혼하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게 아니라 이혼한 여성이 홀로서기에 성공하는 과정을 보여준다는 것에 의의가 있어요.”

“지방 촬영 때는 늘 남편과 편지 주고받으면서 애틋한 마음 전해요”
로맨티시스트로 잘 알려진 최수종은 드라마 첫 야외 촬영이 있던 날 음료수와 아이스크림을 사들고 촬영장을 방문해 그를 응원했다고 한다. 또한 실내 스튜디오 세트에서 첫 녹화를 하는 날에는 현재 촬영 중인 KBS 사극 ‘대조영’ 때문에 시간이 나지 않자 전지 2장에 소속사 모든 직원과 배우들의 응원 메시지를 담아 케이크, 꽃다발과 함께 전달했다고. 촬영장을 찾지 못한 최수종을 대신해 같은 소속사 배우인 하지원이 그를 찾아 폭죽을 터뜨리며 연기 재개를 축하해줬다고 한다.
“부부가 연예인이다보니 개인적인 모습이 많이 노출되는데, 숨길 이유는 없지만 굳이 자랑할 부분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다만 남편은 이벤트를 벌이는 걸 워낙 좋아하고 제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큰 만족감을 느끼는 것 같아요. 저 역시 매번 감동받는 게 사실이고, 항상 바쁜 시간을 쪼개 뭔가를 벌이는 남편이 고맙죠. 사실 대부분의 여자들이 그렇듯 화려한 이벤트가 없어도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면 충분한 것 같아요.”
하희라는 그러면서도 “2004년 출연한 연극 ‘우리가 애인을 꿈꾸는 이유’ 마지막 공연 때 해외에 있는 남편을 대신해 선배연기자인 이덕화씨가 파티를 열어줬는데, 촬영 가기 전 매니저에게 편지까지 맡겨놓은 남편의 자상함에 감동받았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올해로 결혼 13년째에 접어든 두 사람은 여전히 연애하는 기분으로 산다고 한다. 서로 지방 촬영을 할 때면 편지를 주고받으며 생일이나 결혼기념일 등을 잊고 그냥 지나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이처럼 변치 않는 사랑을 유지할 수 있는 건 서로를 배려하기 때문이다.
“서로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모든 게 해결되는 것 같아요. 특히 저희는 같은 직업을 갖고 있기 때문에 서로의 상황을 잘 이해해주고 조언도 아끼지 않죠. 결혼한 지 13년이 됐지만 함께한 시간보다 떨어져 있는 시간이 더 많았어요. 그래서 더욱 서로에게 애틋한 감정을 느끼는 것 같아요.”
여전히 서로에게 기분 좋은 긴장감을 갖고 산다는 그는 “운동도 열심히 하고 살찌지 않도록 관리하면서 항상 남편에게 예쁘게 보이려고 노력한다”고 말한다. 상대방에게 잘 보이려고 노력하는 건 최수종 또한 마찬가지. 얼마 전부터 트레이너와 함께 운동을 시작해 몸만들기에 한창이라고 한다.
하이틴 스타에서 출발해 이제는 30대 대표 미시 연기자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하희라. 최근 함께 브라운관에 복귀한 채시라, 유호정, 심혜진 등을 보며 선의의 경쟁심을 느끼기도 하지만 유호정, 신애라와는 절친한 사이로 만나면 아이들 얘기를 주로 하며 다양한 정보를 주고받는다고 한다.
“연기자 하희라보다 아이들의 엄마, 최수종의 아내로서 더욱 행복하다”고 말하는 그는 앞으로도 연기에는 무리하게 욕심내지 않고 기회가 될 때 열심히 할 계획이라고 밝힌다.

여성동아 2006년 8월 5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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